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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佛 敎 ♣/불교 공부

太古普遇

by 범여(梵如) 2012. 10. 15.

太古普遇 (태고보우.1301∼1382)
고려말의 고승. 성은 홍씨. 법명은 보허(普虛), 호는 태고(太古).
홍주(洪州)출 신. 아버지는 홍연(洪延), 어머니는 정씨이며, 해가 품에
들어오는 태몽이 있 었다.

국사는 불교 태고종의 종조 및 조계종의 중흥조로, 한국불교
대조계(大曹溪)의 정통사조(正統嗣祖) 및 중흥 시조로서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전한 대성사(大聖師)이시다.

703 년 전 고려말의 대 선승으로서 왕사 16 년, 국사 12 년을 봉직했다.
선과 교를 두루 섭렵하여 확철대오하였고 원나라에 건너가 임제정맥인
석옥청공(石屋淸珙ㆍ1272~1352) 선사의 심계(心契)를 얻어와
임제선법의 본격적 시도와 원융불교의 실천으로 조계 단일종을
창수(創樹)한 한국 불교의 초조 및 중흥시조로 추앙 받고 있다.

 실로 태고의 선사상은 전(全)인격적인 면에서 살펴보아야지 한 마디의
문장이나 언설을 가지고 논의할 수 없다.

다만 태고의 일생 수행 오도(悟道) 오후(悟後)의 과정과 행적을 통해
표현된 게송, 서신, 법어 등을 통해 그의 선세계를 살펴봄으로써
참 수행을 원하는 불자들에게 참 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태고 보우 국사의 수행과정과 선사상
태고보우 국사는 고려 충숙왕 6 년 19 세 때에 가지산 총림에서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란 화두로 처음 참선을 시작했다.

 한편 교학도 연구하여 26 세 때 화엄선에 합격하고 선리(禪理)와 교학을
겸수하며 진취하였다.

30 세 때는 용문산 상원사에서 관세음보살께 맹렬히 기도 정진하며
12 대원을 세웠다.

33 세 때 성서 감로사 승당에서 만법귀일 화두로 7일간 용맹정진한 끝에
홀연히 마음이 밝아져 8 구(句)의 송(頌)을 읊었다.
만법귀일이라는 일一 또한 얻을 수 없는 곳에밝아 깨치니 집안에 있는
돌이러라

돌이켜 보니 깨친 흔적 또한 없고 본 사람마저 적적寂寂하니

요요了了한 원圓은 뚜렷하고 뚜렷하며 현현玄玄한 빛은 밝게 빛나도다

불조佛祖와 더불어 산하山河는 입이 없이 모두 삼켰도다.
 37 세 때에 불각사에서 『원각경』을 읽다가 “일체가 진멸(盡滅)하면
이를 부동(不動)이라 한다”에 이르러 크게 깨닫고,
 
고요하여도 천 가지로 나타나고 움직여도 한 물건 없네

없다 없다 하는 이것이 무엇인가

서리 온 뒤에는 국화가 무성하리.
 그 후 전단원에서 조주의 무자(無字)화두를 참구하다가 38 세 때
정월 새벽에 활연히 대오견성하여 일대사 인연을 성취하였으니,
조주 옛 늙은이가 앉아서 천성千聖의 길을 끊었소

취모검을 얼굴에 들이댔으나 여우 토끼는 자취도 없고
몸을 뒤집어 사자가 나타났네

굳은 관문을 쳐부순 뒤에 맑은 바람이 태고(太古)에 부네.
 태고보우 국사는 이렇게 수행 오도한 후 곧 고향인 양근 초당으로 돌아와
부모를 모시고 효양하며 1 천 7 백 공안(公案)을 두루 참구,
보임(保任)한 뒤에 다음과 같이 송했다.
암 두 스님이 선재이지만 이슬이 옷을 적시는 줄 깨닫지 못하는구나.

말후구를 아는 이가 천하에 몇 사람이나 있는가.
 39 세 때 소요산 백운암에서 성성적적한 가운데
「백운암가(白雲庵歌)」를 지었다.

