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왕방), 소요지맥(終)

소요지맥 - 쇠목재에서 신천(辛川)까지

범여(梵如) 2014. 10. 27. 08:26

☞ 산행일자: 2014년 10월 26일

☞ 산행날씨:  흐린 날씨에 짙은 박무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15km / 6시간 15분 소요

☞ 참석인원: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쇠목재-국사봉-쇠목재-수위봉-648.7m봉-벙커봉-임도-폐헬기장-공터봉-413m봉-임도-

                 미군부대 철조망-암릉구간 안부-의상대 갈림길-칼바위 능선-칼바위 정상-상백운대-선녀탕 갈림길

                 530m봉-능선 분기봉-안부 삼거리-덕일봉(감투봉)-로프지대-이시랑 고개-410m봉-클라우드 골프장

                 번대산-군 벙커-375m봉-임도-벙커봉-임도-임도사거리-임도삼거리-말턱고개-신천

소 재 지: 경기도 동두천시 탑동,걸산동, 상,하봉암동 / 포천시 신북면 / 연천군 청산면

 

이번주에 오랫만에 형제들끼리 산행을 하기로 약속을 한 터라 시간을 비웠 놓았고

토요일에 늦게까지 작업 현장이 있어서 인부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술 한잔을 한 탓에

몸이 피곤하여 하루 집에서 쉴까 생각을 하였는데 몇년간을 매주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선터러 새벽 2시정도 지나니 잠에서 깨어 도저히 잠을 이룰수가 없다

쇼파에서 잠을 청해보려 했지만 자꾸만 정신이 뚜렸하여 하는 수없이 샤워를 마치고

서울에서 가까운 소요지맥이나 가야겠다 생각하고 인터넷에 지도를 검색하여 출력하고

간단하게 베낭을 챙긴 다음에 심야에 영업하는 마트에 들려 막걸리 한병을 사서

베낭에 넣고 집에서 버스를 타고 강남구청역으로 향한다

 

한북 소요지맥의 지도와 개요

한북 왕방지맥 종주 지도.교통...소요지맥

한북소요지맥이란 한북정맥이 운악산과 죽엽산을 지나 축석령에서 천보산 주릉으로 올라가다가 

헬기장인 287.3m봉 직전에서 분기하여 북동진으로 올라가면서 378.1m봉~어하고개~회암령~천보산
해룡산~왕방산을 거쳐 국사봉에서 다시 북서진하여 새목고개~소요산~감투봉~175.0m봉~말턱고개을 거쳐

신천으로 흘러들어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말하며 신산경표(저자: 박성태님)에는 국사봉에서 소요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북동진하여 개미산을 거쳐 한탄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산줄기를 신천(왕방)지맥으로 분류하고 있다

 소요지맥 (축석령~천보산 ~해룡산 ~오지재~왕방산~국사봉~쇠목고개~소요산(상백운대)

감투봉~초성리약수(말뚝고개) 34km의 거리를 말하는데 축석령에서 국사봉까지는 신천(왕방)지맥과

소요지맥이 같이 오다가 국사봉에서 갈라지는게 마치 팔공기맥과 보현지맥이  가사령에서 석심산까지

같이 왔다가 갈라지는 것과 꼭 같다... 2013년 구정에 신천(왕방)지맥을 마치고 한동안 잊고 있다가

이번주에 현장이 좀 바빠서 땅끝기맥을 지난주에 미리 갔다왔고 일욜에 형제간끼리 산을 같이

가기로 하여 정말 어렵게 스케줄을 비워놨는데 넷째 형이 시간이 맞질않아 같이 동행하지 못해서

서울 근교에서 가깝고 거리가 짧은 소요지맥을 나선다.

축석령에서에서 국사봉까지는 지난번에 했기에 국사봉에서 말턱고개까지 가기위해 집을 나선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와 개요

동두천 중앙역(07:40)

강남구청역에서 지하철 7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에 내려 1호선으로 환승을 한 다음에

동두천 중앙역에 내리니 07시 40분... 동두천은 서울보다 훨씬 추운 느낌이다

역을 빠져나와 아침을 해결하려고 주위를 살펴봐도 음식점이 보이지 않아서

5분정도 도로를 걸어 나오니 도로변에 조마루 감자탕집이 보이길래 이곳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쥔장에게 동두천 노인병원가는 60-2번 버스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니까 아마 그쪽으로 가시는 분인지 내가 차를 가지고 그쪽으로 갈껀데

조금만 기다리면 태워 주겠노라고 하기에... 아침부터 웬 떡이야...밤에 꿈을 잘꿨나...

