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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佛 敎 ♣/불교 공부

불교의 이해와 신행(13)

by 범여(梵如) 2014. 11. 3.

3. 기도

1) 기도
보통 때에는 전혀 종교적 성향이 없던 사람이라도 위기에 처하거나 심각한 상황에 부딪히면

종교에 의지하곤 하는 일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되면 무언가

의지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기도란 일반적으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느낄 때 신이나 그 밖에 신비한 힘에 의지하여 그것을

이겨내고자 간절하게 비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불교에서 기도는 권청(勸請), 즉 일체 중생들이

어리석은 마음을 떨쳐버리고 하루 속히 지혜의 눈이 열리도록 부처님께 청하는 의식으로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력과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모든 이웃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회향하겠다는 서원의 뜻이 더 크다.

즉 불교의 기도는 불ㆍ보살님의 위신력을 찬탄하고 다생에 지은 모든 업장을 참회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일체중생과 함께 하기를 발원하고 회향하는 것이다. 그 기도발원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의지하며 이 생명 다하도록 실천하겠다는 성스러운 마음에서부터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를 통해서 나와 이웃 그리고 모든 중생들에게 불ㆍ보살님의 공덕이 함께 하기를 서원하고

또한 자신의 편협한 마음을 부처님 마음으로 되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기도는 선지식과의 만남을 통한 자기와 이웃과의 만남을 뜻한다.

따라서 기도의 마음가짐은 우선적으로 간절한 마음이 앞서야 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부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내 힘으로 어떻게 해 보겠다는 생각이 적을수록 기도는

오히려 잘 된다고 하는 것이다. 오직 모든 것을 부처님께 맡겨버리는 것, 그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심지어 잘 되고 못 되고 까지도 부처님께 맡겨버릴 수 있다면, 이미 성취한 기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도의 성취를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 정합이 되는 소원을 가져야 한다. 적멸보궁이나 유명한

기도도량에 가서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이루게 해준다고 하는 것도 이런 의미로 보아야 한다.

부처님이 왜 한 가지 소원만 들어주고 싶겠는가? 수백 가지, 수만 가지 모든 중생의 소원을 모조리

들어주고 성취시켜 주고자 하는 것이 부처님의 대자대비심이다.

다만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하는 것은, 정합이 되는 소원, 즉 앞과 뒤가 맞아떨어지는 소원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옳을 것이다. 동쪽으로 가고자 하는 소원과 서쪽으로 가고자 하는

소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한 그 소원성취는 요원한 것이다. 기도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천수다라니나 능엄주 혹은 관세음보살 육자대명왕진언, 광명진언 등을 지송하는 것을 주력(呪力)이라고 한다.

『금강경』이나 『지장경』, 혹은 『화엄경』, 『법화경』, 『원각경』 등 경전을 읽고 지송하는 것을 간경(看經)

혹은 독경(讀經)이라고 한다.석가모니불이나 아미타불, 혹은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미륵보살 등과 같이

불보살님의 명호를 지속해서 염하는 것을 염불(念佛) 혹은 정근(精勤)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백팔배, 삼천배 등과 같이 절을 하는 방법을 비롯해서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기도는 가능한 한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요령’으로 해나가는 것이 좋다.

부드럽기 짝이 없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지속적으로 같은 자리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도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에서, 이 시간에도 했다가 저 시간에도 했다가 해서는

성취를 보기가 어렵다. 또 한꺼번에 여러 시간을 했다고 며칠은 쉬고 해서는 곤란하다.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지닌 사람은 식사시간이 가까워지면 몸속에서 먼저 알고 준비를 하는 것처럼,

기도도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요령으로’ 하다보면 몸과 마음에 분위기 조성이 잘되어져

기도삼매를 쉽게 성취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남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규칙적으로 낼 수 있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좋다.

