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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白頭大幹 4차 북진(終)

제25구간- 갓바위재에서 밀재까지

by 범여(梵如) 2022. 10. 23.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갈 길이 정해지는 빗방울처럼...

 

 

☞ 산행일자:  2022년 10월 23일

☞ 산행날씨:  흐린 날씨에 미세먼지

 산행거리: 도상거리5.1km + 들머리 4.1km+날머리 5.4km / 7시간 15분 소요

☞ 참석인원: 수원아우와 둘이서

☞ 산행코스: 주차장-의상(송면)저수지-의상저수지 갈림길-다리-사방댐-임도1-임도2

                    갓바위재-헬기장-암봉-무명봉-암봉-암봉-암봉-조항산-905m봉

                    의상 저수지 갈림길-왕송마을 갈림길-고모치-둔덕산 갈림길-안부

                    무명봉-안부-무명봉-안부-853.5m봉-무명봉-안부-암봉-849m봉

                    갈림길-집채바위-암봉-무명봉-암봉-안부-안부-700.4m봉-밀재

                    안부-묘지-중대봉 곰바위 갈림길-중대봉 대슬랩 갈림길-감시카메라

                    농바우 마을

 소 재 지:  경북 상주시 화북면 / 문경시 가은읍 / 충북 괴산군 청천면

 

지난 5월 15일 오랫만에 수헌아우와 진고개에서 출발하는 양양남(신상경표상:만월)지맥

1구간을 갔다가 하필이면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5월15일까지가 경방기간이라 

한 발자국도 못가고 2구간을 먼저한 지가 5개월이 흘렀다... 그 이후에 가는 산길이

달라서 아우님과 한동안 산행을 못하고, 여름내내 대간길을 걸었는데 10월초에

서로 연락을 취해, 1구간을 하기로 하고,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서 수헌아우를 

태우고 진고개를 향하는데, 수헌아우가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검색하더니

오늘 강원도 지역에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뜬다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는데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다...어디로 가야하나 생각을 해봐도

머릿속에 정리가 안되는데, 아우가 대간길의 고모치에서 버리미기재까지 안했다고

하는데 나 역시 그 구간을 안했기에 거기를 가기로 한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평택~제천간 고속도로를 갈아탄 이후에 금왕

휴게소에 들려서 유부우동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출발...음성i.c를 

빠져나와 37번 국도를 따라서 음성과 괴산읍내를 거쳐 49번 도로를 바꿔타고

괴산군 송면을 지나서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에 있는 의상저수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의상저수지 주차장(08:20)

산행을 시작하다(08:25)

송면저수지(08:32)

괴산군 청천면 송상리에 있는 저수지로 지도상에는 의상저수지로 표기가

되어있는데 괴산군 송면의 지명을 따서 송면저수지로 표기가 되어있다.

송면저수지 제방을 따라서 조항산 방향으로 향한다.

제방에서 바라본 송면저수지

저수지를 둘러싼 안개는 silhouette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방에서 바라본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의 모습

저수지 아랫쪽은 상주시 화북면과 괴산군 청천면의 경계로 경북과 

충북의 道界를 이루는 곳으로  저수지가 있는 곳은 충북지역이나

보이는 저수지 아랫쪽은 경북지역이다.

 

상주시 화북면에 속한 입석리(立石里)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촌마을로, 고개와

골짜기가 발달하였으며 서쪽으로 하천이 흐르며, 선돌이 있으므로 입석리라 하였다.

 

자연마을로는 선돌배기, 덕바우, 배나무정이, 새터, 의상동, 장승배기마을 등이 있다.

선돌배기마을은 본 리가 시작된 마을로, 지명유래 또한 입석리의 그것과 같으며,

덕바우마을은 뒷산에 큰 바위가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배나무정이마을은 배나무

정자가 있었다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고, 새터마을은 덕바우 서북쪽에 새로 된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의상동마을은 의상대라는 바위가 있었다 하여 칭해진 이름이며,

장승배기마을은 장승이 서있던 곳이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라 한다.