쇠목고개 아래 초소(08:25)

貴人을 만나 이곳까지 도착하니 08시 25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신북쪽으로 가버린다

이곳에서 200m 정도를 걸어서 쇠목재 들머리에 도착한다

초소에 내리니 왕방산 종합 안내도가 있고 우측으로 포장임도가 보인다

이곳에서 스틱을 펴고 장비를 점검한 다음에 절개지인 쇠목고개로 향한다

쇠목고개(08:30)

경기도 동두천시 탑동과 포천시 신북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동두천에서

신북온천으로 넘어가는 347번 지방도가 지나는 곳이지만 고개가 높고 경사가

심해서 차량 통행이 뜸한 탓인지 포장도로가 상당히 좁은 편인데 이곳을

국사봉 정상에 있는 부대를 오르기 위해 미군공병부대가 개설한 고개란다

 

쇠목의 유래는 신북면 쇠목마을에 300여년 전 마을 입구에 폭포수가 있었는데

그 폭포수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그 소리가 들린 후 부터는 들판에

매어 놓은 소의 목이 잘려 나가 동네 사람들이 숨어서 보았더니 폭포수에 살고 있던

이무기가 나와 소의 목을 잘라 가는 것을 보고부터 '쇠목' 이라 불리어 졌다고 한다.

소요지맥은 원래 국사봉에서 시작하지만 국사봉에 갔다가 다시 이곳까지 와야 하기에

대다수의 지맥 산꾼들이 이곳을 들머리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난 국사봉까지 가기로 한다

국사봉 가는 길

이곳에서 국사봉까지는 1.5km의 거리로 시멘트의 포장도로 급경사라 이곳에 있는

비어있는 적사함에다가 베낭을 넣어놓고 카메라와 스틱만 가지고 국사봉으로 향한다

국사봉 정상에 있는 미군부대가 만들어 논 적사함이 비어있어 베낭을 넣기에 안성맞춤이다

국사봉 갈림길에 서 있는 소요산.국사봉 종합 안내도

국사봉(國射峰:754m:08:55)

경기도 포천시 포천동과 신북면, 동두천시 탑동에 걸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는

미군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정상에 오를 수는 없고 정상 표지판도 부대의

후문인 헬기장 위에 설치되어 있다... 지난해 2월에 신천(왕방)지맥길에 걸었으니

20개월만에 새로 와보니 감회가 또다르다

 

국사봉의 유래는

조선 세조는 과거를 후회하고 말년에 산수를 벗삼아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찾고 수렵에도 취미를 가졌다.

하루는 신하들과 함께 칠봉산에 사냥을 나왔다. 수렵할 때는 사방위 중에서 어느한 곳을 정하여

시사(示射)를 하고 그 다음에 사냥이 시작되는데, 이 관례대로 왕은 칠봉산에서 동북방으로

마주보이는 왕방산의 주봉(主峰)을 겨누어 활을 쏘았다하여 그 주봉을 국사봉(國射峰)이라 칭했다고 한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국사봉의 모습

국사봉에는 약간의 짙은 안개로 인해 볼 것이 별로 없어서 다시 군부대 도로를

따라서 쇠목고개로 향하는데 어제 덜 끝난 공사 현장에서 전화가 오는데 지금

현장으로 갈 수도 없고  오야지한테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고 부지런히

쇠목재로 향하는데 왠지 초반부터 맘이 급해진다

쇠목고개 가는 길에서 바라본 수위봉의 모습

다시 쇠목재(09:10)

적사함 안에서 쥔장을 기다리며 얌전하게 있는 베낭

쇠목고개에서 동두천 방향으로 왔다가 우측 능선으로 접어든다

들머리에 서있는 동두천 6산종주 안내판

이곳 안내판에는 동두천시에서 이곳 쇠목재를 수위봉 고개라 표기해놨다 

들머리에 들어서서 등로에 올라서니 잣나무들이 보이고 기.지맥길에서 자주 만나는

광주 백계남님의 시그널이 홀로가는 산꾼을 반긴다... 소요지맥에는 시그널 만나기가 힘들다

잣나무 이파리가 소복히 쌓여있는 군 교통호를 지나서 나무 계단으로 올라선다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니 조경업자들이 침을 질질 흘릴만큼 멋진 소나무 3그루가 있고...