장소도 가급적이면 가까운 법당을 정하여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도의 요령도 한 가지를 정해 놓고

일정기간 동안은 같은 요령으로 지속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매일 천수다라니 108독 이상을 한다거나,

금강경을 7독 이상 한다거나 염불을 삼천 번 이상 한다거나 하는 등이 그것이다. 만약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기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 편한 시간과 공간을 정해 놓은 다음,

절에서 기도하는 것과 같이 봉행하면 된다.

어쨌든 외부를 향한 기도가 점차적으로 내부지향적으로 바뀌어져 가고, 궁극적으로는 ‘일념에서 무념으로’

진전되어 나아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기도를 하는 데도 몸과 마음의 자세와 호흡이 중요하다.

즉 기도와 참회를 하고자 할 때는 앉는 자세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앉는 자세는 두 무릎을

꿇고 앉는 방법을 취하며 그 밖에는 결가부좌(結跏趺坐)나 반가부좌(半跏趺坐)를 선택해서 앉으면 된다.

 

옷차림도 편안한 복장이 좋을 것이다.

기도할 때에 앉는 법을 강조하는 것은 바른 자세에서 바른 호흡이 나오기 때문이다.

바른 호흡이 중요한 것은 호흡이 안정되어 있을 때 자연히 정신도 안정되어 쉽게 기도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기도를 하다보면 호흡은 자연스레 안정이 되기 때문에 너무 호흡에

의식할 필요는 없다.

기도할 때 마음은 첫째 믿음이 중요하다.

즉 이 기도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며 부처님의 가피가 분명히 나와 함께 함을 깊이 믿어야 하고

 

둘째로는 참회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평소 우리 자신의 잘못된 생활에 대해 반성하고 기도에 앞서 자신의 마음을 참회하고 비우는 것이요,

 

셋째로는 주변의 모든 이웃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중생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고 그들 모두에게 평화와 안락이 깃들기를 바라며

누구에게도 원망이나 미움을 갖지 않는 마음이다.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기도에 임할 때 기도는

참다운 공덕을 쌓게 된다. 기도할 때 독송하는 경전은 기도의 내용에 따라 각기 다르다.

먼저 경전을 독송하는 것은 경전을 통해서 불ㆍ보살님의 서원과 나의 정성이 하나가 되게 하는 데 있다.

기도 방법에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다섯 가지 덕목이 있는데

 

그 첫째는 불ㆍ보살님께 귀의하여야 하고,

둘째는 향과 꽃으로 공양하고 보시하여야 하며,

셋째는 3배 또는 108배 등으로 예배하고,

넷째는 업장을 소멸하고 복덕을 성취하기 위하여 참회 발원하여야 하며,

다섯째는 불ㆍ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며 정근하는 염송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2) 기도의 종류

관음기도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에 가장 뿌리 깊이 내린 것이 관음신앙이다. 이 관음신앙과 연관된

경전은 『반야심경』, 『천수경』, 『법화경』 등이다.

이 경전은 다른 경전보다 세상에 가장 많이 보급되어 구입하기가 쉽다.

관세음(觀世音)보살은 산스크리트어 아바로키떼스바라를 뜻으로 옮긴 말이다.

관자재, 관세음, 관음 등으로 음역하기도 한다.

 

관세음이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다 관찰한다는 뜻이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괴로움에 허덕일 때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불러 구원을 청하면 32응신(應身)으로 몸을 나타내어 구원해 주신다.

관음보살상은 어머니같이 인자하시고 자비로우시며 후덕한 모습으로 왼손에 연꽃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연꽃은 중생이 본래부터 구비하고 있는 불성을 표현한 것이다. 중생이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고

그의 명호를 부르거나 찬탄, 공양하면 이런 공덕이 있다고 한다

.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떠내려가지 않으며, 바람에도 날리지 않고 칼과 몽둥이에 잘리거나 다치지 않으며,

귀신에게 시달리지 않고 쇠고랑을 차지 않으며 도적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신다.

또 항상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욕심 많은 사람은 욕심을 여의게 하고 …

아들을 원하면 아들을 낳고, 딸을 원하면 어여쁜 딸을 낳을 것이다. 법화경』보문품」

지장기도

우리나라의 지장신앙은 삼국시대부터 매우 성행하였다.

