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광반조(廻光返照)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본다"라고 할 때 사용하는 말로 회광반조(廻光返照)가 있다.
회광반조는 불교의 선가에서 전하여 오는 말이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이 어리석은 줄 모르고
남보다 뛰어나다고 착각하여 으스대거나 남을 가르치려고 할 때 사용하는데 이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와도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옛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자신은 더럽고 추악한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그 잘못을 알지 못하면서 오히려 남이 저지른
작은 잘못을 지적하고 가르치려고 한다는 어리석음을 경계한 말이다.
또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들추어 내어 깎아 내려서는 자신이 위대한 것처럼
보이려하고 고귀한 척 행동을 하고 고상한 말을 하여야 이 사회가 남들보다 뛰어난 지성인으로
인정한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랑하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올바르게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한 후에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가
르치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삶은 자신과 남을 이롭게 하고 타툼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무학대사와 이성계의 대화에서 엿볼 수
있듯이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과 현명한 사람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마음이 흐리고 탁하면 세상은 불행과 더러움으로 가득차 있으며, 마음이 밝고 깨끗하면 세상이 행복과
깨끗함으로 가득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음이 어리석으면 자신이나 남이 어떤 기이한 행동이나 말을 하면 도인으로 착각을 하기도 하고
세상을 혼돈으로 몰고가는 파계자라고 간주를 하기도 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는 이유로 이단자로
몰아가는 편파적이고 편협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산 속에서만 사는 짧은 날개를 가진 새는 숲의 가리움속에서만 살기 때문에 나무만 보이므로
숲의 전체를 알 수가 없고 개울물이 하천물의 흐름을 모르고 하천물은 강의 생동감을 모르고 강은 바다가
넓고도 깊으며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모른다"는 말과 같다고 하겠다.
부처님이 설하신 게송을 보면
"마음은 일체의 근본이기에 마음이 주가되어 모든 일을 행하게 된다.
마음속에서 악한 일을 생각하면 말과 행동이 그와 같아진다.
중략.......
남의 허물만 꾸짖지 말고 자신의 허물을 꾸짖고 반성하는 이러한 여유와 진리를 깨우치면 영원히
원성은 없어지느니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보는 것을 회광반조(廻光返照)라고 하는데 원래의 뜻은 "빛을 돌이켜 거꾸로 비춘다."로
각 개인은 자신의 본심인 참나를 다른 데서 찾으려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찾으라는 말이다.
회광반조는 선종중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욕망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지 말고
자기내면 즉 마음을 돌이켜 본연의 자성을 직시하라"는 것으로 선을 수행하는 하나의 방법론이다.
임제는 깨우침이 무엇이냐고 묻는 제자에게 "네가 묻는 말 속에 문득 회광을 반조할 수 있으니
즉 너의 마음의 빛을 돌이켜 비추어 보면 거기에 깨우침의 길이 있으니 따로 구할 곳이 없다.
네 몸과 마음이 바로 부처와 조사인 것을 알았다면 따로 더 할일이 없다. 그것이 도의 자리이다."라고 하였다.
임제록에는 "그대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스스로 돌이켜 비추어 보라. 다른 데서 이치를 구하지 말지니
그대 몸과 마음이 조사와 부처님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본연의 참마음을 찾는다는 것은 이렇듯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이라고 하겠다.
회광반조(廻光返照)는 네 가지의 다른 뜻이 있으니 첫째는 해가 지기 직전에 일시적으로 햇살이 강하게
비추어 하늘이 잠시 동안 환하게 밝아지는 자연현상을 말하며, 둘째는 죽음의 문턱에 이른 사람이 잠시 동안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비유하기도 하며, 셋째는 사물이 쇠멸하기 직전에 잠시 왕성한 기운을 되찾는 경우를
비유하기도 하며, 넷째는 촛불이 사그러지기 직전에 한 차례 크게 불꽃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로 나이가 들어 인생이 황혼기에 접어들면 착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죽을 때 편안하다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나이가 먹어 갈 수록 마음에 욕심이 가득하고 심술만 늘어나 세상의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이것은 물욕의 마음이 존재하고 있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의 참과 거짓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을 살펴보면 인간이 태어나서 오욕의 삶을 살아가다가 세월이 흘러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면 한 줌의 재로 돌아가리니 항상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잘못을 뉘우치고 남에게는 악함보다는
선함을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