송면저수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서 조항산 방향으로 향하는데

점점 짙은 안개가 저수지 주변을 휘감으며 뒷쪽으로 보이는

대간 능선이 안개속으로 숨어 버렸다.

저수지를 조금씩 벗어나서 산길 방향으로 향한다.

저수지 도로를 따라서 가는데 좌측의 숲속에 시그널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으로 가면 조항산에서 고모치 내려가는 중간지점에서 의상저수지

방향의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들꽃의 노래 / 정연복


유명한 이름은
갖지 못하여도 좋으리


세상의 한 작은 모퉁이
이름 없는 꽃이 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몰라봐도 서운치 않으리


해맑은 영혼을 가진
오직 한 사람의
순수한 눈빛 하나만
와 닿으면 행복하리


경탄을 자아낼 만한
화려한 꽃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소박한 꽃과 향기로
살며시 피고 지면 그뿐


장미나 목련의 우아한 자태는
나의 몫이 아닌 것을


무명(無名)한
나의 꽃, 나의 존재를
아름다운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가리

계속되는 임도...참으로 지루하다.

생각지도 않았고 의도하지도 않은 길을 걷는다.

자꾸만 진고개에서 동대산으로 가는 길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지난주에 진고개에서 동대산, 두로봉, 만월봉으로 이어졌던

오대산 구간의 단풍이 정말 멋졌고, 아우님과 다시한번 걸을려고 했는데,

내 의지와는 전혀 다른 이 길을 난생 처음 걷는데 마치,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흘러가는 빗물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다리(08:55)

저수지를 완전히 벗어나서...

다리에서 바라본 조항산은 짙은 안개에 갇혀버려 餘白처럼 보인다

Y자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간다

나의 산행 Mento 역할을 해주는 수헌 아우...얼마나 완벽한 지

같이 산행을 하면 난 그냥 따라기만 하면 될 정도로 든든한 지원군이다 

시멘트 도로가 끝나고 비포장도로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향한다.

갓바위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길을 지나...

희미한 등로를 따라서 숲길로 들어선다.

사방댐(09:05)

계곡에는 단풍들이 물들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이다

등로는 보이지 않고 滿山紅葉으로 물든 계곡을 따라서 내가 길을 만들어 간다.

난생 처음와 본 갓바위 계곡...오대산으로 향하지 못한 실망감을 완벽히 보상받는 느낌이다

등로가 없는 계곡에 시그널들이 많이 보이는데 대간꾼들의 흔적은

아닌듯하고 늘재에서 청화산, 조항산을 걷는 100대명산 등산객들의

시그널인 듯 하다...나도 그 구간을 해야 하는데 나중에 안내 산악회를

따라와서 이 구간을 마치면 될 듯하다.

낙타등처럼 생긴 노거수도 만나고...

계속되는 계곡 오름길.

나중에 이 구간을 하고 하산길에서 알탕을 하면 딱 좋을듯 하다.

계곡길이 끝나고 등로가 보이지 않는 빡센 오르막이 시작된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데 그에 비례하여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지고 발걸음은 느려진다.

임도 1(09:30)

저수지를 지나면서 헤어졌던 임도를 만난다.

곧바로 임도를 버리고 절개지로 올라간다

빡세게 오르막을 올라간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초반이라 그런지 몸뚱아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앞서가는 수헌아우를 따라 가려는데 초반부터 자꾸만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다 

2번째 임도(09:55)

갑자기 왁짜지껄하는 사람소리가 들리는데 충주에서 왔다는

젊은 친구들이 빨갛게 물든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참으로 부럽다...젊다는 것이...

이곳 역시 임도를 가로질러 급경사의 오르막으로 올라간다

3번째 임도를 지나면서 또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니 좌측으로 등로가 열리고...

잠시후에 오를 조항산은 짙은 안개에 가려져 흐릿하기만 하다

힘들게 대간 능선에 올라서니 갓바위재가 나온다.