지장보살님은 부처님의 부촉을 받아 도리천에서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고 무불세계(無佛世界)의

육도중생을 교화하는 대비(大悲)보살이다. 지장보살님은 지혜와 자비를 구족하고 있으며

특히 자비의 실천을 강조하신 분이다. 지장보살님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이 모두 성불하기

전에는 결코 깨달음을 이루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우신 대비원력의 보살이시다.

이 보살님은 항상 지옥에 계시면서 오늘도 육도(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를 윤회하는 중생들을

구제하고 계신다. 『지장보살본원경』에 의하면 지장보살을 예배하고 공경하면 이런 공덕이 있다고 한다.

풍년이 들며, 집안이 편안하고, 죽은 조상이 천상에 태어나고, 부모가 장수하며, 원하는 것을 얻으며,

수재나 화재가 없고, 헛되이 허비하는 것이 없으며, 나쁜 꿈이 없고, 출입 시 신장이 보호하며, 훌륭한

인연을 많이 만날 것이다.

『지장보살본원경』 지장 신앙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봉행되고 있다.

이 신앙이 널리 신봉되는 것은 『지장보살본원경』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부모가 장수하고’, ‘조상이

천상에 태어난다’는 효사상의 영향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선망부모와 일가친척, 그리고 제반

천도의식을 봉행할 때 지장기도를 많이 봉행하고 있다.


약사기도

인간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몸이 아프고, 병이 들고, 늙고,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인간은 아픈 몸을 다스리기 위해 여러 가지 처방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만 가지 모든 병은 마음에서부터 생긴다고 하는 것을 깨달으시고,

모든 중생들에게 마음을 먼저 다스릴 것을 강조하셨다. 그것이 바로 병의 근원인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없애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사람의 모습과 인종, 그리고 문화가 각기 다르듯이 욕심을 버리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아프고 병든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와 같이 병들어 아픈 사람들이 그 병을

다스리기 위해 약사여래 부처님께 기도 정진하는 것을 약사기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약사전이

있는 사찰은 약사여래를 모시고 있으며, 이런 사찰은 아픈 사람이 기도 정진하여 치병의 효과를

보았다는 기록이나 설화가 많다.

 

약사여래는 정확하게 말한다면 약사유리광여래 부처님이다.

약사여래가 계시는 세계의 이름이 동방에 있는 정유리세계이므로 동방정유리계의 교주라고 지칭되기도 한다.

약사여래신앙의 모체인 『약사유리광여래본원경』에는 약사여래의 12가지 서원이 나온다.

그 중에서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서원이 정신적, 육체적 병고의 해결과 회복이다.

그 다음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설하고 12가지 ‘원을 성취시켜 주는 신령스런 주문’을 들고 있다.

이러한 약사여래의 가피를 구하고자 하는 것이 약사여래 기도이며, 5세기 무렵 중국 수나라 시대부터

민간에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칠성기도

우리 민족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산천과 하늘을 숭배했다.

즉 칠성은 하늘, 산신은 대지, 용왕은 물의 상징이자 그 세계의 지배자를 뜻한다.

불교가 전래되자 산신과 칠성은 자연스럽게 사원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불교와 융합하여 계승되었다.

이것이 후대에는 도교나 민속신앙과 합쳐져 칠성이나 산신, 용왕에 대한 예경으로까지 이어졌다.

옛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산신과 칠성에 대한 신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특히 자손창성, 부귀영화, 수명장수를 기원할 때는 일반적으로 칠성기도를 올린다.

이것은 태양을 숭배하며 하늘의 자손이라 생각했던 조상들의 전통과 관습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처럼 칠성신앙은 바로 재래의 토착신앙과 불교가 엮어낸 문화이다.


참회기도

참회기도는 진실하지 못한 마음으로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죄업을 소멸하기 위해 부처님께

그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것을 말한다. 즉 참회기도에는 이참(理懺)기도와 사참(事懺)기도가 있다.