41 세 때 삼각산 중흥사를 중수하며 동쪽 송만에 태고암을 짓고 고매한
격조의 「태고암가(太古庵歌)」를 지었다.

46 세 때 중국(원)에 건너가 임제종의 최고 선승인 석옥 청공선사로 부터
「금린(金鱗)이 곧은 낚시에 올라온다」(복원 석옥청공 선사 탑비명에서)는
게송으로 심계(心契)를 얻고 중국 영영선사에서 개당하고 황궁에서
설법하였다.

48 세 때 귀국하여 용문산에 소설산암 초암을 짓고 한가히 정양하다
고려왕궁에서 설법하고 봉은사에서 개당하였다.

「현릉(공민왕)이 심요를 청함[玄陵請心要]」에서,
한 물건이 있는데 그것은 맑고 뚜렷하니 거짓도 없고 사사로움도 없으며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나 큰 영지靈智가 있습니다.

본래 생사도 없고 분별도 없으며 이름이나 모양도 없고 또한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허공을 모두 삼키고 천지를 두루 덮었으며, 소리와 빛깔을 모두 덮었고,
큰 본체와 작용을 갖추었습니다.

그 본체로 말하자면 넓고 큰 것을 모두 감싸고도 바깥이 없고 미세한 것을
모두 거두어도 안이 없습니다.

그 작용으로 말하자면 부처 세계의 티끌 수보다 많은 지혜와 신통, 삼매,
말솜씨가 있고, 숨었다 나타났다 종횡하며, 큰 신통과 변화가 있어서
아무리 큰 성인이라도 그것을 완전히 알지는 못합니다.

이 한 물건은 사람마다에 언제나 있어서……
라고 했으니 실로 더 이상
닦을 수 없는 위없는 참사람〔無爲眞人〕의 깨침의 세계를 증입(證入)한
송이라 하겠다.

상단 법문에서,
“천칠백공안이 무슨 잠꼬대며 임제의 할(喝)과 덕산의 방망이〔棒〕가
무슨 아이들 장난인가?”
「담당숙 장로에게 답하는 글[答湛堂淑長老]」에서,본래 범부니 성인이니 하는

견해는 없는데 허망한 생사에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옛 사람은 그것을 무위 진인이라 불렀으나 그것도 맞지 않으니
그렇다면 무엇이라 불러야 하겠습니까.
 이는 모두가 임제나 무위진인이란 지혜분별(知慧分別)에서 벗어나 최고의
경지에 도달해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 일불(一佛)이라는 적연 부동한 대영지(大靈智)는 본래 일체의
지해(知解)를 불용(不容)하기 때문이다.

 태고 보우 선사가 「안산군 부인 묘동에게 주는 글[示安山郡夫人妙憧]」
에서,
참선하려면 모름지기 조사의 관문을 뚫어야 하고 도를 배우려면
마음길이 끊긴 데까지 가야 하고 마음길이 끊어질 때 전체가 나타난다.
 라고 했으니, 태고는 궁극적으로 도(一物)를 깨닫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태고의 선수행법은 전적으로 간화의 전통적인 임제선법을 제시하고
간화선 수행을 나타내고 있다.

「소선인에게 주는 글[示紹禪人]」에서,

참구하고 또 참구하면서 화두를 들어야 한다.

의심과 화두가 한 덩이가 되어 어묵동정에 항상 화두를 들면
점점 자나깨나 한결같은 경지에 이를 것이다.

그 때에는 화두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아 생각이 없고 마음이 끊어진
곳에까지 의심이 이르게 되면 금까마귀(太陽)가 한 밤중에 하늘에
나타날 것이다.

이때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말고 본색종사를 찾아 의심을 해결해야 한다.

화두 참구를 강조하며 화두참구의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화두 참구가 부처가 되는 길임을 확신하며 오후(悟後)에는
본색종사(本色宗師)를 찾아가 결택(決擇)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는 그의 여러 법문에서 강조되고 있다.