갓바위재(769m:10:18)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에서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를 넘어가는 고개로 갓바위란 지명은 조항산의

한 봉우리에서 따온 지명이라고 하며 청화산과 조항산 사이에 있으며 고모치가 삼송리로 편입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삼송리에서 이 고개를 넘어 농암면 소재지로 가는 길목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갓바위재보다는 고모치를 주로 많이 이용했는데 고모치는 지금 대간 산꾼이나

이용하는 고개이고 이곳 갓바위재는 의상저수지에서 오르는 일반 등산객들의 발걸음으로

등로는 뚜렸하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4.1km를 2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길.

초반부터 컨디션 난조인지, 체력 저하인지는 몰라도 시간이 나무 많이 걸렸다.

먼저 도착한 아우는 나를 한참이나 기다린다...거기다가 충주에서 오셨다는

등산객들도 보이는데, 능선에 올라서니 날씨가 꽤나 차갑다...수헌아우님을

먼저 보내고 베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휴식을 취한 다음에 갓바위재에서 올라서니 잡초가 무성한 폐헬기장이 나온다.

폐헬기장(10:22)

낙엽이 푹신한 사면길을 따라서 조항산으로 향한다.

암릉이 나오고...

저 윗쪽이 헬기장인데 헬기장을 오르지 않고 사면길로 대간 등로를 안내한다.

시간만 있으면 올라갔으면 좋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입만만 다신다.

암릉 구간을 올라선다

암봉(10:30)

암봉에서 바라본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宮基里)

궁기리는 후삼국시대에 후백제를 개국한 견훤이 활을쏘고 무술을 연마하며 야망을 키웠던 마을이라고

알려져 있는 곳으로 궁기(宮基)는 우리말로 궁터라는 뜻으로 후백제의 견훤이 이곳에서 궁을 짓고

군사들을 훈련시킨데서 유래된 지명이며 이터골, 옛터골, 궁터 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당초 문경현의 자료에는 궁기리라는 지명은 없고 고모리가 있었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고모리와 마암리(馬巖里) 일부를 병합해 농암면으로 편입시켰다고 한다

 

문경 가은읍은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태어난 고향답게 견훤의 전설이 많은 고향이다

농암면 궁기리는 견훤이 군사를 모아놓고 훈련을 하던 곳이라 했고 궁기리 아랫마을에 있는

말바위는 견훤이 야생마를 길들여 천하의 명마를 만들어 타던 중 활과 말이 누가 빠른가를

내기 하였는데 아차산으로 활을 쏘고 말을 달려 말이 졌다는 성급한 생각으로 말의 목을치니

그때서야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가야할 조항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산행중에 처음 만난 표지판

대부분의 이런 표지판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같은 제도권 등로안에 많이 보인다.

속리산 국립공원은 갈령삼거리 지나 형제봉 아래에 있는 피앗재부터 늘재까지

이어지다가 늘재에서부터 밀재까지 중간 부분은 국립공원에서 해제된다.

 

그러다가 밀재에서부터 악휘봉을 지나 마분봉 갈림길까지 또다시 속리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경북과 충북의 도계(道界)를 따라서 가는 대간길의 북쪽인

충북의 괴산지역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나 남쪽인 경북 문경의 농암이나 가은쪽은

국립공원이 아니라 무심코 걷는 산꾼들에겐 약간 헷갈리는 곳이다

암릉구간이 대간길을 막아서니 별수있나...

우측으로 우회를 한 다음에 능선으로 올라간다

오름길에 핵폭탄님의 흔적을 만난다...내 블로그에 가끔 놀러 오시는 분인데

정말 열정적인 산꾼이시다.

무명봉(10:40)

암봉(10:43)

가야할 조항산 능선이 멋지게 보이고 우측 궁기리로 이어지는 능선 끄트머리에는

갓바위봉이 보이고 멋진 암릉 구간에다 滿山紅葉으로 물든 가을산은 산꾼의 가슴을

설레기엔 충분하다...꿩 대신에 닭이라 했던가, 오대산을 못간 아쉬움을 이곳에서 달랜다.

이곳부터 조항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암릉구간...그리 험한 등로는 아니지만

늘 그렇듯이 산이란 조금만 방심해도 안되는 곳이 암릉구간이라 바짝 긴장하면 걷는다.