물기가 촉촉히 젖어있는 낙엽길을 밟으며...

조금전에 올랐던 국사봉은 안개에 가려져 있고... 잠시후 등로에서 가지버섯을 만난다

가지버섯(민주방망이)

가지(채소)와 비슷하다고 해서 가지버섯이라고 하며 대부분의 식용버섯은 적어도

해발 400고지이상부터 1000고지까지에 분포하는데 반해 가지버섯은 뒷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원색은 보랏빛을 유지하다가 햇볕을 많이 받거나 오래되어 버섯이 퇴화가 되는데 색상이

변색이 되며 위에는 노랗게 보이지만 실제로보면 회.백색에 약간 노란빛이 비추는 정도라 보면 된다

참나무숲.잡목림이 있은곳 낙엽이 수북히 쌓은곳에 썪은낙엽의 균으로 인해 가지버섯이 자라나며

된장찌개.두루치기.기름장(들기름에 소금)에 요리하여 오돌오돌하면서 미끌거리는 느낌이 괜찮다

지난해 한강기맥길에서 채취하며 라면 끓일 때 넣어 먹으니 맛이 기가 막히더라

된장찌게 두끼는 가능할 듯 싶다 

낙엽이 물드는 소요지맥 능선은 지금 滿秋이다

지나온 국사봉과 신천(왕방)지맥의 主山인 왕방산의 모습

수위봉(649m:09:35)

동두천시 탑동과 포천시 신북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는 고속도로

입간판처럼 생긴 군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고 시설물 주위로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넓은 공터에 휴게용 벤치 2개와 이정표(↑소요산<칼바위> 5.9km, 동광교<종주끝> 31.2km/↓수위봉고개 0.4km)

 가 설치되어 있는데 소요산의 주봉인 의상봉과 그 옆으로 나한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 수위봉의 지명유래는 알 길이 없다

수위봉 정상에서 바라본 소요산의 주봉인 의상봉과 나한대

수위봉 정상의 이정표와 벤치

수위봉 정상 이정표

수위봉을 지나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서 소요산으로 향한다

등로의 나뭇가지 사이로 동두천의 탑동마을이 조금씩 보인다

 

탑동(塔洞)은 원래 포천군(抱川郡) 포천면(抱川面)에 속해 있었으나

1973년 7월 1일 행정 구역 개편으로 동두천읍(東豆川邑) 탑동리(塔洞里)로

편입되었다가 1981년 7월 1일 시 승격 과 더불어 탑동동(塔洞洞)이 되었다.

탑동(塔洞)은 양주(楊州) 회암사(檜巖寺) 의 아홉 암자 중의 한 암자가 있었던 자리에

탑과 석불, 탑지가 있어 탑동(塔洞)이라 하였는데 현재는 석불과 탑지(塔地)만 남아 있다

벙커봉(09:40)

수위봉에서 5분정도 지나니 벙커가 있는 봉우리를 만난다

시몬아 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소리를...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면

 

괜스레 맘한구석이

허전하다

 

가는것에 대한

아쉬움 같은 거?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야할 능선의 모습

의상봉이 아련히 보이고 송전탑을 포스트로 삼고 걸어간다

임도(09:55)

임도에 서 있는 이정표

이정표(↓수위봉고개 1.6km/→소요산(칼바위) 4.7km)가 설치된 시멘트 포장과

비포장 도로의 경계선인 임도에서 우측 흙길인 임도 정면으로 보이는 축대 우측의

산길 오르막으로 들어서며 좌측의 임도를 버리고 오르막길 능선으로 올라선다.

NO 7, 16 송전탑(10:10)

지나온 수위봉이 조금씩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넓은 공터봉(10:30)

공터봉 아래에는 군부대 벙커가 자리를 잡고 있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꺽어져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서 소요지맥길을 계속 이어간다

방화선만큼 넓은 임도에는 낙엽이 수북하여 마치 양탄자를 깔아논 듯한 길을 걸어간다.

