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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시산제 자료

시산제 내용의 의미

by 범여(梵如) 2012. 2. 8.

시산제

 

시산제는 산제(山祭), 설제(雪祭)라고도 한다.

시산제는 새봄이 되면 웬만한 산악회면 빼놓지 않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예법을 몰라 얼치기 시산제를 지내거나, 소란만 피우는 행사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또 신설산악회의 경우 산제를 지내고 싶어도 정작 방법을 몰라 망설이기도 한다.

또 일부 관광 산악회에서는 열기에 급급해 사람을 불러 모음으로써 자연 훼손을 가져 온다는 비난도 들어 왔다.

시산제는 산악회에 따라 창립기념일을 잡아 지내기도 하지만 산행을 시작함에 앞서 한 해 동안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면에서 이삼월도 적당하다. 일월은 시작의 의미는 크지만 혹한과 폭설 등 기후조건상

피하는 것이 좋다. 요새는 설을 기준으로 음력 정월에 많이 지내는 추세라고 한다.

 

시산제 장소로는 당일로 넉넉히 다녀올 수 있으면서 인적이 뜸한 산이 좋다.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는 정기산행이 일요일이나 공휴일이 많으므로 등산객이 많은 곳은 계획대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요즈음은 경비도 절약하고 이동하기 쉬운 관내 산에서 부담 없이 시산제를 지내는 산악회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장소로 석성산, 말아가리산, 문수봉, 시궁산, 광교산 등 접근성이 좋아 인기다.

 

상차림은 많은 산악회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예로부터 제례는 가가례(家家禮)라 하여 지역이나 가문이나 집집마다 차이가 있다.

기본적인 상차림을 설명하면 우선 시산제는 고사의 의미가 강하므로 돼지머리 통북어가 빠질 수 없다.

여기에 시루떡 과일 술이 꼭 들어간다.

 

제를 지내는 산 산신 이름으로 지방(삼봉산신 신위)을 맨 뒤 부분에 배열한다.

(돼지머리나 떡에 절하는 모습보다는 지방이 있으므로 제를 올리는 대상이 확실한 것이 보기에도 좋다.)

지방 앞으로 시루떡을 놓는다. 시루떡의 붉은 팥은 옛부터 악귀를 떨치거나 접근을 막아 준다고 한다.

요즈음은 돼지머리를 정중앙에 놓는 형태가 많다.

그리고 시루떡을 우측, 왼편으로는 통북어 머리를 동쪽으로 놓는다.

(제사는 지내는 쪽을 북쪽으로 향하거나 북쪽으로 생각하며 진설한다.)

양편으로 촛불을 켜고 앞으로는 과일을 놓는다.

 

진설하는 우리나라 유교식으로 조율시이(棗栗枾梨) 로 진설함은 성균관제례를 참고한다.

조(棗)는 대추로 씨가 하나 있다 하여 임금이나 유일함을 상징한다 .

율(栗)은 밤으로 삼정승(씨가 셋으로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상징한다.

시(枾)는 감으로 씨가 여섯으로 육판서를 상징한다.

이(梨)는 배로 씨가 여덟으로 팔도 절도사를 상징한다.

그래서 진설을 좌로부터 조율시이로 쓰고 나머지는 오른쪽에 진설한다.

진설은 모두 통과일을 쓰며 가지 수와 개수도 홀수 3.5.7.9로 진설한다.

보통 오색으로 대추 밤 감 배 사과를 놓는다.

 

산악회에 따라 조율시이를 쓰지 않고 홍동백서를 쓰는 경우에는 맨 오른쪽에 대추 밤 사과

순으로 붉은 과일은 오른쪽(동) 흰 과일은 왼쪽(서) 으로 진설한다. 조율시이와 홍동백서는 방향이 정반대이다.

그리고는 향과 술잔, 저분, 축문을 준비한다.

 

시산제의 의식은 유교식 절차에 따르기 때문에 정성이 들어가고 엄숙한 분위기로 진지한 마음을 갖고 임한다.

제문은 한문 축은 이해를 하기 어려워서 한문 축에 한글축을 겸하는 경우가 많지만 본문에 가서는

한글식이 됨으로 우리말 제문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한문 축은 집에서 고사, 제사 때 쓰는 축문 중에 밥(반)을 떡(병)으로 바꾸면 된다.

 

내용은 산신에게 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아뢴 후 자연보호에 정성을 다할 것을 맹세하고

한 해 동안 무사 산행을 비는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을 취한다.

시산제를 지내다 보면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이 많다고 과음 과식을 하거나 제례 도중

소란스러울 수 있는데 이는 꼭 피해야 할 대목이다. 자칫하면 산악인의 행사가 아닌 향락으로 전락할 수 있다.

 

미신이라고 치부하거나 가벼운 재밋거리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산악인, 회원으로서 산을 오르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의미에서도 시산제는 격식을 갖춰 엄숙하게 치르며 적극 참여 하는 것이 좋다.

 

통북어는 오래도록 무궁하라고 실을 감아두기도 하며, 시루떡 위에 청수(맑은 물)를 올리기도 한다.

불교나 무속에서는 산신에 채를 올릴 때는 오이, 당근, 미나리, 사탕도 올리며 고사 때는 나물도

올리지만 시산제는 대부분 생략한다.

절은 어른께 일배, 돌아가신 분께 이배, 불교나 성인이나 신께는 삼배를 한다.

보통 산악회에서는 2배를 한다. 그러나 3배를 하는 것도 괜찮다.

 

고수래(고시래, 고씨네)는 의식 후 음식을 조금씩 모아 술에 넣고 버리는 의식으로 불교 무속에서 행한다.

고사 후에 집안 곳곳에 떡을 놓는 것과 같은 것으로 시산제에는 보통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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