잠시후에 오를 암봉의 모습

遠景으로 보면 멋진 모습이나 가까이에 가면 그저 밋밋한 봉우리다.

그래서 누군가가 말했지...산이나 여인이나 멀리서 봐야 예쁘다고 했던가...

조항산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조선시대 지리학자 이 중환이 극찬했던 청화산이 안개에 갇혀

흐릿하게 보이고 앞에 뾰족하게 보이는 시루봉, 좌측으로는 우복십승지 능선인 연엽산,

도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암봉(10:58)

암봉 구간의 능선을 조심스럽게 걷는데 비가 왔는지 물기를 머금은 등로가 상당히 미끄럽다.

앞서가던 수헌아우가 느림보 선배를 기다리며 응원하듯 두 팔을 벌려 응원을 한다

느림보와 걸으면서도 늘 불평, 불만없이 배려하는 후배...산행에 관한한 나의 멘토이다

만산홍엽으로 물든 능선 뒷쪽의 암봉이 통시바위에서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좌측 끄트머리 뾰족한 봉우리 뒷쪽으로 가야할 대야산인데 오늘은

저 대야산을 넘어서 버리미기재까지 산행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산행 코스가

바뀌어서 그런가...약간 멘붕 상태에다 컨디션까지 엉망이 되어버려서 아무래도

저기까지 가기는 무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니 발걸음은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아우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못가면 다음에 가지 뭐...산은 늘 거기 있는데

내 체력에 맞춰 가야지...무리해서 가야할 이유는 없잖은가...

궁기리 너머에 있는 시루봉은 肉眼으로는 흐릿하게 보이나 똑닥이

렌즈로는 감당이 안 되는지 짙은 안개로 인하여 전혀 구분이 안되고 있다

날씨가 흐리면 어떻고 안개가 끼어서 안 보이면 어떠리...

이렇게 걸으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데...

안 그래도 2주전에 아산병원에서 종합검사를 하고 지난 월요일에 주치의

교수님과 면담을 했는데, 폐암 완치 판결을 받았다...그러면서 하시는말.

선생님께서는 산행을 많이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듯 하다고

하면서 너무 무리하게 하시지 말고 여유롭게 산을 즐기라고 하신다.

 

수술후 3개월을 지나면서부터 꾸준하게 산길을 걸었던게 주효한 듯 싶다.

주치의께서 하시는 말씀...내 몸을 아끼며 사랑하라는 말도 잊지 말아제

좌측의 괴산군 청천면 너머로에 있는 낙영산과 도명산, 가령산은

안개에 묻혀버려 궁예가 관심법으로 사물을 보듯 肉眼이 아닌 慧眼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암봉(11:04)

조항산을 향한 빡센 오르막길

정상에 올라서니 조항산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예전에 땅바닥에 있었던

정상석을 암릉위에 올려 놨는데 왠지 부자연스럽고 불안하게만 ㅗ인다

조항산(鳥項山:953.6m:11:10)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와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에는

넓은 공터가 있고 안내판과 문경시에서 설치한 앙증맞은 정상석이 있으며 궁기리쪽으로

내려가는 뚜렸한 등로가 보이는데 괴산 35산중의 하나이기도 한 멋진 산이다

 

지명의 유래는 맞은편의 둔덕산 갈림길에 있는 마귀할멈 통시바위에서 바라보면

갓바위봉이 새의 부리로, 조항산이 새의 목덜미로 보이는 지세라 조항산(鳥項山)이라

불리워지게 되었다고 하며, 옛날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홍수 때 이곳 정상이 물에 떠있는

새의 목덜미를 닮았다 하여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또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 주민들은 옛부터 이곳 조항산을 갓바위봉이라고 부른다.

옛날 천지개벽으로 온 세상이 물로 잠겼을 때 정상 꼭대기만 ‘갓(冠帽)’만큼

물 위에 나와 있었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이란다.

