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사상
1. 밀교의 성립과 역사
‘밀교(密敎)’는 ‘비밀불교(秘密佛敎)’를 줄여 부른 말인데, 깨달음을 위한 수행도로서의 밀교를 진언승(眞言乘),
또 는 진언문(眞言門)이라고도 한다. 또한 밀교를 표현하는 다른 용어로는 금강승(金剛乘), 구생승(俱生乘), 시륜승(時輪乘) 등이 있다.
서양에서는 밀교를 딴뜨릭부디즘(Tantric Buddhism), 또는 불교딴뜨라(Buddhsit Tantra) 등 으로 부르는데,
이것은 8, 9세기경 인도의 후기 밀교시대에 성립된 밀교경전을 딴뜨라(Tantra)라고 부른 데서 비롯된 것이다.
흔히 불교딴뜨라를 좌도밀교(左道密敎)라고 오해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좌도는 힌두딴뜨리즘 가운데
샤끄따파를 가리키는 것으로 불교의 범주인 밀교와 전혀 관련이 없다.
밀교는 대승불교의 성립 이후 4, 5세기경에 시작된 것으로 중국의 불공(不空)은 불교를 현교(顯敎)와 밀교로 나누고,
밀교에 대해 부처님의 삼밀(三密)과 상응하는 수행문에 의지하여 많은 겁의 난행과 고행을 하지 않고 신속히 성불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삼밀은 부처님께서 중생에게 보이신 세 가지 비밀을 말하는 것으로 신밀(身密), 구 밀(口密), 의밀(意密)을 뜻한다.
삼밀을 간략히 설명하면
신밀은 부처님의 신체적 비밀로 부처님의 상호(相好)인 32상 80종호와 함께 보살, 수호존 등의 형태와 색깔, 장신구,
수인(手印) 등을 말하며, 구밀, 또는 어밀(語密)은 부처님의 언어적 비밀로 진언, 다라니, 종자(種字) 등을 가리킨다.
의밀, 또는 심밀(心密)은 부처님의 마음의 비밀로 곧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지혜, 또는 삼매를 말한다. 즉 밀교는 진언(眞言),
다라니(陀羅尼)를 비롯해 다양한 불ㆍ보살의 형태와 수인(手印), 그리고 만다라(曼茶羅)와 대부분의 불교의식 등을
포함하면서 이것을 방편삼아 깨달음과 중생구제라는 불교의 근본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불교경전의 경우 대승불교의 성립과 함께 경전의 수지, 독송을 돕기 위해 경전의 축약된 의미를 지닌 진언과 다라니가
등장하고 이에 의지한 수행이 일찍이 등장하였다.
정토(淨土)계 경전에는 불상이나 불ㆍ보살의 정토를 관하는 수행이 존재하였으며, 3, 4세기 경에는 불교경전에 많은 주와
다라니, 그리고 점성술과 제의 등이 출현, 정비되었다. 이것은 밀교가 불교 내부에서 점차적으로 성장한 사실을 뜻하는
것으로 불교가 인도대륙의 종교환경에서 성장 하면서, 인도의 종교문화에 의지한 외형적 소재들을 수용하게 되면서
이들을 통해 인도대중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 고, 또한 중생구호라는 불교의 본래적 정신을 구현하려 노력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인도에서 성립한 밀교는 불교경전의 전래와 함께 중국에 전해졌는데, 처음에는 진언과 다라니 등의
밀교 적 소재가 대승경전에 섞인 채 전해졌으나, 정비된 의궤(儀軌)에 입각해 성불을 목적으로 하는 체계화된
중기밀교 는 8, 9세기경 당 시대에 전해져 한반도를 비롯한 일본에 전해졌다. 한반도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의
북방 대승불 교권에서 『대일경』과 『금강정경』을 중심으로 한 밀교의 교학과 수행체계가 유행되고, 정비된 반면
인도와 티베 트에서는 딴뜨라를 중심으로 한 인도 후기밀교가 크게 유행하였다.
한반도의 경우 불교가 전래될 때 밀교가 치병과 호국 등의 방편을 보임으로써 불교를 영험한 종교로 인정받는 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티베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공통된 것으로 불교의 전파에 밀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2. 밀교의 중심 교리
석존의 입멸 후 불교경전에 나타난 붓다관은 부처님에 대해 역사적 인물인 석존(釋尊)에 국한하지 않고,
삼세에 걸 쳐 타방정토에 무수히 존재한다고 설하였다. 또한 부처님은 인연에 따른 생멸(生滅)의 존재가 아니라
시공(時空)을 초월한 절대세계에 변함없이 머문다고 하였다.
이러한 붓다의 절대성과 영원성은 대승불교에서는 법신(法身)불로 나타나 『화엄경』의 경우 법신인 비로자나불은
시대를 초월한 절대적 존재로서 열반에 들지 않고 중생을 위해 영원히 설법한다고 설하여 법신불이 지닌
신앙적 의미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한편 대승불교의 보살은 보현보살(普賢菩薩)과 같이 중생구호를 위해 마지막
중생이 남을 때까지 자신은 영원히 성불치 않는다고 하여 대승정신의 구현자 로서 그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밀교의 붓다관은 이러한 대승불교의 붓다관을 계승하면서도 한편으로 붓다와 대보살의 경계를 허물어
진언문의 수행자가 성불하여 자신이 곧 절대 법신의 붓다로서 중생구호를 위해 영원히 노력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밀교경전 인 『대일경』에서 비로자나여래의 일체지지(一切智智)에 대해 ‘보리심이 원인이 되고, 자비심이 뿌리가 되고,
방편 을 구경으로 한다’고 정의하여 밀교의 궁극적 성불이 중생구호의 방편적 구현을 궁극적 목표로 정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밀교에는 수행의 이상적 성취자로서 금강살타(金剛薩豊)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지금강(持金剛)ㆍ집금강(執金剛)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 명칭이 의미하듯 절대법신의 영원성을 상징하는 금강과 보리살타의 살타가 결합된
말로서 절대법신이면서 대보살의 중생구호이념을 실현하는 실천자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밀교는 대승불교의 반야사상과 열반관 등의 사상을 계승한다. 용수의 『대지도론』에서 ‘깊은 깨달음은 세간적 현실과
열반을 다르지 않게 본다’라고 한 반야사상과 『열반경』에서 열반은 영원한 안락이며 청정한 자성임을 뜻하는
‘상락아정(常樂我淨)’의 근본 이념을 계승하였다. 따라서 교리적으로 반야의 지혜에 의해 세간과 출세간을 나누지 않고
열반과 생사가 하나라는 깨달음에 입각해, 자신은 공성에 머물면서 중생구호를 위해 현실세계에서 노력하는
성취자의 이상을 금강살타를 통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밀교경전인 『이취경』에는 ‘수승한 지혜를 성취한 보살은 중생의 윤회 생사(生死)가 다하도록 언제나 중생을 이익되게 하며,
열반을 취하지 않는다. 반야와 방편은 반야바라밀에 의해 알 수 있는 것으로 제법과 일체의 존재는 모두 청정한 것이다.
