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佛 敎 ♣/禪詩 ·茶詩·漢詩

초의선사 茶詩 - 운길산 수종사

by 범여(梵如) 2014. 2. 13.





        ▣ 운길산 수종사 雲吉山 水鐘寺 ▣ 수종사는 청고淸高한 곳에 있고 산천은 그 아래 깔렸도다 한잠 자고 일어났는데 차 한잔 줄 사람 없을까 게을리 경서經書 쥐고 눈곱 씻었네 그대가 여기 있는 줄 알고 이곳 수종사까지 오지 않았나 - 초의선사 茶詩-
      조선 후기 이곳은 당대 학자들이 차茶를 통해 교우를 나누던 곳이다. 지금도 이 사찰에는 ‘삼정헌’이란 다실이 대웅전 만한 크기로 자리잡고 있다. 사찰에 차를 마시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나 다실을 지어 무료로 공양하는 곳은 아마도 이곳뿐이지 않나 싶다. 이름난 차 한 잎 나오지 않는 경기도에서 웬 공양이란 말인가? 현 주지인 동산스님에 따르면, 초의선사가 한양에 올라오면 반드시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東茶頌』, 『茶神傳』과 같은 책을 저술한 차의 명인 초의가 한양에 올라와 수종사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차를 통해 교우했던 지인들의 만남이 자연스레 이곳에 이뤄졌다. 서거정徐居正(1420-1488), 김종직金宗直(1431-1492), 이이李珥(1536-1584), 최경창崔慶昌(1539-1583), 이덕형李德馨(1561-1613), 홍만종洪萬宗(1643-1725), 정약용丁若鏞(1762-1836) 등이 이곳을 찾아 시를 남겼으니 세조 이후 많은 이들이 수종사를 찾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다산 정약용은 가장 많은 15수의 시를 남겼다. 이는 다산의 생가가 두물머리(양수리)에 있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일 터이나 초의와의 관계에서 알 수 있듯 물 좋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차의 만남이 이뤄진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