 

또한 궁기리에서 이 산을 바라볼 때 정상이 M자형으로 봉우리가 두개로 보인다고 한다

실제 봉우리중 좌측 봉우리가 갓바위봉보다 낮게 보인다고 한다

우측으로 정상보다 높게 보이는 암봉을 갓바위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구한말 지형도」에는 이 산의 지명이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조선지형도」에는 현재와

같은 지명이 표기가 되어있다

인증샷

부자연스런 정상석을 바라보며서 잠깐 정상에 서 있는 사이에 땀이

식으면서 몸뚱아리에 추위가 엄습해오는 듯 하여 서둘러 길을 떠난다

조항산 내리막길에는 대간꾼들의 흔적들이 많이 보이고, 낙엽이 푹신한 등로는 미끄럽다.

잠시후에 걸어야 할 마루금 좌우에는  인간의 탐욕심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채석장들이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흉칙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리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속리산을 지나면서부터 바위산으로 변했으니

이 일대야 말로 채석 사업가들에게는 군침을 흘릴만한 장소지만 대간꾼들에게는

가슴 아픈 자연 파괴의 현장으로 와 닿는다.

다행히도 지금은 이들 광산의 활동은 중단되었으며, 
이는 자연 파괴 및 환경오염을

염려한 대간꾼들의 노력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아직 복구가 덜 된 상태의

흉물스러운 모습이긴 하지만 대간 산꾼들의 산을 사랑하는 열정과 관심에 고맙기도

하고 가슴 뿌듯하기도 하다.

조항산에서 내리막길은 까칠하고 급경사이다

905m봉(11:20)

의상 저수지 갈림길(11:28)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급경사의 내리막길

이곳도 오대산 못지않은 단풍이 멋진 곳이다...아침부터 일정이 꼬였지만 눈은 호강한다

쉬크석 영감탱이의 흔적...꼬라지 한번 봐야하는데 대장까지 한 분이라

독립군으로선 감히 범접할 수가 없으니 포기해야지 별 수 있겠나?

왕송마을 갈림길(733.5m:11:47)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삼송리(里)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소나무 세그루가 있는

마을이라 하여 삼송이라는 명칭이 생겼는데 자연마을로 의상, 큰말, 늑골 등이 있다.

의상골(송상골)은 송상리에 있는 마을로 옛날 신라때 의상대사가 인도하여 붙은 이름이다.

큰말은 의상골 밑에 있는 마을로 큰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늑골은 송상리 북쪽에 있으며 지형이 소의 굴레를 씌운 모양과 같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천연기념물로 왕소나무가 있는데 높이 약 12.5m, 수간둘레 4.7m에 이르는 노거수로

일명 ´왕소나무´라고 불리며, 또는 밑에서 끝까지 꼬면서 올라간 줄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듯 보인다 하여 ´용송()이라고도 불린다. 1980년대까지 성황제를 지내던 신목이 있다.

내리막길로 내려가니 ...

고모치가 보이고 앞서간 수헌님이 점심밥상을 펼치려고 베낭을 내려 놓았다.

고모치(古毛峙:11:55~12:30)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에서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넘어가는 고개로 고개 바로 아래에는

고모샘이라는 샘이 있고 고개 가운데에 민초들의 애환이 담긴듯한 커다란 돌무더기가 있다.

고모치의 어원은 고치, 고치령, 고모령, 곰치, 고모치, 고미재 등이 있는데 이 중에 고치나 고치령은

‘높고 험하다’는 뜻으로 고치(高峙)의 개념으로 쓰이고 고모령, 곰치, 고무치, 고미재 등은 곰고개 또는

곰의 고개라는 개념으로 분류되어 웅치(熊峙)라는 지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 영남지역 유생들이 과거시험 보러 한양 올라가던 길이었으며 험산준령

산속길이었던 문경 새재 길에 비하여 통행이 잦았으며 이 길을 통하여 과거 길에 올랐던

이 길을 통하여 과거 길에 올랐던 유생들이 과거시험에 등과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구전되고

있으나 문경새재의 명성에 눌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길이라고 한다

고모치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10여m 아래에 있는 고모샘으로 내려간다

한검선사께서 이곳에 왠 일로...

