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온 우주에 가득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2)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3번)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에서 맨 첫 머리에 나오는
<옴>이라는 진언은 그 뜻이 매우 깊고 중요합니다.
그래서 한두 마디로 해석하면 그 뜻을 잘 나타낼 수 없습니다.
<옴>이라는 진언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최상의 훌륭한 진언이 될 수있습니다.
흔히<옴>을 진언의 왕이요, 우주의 핵심이며, 소리의 근원이라고 말합니다.
또 <옴>은 피안에 이르는 범선(帆船)이며, 최상의 극찬탄구이며, 우주의 근원을
깨뜨리는 소리이며, 모든 법문의 어머니인 것입니다.
<옴>은 읽을 때 짧게 읽지 않고 길게 장음으로 소리내야 합니다.
<옴>이란 소리에는 지극히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헤르만 헷세의 『싯달타』에서도 <옴>으로 명상을 하면서 성불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밖에도 <옴>자는 어떤 대상을 섭복(攝伏)시킬 때에도 사용됩니다.
말하자면 <옴>자는 무서움증이 날 때 아랫배에 힘을 주고 <옴>자를 길게
서너 번 외치고 나면 두려움이 싹 가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옴>자는 섭복의 의미 이외에도 누구에게 무엇을 경고하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옴>자는 진언의 정형구로서 맨 앞에 위치하며 전체진언의 의미에
따라 특수한 내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신장들을 안위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다음으로 <도로도로>는 별 뜻이 없는 형상을 나타내주는 의성어입니다.
여기서는 오방내외에 계시는 여러 신장님들의 어깨를 툭툭치면서 다독거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형용사입니다.
<지미>는 모든 신들을 안위시키는 종자, 즉 씨앗이란 뜻입니다.
식물의 종자 속에는 줄기, 열매, 뿌리, 색깔 등 온갖 것을 내포하고 있듯이
<지미>란 것 속에는 신들을 위로하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바하>는 <정구업진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성취, 원만, 구경의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모든 신들을 안위시키는 일이 원만히, 철저히, 편안하게 성취되도록 하는 종결어미입니다.
다시 말해서 <옴 도로도로 지미 사바하>에서 <사바하>의 뜻은 지금 모든 부처님게 귀의함으로써
모든 신들이 자연스럽게 안위되도록 바라고, 또 그런 상태가 성취되도록 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 우주의 주인은 마음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자기 자신의 마음 자세가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차를 타고 있든지, 부엌에 있든지, 일을 하고 있든지 간에 온 우주에 가득한 부처님께 귀의하는
그런 마음 자세가 되었을 때 그로부터 모든 신들은 진정되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성취된다는 것입니다.
개경게(開經偈)
<개경게>라는 말은 경을 펼치기 전에 경을 찬미하는 내용을 담은 게송(偈頌)이라는 뜻입니다.
불교에서는 흔히 다섯 자, 일곱 자로 된 정형구를 시(詩)라는 용어 대신에 게(偈)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게송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무상심심미묘법(無上甚深微妙法)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
아금문견득수지(我今聞見得受持)
원해여래진실의(願解如來眞實意)
첫 구절인 <무상심심미묘법>은 '부처님의 법은 너무나도 깊고 넓고
훌륭하고 미묘해서 그것보다 더 높은 거은 없다'는 뜻입니다.
부처님의 법은 가장 높고, 가장 깊고, 가장 미묘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법은 쉽게 만날 수 없으므로 둘째 구절인<백천만겁난조우>가 됩니다.
즉'헤아릴 수도 없는 수억만 년의 오랜 세월 동안에도 부처님의 법은 만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흔히 '인신난득(人身難得) 불법난봉(佛法難逢)'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사람 몸을 받아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렵지만 부처님의 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는 뜻입니다.
불법을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비유하여 경전에서는 눈 먼 거북이가 잠깐 쉬려고
넓은 바다 위로 올라왔을 때 구멍 난 나무토막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처럼 불법의 인연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불법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인연이 없으면 만나기 어려운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곳에 절이 있어도 인연이 없으면 불법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먼 곳에 있더라도 불법과 인연 있는 사람은 불원천리하고 달려가는 것입니다.
셋째 구절인 <아금문견득수지>는 '그러한 만나기 어려운 인연을 지금 내가 듣고, 보고, 얻어 지녔다'는 것입니다.
<문견득수지>는 불법을 듣고, 경전을 보고, 그래서 그것을 받아 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든다는 교육의 다섯 단계로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구절인 <원해여래진실의>는 '원컨데 여래의 뜻을 잘 알게 해 달라'는 뜻으로 폴이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참 뜻을 아는 것, 그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불법을 가까이 한다고 해도 자기의 입장에서 적당하게 합리화시켜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절이란 이런저런 것이 충족되어지는 곳이고, 불교란 대체로 이런 것일 거라고
적당히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하는 수가 많습니다.
그런 혼자만의 생각은 그릇된 것일 수가 많으므로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을 새겨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은 동쪽을 가리키는데 우리는 서쪽을 가는 게 아닌가하고 한번쯤 생각해봐야 합니다.
인간의 욕망이나 개인의 필요에 의해 절에 와서 실컷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을 느끼고 보고 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해여래진실의>는 자기가 편리한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래의 입장에서 여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불법을 배우러 왔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법회에 참석하든지, 불공을 드리던지, 경전 공부를 하든지 간에 여래의 진실한 뜻을
알고자 하는 것에 목적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경을 읽을 때나 기도를 할 때, 부처님의 참다운 뜻이 무엇인가를 새겨서 아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상의 네 구절이 경을 펼치기 전에 가져야할 마음 자세인데 법회 때 뜻을 새기면서 낭낭히
읽으면 참으로 가슴이 가슴이 서늘해지고 경건한 마음이 되는 것입니다. -계속-
제2장 온 우주에 가득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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