등로 아래로는 미 2사단 예하부대가 아련히 보인다

오늘의 등로에서는 소요산의 주봉인 의상봉과 나한대 그 너머로 공주봉이 아련히 보인다

소요산의 주봉(主峰)은 의상봉(義湘峰:587m)이다.

그런데 소요산 들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자재암(自在庵)은 645년 신라의 원효대사가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의상봉 옆에 있는  공주봉(公主峰:526m)은 요석공주가

자재암에서 수행하고 있는 원효대사를 바라 보았다해서 공주봉이라 했다고 한다

왜 원효의 얼이 서린 소요산의 최고봉에 ‘의상대사’(625~702년)의 이름을 붙였을까.

 

널리 알려진대로, 의상은 원효와 함께 당 유학길을 동행하다, 원효는 해골물을 마시고

그 자리에서 돌아와 수행을 했고, 의상은 유학길을 멈추지 않고 정진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깨달음을 얻었지만, 원효는 자재무애한 광승(狂僧)으로 떠돌았던 ‘국내파’고,

원효보다 어린 의상은 ‘유학파’로 국사(國師)로서 높은 지위를 누리면서 제자들도 많이 남겼을 것이다.

그 같은 행로의 차이가 소요산 봉우리 이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산들에 원효봉(대)과 의상봉(대)이라 이름붙은 봉우리가 가장 많을 것 같다.

부산 금정산과 서울 북한산만해도 원효봉과 의상봉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지 않은가

소요산 정상을 바라보며 걷는데 억새가 산꾼의 진로를 방해한다

봉우리 정상을 오르지 않고 옆사면을 따라가다가 우측으로 꺽어진다

안부(10:42)

안부에서 완만하게 능선을 올라서니 벤치 2개가 있는 413봉를 만난다.

413m봉(10:45)

봉우리 정상에는 벤취 2개와  군삼각점(△336FOB/C-8516)이 등로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413m봉 정상 군 삼각점

413m봉 정상에서 3분정도 내려서니 군 참호가 나오고 우측 나무 계단으로 내려선다

안부 임도(10:50)

급경사를 우회해서 내려오니 예전에 고개인듯한 넓은 임도가 나온다.

예전에 民草들이 넘나든 흔적이 아련히 보이건만 지금은 잡초만 무성하다

지도상으로는 동두천시 걸산동에서 포천시 신북면으로 넘어가는 곳이다

안부 우측 절개지로 올라서니 산꾼들에게 잘 안 알려진 탓인지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가뭄에 콩나듯이 보이지만 워낙 길이 뚜렸하여 조금만 신경쓰면

알바할 일은 없을듯 하다... 우측의 희미한 임도를 버리고 좌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소요산 - 수위봉 철조망 구간 시작점(11:00)

칡넝쿨과 원형 철조망이 뒤엉켜져 있는데 친절하게 동두천시에서 안내판을 세워놨다

능선 좌측 아래로 미군부대가 보이고...

칡넝쿨이 뒤엉켜 있는 등로

철조망이 여기저기 엉켜있어 옷 찢어먹기 딱 좋은 곳이다

능선으로 올라서니 지나온 국사봉과 수위봉이 보이고...

능선 안부에 올라서니 동두천 노인병원에서 걸어둔 표지판도 만나고...

능선 안부에 오르니 가야할 소요산의 능선도 보이고...

잠시후에 걸어야 할 능선의 모습

일반 등산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이곳에 동두천시는 요소요소에 안전시설을 설치해 고맙기만 하다

안부로 내려서는 맞은편 암릉구간이 나오는데 저기로 올라서야 한다

안부(11:10)

안부에 내려서니 예전에 민초들이 다닌듯한 고개였는지 안부 좌.우로 길의 흔적이 보인다

지도상으로 보면 동두천시 걸산동에서 포천시 신북면으로 이어지는 곳인데 좌,우에 미군부대

시설들이 있어서 발길이 끊긴 모양인가 보다 (범여의 생각 中에서)

암릉구간 오르는 곳에도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미끄러운 낙엽이 쌓여있는 암릉구간에 로프를 잡고 올라서니...

전망이 멋진 암릉이 나오고...소요산의 주봉과 미군부대가 보이고...