고모샘에 도착하니 바위 사이로 나오는 石間水의 물맛이 기가 막힌다.

이곳의 물맛을 보려고 오늘은 베낭의 무게도 줄일겸 물을 500ML밖에

안가져 왔는데 조항산 오름길에 물을 다 먹어 버렸다.

이곳에서 가지고 온 빈 수통에다 물을 가득 채우고, 걸려있는 국자에

물을 한잔 먹고는 다시 고모치로 올라간다

이곳에서 떡라면에다 오뎅을 넣고 따끈한 국물로 35분간의 점심 만찬을 즐긴다

고모치의 전설

옛날 농암면 궁기리에 사는 고모가 고개너머 청천면 삼송리의 조카집에 갔다가 저녁 늦게서야

집으로 되돌아 가는데 때는 겨울철이라 마침 폭설이 엄청나게 내리고 추운 날씨였다

고모가 떠나고 폭설이 내리자 조카는 아무리 생각해도 늦은 밤길과 추운 날씨속에 재를 넘어간

고모가 걱정이 되어 고개길로 뒤따라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고모는 고개마루 성황당 근처에서 탈진한 상태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조카는 고모를 부축하여 함께 고개를 내려가려고 시도했으나 심한 폭설과 추위를 견디지 못해

둘 다 얼어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점심만찬을 즐긴 다음에 늘 뒷정리와 설거지는 아우 몫이다.

그 사이에 난 걸음이 느리다는 이유로 먼저 길을 떠나는데

항상 미안하기만 하다...복받을 겨

수헌아우님의 배려로 먼저 출발하여 둔덕산 갈림길로 이어지는

오르막을 오르는데 식사후의 포만감 때문인지 오르막길이 힘이든다

완만한 오르막길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는가 보구나.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산꾼을 반겨주는 능선에서 급경사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능선 우측으로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마귀할멈 통시바위와 손녀마귀 통시바위가 보인다.

'통시'라는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변소" 즉 화장실을 뜻하는 단어로 우리나라

래 설화에 의하면 거인이 용변을 보면 그 물은 홍수를 일으키고 또한 강을 만든다.
마귀할미 통시바위를 조금 더 지나면 손녀마귀 통시바위가 있는데  그렇다면 이곳에서

북으로 흘러 용추골과 만나는 가마소의 깊고 푸른물이 대골 계곡을 만들어 월영대로

들어가는 물이 마귀할멈의 쉬~~~이(오줌)란 말인가? .

급경사의 오르막길

오르막길을 헉헉거리면서 올라서는데 점심 식사후

뒷마무리를 하고 한참을 늦게 출발한 수헌아우가 나를 추월한다

둔덕산 갈림길(891.6m:13:02)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할미통시바위에서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대간길은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시간만 있으면 할미통시바위까지라도 갔다왔으면

좋으련만, 먼저간 아우에게 민폐가 될 것같아 입맛만 다시고 좌측으로 내려간다

밀재가는 길

내려서자마자 암릉으로 된 봉우리가 나오는데...

위험하게 걷지말고 이제 나이가 있으시니 편하게 걸어라고 우회길로 인도한다

무명봉(13:05)

마사토 지역의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대야산이 시야에 포착되기 시작한다

안부(13:08)

무명봉(13:10)

무명봉이 나오는데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편안한 사면으로 대간길을 유도한다

안부(13:13)

거친 오르막길...약간의 추운 날씨이지만 땀깨나 흘려야만 오를수 있는 길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낙엽을 밟으면서 암릉으로 오르는 길도 나름 즐겁다

암릉구간을 올라서니 족보가 있는 853.5m봉이 나온다

853.5m봉(13:18)

완만한 능선을 따라서 가다가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으로 올라간다

무명봉(13:20)

天地如是廣(천지여시광)

 천지는 이렇게 넓은데


此生可笑乎(차생가소호) 

이리 산다는 것은 가소롭구나

 

半生已過了(반생이과료) 

반평생 벌써 지나갔으니


餘年復幾餘(여년부기여) 

남은 해는 얼마나 될까

 

憂愁長侵汨(우수장침골) 

근심 걱정에 늘 시달리고

 

幾時得安居(기시득안거) 

편안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如醉不覺悟(여취불각오) 

취한듯 깨지 못하니


空然得疇躇(공연득주저) 

공연히 주저만 하네

鏡虛禪師의 禪詩 中에서

오늘 내가 걸었던 조항산을 뒤돌아 본다.