탐욕으로 가득한 세간을 청정케 하며, 유정과 악취를 존재의 삶이 다하도록 조복시킨다.
마치 연꽃의 줄기가 진흙에 묻더라도, 그 자체는 더러워지지 않는 것처럼 모든 탐욕인 번뇌의 성품도 그와같이
오염되지 않 으며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큰 탐욕이 청정하기 때문에 크게 안락하고, 풍요로우며, 삼계에 자재함을
얻어 능히 견 고한 이익을 성취한다’라고 하여 대승불교의 붓다관과 반야와 열반등의 제반사상에 근거하여 현실
세간의 살아 있 는 실천자에 대한 교리적 기반을 이룩하고 있다.
3. 밀교의 수행이념
밀교수행의 근본적인 목적이 대승적 이념의 실현에 있지만 밀교의 수행을 진언문(眞言門)으로 설정한 것과
같이 밀 교는 현교와 다른 독특한 수행방편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수행자가 밀교를 구성하는 진언, 다라니와 수인,
불형(佛形) 등을 소연(所緣)으로 관(觀)하여 내면적인 심식(心識)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성불에 도달하는 것이다.
소연의 대상인 여래의 불형에 대해 『대일경』에는 진언과 수인, 형상의 세 가지가 있다고 설하였다.
같은 경전의 「무상염송문(無相念誦門)」에는 ‘진언행자가 성불의 마음을 결정할 때 먼저 한마음으로 본존을 관해야 한다.
진언 과 비밀한 수인을 수호함으로써 유가수행의 본존상을 짓는다. 본존의 색상과 위의(威儀)와 같이 진언행자의 마음도 그와 같다.
본지(本地)신과 상응하는 불신(佛身)에 머물러 비록 복이 적은 자라도 성불할 수 있다’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유가수행은
곧 수행자의 심식(心識)을 붓다의 의식으로 전환하려는 전식득지(轉識得智)의 수행이념에 근거한 것이다.
밀교의 유가수행은 중생의 의식변화를 통해 중생자신의 현실을 붓다의 절대적 현실로 실현하는 것으로 중생의
신어 심(身語心)은 곧 붓다의 신금강ㆍ어금강ㆍ심금강으로 전환되는데, 이러한 즉신성불(卽身成佛)의 수행이념은
인도 후기밀교의 수행으로까지 전개되어 생기차제(生起次第)와 구경차제(究竟次第)의 독특한 수행체계의 사상적 기반이 된다.
후기밀교의 수행이념은 중생의 신어심의 영역을 중생의 세 가지 존재인 삼유(三有), 즉 생유(生有)와 중유(中有)와
사유(死有)를 붓다의 화신과 보신, 그리고 법신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비밀집회딴뜨라』에는 ‘진언을 관연(觀緣)한 몸은 말과 마음에 의지하며, 마음은 안락하고 즐거워 수승한 실지 (悉地)를 성취할 것이다.
마음에 관연한 무아를 말과 몸에 대해서도 관할 것이니 평등한 공성을 삼밀에 상응하여 성취한다.
신어의를 관연할 때 그 자성은 관연함이 없을 것이니 진언에 의해 몸을 상응함에 있어 보리도 없고 수행도 없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밀교의 수행이 어떤 생리적이거나, 외적인 변화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상이나 유식 사상, 여래장사상 등의
불교의 근본적 교리에 입각해 이것을 철저히 수행자의 내면세계에 반영하는 유가수행임을 잘 나타내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밀교의 교리와 수행은 대승불교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중생의 현실세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실현할 수 있는가를 연구한 불교 교단의 경험과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밀교입문
제1 밀교
1. 밀교.진언종의 의미
밀교
흔히 [밀교 密敎]란 어떤 특수한 종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 속의 한 흐름으로서, 즉 대승불교의 철저한 후계자로서 오히려 대승불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밀교입니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밀교가 힌두교 등 인도의
제종교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불교의 흐름 속에서 특수한 발전을 보아온
하나의 [비밀불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밀 密]이란 비밀을 의미합니다. [비밀]이라는 말의 산스크리트어(梵語)는 구햐 guhya라는 말이
흔히 쓰이는데 그것을 번역하여 비밀, 또는 밀이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밀교] 또는
[비밀불교]는 그 의미하는 바가 종교적 체험의 깊이를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밀교라든가
비밀불교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깊고 오묘한 가르침]이라고 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밀교라고 할 때는 곧 현교(顯敎)라고 하는 말이 대조적으로 말해집니다.
사실, 홍법대사(弘法大師) 쿠카이(空海) 이후의 일본의 진언밀교에서는 상대적인 의미로
현교와 밀교라고 하는 말이 쓰여지고, 현교에 대하여 밀교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를
강조하려고 한 것입니다. 여기에 관계된 것으로 쿠카이가 저술한 것, 또는 그 이후의 천태종의
학자들이 쓴 것, 그리고 헤이안(平安) 말기에 가꾸반(覺종;興敎大師)이 현밀차별을 논한 것 등
대단히 많이 있는데 그러한 것을 통하여, 현교에 대한 밀교의 특색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상당히 폭넓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점은 밀교사상편에 들어가서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인도에 있어서의 유파의 명칭
밀교는 인도에서 발달하여 중국과 한국, 일본에 전해지고, 또한 티벳(西藏)에도 전해져서
각자 독자적인 전개를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인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호칭은
[바즈라.야나 vajrayana]라고 하고 금강승(金剛乘)으로 번역합니다.