우리나라의 명산의 봉우리들의 지명에는 불교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대개 명산의 명당 자리에 사찰들이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 소요산도 예외는 아닐듯 싶다... 왜냐하며 들머리에 원효대사가

645년에 창건했다고 알려진 자재암(自在庵)이 있기 때문이다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세속의 인연을 맺은 뒤 초막을 짓고 수행에

정진하고 있을 때, 관세음보살이 변신한 아름다운 여인이 유혹을 했다.

설법으로 유혹을 물리친 원효는 그 여인이 관세음보살이었음을 깨닫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그곳에 절을 짓고 자재암이라 했다.

최고봉인 의상봉을 비롯하여 나한대, 공주봉 등이 불교와 관련된 지명이지만

이곳 소요산은 불교 지명만 있는게 아니다... 儒·佛·仙이 두루 갖춘 산이다.

 

소요산 이름의 유래와 관련해서, 조선 중기 매월당 김시습(1435~1493년)과

화담 서경덕(1489~1546년)이 자주 이 산을 찾아 “유유자적하듯 걸으며”(逍遙)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고 ‘소요산’이라 부르게 됐다는 설이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소요산이란 이름은 옛 기록에서 974년(고려 광종 25년)에 이름이

정해졌다고 돼있어, 시대적으로 매월당과 화담의 유래설은 근거가 약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종 2년(1402년) 실록에는 “태상왕이 경기우도 도사(京畿右道都事)

이명덕에게 명해 소요산 아래에다 별전(別殿)을 지었다”라고 기록돼 있다.

혈육간의 유혈이 낭자했던 ‘왕자의 난’으로 대권을 잡은 아들 태종에게 옥쇄를 물려주지

않으려 이성계는 소요산과 함흥차사로 유명한 함주(함흥)에 칩거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선가(仙家)에서는 유학자였던 매월당이 선도에 능통했고, 그의 기(氣)철학을 이었던

화담에게 열반(涅槃)에 든 이후에도 나타나 선도를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소요산이 선도와 관련이 깊은 지역임을 알 수 있다.

능선 좌측으로는 동두천시 걸산동에 있는 미군부대가 보이고...

걸산동은 마을의 지형이 풍수지리로 보아 산수가 수려하고 소요산의 정기를 받아

인걸이 태어날 수 있는 인걸지형()이라 한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자연마을에 걸뫼·능말·덕수동·점말·탑개울 등이 있으며 걸뫼에는 옛날부터 사지()와

탑지() 등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능말은 조선 선조 때의 명필인 관서 김협()의

묘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음지말이라고도 하였다

계속해서 미군부대 사격장 철조망과 같이 등로가 이어지고...

억새밭을 지나기도 하고... 그런데 갑자기 사람소리가 들린다

바로 앞에 나무 지팡이를 집고 가는 사람을 만났는데 광암동 토굴에서 수행하시는

스님이시란다... 잠시 조우하여 인사를 나누는데 나와같이 쇠목재에서 출발했단다

먼저 가겠다는 인사를 하고 소요산으로 향한다

철조망 끝나는 지점(11:25)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급경사의 내리막길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서

상당히 미끄럽기 그지 없어... 스틱을 잘못 짚는바람에 그냥 고쿠라진다

낙엽을 쌓인곳을 지나니 안부가 나오고 다시 오르막을 오르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사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니 소요산 능선이 다 된 모양이다

조그만 암릉구간을 지나니 의상대 갈림길이 나온다

의상대 갈림길(11:40)

의상대 갈림길 이정표

능선으로 오르니 단풍을 즐기기 위해 소요산을 찾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나홀로 산행을 즐기는 산꾼 범여의 머리가 갑자기 혼돈으로 빠져든다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1.2km 떨어져 있는 소요산의 주봉인 의상봉을 갔다가

되돌아와서 다시 소요지맥길을 걸으려고 했는데 인파들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기도 하고하여 의상봉 가는 걸 포기하고 상백운대로 향한다

소요산 칼바위 능선

상백운대에서 선녀탕 갈림길까지 이어지는 약 500m 정도의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게 생긴 편마암으로 구성된 등로로서 이름처럼 그리 험한 코스는 아니다

칼바위 암릉과 아기자기한 소나무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칼바위 능선의 멋진 소나무들