「참선명(參禪銘)」 중에서,
본래 면목이 무엇인가

화살이 모두 돌 속에 들듯. 의심덩이를 산산히 부숴 버리면
한 물건이 하늘을 덮으리라

지혜 없는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고. 기쁘다는 생각도 내지 말며
반드시 종사를 찾아 뵈옵고는 기본을 드러내 보이고 다시 법문을 청하라.

그래야 조사의 법을 이어 가풍이 편벽되지 않다 하리라.

피곤하거든 발 뻗고 자고 배고프거든 당기는 대로 먹으라.

종파냐고 누가 묻거든 비가 쏟아지듯 방과 할을 퍼부어라.

태고보우 국사의 불교관과 원융불교의 실천

1. 교관(敎觀), 의선인(宜禪人) 에게 보낸 글에서

 세존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시기를, “네 아무리 삼세의 모든 부처가
말씀하신 12 부 결전을 기억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하루동안의
무루학(無漏學, 번뇌를 없애는 실재)을 닦은 것만 못하다”하였다.
 이것은 4 실어(四實語) 중에서 하신 말씀이다.

 태고는 언어와 문자, 즉 교(經說)는 중하의 근기를 위한 하나의
전 단계로 보고 이를 원융하고 겸수하였다.

2. 정토관(염불관), 타방불 아미타불을 정의한 뒤,

 “불이란 깨달음으로 모든 사람이 다 갖고 있는 본성(本性)이다.

이 본성에는 대영각(大靈覺)이 있으니 본래 생사가 없어 고금에 걸쳐
여명정묘(如明淨妙)하며 안락자재(安樂自在)하니 이것이 어찌
무량수불(無量壽佛, 아미타불)이 아니겠는가.”

 태고는 마음이 곧 아미타이며, 타방불로서의 아미타는 일종의
방편교설이라고 보았다.

 “만일 상공(相公)이 진실로 염불하려면 그저 자성미타(自性彌陀)를
그대로 생각하되 스물 네시간 무엇을 하든지 간에 아미타불의 이름을
마음 속과 눈앞에 두어야 합니다.

마음과 눈과 부처님의 이름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마음에 계속하고 생각
생각에 어둡지 않게 하며 ‘때로는 생각하는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자세히
돌이켜보아 오래 동안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면 갑자기 생각이 끊어지고 아미타불의 참 모습이 앞에 우뚝
나타날 것이니 그때야 비로서 ‘본래부터 움직이지 않은 것을
부처라 한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태고의 염불관은 칭명(稱名)염불이 아니라 염불하는 자신을
반관(返觀)하여 밀리참상(密利參詳: 비밀리 날카롭게 참구)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백충거사에게 주는 글[示白忠居士]」에서,

“아미타불의 이름을 마음 속에 두어 언제나 잊지 않고 생각 생각에 틈이
없게 간절히 참구하고 간절히 참구하십시오. 그리하여 생각과 뜻이 다
하거든 ‘생각하는 이것이 누구인가’ 돌이켜 관찰하고 ‘또 이렇게 돌이켜
보는 이것이 누구인가’하고 관찰하십시오. 이렇게 자세히 참구하고
또 자세히 참구하여 이 마음이 갑자기 끊어지면 자성미타(自性彌陀)가
앞에 우뚝 나타나리니 힘 쓰시오”
 태고의 정토관은 선정일여(禪定一如)로 원융하고 정(淨)을 깨닫기 위한
전 단계 방편 교설로 보고 겸수하며 간화선의 연장선상에서 염불 수행을
공안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3. 참선자의 도리