또한 자신들이 대승의 발전 속에 더욱 깊고 크게 발전한 것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바즈라.마하야나 vajra-mahayana], 즉 금강대승(金剛大乘)이라고 과칭하기도 합니다.
밀교의 근본경전인 {대일경}에도 대승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대승은 {대일경}이전의 대승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보다 발전한 형태로서의
[우리 대승]이라는 의미의 대승입니다. 또한 진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강조하여
[만트라야나 mantrayana], 진언승(眞言乘)이라는 호칭도 있습니다.
그리고 밀교를 서양에서는 [탄트릭 부디즘Tantric Buddhism], [에소테릭 부디즘 Esoteric Buddhism]이라고 하는데,
7세기 이후부터 밀교 최후의 무렵(12세기경)까지의 밀교문헌을 탄트라Tantra라고 하는 것에 근거하여
밀교를 탄트라의 불교, 탄트릭 부디즘이라고 한 것 입니다.
인도에서 성전을 나타내는 언어 수트라 sutra(팔리어;sutta)를 불교에서는 경(經) 또는 계경(契經)이라고 번역합니다. 본래 그것은 [날실(縱絲)]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탄트라도 본래는 [씨실(橫絲)]이라는 의미입니다.
탄트라란 <넓게 한다>는 의미의 탄tan으로 부터 나온 말이라 하여 [그것에 의하여 지혜가 넓혀지는 것]
또는 [모든 것을 한데 모은 것], [한 번 만들어진 것이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것, 이것이 탄트라]라고
확대 해석하기도 합니다.
불교성전에서 수트라라고 하면 불설(佛說)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논사(論師)가 설한 것은 논서(論書)라고 합니다.
그것에 대하여 탄트라는 역시 수트라와 같이 경전이지만 [불설]이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르침에는 다름이 없지만 수트라는 사상적(思想的)인 내용이 풍부한 데 비하여 탄트라는 실천적인 면에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으로 특징짓기도 합니다. 아무튼 수트라든 탄트라든 진리를 문자로 기록하여
남기는 것을 기계로 옷감을 짜는 것에 비유하여, 씨실과 날실의 교차에 의하여 우주의 진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하는 발상이 깔려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좀더 부연한다면 밀교는 독특하고 복잡한 수법(修法)과 관법(觀法)을 하고 있는 것이
현교(顯敎)의 수트라와 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 그에 관한 의례(儀禮;修法의 規則과 方法)을
설한 문헌을 [의궤(儀軌)]라고 하는데, 그러한 여러 가지 종교적인 실천을 내용으로 하는
불교문헌이라는 의미로 탄트라라고 하는 말이 사용되게 된 것 입니다.
이와 같이 탄트라는 본래 사상이나 철학을 설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대우주 즉 절대 세계와
소우주 즉 인간 세계가 본래 일체 (一體)라는 생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지향하는 실천의
도(道), 즉 수도의 방법(修法)을 분명히 밝혀 주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읽거나 듣거나
하더라도 혹은 내용을 안다든가 이해한다고 해도 전혀 의미를 지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탄트라는 오로지 그것에 따라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본래의 의의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같은 불설(佛說), 즉 경전이면서도 수트라라고 하지 않고 탄트라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쿠카이(空海)의 용어
홍법대사 쿠카이는 밀교의 대성자(大成者)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밀교에 대한 용어의 사용방법이
대단히 풍부합니다. 홍법대사의 저작을 통하여 어떠한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습니다.
[진언종]이라고 하는 말은 쿠카이가 일본에 개창한 종파의 종명(宗名)입니다.
그런데 쿠카이의 저술 속에는 이밖에도 진언밀교(眞言密敎), 진언비교(眞言秘敎), 진언승교(眞言乘敎),
진언비밀장(眞言秘密藏), 진언법교(眞言法敎) 등의 말이 자유자재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또한 쿠카이는 [밀교]라고 하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 밀교라고 하는 계열의 말로는
비밀승(秘密乘), 비밀불승(秘密佛乘), 비밀일승(秘密一乘), 비밀금강승(秘密金剛乘),
비밀진언장(秘密眞言藏), 비밀만다라교(秘密曼茶羅敎)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강일승 金剛一乘]이라고도 하고 있습니다. 일승불교라고 할 때는 법화일승,
화엄일승이라고 하듯이 여러 종파에서 제각기 자신의 종파의 우위를 내세우기 위해
강조했던 표현 가운데 하나입니다. 즉 최고의 가르침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하여 쿠카이는 금강일승, 그것이 우리 진언밀교이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쿠카이는 그야말로 밀교의 대성자로써 밀교를 철저하게 자신의 것으로 한
실천가였던 것인만큼 밀교를 나타내는 데에 여러 가지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사용하는 단어에 대해서도 제각기 밀교의 특성을 나타내는 깊은 의미를 간직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진언종
앞에서 언급한 대로 밀교가 특히 일본에서 하나의 종파로 정착하고 있는 명칭은 진언종입니다.
그렇게 진언종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불공삼장 (不空三藏)이 번역한 {분별성위경(分別聖位經)}이라고 하는 작은 경 속에
[진언다라니종(眞言多羅尼宗)]이란 어떤 의미인가 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 [진언다라니종]이라는 말에 주목하여 쿠카이는 힌트를 얻은 것입니다.
[다라니]를 빼고 [진언종]이라는 말을 할 수 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쿠카이는 종명을 [진언종]이라 한 것인데, 다시말하면 헤아안 초기에 중국에서
가지고 온 밀교를 일본불교의 여러 종파 속에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명칭을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천태종이라 한 것에 대하여 자기 쪽은 밀교라 하지 않고 진언종이라 한 것입니다.
산스크리트어 [만트라mantra]를 [진언(眞言)]이라고 번역합니다.