이참기도는 과거와 현재에 지은 모든 죄업은 마음에서 생긴 것이며, 마음 바깥에서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관찰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이 본래 공적(空寂)한 줄을 알아서 모든 죄의 모습도 공적함을 보는 것을 말한다.

사참기도는 몸으로는 부처님께 예배를 드리고, 입으로는 부처님을 찬탄하며, 마음으로는 부처님의

성스러운 모습을 그리면서 과거와 현재에 지은 모든 죄를 참회하는 기도이다.

참회할 때 외우는 것을 참회문이라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화엄경』 에 ‘지난 날 지은 모든 악업은 무시 이래

탐욕, 성냄, 어리석음으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으로 지었사오니 제가 이제 그 모든 것을 참회합니다…’ 등의

예가 있고, 또 『천수경』에는 ‘죄는 자성이 없으니 마음 따라 생길 뿐, 마음이 멸할 때 죄도 없어지네.

죄와 마음이 함께 없어져 모두 공하면, 이것이 바로 참다운 참회라 한다…’고 하였으며 신라 때의

원효스님은 『대승육정참회문』을 지어 참회의 본 면목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서산대사도 『선가귀감』에서

참회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허물이 있으면 참회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데에 대장부의 기상이 있다.

그리고 허물을 고쳐 새롭게 되면 그 죄업도 마음 따라 없어질 것이다.

즉 참회란 먼저 지은 허물을 뉘우치고, 다시는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일이다.

부끄러워 한다는 것은 안으로 자신을 꾸짖고 밖으로는 드러내는 일이다.

마음이 본래 비어 고요한 것이므로 죄업도 붙어 있을 곳이 없다. 『선가귀감』

3) 간경(看經)
불교에서 경전은 부처님의 말씀이요, 교훈이요, 진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경전은 부처님 열반 이후 정법을 전하는 보고(寶庫)로 여겨졌고, 따라서 경전을

신행의 지침으로 삼게 된 까닭이 여기 있다. 『법화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어디서든지 이 경을 설하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쓰거나 이 경전이 있는 곳에는 마땅히 칠보로써

탑을 쌓되 지극히 높고, 넓고, 장엄하게 꾸밀 것이요, 또다시 사리를 봉안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이 가운데는 이미 여래의 전신(全身)이 있는 까닭이니라.
『법화경』

경전이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다름 아님을 나타내는 경구라 하겠다.

이와 같이 불교경전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부처님의 진신사리로서, 불상이나 불탑과 같이 예배의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책이 귀하던 옛날에는 한 권의 경전이 갖는 의미가 각별했으며 경전을 통하여 모든 교육이

이루어졌으니 경전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었다.

 

예로부터 우리 선인들이 경전을 통한 수행의 한 방법으로 간경에 지극한 정성을 보인 까닭도 이 때문이다.

간경은 경전을 보고 읽는 것을 말한다. 경전은 삶의 바른 길을 제시하는 지혜의 창고이다.

따라서 경전을 읽고 외우며 몸에 지님으로써 얻게 되는 공덕이 무한히 크기 때문에 간경은 수행의

한 방법으로 정착이 되었다. 원래 경전은 중생들에게 깨달음의 길을 널리 펴고자 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경전을 통해 깨달음을 이해하고 그와 같이 실천하기 위해 읽었던 것이나, 뒤에는 읽고 외우는

그 자체가 하나의 수행법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부처님 앞에서 경전을 읽고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며

원하는 일이 속히 이루어지도록 발원하기도 하고 또는 죽은 자를 위해 독경해서 그 공덕으로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바라며 명복을 빌기도 하였다. 간경은 뒤에 경전을 읽는 모든 행위를 일컫게 되었다.

 

풍경(諷經), 독경(讀經), 독송(讀誦)이라 하기도 한다.

이들의 의미를 구별해 쓰는 경우도 있으나, 지금은 흔히 구별 없이 하나의 뜻으로 쓰고 있다.

