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 스님
범어사는 부산의 금정산에 위치한 명찰이며
왜구를 진압하는 비보사찰로서 유명하다
신라 때 부터 의상의 화엄사상의 전통을 이어 받은
구산선문의 본산으로 선찰대본산이다
범어사의 계명암선원에 한철 동안 납자들을 지도해 줄 큰스님으로
초청받은 경허스님을 모시고 월면스님과 침운이란 두 제자와 범어사로
가는 길에 있엇던 농세의 일화이다.
부산까지 먼길을 가야 했으므로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자
다리는 아프고 날은 저물고 하여 한 발작도 옮겨 걷기가 싫증이 날
정도로 지쳐버렸다
그러자 경허스님이 "내가 빨리 걷는 축지법을 가르쳐 주겠네"
"스님제발 그 도술을 가르쳐 주십시요"
."그래 그럼 내가 축지법을 가르쳐 주겠노라 보거라"
그때 동네 어귀를 지나는데 젊은 처녀가 물동이에 물을 길어 집
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승 경허가 갑자기 물동이를 인
동네 처녀를 와락 끌어안고는 입을 ‘쪽’하고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기겁을 한 처녀가 물동이를 팽개치고 집안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데
리고 나왔습니다.
“저 땡중놈 잡아라.”
동네 사람들이 낫이며 도끼며 괭이 등을 들고 뒤를 쫓아 오고 있었다.
난데없이 축지법을 가르켜 준다고 하여 이를 지켜보던
월면과 침운 두제자는 사태가 이 정도까지 이르게 되자
다리야 날 살려라 하고 함께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뛰어 마침내 쫓아오는 사람도 없고 마을도 보이지 않게 되자
경허스님은 어느 나무 밑둥에 털썩 주저앉으면
"어떠한가 내가 가르쳐 준 축지법이 그 토록 먼길을 단숨에 달려 오지 않았나"
경허스님이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가르치는 농세 요즘에 이런 행위를 했다면
성추행으로 팔찌를 끼워야 할 정도인데 그 시절은 그런 일도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지친 몸을 죽을판 살판 도망이란 수례에 실고 달리니
그 토록 먼길을 단숨에 달려 오지 않았는가
지친 마음도 사라지더라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선사의 회괴한 가르침
지금 그런 스승이 있다면 바로 강퇴 당하고 베이커리 하우스로 직행 하는데 ㅎ ㅎㅎ
길없는 길 (금산스님의 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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