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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미주알고주알

내가 너의 눈이 되어 주리

by 범여(梵如) 2010. 7. 7.

      

      ♤ 내가 너의 눈이 되어 주리 ♤

      가슴에 큰 대못하나 박고
      한쪽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내 아들... 놀림과 비웃음 수군거림에도 아무 내색없이 굿굿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며 제 갈길을 잘 가고 있는 아들... 네가 어엿할수록 이 어미의 가슴이 더 아프다는걸 어떻게 말할수 있으리... “어머니 왜 나는 한쪽눈이 안보여요? 다른 애들은 아니잖아요 ” 당연히 다른 애들도 그런줄 알고 있던 초등학교 1학년 전교생의 체력검사 시력 책정 시간에 다른 친구와 다르다는 걸 알고 한 질문이다. 또다시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시간은 먼 과거로 돌아간다. 1984년 12월...엄마의 배를 가르며... 우렁찬 울음으로 건강하게 이 세상을 나온 아이... 아무 탈없이 잘 크다가 7개월 쯤 심한 감기와 식중독 증세로 동네 병원을 찾았을때 영문과 이유도 없이 종합병원으로 안내한 의사... 종합병원의 진단은 감기와 식중독이 아닌 안과의 처방전이 내려졌다.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지는“안구 종양”... 한쪽 눈을 덜어 내야 한다는 사형선고 보다 더 무서운 진단... 어떻게 이런 일이 어째서 이런 병이 이 어린 아이에게 온단 말인가? 고칠수 있고 나을수 있는 방법은 ... 울며 불며 매달려 봤지만 그나마 일찍 발견해서 수술만 하면 살수 있다는 위로 뿐이다.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몇군데의 종합병원을 전전하면서 검사에 검사 아이의 아픈 눈보다 더 심한 검사받는 고통이 시작되었다. 손목에서부터 시작된 주사 바늘이 머리에서 발목에까지... 더 이상 주사 꼿을 자리를 찾지못해 이젠 똥고에 까지 진통제와 수면제를 투여할 때 아이의 고통은 절규하다 못해 졸도에 졸도 였다. 하지만 한번 내려진 진단은 번복도 없고 나아지지도 않았고 고통만 심해갔다. 종양이라는 특이성 때문에... 안구를 사 넣을수도 기증을 받아도 사용 할 수가 없단다. 그렇게 병원을 전전하며 버티어 보기를 8개월... 더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위험하다는 의사의 결정에 태어난지 14개월째... 엄마의 목을 끌어안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다량의 수면제로 잠재우고 수술실로 향했다. 그 어린 아이를 전신마취로 5시간의 수술끝에 크다란 안대를 달고 와 안기는 아이의 울음은 차라리 통곡 이였다. 무엇인가를 아는 것처럼 울고 또 우는 아기의 울음은 병실 사람 모두를 울고 또 울게 만들었다. 아픈 고통은 사라졌지만 앞으로 살아 갈 길이 문제다. 인조 안구로 멀쩡한 눈처럼 하고 사는 아이 세척 때문에 뺏다 넣었다를 하면서도 엄마의 품안이라 잘 견디었는데... 학교를 가니 눈이 이상하다고 놀리는 아이들의 구박과 놀림... 구타와 왕따가 계속 되었다. 의사들이 염려하는 한쪽 눈은 아직은 양호한 상태라서 뒤걸음 치고... 도망가려는 아이를 얼레고 달래면서 학교를 찾아가 반친구에게 하소연 했다. 갓난 애기때부터 아파서 어쩔수 없이 한 수술... 불쌍한 아이 좀 도와 달라고... 적응하고 다닐수 있게 제발 좀... 놀리지만 말아 달라고 빌고 또 빌며 애원했다. 가슴 찢어지는 이 고통을 애들은 알았을까? 도움은 없었어도 더 이상의 놀림도 빈도가 약해졌다. 철이 들면서 왕따에 또 왕따를 당하면서도 그렇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을 어렵게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여 이제는 사회의 한 구성을 이룰 어엿한 성인이 되었구나. 병원에서는 정기적인 검진으로 남은 한쪽눈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부답... 아무런 내색없이 자기 일만 (공부) 열심이다.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 흔들림 없이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 내아이... 장애인이라는 그 사회적 존칭이 두렵고 겁이나 장애인 등록도 미루고... 부모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저 스스로 판단하여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야 할 내아들... 정말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고통이 더 심하리라. 지금까지는 부모의 도움으로 잘 지내 왔지만 부모가 평생을 같이 살아 줄수가 없으니 더 성인이 되면 자기 스스로 살아 가야 하리... 아들아! 누군가 더 아픈 소리를 하더라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더 꿋꿋하게 살자꾸나...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마음으로... 언제나 푸른 솔 처럼 세상을 맑고 푸르게 가꾸면서 살아가거라...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똑같이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어 당당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거라.
      - 옮겨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