그 뒷쪽으로는 이중환이 극찬했던 청화산도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암봉 뒷쪽으로는 삼송리방향으로 내려가는 능선이 이어지나

대간길은 그쪽으로 오르지 않고 살짝 우측으로 꺽어져 밀재로 향한다

엄청나게 큰 바위가 산꾼 범여를 주눅들게 하는구나.

예전같으면 한번이라도 덤비면서 저곳으로 올라가서 激起라도

부려보겠지만 이제는 그럴 용기조차 없으니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든다

안부(13:22)

암봉(13:25)

암봉으로는 오를수가 없어서...

849m봉(13:27)

이곳 역시 문경지역의 산이라 인위적으로 등로가 많이 바꿔 놓았다

갈림길(13:29)

오리지널 대간길은 직진의 능선으로 올라갔다가 우측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친절하게도 산허리를 따라서 가라고

사면길을 만들어 놨다

사면길을 따라서 가다가...

능선으로 올라서 우측으로 가면서 밀재로 향한다

암봉의 우측으로 내려갔다가...

오르막으로 올라서니 지도상에 표기된 굴바위가 나온다

굴바위(13:34)

옆에서 본 굴바위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

암릉사이의 좁은 구멍을 따라서 대간길을 이어간다

요염한 자태로 산꾼을 유혹(?)하는 소나무

암봉(13:37)

사면길을 따라서 낙엽을 밟으면 가을산행의 정취를 한껏 누린다.

무명봉(13:42)

계속되는 내리막길

손가락만한 로프를 부여잡고 암릉 아래로 내려간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대간 능선

암봉(13:45)

미세먼지로 인해 흐릿하게 보이는 대야산과 중대봉(좌)의 모습

뫳돼지 쉬키들이 등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다

안부(13:50)

집채바위라 부르는 암릉 좌측의 급경사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희미한 등로를 따라서 안부로 내려간다

안부(13:55)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와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로 내려가는

고개인데 옛날에 민초들이 다녔는지 꽤나 뚜렸한 등로가 보인다

돼지불알?

암릉구간 사이로 힘들게 올라서니 족보가 있는 700.4m봉에 도착한다.

700.4m봉(14:00)

700.4m봉에서 급한 내리막으로 내려서니 밀재에 먼저 도착한

아우가 내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간식을 준비하고 있다.

밀재(蜜峙:662m:14:03~14:24)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계곡에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화양계곡  

농바위골을 잇는 고개로 지명의 유래는 나무가  우거져 밀림을 이루고 있는데 

이 고개를 넘어려면 밀림을 헤치고 가야한다고 해서 유래된 지명으로 원래는

밀목령(密木嶺)이라 불렀다고 하며 또다른 설은 양봉으로 꿀을 채취하던 곳으로

한자화 하다보니 밀(蜜)로 바뀌면서  밀(蜜)고개로 바뀌었다고 하면서 밀치, 밀재,

밀목치, 밀목재, 밀항이라고 불렀다고 안내판에는 표기되어 있는데, 범여의

생각으로는 앞의 유래가 맞은듯 싶다

 

우측의 문경쪽은 유명한 용추계곡에 월영대, 용추, 무당소로 이어지는 멋진

선유동 계곡이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에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나 괴산쪽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만들어 놨다.

여러가지 안내판으로 인하여 정신이 없는 밀재 정상의 모습

밀재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대야산을 넘어 렌턴을 켜고 버리미기재까지 가야하나

아니면 여기서 산행을 접고 용유동 계곡이나 농바우 계곡으로 내려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아쉽지만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하산을 하기로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는 농바우 계곡으로 내려간다.