만트라는 오래된 의미로는 신들에게 바치는 찬가, 신을 찬미하는 짧은 말입니다.
그것은 베다veda 등의 종교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신들에게 바치는
찬가라는 의미를 가진 말을 쿠카이는 [진실어 眞實語;진실한 말]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의어 如義語]라고도 하는데 [뜻과 같다(如義)]고 하는 것은 진리의 말, 진실의 말을 뜻합니다.
법신 대일여래(法身大日如來)의 자내증(自內證;스스로 깨달은 내용) 그 자체를 설명한 진실의 가르침,
진실의 말씀, 그것을 [진언]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므로 쿠카이는 누구나 믿어서 의심이 없는 우주의 진리 그 자체,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
그 자체를 가르침 속에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 그러한 법신설법(法身說法)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종파를 [진언종]이라고 한 것입니다.
2. 밀교의 분류
지역별로 본 밀교의 분류
밀교를 지역적으로 볼 때, 인도에서 중국 한국 일본 또는 티벳 몽고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고,
시간적으로도 긴 역사적 발전과 변천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단히 밀교의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밀교라고 할 경우는 어디의 밀교인가를 한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흔히 말합니다.
우선 지역적으로 분류하여 인도에서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도의 밀교는 1,300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밀교는 근본불교시대부터 13세기의 초기까지,
처음에는 미미한 정도였지만 7세기 이후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인도의 밀교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뒤에 중국에 전해진 밀교는 한역경전에 의한 밀교입니다.
처음은 3세기 무렵이고 역경에 의해서 그 밀교의 사상이 겨우 보급되는 정도였는데, 8세기 중당(中唐)
무렵이 되면 밀교 경전의 전역도 왕성하게 되고 밀교라는 한 종파가 여러 종파 사이에 독립하여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계열의 밀교가 그대로 일본의 밀교로 된 것입니다.
일본의 밀교는 중국밀교의 전래에 의한 것이지만, 나라(奈良)시대에는 아직 하나의 종파로
독립을 보지 못하고, 헤이안 시대의 초기에 홍법대사 쿠카이에 의해서 비로소 한 종파로 독립한
진언종이 성립한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전교대사 사이쵸(傳敎大師最澄)가 전한 일본의 천태종에는
천태밀교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일본의 천태종은 {법화경} 뿐만 아니라 밀교를 겸해서
배우고 있는데, {법화경}과 밀교는 똑같이 높은 사상적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것을 흔히 [원밀일치(圓密一致)]라고 합니다.천태밀교는 [태밀(台密)]이라 하고 진언밀교는
[동밀(東密)]이라고 합니다.이 경우 동은 교또(京都)의 동사(東寺)를 가리킵니다.
고야산의 밀교라고 해도 좋지만 어느 시대에 동사가 진언종의 가장 중심으로 되고
동사의 쵸쟈(長者)가 진언종의 대표이고 다른 큰 본산(本山)을 통제한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동사가 진언종을 대표하는 의미에서 동밀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의 밀교는 동밀과 태밀의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티벳에 전해진 밀교의 흐름도 있고 많은 경전의 티벳역과 밀교의 홍통, 그
리고 티벳밀교의 발달 변천이 있습니다.
인도밀교의 분류
인도에서의 밀교의 발생.발달.변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인도의 문헌에 의해 밝힌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것은 넓은 의미에서의 인도불교에 대해서도 사정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도문헌으로서의 불교문헌이든 밀교문헌이든 어느것도 거의 현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충분하긴 하지만 중국에 전역된 문헌자료에 근거하여 인도불교 또는그 일부문으로서의
밀교경전의 성립사를 추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도밀교경전의 성립사에 대해서는 뒤에 중국밀교의 성립사를 개관하면서 함께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인도밀교에 대해서 내용적으로 구분하여 중국.일본과 티벳이라고 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일본에서의 분류방법
먼저 중국.일본의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약속한 것으로는 밀교를 [잡부밀교(雜部密敎)]와
[순수밀교(純粹密敎)]로 나누는 것입니다. 그 경우 인도밀교의 흐름 속에 초기밀교에서부터
650년 경까지의 사이에 성립된 것을 경전의 내용으로 보아 이들을 일괄하여 잡부밀교라고 합니다.
그리고 현장삼장 현장삼장이 인도에 갔다 돌아올 무렵, 또는 그 직후, 650-700년경에 {대일경}과
{금강정경}이 성립하는데, 그들 경전은 그 내용으로 보아 순수밀교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우선
① 성불(成佛), 즉 부모에 의하여 생긴이 몸 그대로 부처님의 경지를
체현한다고 하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을 강조하고,
② 마하비로자나불(摩訶毘盧遮那佛;大日如來)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등장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되며,
③ 석가모니불이 설하신 것이 아니고 법신 대일여래가 설하신 경전이라고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경전입니다.
여기서 순수(純粹)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 순수하다는 것인가.
밀교라고 하면 자칫하면 정통의 불교에서 벗어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그러나 밀교는 석존 이래의 불교의 흐름, 즉 대승불교의 역사적인 발전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오히려 대승불교의 철저한 후계자로서 가장 훌륭하고 우수한 것이 밀교의 정통적인
흐름이라고 평가하여 순수밀교라고 한 것입니다.
그것에 대하여 잡부(雜部)라고 하는 것은, 좀 순수하지 않다든가 여러 가지의 것이
포함되어 있다든가 하여, 언어적으로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으나 그쪽에도 밀교의 한 특징은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중국이나 일본의 학자들이 인도밀교를 [잡부밀교]와 [순수밀교]로 구분한 방식은
그다지 엄밀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전혀 구별하지 않고는 웬지 모르게 좀 이상하게
보일 경우에는 요즈음도 이러한 구별 방법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티벳불교에서의 분류방법
그러나 티벳에서의 인도밀교에 대한 관점은 상당히 진보된 방법을 보이고 있습니다.
티벳의 전승으로는 1,300년 정도의 인도밀교의 역사를 구분하여 제1기에서 제4기까지
네 가지의 시기로 나누고 있습니다.