칼바위 정상(11:48)

등로 곳곳에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다... 단풍만큼이나 화려한 옷차림으로

여기저기 앉아서 먹고 마시며 떠드는데 나혼자만 외로이 걷는 느낌이다

그래! 어차피 이 세상 올때도 혼자왔고 갈때도 혼자 갈것이니 미리 연습하는거야

상백운대 안내도에서 100m 정도를 걸어가니 상백운대 정상이 나온다

상백운대(上白雲臺:559m:11:55)

소요산에서 3번째 높은 봉우리로 자재암 일주문에서 오르는 좌측 등산로를

백운대라  부르며, 그 위치에 따라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가 있다

산세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극치를 이루는 단풍과 청량한 하늘 전체에 유유히

흐르는 흰구름이 어우러져 문자 그대로 작은 금강산이라고 부르는 이곳을

상백운대라 부르게 되었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가 왕자의 난으로 실각한 이후 이곳 소요산 아래에 행궁을

짓고 머물며 불교 수행에 힘썼는데 그는 자주 이곳 백운대에 올라 경치를 즐기며

동시에 자신의 회한을 달랬다고 한다

그가 백운대에 올라 지은 다음과 같은 시가  전한다.

 

넝쿨을 휘어 잡으며 푸른 봉우리에 오르니

흰구름 가운데 암자하나 놓였네.

내 나라 산천이 눈 아래 펼쳐지고

중국땅 강남조차 보일듯 하이

상백운대 정상에 있는 淸道 金公의 묘

등산객들이 묘지 위해 앉아서 파티를 벌이는데 망자에 대한 예의는 아닌듯 싶다

나홀로 호젓하게 다니던 습관에 익숙하다가 등산객이 많은 구간을 지나니 불편하기 그지없다 

1 - 8 이정표

선녀탕 갈림길(12:00)

이정표(←선녀탕 1.0km/↑중백운대 0.35km/↓상백운대 0.25km)

선녀탕 방향은 위험 안내문 표지판이 서있다

530m봉(12:02)

이곳에서 소요지맥은 우측 덕일봉(감투봉)으로 향하면서 인간들의 번잡함을 벗어난다

530m봉 이정표

내가 가야할 등로 가운데 등산객들이 밥상을 펼치고 있다.

등산객들을 피하여 등로 아래로 내려선다

滿秋

낙엽이 수북한 등로로 내려서니 채석장에서 설치한 휀스가 처져 있는데

‘경고 지반이 약하니 넘어가거나 밀지 마셔요’라는 경고판이 붙어있다

휀스를 지나니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만나고...잠시 후 우측으로 금동리로 향하는 이정표를 만난다

포천 금동리(琴洞里) 갈림길(12:08)

포천시 신북면 금동리는 산지 계곡에 형성된 마을로 서쪽으로 소요산(), 남쪽으로 국사봉이 있다.

자연마을로는 둔덩말, 무드리, 상아골, 새목, 샛골, 쇠골, 왕배이말, 지동 등이 있다.

금동리는 지형이 거문고처럼 생겼다 하여 거문리 또는 금동이라 하였다.

새목은 거문골 남동쪽 국사봉 밑에 있는 마을이다. 샛골은 거문골과 지동 사이에 있는 마을이다.

지동은 거문골 서쪽에 있는 마을로 종이를 뜨던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

아무도 없는 등로를 나홀로 걷고 있다... 이런 등로가 내 스타일이여

소나무가 멋진 암릉을 지나고...

죽어서도 도도한 자태를 잃지 않고...

덕일봉 갈림길 이정표(←말턱고개 6.8km/ ↑포천 신북/↓ 소요산 상백운대1km→)

 

덕일봉(535.6m:12:18)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과 포천시 신북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지도상에는

감투봉으로 표시가 되어 있고 정상에는 덕일봉 안내도와 119 표시판이 있고,

정상에는 삼각점(335FOB/D-96xx)이 설치되어  있는데 우측으로 신북으로 가는 길이다

덕일봉 안내도

이곳에서의 호젓함을 느끼며 휴식을 취하는데 불어오는 바람이 상당히 춥다

바람막이를 입고 점심으로 가져온 고구마와 밀감 2개, 막걸리가 오늘 점심이다

점심으로 막걸리 한통을 비우고 나니 하늘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갑자기 맘이 급해지기 시작하여 서둘러 베낭을 메고 말턱고개로 향한다