차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용유동 계곡으로 내려가서 완장리 버스 정류장에서

가은으로 가면, 점촌가는 버스는 많고, 점촌에서 동서울가는 교통은 좋다.

안 그러면 가은 아자개 장터에서 술 한잔하고 18시 30분에 가은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면 편하겠지만 아쉽게도 차를 가져와서 농바우 계곡으로 내려간다

농바우 내려가는 등로는 출입금지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뚜렸하고 좋다.

만산홍엽으로 물든 멋진 단풍을 구경하면서 내려가는 길은

너무도 좋다...출입금지 구간이지만 아무런 제재는 없다.

서 있는것보다 누워 있는게 편한 모양이다

편하고 뚜렸한 등로를 따라서 농바우 계곡길은 계속 이어진다

얼마전에 소백산 국망봉에서 어성전리 비탐구간을 내려갈 때는 개고생을 했는데

이곳은 비탐구간이라도 국공파들이 관리를 하는 모양인지, 뚜렸한 등로에 뭔

표식인지는 몰라도 이런 팻말이 자주 보인다 

잠깐이지만 산죽길을 지난다

苦行

시몬!...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소리를...

쭉쭉빵빵 키 큰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넓은 공터를 지나는데 등로는 희미하다

물이 말라버린 계곡을 지나고...

비탐구간인데 왜 이리 등로가 좋은겨...

미국 자리공은 아직도 싱싱한 모습 그대이고...

안부(14:55)

안부 우측은 대야산에서 중대봉을 거쳐서 내려오는 등로이고

출입금지 플랑카드가 붙어있는데 벌금이 50만원이라네...

너무 비싼거 아닌가...돈이 없어 걸어 다니는 산꾼에겐 

좀 심하다는 느낌이다

묘지(15:00)

중대봉 곰바위 갈림길(15:05)

등로에 똘배들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정작 똘배나무는 안 보인다

중대봉 대슬랩 갈림길(15:10)

농바우 계곡이 나오고 먼저 도착한 수헌님이 이곳에서 알탕을 하겠단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난 그냥 통과하여 농바우 마을로 계속 내려간다

호젓한 등로에 들어섰다가...

또다시 계곡을 지나는데 맑은 물 속에 이름모를 고기들이 많이 보인다.

감시카메라(15:30)

감시카메라를 통과하는데 스피커에서 경고방송을 하지만 무시하고 통과한다

뒤돌아본 대야산 중대봉의 모습

농바우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니 산행이 종료할 시점이 다가온 모양이다

참!...곱다

뒤돌아보니 좌측은 대야산이고, 우측은 조항산인데 오늘은 배(대간길)보다

배꼽(들, 날머리)이 더 큰 산행을 한 셈인데, 걸음이 느려서 아우에겐 미안하다

농바우 마을(15:40)

 농바우란 대야산 등산로 중에 있으며 넓적한 농처럼 생긴 바위가 커다란 암반 위에

얹혀있으며 장정 한 사람이 흔들던 여러 사람이 흔들던 똑같이 움직이고 아이를 갖지

못하던 아낙이 이 바위를 만진 후 태기가 있어 그 후 7남매의 어미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바위인데 그 바위의 이름을 따서 붙혀진 마을 이름이다

농바우마을 보호수 옆 쉼터의자에서 알탕을 하고 내려오는 수헌아우를 기다린다.

수헌아우가 도착하여 송면 택시를 호출하는데 그 택시는 지금 이화령이라 올 수가

없다고 한다...일단 송면 소재지로 향하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들에 나가는 村老를

만나서 송면 택시를 불러도 오지 못한다고 하면서, 길을 잘못들었는데 의상저수지

까지 가야하는데 차가 있으면 좀 태워 달라고하니 들에 가다가 말고 집에서 트럭을

가지고와서 태워주는 바람에 의상저수지 주차장까지 편하게 도착한다.

의상저수지 주차장(16:20)

촌노의 도움으로 저수지 주차장에 도착하여 서울로 향하는데 생각보다

그리 차가 밀리지는 않아서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서울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