제1기 작(作) 탄트라(kriya-tantra)
크리야(作)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종교적인 행위, 다시 말하면 수법(修法)에 대한
작법(作法)을 중심으로 한 것으로 그러한 것을 쓴 탄트라가 성립한 시대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내용적으로 말하면 이 속에는 밀교의 중요한 것이 거의 들어 있습니다.
주법(呪法), 다라니, 인계(印契;mudra) 등 여러 가지 수법의 작법, 만다라 등도 이미 자세히 설해져 있습니다.
다만, 즉신성불 또는 속질성불(速迭成佛)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 그다지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수법(修作)한다는 것은 현세이익적인 내용, 즉 사람들의 바램은 어느 것이라도 이루어 준다는
기원적인 수법을 말합니다. 주문이나 다라니를 외우면 모두 구해진다든가 재난으로부터
구원된다고 하는 밀교입니다. 그것이 제1기의 밀교라고 합니다.
제2기 행(行) 탄트라(CAriya-tantra)
챠리야는 [행 (行)]으로 번역합니다. 대승불교의 여러 가지 수행이라고 하는 의미에서
수법만이 아니고 넓은 의미의 수행도 하고 이론화(理論化)도 합니다. 이론화란 대승불교를
근거로 하여 거기에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간다는 것입니다. 경전의 내용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행과 이론의 양방면을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일경}등을 읽어 보면 잘 알 수
있는 것인데,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대일경} 등을 가리킵니다. 밀교의 티벳 전승이라고 하면 이것이 제2기 입니다.
제3기 유가(瑜伽) 탄트라(Yoga-tantra)
이것은 요가를 중심으로 하는 밀교입니다. 요가 또는 삼마디 (samadhi)라고 하는데, 이른바
선정(禪定)을 닦아 정신통일을 하고 그 속에서 부처님과 내가 합일한다고 하는 것을 강조하는
그것을 [요가밀교]라고 합니다. 그것의 대표적인 것이 {금강정경}입니다.
그러므로 {대일경}과 {금강정경}의 성립은 연대적으로도 조금 다릅니다.
{금강정경} 쪽이 조금 후대에 성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대일여래가 설법하고 즉신성불을 설하는 등의 의미로는 순수밀교(純密)에
속하지만 순밀을 전반과 후반으로 나눈다면 {금강정경}은 그 후반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큰 문제로 되는 것은, 중국.일본의 불교에서는 {대일경}과 {금강정경}을
[양부(兩部)의 대경] 또는 [양부불이(兩部不二)]라 하고 그것이 지금까지의 진언종의 전승인데,
티벳 불교의 관점에서는 그것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 전과 후, 이를테면 챠리야 탄트라와 요가 탄트라에 차이가 있다를 것을 티벳의 학자는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의 밀교연구자는 이러한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고,
일본의 밀교 쿠카이의 밀교도 다시 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대일경}과 {금강정경}이 일본불교에서는
순수밀교라고 하는 하나의 틀 속에 넣어져 있는 것입니다.
제4기 무상유가(無上瑜伽 ) 탄트라(Anuttarayoga-tantra)
이것은 후기밀교(後期密敎)라고도 하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 변천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후기밀교의 분야는 중국이나 한국, 일본밀교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은
소위 탄트리즘(tantrism) 이라는 것인데, 인도와 구미의 학자가 연구하는 영역은 거의가 이쪽입니다.
750년부터 1,000년 정도까지의 경향을 모아서 무상유가 탄트라라고 하고 있습니다.
쾌락사상이라든가 좌도밀교(左道密敎)라고 하는 여러 가지 발달.변천도 그 최후의 후기밀교 속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중국, 한국, 일본의 밀교에서는 전혀 수용한 흔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상유가탄트라가 인도에서 융성하였던 것은 9세기 이후의 일로 홍법대사 쿠카이 및
그 제자가 유학했던 시대에는 그것이 아직 중국 불교계에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인도밀교의 긴 역사를 보면 중국, 한국, 일본에서는 잡부밀교와 순수밀교라는
비교적 단순한 구분만이 있으나, 티벳의 네 가지 시기로 구분하는 쪽이 인도밀교를 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연유에서 저는 밀교를 분류할 때에는
어디의 밀교를 가리키는가 라고 하는 것을 반드시 전제로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것입니다.
제2 밀교경전의 성립과 특색
밀교의 경전은 어느 정도 있으며, 어느 시대에 성립한 문헌이 가장 많은가 하는
문제는 전문적으로 연구하면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여기서는 그 대강의 줄거리만을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1. 밀교의 원류 ---- 인도 고대의 베다종교
밀교경전의 성립을 고찰할 경우, 맨 먼저 밀교의 기원이라고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밀교는 석존이 설한 것이 아니다 라든가 석존시대에 있었는가 없었는가 하는
논의가 최초에 대두되게 되는데, 이 단원에서 말하고자 하는 밀교의 원류라는 것은 실은
인도의 고대 베다(Veda) 종교 속에 나타나고 있는 밀교의 한 요소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하나의 특징은 만트라(mantra;呪文)를 외우고,
신들에게 양재초복(攘災招福), 즉 재앙을 없애고 행복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기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베다가 후에 네 가지 베다로 발전한 것 가운데 특히 아타르바베다(Atharva-veda)에
식재(息災).주저(呪詛) 등의 주법(呪法)으로 신들에게 기도하는 것이 설해져 있습니다.
더우기 바라문교의 성립시대가 되면 그런 신들에 대한 기원이 한층더 왕성하게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다신교(多神敎) 시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들에게 기원할 때에 만트라를 외우는 것은
나중에 불교 속의 밀교에서도 형식상으로는 그와 같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베다종교나 바라문교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되는 신과, 불교의 흐름 가운데 있는
밀교에서 신앙되고 있는 제존(諸尊)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지만, 자신의 생활 속에서
원망(願望)을 이루고 싶어하는 인간의 심정은 시간을 초월하여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인도인들은, 불교 이외의 사람들도 당연히 현세이익적인 소망이라고 하는 것은 있었던 것이고,
그러한 의미에서 공통적인 원류를 갖습니다.
