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일반 계시판

배럿 前인텔 회장, 시골 산장 주인으로

by 범여(梵如) 2010. 10. 12.

 

크레이그 배럿(Barrett·70)

배럿 前인텔 회장, 시골 산장 주인으로 180도 다른 제2인생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CEO(최고경영자)로서 현대인의 '초고속 삶'을

이끌었던 크레이그 배럿(Barrett·70) 전 회장이 이제 한적한 시골 산장의 주인으로

변신해 '느림의 미학'을 전파하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Fortune) 인터넷

판이 18일 보도했다.

배럿은 1998~2005년 CEO, 2005~ 2009년 회장을 역임하기까지 35년간 공룡 기업

인텔을 일구고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닷컴버블 붕괴로 IT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

됐던 시기에 인텔을 맡아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회장직에서 은퇴하면서 '제2의 인생'을 맞이한 배럿은 뜻밖에도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의 숲 지대에 있는 '트리플 크리크 랜치'라는 고급 산장의 주인으로

변신했다.

 

배럿은 1988년 이 산장을 찾았다가 직원들의 친절과 주변 숲의 수려한 광경에 감동해,

1993년 산장과 주변 부지를 인수했다고 한다.

배럿은 젊은 시절 산림감시원이 꿈이었지만, 모교인 스탠퍼드대에 산림학 학위가 없어

재료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밝힐 정도로 숲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 배럿 전 인텔 회장이 은퇴 후 운영하는 미국 몬태나주의 트리플 크리크 랜치 산장. 배럿 전 회장은 이곳에서 편안함과 느림의 미학(美學)을 전파하고 있다./트리플 크리크 랜치 웹사이트

트리플 크리크 랜치는 휴대전화도 연결이 안 되는 외진 시골이다. 배럿은 이곳 산장을 관리

하고 고객을 접대하는 데에 인텔의 경험을 접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고객 서비스의 핵심은

'빠른 속도'가 아니라, '편안과 여유'다.

배럿이 가장 중시하는 경영 요소는 인재 채용이다. 그는 CEO의 경험을 살려 "냄새만 맡아도

능력 있고 열정을 지닌 사람을 구별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채용된 인재는 친절한

서비스로 한 번 찾은 손님을 단골로 만든다.

 

이 때문에 하룻밤에 650~2500달러(약 79만~300만원)인 비싼 숙박료에도, 고객들은 배럿의

산장 경영에 찬사를 보낸다.

고객 중 한 부부는 배럿의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떠나려는데 자신들의 차가 티끌 하나

없이 세차된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다른 부부는 2년 만에 다시 산장을 찾았는데

종업원들이 자신들이 먹었던 샐러드의 채소 종류를 기억하고 있어 놀랐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