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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世上事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별세 - 철강왕 큰별이 지다

by 범여(梵如) 2011. 12. 14.

2008년 7월 파이낸셜빌딩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

포스코 설립자인 `철강왕` 박태준 명예회장이 별세한 13일 저녁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스코 본사 앞.

퇴근하려던 직원들은 다시 회사로 발길을 돌렸다. 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날 그들은 포스코를 떠날 수 없었다.

 

직원들에게 고인은 단순한 명예회장이 아니었다.

박 명예회장에게 철이 국가였듯, 직원들에게는 박 명예회장이 곧 철이요, 포스코였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이날 오후 5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그는 만 24년을 거대 기업 최고경영자로 있었지만 집 한 채, 주식 한 주 없이 갔다. 미국에 거주하는 둘째 딸

 

유아 씨 소유의 서울 한남동 집에서 살았고 그 스스로 가진 돈이 없어 가족들이 병원비를 보태야 했다.

국가를 위한 봉사에 대가를 바라지 않았던 고인은 좌우명대로 `짧은 인생을 영원히 조국에` 바쳤다.

호흡곤란 증세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면서 그는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옴을 느꼈다.

 

지난 5일 중환자실로 옮기기 전 유언을 남겼다. 철강왕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잊지 않았다.

"포스코가 국가산업의 동력이 되어 만족스럽다. 더 크게 성장해서 세계 최강의 포스코가 되었으면 한다.

 

포스코 임직원은 애국심을 가지고 일할 것을 당부한다"고.

그러면서 그는 "포스코 창업 1세대들이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며 남은 식구들을 걱정했다.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이 고인을 가리켜 `미국 카네기를 뛰어넘는 철강왕`이라 평할 정도로 그가 전 세계 철강사에 남긴 족적은 위대했다.

 

1990년 당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박 명예회장에게 외국인으로는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를

 

수여하면서 "한국에 봉사하고 또 봉사하는 것이 당신(박태준) 인생에 영원한 지상명령이었다"고 치사하기도 했다.

그는 1968년 포항제철 초대 사장에 올라 한국 근대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뒤 25년 만에 포항제철을 세계 3위 철강사에 올려놓는 등 신화를 창조했다.

그는 "포철을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지키겠다"며 정계에 뛰어들었지만 1993년 문민정부 출범 후 정치적 박해를 받고 4년간 망명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1998년 김대중ㆍ김종필ㆍ박태준 연합으로 정권을 잡은 뒤 2000년 국무총리를 지냈다.

그는 부인 장옥자 씨와 진아 유아 근아 경아 성빈 씨 등을 유족으로 남겼다. 고인은 유언을 통해 "아내에게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자식들과)화목하게 잘살아 달라"고 말해 주위 사람들 마음을 숙연케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 회장 별세 소식을 접하고 "우리나라 산업화에 공이 큰 분이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포항 = 고재만 기자 / 서울 = 남기현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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