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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일반 계시판

오늘이 소설(小雪)

by 범여(梵如) 2014. 11. 22.

 

 

하늘에서 태양이 1년동안 움직이는 길을 황도라고 하는데 춘분(황도가 0도)으로 부터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24개의 점을 정하면 각 지점이 24절기가 됩니다

 

이십사절기란

농사를 주업으로 하던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음력 써 왔다. 곡식이 싹 트고 자라

무르익는 데 많은 영향을 주는 일조량, 강수량, 기온 들은 태양의 움직임과 깊은 관계가

있기에 달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만든 태음력( )은 농사짓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

이런 점을 보완하려고 태음력에다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해 만든 달력을 태음 태양력

이라고 하였는데, 우리가 보통 말하는 '음력' 이란 이

태음 태양력

을 이르는 것이다.

이십사절기는 이 음력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것으로, 일년을 춘분, 하지, 추분, 동지,

넷으로 나누고 그 사이를 다시 여섯으로 나누에 24 절기를 두었다.

 

 24절기 입동 후에 소설이 있다.
양력으로 11월 22일 또는 23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 후 15일,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전 약 15일에 든다.

 

입동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하여 소설이라 했다.
소설에는 눈이 적게, 대설에는 많이 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했듯이 첫얼음과 첫눈이 찾아드므로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 호박 오가리, 곶감 말리기 등 대대적인
월동 준비에 들어간다.

 

농가월령가에도 겨울채비를 노래하고 있다.

 

무 배추 캐여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방고래 구들질과 바람벽 맥질하기
창호도 발라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수숫대로 터울하고 외양간에 떼적 치고
우리집 부녀들아 겨울 옷 지었느냐

 

이렇게 많은 월동준비 가운데 뭐니뭐니 해도 김장이 가장 큰 일이다.
오죽하면 "김장하니 삼동 걱정 덜었다."고 하겠는가?
김장독은 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다.
천지가 잠들고 생명이 얼어붙는 겨울철, 김치는 싱싱한 야채 대용으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훌륭한 음식이었다.
김치는 새나물이 돋아나는 이듬해 봄까지 더할 수 없는 영양분이자 겨울
철 가장 사랑받는 반찬이 되는 셈이다.

 

음력 시월은 '농공(農功)을 필(畢)'하는 달이다.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없이 놀수 있는 달이라 하여 '상달'이라 했고,
일하지 않고 놀고 먹을수 있어 '공달'이라 했다.
농가에서는 배추와 무를 절여서 김장을 담그고, 들나물도 절여 담그며 겨울을 준비한다.

이때는 벼 건조 및 저장하기, 추곡 수매와 담배 수매를 제외하고는 큰일이 없다.
소 사료용 볏짚 모으기, 무·배추수확·저장, 시래기 엮어 달기, 목화 따기 등 조촐한 일이 있을 뿐이다.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라고도
한다. 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피난을 가는 왕을 모시
고 뱃길을 서둘렀지만, 왕이 보아하니 손돌이 자꾸 일부러 그런 것처럼 물
살이 급한 뱃길을 잡아 노를 젓는 것이었다. 왕은 의심이 갔다.
그래서 신하를 통해서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하였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선상에서 손돌을 참수(斬首)하고 말았다.
손돌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하소연하였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말하였다. 물살은 점점 급해지고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으며,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야 비로소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았다.
또 다른 전설에서는 손돌을 죽인 후에 더더욱 세찬 바람이 불고 물살이
급해졌기 때문에 하는 수없이 싣고 가던말의 목을 잘라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도 한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를 하였지만 손돌의
목숨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이때가 10월 20일이었는데, 매년 소설 즈음인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