「간화 참구를 위한 마음가짐과 행동규범」대중을 가르치는 글에서,

(1) 사은(四恩)의 깊고 두터움을 아는가

(2) 사대(四大)로 된 더러운 몸이 쇠해 감을 아는가

(3) 목숨이 호흡 사이에 달린 줄을 아는가

(4) 불조(佛祖)가 세상에 나오심을 만났는가

(5) 이 세상에서 위없는 종승(宗乘)을 들었는가

(6) 이 최상종승(最上宗乘)을 듣고 희귀하다고 생각하는가

(7) 승당에서 잡담하지 않고 어록을 보는가

(8) 승당을 떠나지 않고 법도를 지키는가

(9) 행주 좌와 어느 때나 화두를 점검하되 하루종일 끊김이 없는가

(10) 죽을 먹거나 밥을 먹을 때에도 점검하는가

(11) 남과 이야기 할 때에도 잊지 않는가

(12) 엎어지고 자빠지는 경황 중에도 화두를 듣고 있는가

(13) 승당에 앉았을 때에 조금도 귓속말을 하지 않는가

(14) 때때로 사람들과 어울려 한가한 잡담으로 남의 시비를 선동하지 않는가

(15) 남의 허물을 보거나 남의 잘못을 말하지 않는가

(16) 언제나 노력하여 나아가고 있는가

(17) 견문각지(見聞覺知) 시(時)에도 어둡지 않고 환히 밝아
한 덩어리가 되는가

(18) 좋은 때에도 자기를 돌이켜 보는가

(19) 자기면목이 어떠하여야 조주 스님을 붙잡는가

(20) 조주스님이 “무(無)”라고 말한 뜻이 무엇인가

(21) 이생에서 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이을 수 있는가

(22) 상. 중. 하의 지위를 불문하고 서로 공경하는가

(23) 일어서거나 앉거나 편히 있을 때에도 지옥의 고통을 생각하는가
 참선자의 각오와 태도를 밝힌 도리로서 일상(日常) 수행생활을 통해
항시 점검해야 간화에 전력 집중 개오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원융불교의 실천

 태고는 선과 교, 선과 정을 원융하여 겸수하며 삼승(聲聞, 緣覺, 菩薩)을
방편으로 일승불교(一乘佛敎)를 지향하였으며 원융부를 설치
구산 원융(九山圓融) 오교홍통(五敎弘通)으로 산문을 통합하도록 하였고
공민왕에게 한양천도를 건의하는 등 구국적 정치개혁까지 시도하였다.

5. 전법(법통)

(1) 석가여래 부촉법 제 56 세, 중국불고 초조 달마로부터 28 세
석옥청공 대사 전법게.
지극히 큼은 바로 이 마음이고 지극한 성스러움은 바로 이 법이로다.

등과 등의 광명이 차별이 없음이니 이 마음을 스스로 통달해 마치어라.
(2) 석가여래 부촉법 제 57 세 해동(한국불교)초조 태고보우 대사 전법게.
마음 가운데 자성심自性心이 있도다

법 가운데 지극한 법이 있도다

내 이제 가히 부촉하노니 마음 법은 마음 법이 아니니라.


6. 태고 대사의 참선명 중에서

세월은 번갯빛 같으니 시간이 참으로 아깝다.

살고 죽음 호흡 사이에 있어 아침 저녁을 보장하기 어렵다.

거닐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한치의 세월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용맹에 용맹 더하기를 우리 큰 스승 석가처럼 하라.
 태고보우 국사의 일생 수행 오도의 과정과 오후(午後)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의 선사상의 특색은 사람마다에 항상 갖추고 있는 적연부동(寂然不動:
아주 고요하고 움직이지 아니함)하면서도 대영지(大靈智: 큰 반야 지혜)가
있어 즉은즉현(卽隱卽顯)하고 종횡자재(從橫自在)한 일물(一物) 즉
도(道)에 바탕을 두고 선법(禪法)은 간화(看話) 종사참문(宗師參門)
도(道)라는 수행체계를 세우고, 수행자는 마지막에 반드시
본색종사(本色宗師)를 찾아 구경(究境)의 깨달음을
결택(決擇, 결단하고 간택하고) 성도(聖道)해야 한다”고 했으니,
 곧 태고의 종지 종풍은 향상종승(向上宗乘, 깨달음이 지극한 종지)이요,

철두철미 일불승(一佛乘: 단 하나의 부처가 되는 실천법) 사상의 구현이며
원융불교 사상의 실현이라고 하겠다.


나무 태고보우 대선사,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나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그는 현 재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조(宗祖)로 받들어지고 있다.
저서로는 <태고화상어록(太古和尙語錄)> 2 권과
<태고유음(太古遺音)> 6 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