또한 독경ㆍ예배등을 부지런히 한다고 하여 근행(勤行)이라고도 한다.

옛부터 경전을 읽기에 앞서 먼저 몸을 깨끗이 하고 단정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몸을 깨끗이 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추슬러 경전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경전을 읽을 때에는 마음 속으로 의미를 이해하면서 보아야 하는데 염불처럼 소리를 내어 읽기도 한다.

이때는 염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경전을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주위의 스님이나 선지식을 찾아서 그 뜻을 물어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경전

읽기의 바른 방법이다.


4) 염불(念佛)

불교는 중생의 능력과 근기에 맞는 다양한 수행법이 있다.

염불이란 일반적으로 마음 속으로 부처님을 항상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주위에서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나무석가모니불’ 등 부처님을 부르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께 귀의하고 모든 것을 부처님의 뜻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 염불이다.

염불에는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를 생각하는 법신염불과 부처님의 공덕이나 모습을 마음에 그려보는

관상(觀像)염불, 그리고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칭명(稱名)염불이 있다.

 

『아함경』에서는 세 가지, 여섯 가지, 열 가지로 염불의 종류를 구분하고 있다.

즉 염불을 지극 정성으로 하면 번뇌가 사라져 하늘에 태어나거나 열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대승경전에서는 삼매에 들어 염불하는 염불삼매를 설한다.

이에 따르면 염불은 죄를 없애고 삼매 중에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은 물론, 부처님의 나라에 태어나길

발원하면 반드시 태어난다[念佛往生]고 한다.

 

그래서 『아미타경』에서는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라도 임종할 때 일념으로 아미타불을

열 번만 부르면 서방정토에 왕생한다고 하였다. 염불은 중국에 와서 그 방법과 내용이 더욱 발전하였다.

모든 부처님을 마음 속에 떠올리는 ‘통(通)염불’과 특정한 부처님만을 마음에 떠올리는 ‘별(別)염불’로

구별하기도 하였는데, 이런 구분보다 어떤 형태로든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고 신앙하는 일이 일반인들이

실행하기가 쉬우므로 나중에는 아미타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을 염불이라 했던 것이다.

염불은 쉽게 행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서 대중의 호응이 높았다. 어려운 교리를 선호하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반대중이 선호했다. 신라시대의 원효스님이 무애박을 두드리며

“나무아미타불”을 지성으로 부르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고 가르치신 이래 염불은 지금까지 불교인의

수행법의 대명사가 되었다. 염불하는 방법은 부처님을 그리워하면서 명호를 지극히 부르는 것이다.

즉 언제나 부처님과 함께 하며 살기를 발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염불을 하면서 자신의

소리를 언제나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산란해져 입으로는 염불을 하면서

속으로는 외도, 마군, 잡생각을 하게 된다.

부처님을 부르는 동작 하나에도 정신을 모아 흐트러짐이 없는 상태가 진정한 염불이다.

지극 정성으로 염불하면서 부처님을 친견했다는 사람도 있고, 몸에서 빛을 발하는 방광(放光)을 얻었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결과보다 진심으로 부처님을 그리워하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사심이나 탐욕이 사라지는 경지를 체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 정근(精勤)

정근은 선법(善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악법(惡法)을 멀리 여의려고 부지런히 쉬지 않고 수행한다는 뜻이다.

이는 염불과 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불ㆍ보살님의 지혜와 공덕을 찬탄하면서 그 명호를 부르며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산만한 마음을 안정시켜 편안하게 하며 어떤 환경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맑고 밝아지게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정근을 할 때에는 다른 생각을 다 놓아 버리고 오직 평온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믿고

일념으로 정진해야 한다. 불ㆍ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그 명호에 집착하거나, 무엇인가 얻으려고 하면

오히려 정근에 장애가 된다.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하고 기운을 안정시켜 몸을 흔들거나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하며, 음성은 너무 크게도 작게도 하지 말고 기운을 적당하게 하여 고르게 해야 한다. 정근할 때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염주를 돌리거나 절을 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정근은 대상과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할 수도 있다. 대개 아침과 저녁으로 예불을 모실 때에는

석가모니불 또는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정근을 하고,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해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할 때는 나무아미타불 또는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정근을 한다. 정근하는 방법은 이렇다.