가뭄에 콩나듯이 만나는 시그널... 반갑습니다

완만한 능선을 걸어가다가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만난다

급경사에는 로프를 설치해놔서 편하게 내려온다

이시랑고개(12:40)

동두천시 상봉암동 동막골에서 포천시 신북온천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정상에는 이정표와 신북온천호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시랑고개 이정표

이시랑 고개에서 올라서니 아무도 밟지않은 낙엽길을 나홀로 걷는다

오르막 암릉길을 지나니 동막골 갈림길이 나온다

동막골 갈림길(12:50)

소요산(逍遙山) 골짜기의 일부로서 마을 전체가 산등성이로 싸여 있어 해가 늦게 뜨며

동쪽이 산으로 막힌 골짜기라는 뜻에서 동막골(東幕谷)이라고 불리었으며,

현재는 동막동(東幕洞)이라고 불리어진다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이곳에 이정표는 기막히게 잘되어 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꺽어져서 소요지맥길을 이어간다

번대산(450m:12:55)

동막골 갈림길에서 쉬엄쉬엄 5분 정도 걸으니 스마트폰 트랭글 앱에서

이 곳을 번대산이라고 알려주는데 이정표를 기막히게 잘해논 동두천시는

지명을 표기하는데는 상당히 인색한 지 아무런 표식도 없다

약간의 넓은 공터에 휴게용 벤치 2개만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진 혁진님의 소요지맥 지도에는 450m봉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 이곳은

낙엽만 수북한 밋밋한 봉우리로 지명유래는 알 수가 없고 포천시 신북면의

자료에는 번대산(본대산)으로만 표기가 되어 있다

벤치 2개가 외롭게 있는 번대산을 지나 낙엽이 수북한 등로로 내려서니 좌측으로

초록색 휀스가 나오는데 예전에 다이너스티C.C 였는데 지금은 클라우드 C.C 바뀌었다

골프장 휀스와 벙커봉 사이를 지나간다

예전에 한참 골프에 미쳐 있을때 두어번 와본 기억이 있는 골프장이다

건너편에는 문산(감악)지맥의 마차산이 보이건만 나무사이로 카메라에 잡기는 애매하다

375m봉(13:15)

갈림길(13:17)

임도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우측의 뚜렸한 길은 신북으로 가는 길이고

소요지맥길은 좌측으로 가지만 등로는 잘 보이질 않으나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서 그리 큰 걱정은 안해도 될듯싶다

이곳 벤치에 앉아서 물한모금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선다.

아무래도 비가 쏟아질런지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다

갈림길 이정표

좌측으로 꺽어져 내려서니 임도가 나오고 개똥쑥이 많이 보인다

임도 삼거리 이정표(13:25)

이정표(현위치 S-13, 임도/↑말턱고개 3.9km/↓소요산<상백운대> 3.9km)가 설치가 되어 있다

임도에서 만난 개똥쑥

임도에서 직진하여 임도를 버리고 우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능선을 빠져 나오니 송전탑을 만나고..

NO 23송전탑(13:30)

별 의미도 없는 봉우리 지나고 송전탑을 만나면서 부터  도로를 따라서 걷는다 

군사도로 옆에는 중화기 참호도 만나고...

낙엽을 밟으면 계속해서 도로를 걷는다

계속해서 만나는 군사시설물

또다시 임도를 버리고 벙커봉으로 오른다

벙커봉(13:40)

벙커봉에 오르니 연천군 전곡읍과 바로 초성리가 안개에 뒤덮혀 희미하게 보인다

간간히 한방울씩 떨어지는 빗줄기는 그쳤지만 모든 사물이 희미하다

좌측으로는 동두천을 가로 지르는 신천이 흐르고 전곡읍 앞에는 한탄강이

지나가는데 신천(왕방)지맥의 합수점과 문산(감악)지점의 합수점을 밟았던 내 흔적이 보인다

오늘은 한탄강이 아닌 신천으로 지맥이 입수하지만 11월말에 걸어려고 하는

영평(명성)지맥 합수점도 저기에서 멀지 않을터...

벙커봉에서 내려서서 임도로 내려서니 또다시 군시설물을 만나고...