다른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화천공양(火天供養)의 호마법(護摩法)도 그 기원은 바라문교에 있습니다.
그것이 밀교 속에 받아들여져서 마침내 진언종에서도 호마법이 성하게 수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2. 불교 속에서의 밀교의 발전과정
원시불교
다음에 밀교가 발전하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밀교는 석존시대부터 손제자의 시대
(근본불교시대)에 그 싹이 있었다고 지적할 수가 있습니다. 근본불교경전 속에 이미 석존은
세속적인 주술이나 주법. 주문을 외우거나 해서는 안된다고 금지한 부분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자들 속에서는 재난을 없애고 행복을 구하는 현세이익적인 마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을 없애거나 아픔을 치료하는 것, 예를 들면 이빨이 아플 때 치통을 낫게하는 주문을
외운다든지 또는 독사나 독충을 쫓기 위해서 방호주(防護呪;parita)라고 하는 주문을 외워서
재해를 면하는 것은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어느 시대이든 무언가에 의존해서 몸의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같은 것입니다.
무언가에 의존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정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든가 또는 그러한
형태를 견지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원시불교의
입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밀교의 기원을 원시불교에서의 주법이라든가 방호주(파리타)의 존재 등 다만 이와같은
주술의 개재(介在)에서만 찾고 후에 발달된 고도로 정신적인 밀교를 다만 [순화]의 한마디로서만
설명한다면 그것은 자가당착이라고 학계에서 지적하고 있으며, 따라서 밀교의 기원을 주술적인
요소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밀교가(密敎家) 자신이 대승불교도로서 자인하고 있듯이, 역사적으로든
교리사상적으로든 철저하게 대승불교를 후계하고 발전시킨 것이 곧 밀교이다고 하는 것이
최근의 학계에 정설로 되어 있음을 아울러 밝혀 둡니다.------ 譯者>
부파불교에서 대승불교.밀교에로
부파불교에서 대승불교의 중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지만 그 시대에 밀교경전은 점점 많이 성립되었습니다.
경전이 성립했다는 것은 그것이 널리 보급되어졌다고 하는 것입니다. 만들어지기만 한 것이 아니고 만들고
보급되어 밀교를 믿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대승불교의 후기가 되면
더욱더 급속히 밀교경전이 많이 성립되어 인도불교사에 있어서 이른바 밀교시대에 돌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밀교경전의 성립과정
밀교경전의 성립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경전의 수, 번역연대를 기준으로 하여 도표를
만들어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쉬우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인도의 밀교이지만 인도의 자료든지
인도의 문헌에서는 대단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 중국에서 번역된 한역불전(漢譯佛典)
속에 있는 밀교경전을 분류하여 역으로 인도밀교의 성립과정을 추측하는 방법입니다.
재 {대정신수대장경}(100권)이라고 하는 방대한 대장경에서는 4권(제18,19,20,21권) 속에
밀교부로 수록되어 있고, 그밖에 반야부 보적부 대집부 등에도 밀교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경전들이 편집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는 아주 많은 부수를 밀교경전이라 하고
그 경전과 번역자, 년대를 분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경전의 번역년대와 경전의 수를 기준으로
하여 인도불교사를 추정해 보면 위와 같은 표가 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삼국시대의 오吳 시대에 네 가지 정도의 밀교경전이 역출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에 소개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그들의 밀교경전이 성립되어 있다는 것이 됩니다.
그로부터 서진 시대에 두 가지, 동진 시대에 18, 남북조 시대에 27, 수 시대에 10, 당의 초기부터
중기 무렵이 되면 밀교경전의 수는 급격히 많아지게 됩니다. 현장(玄 ?)도 의정(義淨)도 밀교경전을
역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초당 시대에 많은 번역자에 의해서 역출된 밀교경전의 수를
세어보면 63종류 정도 됩니다.
당의 중기 무렵(中唐時代), 700년대가 되면 선무외(善無畏)삼장에 의해서 {대일경}이 번역되고,
금강지(金剛智)삼장에 의해서 {금강정경}이 번역됩니다. 그리고 조금 늦게 불공(不空)삼장이
거듭 금강정계의 밀교경전을 많이 번역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들에 의해서 비로소 중국밀교가
중국불교의 한 종파로써 성립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시대의 역경은 거의 200가지에 달합니다.
더군다나 당의 말기(後唐) 무렵에도 아직 밀교경전의 역경이 계속되어 37종류 정도의 경전이
더 역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대시대(五代時代)라고 하는 혼란의 시대가 있고 뒤이어
송나라가 됩니다. 그 송대의 초기에 밀교경전이 120종류나 번역되고 있습니다.
한역(漢譯)은 1030년 쯤에 끝나버리지만 인도밀교는 그 후에도 계속됩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인도밀교는 이슬람교도에 의해서 무참하게 전부 파괴됩니다.
비크라마시라사(Vikramasira寺)라고 하는 밀교의 가장 큰 사원이 그때 철저히
파괴되어, 밀교가 완전히 인도에서 소멸되어 버리는 때가 1203년쯤이고, 이것을 인도밀교의 종말이라고 합니다.
한역경전을 통해서 본 인도밀교라는 것은 대략 이런 과정으로 발달.변천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물의 흐름에 비유하면 좁은 개울이 흘러흘러서 점점 크고 넓은 강물이 되듯이 인도불교의 최후는
밀교시대로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승불교는 점점 쇠퇴해져서 마침내 밀교 속에 흡수되어져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밀교는 대승불교의 철저한 후계자로서 불교의 오랜 흐름과 함께 하는
이러한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들 많은 밀교문헌을 총칭하여 특히 [밀교경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3. 밀교경전의 분류
밀교경전의 분류는, 한 가지 시안(試案)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이 구분하면 좀더 이해하기 쉬우리라 봅니다.
⑴ 태장법부(胎藏法部)
태장법부는 엄밀히 말하면 금강계.태장법이라고 할 때의 태장법의 부문이고,
그 대표적인 것은 {대일경}입니다. 그리고 그밖에 {광대의궤(廣大儀軌)} 등이 있는데
역시 {대일경} 계통의 경전을 의미합니다.