석가모니불정근

나무 불타부중 광림법회(절)
나무 달마부중 광림법회(절)
나무 승가부중 광림법회(절)
시작 - 나무 영산불멸 학수쌍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반배)
(또는 나무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마침 - 천상천하무여불 시방세계역무비 세간소유아진견 일체무유여불자(반배)
(천상천하 어느 곳에도 부처님 같으신 분 없으시고 시방세계 둘러봐도 비길 자가 전혀 없도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살피어도 부처님 같으신 분 천지간에 전혀 없네. 제가 이제 일심으로 귀의합니다.)
원이차공덕 보급어일체 아등여중생
당생극락국 동견무량수 개공성불도(절)


관세음보살정근

나무 원통교주 관세음보살(절)
나무 도량교주 관세음보살(절)
나무 원통회상 불보살(절)
시작 - 나무 보문시현 원력홍심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반배)
(사바세계 두루하사 크고 깊은 원력으로 자비심을 펼치시어 우리를 고난에서 구하시는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합니다.)

관세음보살…
마침 - 관세음보살 멸업장진언 (관세음보살이 업장을 멸해 주시는 진언) 옴 아로륵계 사바하 (3번)
구족신통력 광수지방편
시방제국토 무찰불현신
고아일심 귀명정례 (반배)
(신통한 힘 갖추시고 지혜 방편 널리 닦아 시방의 모든 세상 두루 그 모습 나타내시는 관세음보살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옵니다.)
원멸사생육도 법계유정 다겁생래 제업장
아금참회계수례 원제죄장실소제 세세상행보살도(절)
원이차공덕 보급어일체 아등여중생
당생극락국 동견무량수 개공성불도(절)


아미타불정근

극락도사 아미타불(절)
나무 좌보처 관세음보살(절)
나무 우보처 대세지보살(절)
시작 - 나무 서방대교주 무량수여래불 나무아미타불(반배)
(서방 대교주 무량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마침 - 아미타불 본심미묘진언 (아미타 부처님의 미묘하신 진언)
다냐타 옴 아리다라 사바하 (3번)
계수서방안락찰 접인중생대도사
아금발원원왕생 유원자비애섭수
고아일심 귀명정례 (반배)
(서방정토 안락국에 중생을 인도하는 아미타 부처님께 머리숙여 원하오니 왕생토록 하옵소서.

일심으로 바라오니 자비로써 거두소서.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원멸사생육도 법계유정 다겁생래 제업장
아금참회계수례 원제죄장실소제 세세상행보살도(절)
원이차공덕 보급어일체 아등여중생
당생극락국 동견무량수 개공성불도(절)


지장보살정근

나무 유명교주 지장보살(절)
나무 남방화주 지장보살(절)
나무 대원본존 지장보살(절)
시작 - 나무 남방화주 대원본존 지장보살 (반배)
(중생고통 건지시는 원력의 으뜸이신 지장보살님께 귀의합니다.)
지장보살…
마침 - 지장보살 멸정업진언
(지장보살이 업장을 멸해 주시는 진언)
옴 바라 마니다니 사바하 (3번)
지장대성위신력 항하사겁설난진
견문첨례일념간 이익인천무량사
고아일심 귀명정례 (반배)
(지장보살 위신력은 말로 하기 어려웁고 잠깐 사이 보고 듣고 한순간만 생각해도

그 복덕은 무량하니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옵니다.)
원멸사생육도 법계유정 다겁생래 제업장
아금참회계수례 원제죄장실소제 세세상행보살도(절)
원이차공덕 보급어일체 아등여중생
당생극락국 동견무량수 개공성불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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