임도사거리(13:55)

임도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면 초성리 법수동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헬기장이 있어서 출입금지 지역이다... 이곳에서 좌측 7시방향으로 향하는

임도를 따라서 초성리로 향해야 하는데 이곳에는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임도란 무엇일까요?’라는 안내판이 설치가 되어있다

임도란 무엇일까요?

헬기장의 모습

임도 삼거리(14:10)

임도 사거리에서 15분 정도를 걸으니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현위치 S-14, ↑동두천하산로 0.8km / ↓소요산<상백운대> 6.1km / →말턱고개 1.7km)가 있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꺽어져 한없이 임도를 걸어간다

임도 삼거리 이정표

포장임도와 비포장 임도를 잇다라 지나니 우측으로 텃밭과 민가가 보이면서 초성리 약수터로 내려선다

말턱고개 날머리 입구의 모습

초성리 약수터

임도를 지나서 민가를 빠져 나오니 약수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초성리 약수터다

약수물이 맛있기로 소문이 난 탓인지 물이 그리 많이 안나오는데 물통이 많이 보인다

넓은 주차장이 있고 물을 뜨러 온 차량들이 많이 보인다

주차장 앞에는 3번 구 국도가 지나가고 초성1리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이곳을 말턱고개라 부른다

말턱고개(14:30)

경기도 동두천시 하봉암동과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의 경계능선에 있는 고개로

고개에는 유명한 초성약수와 버스 정류장이 있는 3번 국도가 지나는 곳이지만

지금은 새로 생긴 4차선의 신 3번 국도가 생기는 바람에 한적한 고개가 되어버렸다.

 

말턱고개는 서울에서 원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였다고 한다

지명의 유래는 예전에 워낙 고개가 험하고 수목이 우거져 있어서 말이 오를 때 말의 턱이

고개에 닿았다고 하며 또한 이곳에서 말이 쉬어가곤 했다고 해서 붙혀진 지명이다

그러나 경원선 철로가 놓이면서 3번국도가 지나는 요로(要路)가 되면서 점차 언덕이

낮아졌고 지금은 4차선 신3번 국도가 우회하고 있는 곳이다 

3번 구 국도를 지나서 동네 가운데 도로를 따라 300m 정도를 가니 경원선 철도가 신천을 가로 막는다

철로 앞에는 경고판이 붙어있고 그 아래로 내려설 수가 없어서 신천으로 내려서는 걸 표기하고

신천을 그저 바라만 보다가 다시 말턱고개로 돌려야 했다.

축석령에서 국사봉까지 왕방지맥과 같이 오다가 국사봉에 갈라진 소요지맥은 이곳 신천에서

入水하면서 맥을 다한다

 

말턱고개로 되돌아와서 약수터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감하며 베낭을 정리한 다음

옷을 갈아입고 물뜨시는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수통에다가 물한통을 채우고 나오는데

약수물을 뜨신 분이 가려고 차에 시동을 걸기에 소요산역 가려고 하는데 그쪽 방향이면

좀 태워 달라고 했더니만 동두천에서 왔다고 하면서 쾌히 소요산역까지 태워준다

이제 범여는 히치에 맛이 들어 갈수록 얼굴에 철판을 깐 뻔돌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늘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소요지맥을 깔끔하게 마감을 한다

신천(辛川:14:40)

양주시 백석읍에서 발원하여 동두천시와 연천군 청산면을 거쳐 한탄강에 합류하는 하천으로

신천(辛川)라는 이름은 청담천과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양주시 은현면 용암리 앞을 흐르는 내를

신내·신천이라고 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도 하고, 양주시 남면 신산리 에서 시작한다 하여 붙여졌다고도 한다.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초촌천(哨村川)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강화천(江華川)이라고도 한다.

신천은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의 지류이며, 의정부시의 중량천과 대비되는 양주시의 제1하천이다.

결국 양주시는 북쪽의 임진강 유역권과 남쪽의 한강 유역권이 한북정맥으로 구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요산역(15:00)

소요산역에 도착하니 단풍 인파로 인하여 역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이다

이곳에서 서둘러 열차에 올라 집에와서 옷을 갈아입고 현장에서 가서

점검을 한 다음에 인부들과 함께 곱창에 소주한잔 기울이면서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