⑵ 금강정부(金剛頂部)
{금강정경} 계통의 경전입니다.
여기에는 {금강정대교왕경(金剛頂大敎王經)}, {약출염송경(略出念誦經)}, {반야이취경(般若理趣經)}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전을 금강정부라고 하는데, {금강정경} 계통의 경전으로는 작은 경전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매우 많습니다.
⑶ 제경부(諸經部)
세번째는 제경부 입니다. 하나하나 따로 부를 정하면 매우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한데 묶어서 제경부라고 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경전은 {소실지경(蘇悉地經)}, {소바호동자경
(蘇婆呼童子經)}, {공작명왕경(孔雀明王經)}, {대운청우경 (大雲請雨經)}, {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
{수호국계주다라니경 (守護國界主陀羅尼經)}, {대승이취육바라밀경(大乘理趣六波羅蜜經)},
{대승밀엄경(大乘密嚴經)} 등이 있습니다. 제경부에는 이런 종류의 경전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이상 세 가지가 전체적인 커다란 구분인데 다음은 밀교의 부처님 속에는 보살이나 명왕(明王),
천(天) 등의 신앙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나누어 보면 보살부, 명왕부, 천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⑷ 보살부(菩薩部)
보살부 가운데 먼저 관세음보살은 종류가 다양하여 성관음(聖觀音=正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천수천안관음(千手千眼觀音), 불공견삭관음(不空 ? 索觀音),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 마두관음(馬頭觀音)
등이 있습니다. 이른바 변화관음이라고도 부르고 관음계통의 부처님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관음부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일여래의 다음 자리에 있다고 하는 금강살타 (金剛薩 ?)를 중심으로 한 것,
또는 대승불교에서 이미 설해져 있는 문수보살, 보현보살, 미륵보살, 허공장보살,
지장보살, 8대보살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보살을 중심으로 각각의 보살에게 기원하는데에
필요한 경전류가 있습니다.
⑸ 명왕부(明王部)
명왕은 산스크리트어 비드야 라쟈(vidya-raja)의 번역인데, 명(明)은 우암(愚暗)을 깨뜨리는
지혜의 광명을 의미하고 진언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명왕은 명을 지닌 명의 주(主)로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분노(忿怒)의 상을 나타낸 존(尊)이므로 지명왕(持明王),
분노존(忿怒尊). 위노왕(威怒王)이라고 하고 삼종륜신(三種輪身) 가운데 대일여래의 대지(大智)로부터
현신(顯身)한 교령륜신(敎令輪身)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명왕부에는 부동명왕(不動明王),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군다리명왕(軍茶利明王),
대위덕명왕(大威德明王), 금강야차명왕(金剛夜叉明王) 등 오대명왕이 대표적이고, 그밖에
명왕부의 제존을 공양하는 방법이 쓰여져 있는 경전들이 여기 명왕부에 해당됩니다.
⑹ 천부(天部)
천부에는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비사문천(毘沙門天), 대길상천(大吉祥天), 환희천(歡喜天),
마리지천(摩利支天), 기타 많은 천(天)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밀교는 다채로운 제불 제보살 제명왕 제천에의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밀교에서는 단지 신앙하는 것만이 아니고 각각의 신앙의 대상과 일체화(合一)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신앙의 대상에 어떻게 예배하고 신앙하고 기원하여 성불에 이를
것인가를 밝혀 놓은 경전이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 밀교경전의 특색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4. 밀교경전의 특색
여러 가지 경전이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외면상으로 본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경전과 의궤
다채로운 밀교문헌의 특색이라고 하면 우선 [경전(經典)]과 [의궤(儀軌)]의 두 가지 구분이 있습니다.
밀교경전에는 보통 {대일경}이라든가 {금강정경} 등이 있으나, 경전의 이름 끝 부분에 [의궤]라고
되어 있는 것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의궤란 범어 깔빠(kalpa)의 번역으로 밀교의 경전에서 설한 불.보살.명왕.천.신 등을
염송.공양하는 의식이나 궤범을 말합니다. 즉 교리 사상을 가르치는 경전으로서만이 아니고,
그 경전을 수행과 실천적인 행법으로서의 [의궤]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600종류 이상의 밀교문헌 가운데 제목에 [의궤]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 106종류 정도 있습니다.
또한 [공양법供養法]이라든가 [염송법 念誦法]이라는 말이 들어 있는 것도 20종류 이상이나 됩니다.
이와 같이 밀교의 경전에는 다른 종파의 경전과 크게 다른 것이, 신앙의 대상을 향하여 적극적으로
어떤 방법을 행하여 갈 것인가 하는 수법의 방법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경전을 의궤화하거나
의궤로 된 것이 매우 많다는 것이 특징 입니다.
밀교경전은 다라니장(陀羅尼藏)
밀교경전을 [다라니장]이라고도 합니다.
[다라니장]이란 다라니(dharani)의 곳집(藏)이라는 것입니다.
장(藏)은 산스크리트 피타카(pitaka)의 번역으로, 용기(容器), 곡창(穀倉), 암기된 것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삼장(三藏)이란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의 셋을 말하는데, 불교성전을
이 세 가지로 나누어 모았다는 뜻으로 불교성전을 총칭하여 [삼장]이라합니다.
그런데 그 뒤 밀교가 발전하여 밀교경전이 늘어나게 되자 그것을 하나의 장으로
모아서 [다라니장]이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밀교경전에는, 여러 가지 좋은 법을 가져 잃지 않고, 온갖 무거운 죄장을 소멸하여 열반을
속히 깨닫게 하는 미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 [다라니]에 관한 것이 아주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다라니집경(陀羅尼集經)}(12卷 唐 阿地瞿多 譯), {다라니잡집(陀羅尼雜集)}(10卷 失譯)
이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그밖에 [0 0 0 다라니] 라든가 [다라니 0 0 0]라는 식으로 제목 속에 다라니라는 말이 반드시
나오는 것이 200종 이상이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밀교경전 속에는 [다라니장]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다라니가 많다는 것이 두번째의 특징입니다.
밀교경전에 설해진 밀교적인 것
밀교경전에 설해져 있는 내용의 특징으로는 우선 [진언(眞言)] 또는 [다라니]가 많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진언은 산스크리트어 [만트라 mantra]의 번역으로 진실하여 거짓이 없는 말이란 뜻입니다.
어원적으로는 <사념한다>는 뜻의 [만man]과 <그릇(器)>의 뜻을 지닌 [트라tra]로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에 의해 신神의 덕을 사념할 수 있다든가 사념을 표현하기 위한 그릇, 즉 신성한 문자 또는
언어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라니는 산스크리트어 [다라니dharani]의 음역으로 총지總持, 또는 능지能持라고 번역합니다.
정신을 통일하고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지니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언과 다라니는 엄밀히 말하면 서로 구별이 되는 것이지만 흔히 [0 0 의 진언], [0 0 의 다라니]라고
하고, 명(明;vidya 學問.知識의 뜻)이라든가 명주(明呪)라고 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인계(印契)]를 들 수 있습니다.
인(印)은 산스크리트어 [무드라 mudra]의 번역인데, 표시.증거.상징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보살 등 제존의 깨달은 내용을 손이나 손가락으로 나타내는 것을 수인(手印)이라 하고,
칼.지팡이 연꽃 등 제존이 지물(持物)로 나타내는 것을 계인(契印) 또는 상인(相印)이라 합니다.
그리고 불.보살이 깨달은 내용을 나타내기 위하여 인을 맺는 것이지만, 밀교의 수행자가
수법과 수행을 행할 때에도 반드시 인을 맺게됩니다. 수행자가 인을 맺는 것은, 사실
부처님에 대한 단순한 외형적인 모방이나 흉내의 영역을 뛰어넘어, 진리의 어느 한 면
바로 그 자체로 되어 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인계가 매우 다양하고 많은 것도
밀교경전의 특징입니다.
또한 [만다라(曼茶羅)]가 있습니다. 만다라는 범어 [만달라(mandala)]의 음역으로
단(壇), 단장(壇場), 윤원구족(輪圓具足) 등으로 번역합니다. 원래는 비법을 닦을 때
마중(魔衆)의 침입을 막기 위해 그려놓은 원형(圓形)이나 방형(方形) 으로 구획한 지역을 [만다라]라고 합니다.
그러나 밀교에서는 주로 [취집(聚集)]의 뜻을 취하여, 제불.보살 등의 성중이 모이는 곳을 말합니다.
인도에서는 토단土壇을 쌓고 그 위에다 제존을 그려 놓고 행사가 끝나면 부수어 버리는데,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주로 종이나 천(帛)에 그려 놓기 때문에 그런면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단을 쌓아서 그 위에 제불을 그려 모시고 만다라의 제불을 예배하는 방법이
상세하게 쓰여져 있는 것이 밀교경전의 한 특징이라고 할 것입니다.
신앙의 대상
밀교의 특징적인 신앙의 대상에 [태장계의 만다라]와 [금강계의 만다라]가 있습니다.
이들 만다라에는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하여, 제불.제보살, 제명왕, 제천 등 지극히
복잡하고 다채로운 신앙의 대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밀교에서는 불타관(佛陀觀)의 통일적인 견해가 진행되어, 대일여래는
[보문(普門:samantamukha無量門이라고도 하며, 모두에 골고루 미치는 보편적인
門戶라는 뜻)의 부처님]이고, 그밖의 제불.제보살.명왕.천 등은 일지(一智).일덕(一德)을
나타내는 [일문(一門)의 부처님]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밀교경전을 보면 신앙의 대상이 전체적인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와 개개의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 수가 매우 많습니다. 이것은 밀교에 있어서 불타관의 문제입니다.
밀교에서는 불타관이 이처럼 복잡하게 되어있으나 그 복잡함 속에 매우 교묘하고 정교한 통일성이 있습니다.
그것도 밀교경전 속에 설해져 있는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관법과 기원
다음에 밀교경전 속에는 관법(觀法)과 여러 가지 기원(祈願)에 관한 내용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 두 가지 예를 들어보면, 보리심(菩提心)을 관하는 방법[菩提心觀]이 있습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 근본자성인 정보리심(淨菩提心)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도록 하기 위한 관법인데,
여기에는 월륜관(月輪觀)과 아자관(阿字觀)이라는 관법이 있습니다.
이것은 월륜본존도(月輪本尊圖)나 아자본존도(阿字本尊圖)를 걸어두고 그 앞에 정좌하여
호흡을 조절하고 정신통일을 하여 [월륜] 또는 [아자]로 상징된 정보리심이 본래 내 마음
속에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관법입니다.
또한 [삼밀가지(三密加持)]의 묘행도 설해져 있습니다.
[삼밀]이란 비밀의 삼업(身密.語密.意密)이란 뜻이고, [가지]는 범어 아디스타나(adhisthana)의
번역으로, 상응하여 관계하는 것, 호념(護念).가호(加護)를 나타내는 의미에서 부처님과 중생이
상응하여 일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과 중생이 서로 명합하는 유가(瑜伽)의 경지에 들어가서, 행자(行者)가
몸에 인을 맺고[身密], 입으로 진언을 외우고[語密], 뜻으로 본존을 관하여[意密], 행자의
삼업 위에 부처님의 삼밀이 더하여 섭지(攝持)되는 것을 [삼밀가지]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하여 행자와 본존은 일체(一體)로 되고, 이몸 그대로 부처가 되는
즉신성불(卽身成佛)의 깨달음을 이룬다고 하는 밀교의 독특한 수행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진언이나 주문.다라니를 설한 경전이 많고, 특히
{다라니집경}이라고 하는 경전도 있습니다.이들 진언이나 주문.다라니는 양재초복(攘災招福)의
기원, 즉 병을 낫게 하고, 연명(延命)하여 오래 살게 하고, 비가 오도록 기우를 하고, 재보(財寶)를
얻게 한다는 등 이른바 현세이익적인 기원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현세이익적인 기원의 신앙은 진언밀교에서 뿐만이 아니고 천태종이나
기타 불교의 모든 종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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