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온 우주에 가득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3)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
〈개법당진언〉에서〈법장〉은 법의 창고, 즉 법을 담고 있는 주체를 가리킵니다.
〈법장〉은 법을 갈무리하고 잇는 창고이니 결국 경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개법당진언〉은 열차적으로 경전을 펼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사물 하나하나가 진리의 나타남이기 때문에 그 사물 사건에
부딪히는 작용이 바로 법장을 여는 일입니다.
우리가 기도를 시작하는 일도 법장을 여는 일이며, 참선에 들어가는 것도 법장을 여는 일입니다.
옛 조사 스님께서 남기신 글 가운데 '아유일권경(我有一券經)불인지묵성(不因紙默成)
전개무일자(展開無一字)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이란 구절이 있습니다.
그 뜻은 '나에게 한 권의 경이 있으니 종이나 먹으로 된 것이 아니네.
펼쳐 보아도글자 한 자 없지만 늘 큰 광명이 비추고 있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경전을 대할 때도 이와 같이 큰 광명을 비추는 마음으로 펼쳐야 합니다.
부처님의 법이 담긴 경전을 펼치는데 있어서 그냥 아무렇게나 할 수 없습니다.
매우 무게 있는 말 한 마디로 시작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진언입니다.
「옴 아라나 아라다」(3번)
〈옴 아라남 아라다〉에서 〈옴〉자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진언의 첫 머리에 나오는
정형구로서, 여기서는 뒤에 이어지는 〈아라남 아라다〉를 종결 지어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아라남〉은 '무쟁삼매(無諍三昧)'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무쟁삼매란 마음이 편안하여 아무 갈등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경전을 펼치거나 법회를 할 때 마음에 온갖 번뇌와 잡념이 가득하면 그것은 유쟁삼매(有諍三昧)입니다.
다시 말해서 번뇌가 없는 마음, 갈등이 없는 하나로 통일된 마음이 무쟁삼매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경전을 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옴 아라남 아라다〉의 뜻을 새겨 보면, '번뇌가 없는 편안한 마음으로 법열 속에서 만족한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간에 전신을 던져서 철저히 행할 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것과 자기 자신이 만족한다는 것은 결국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을 하든지 그 일에 자신의 전부를 던지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바쳐 열중하는 사람은 결코 패배하지 않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전신을 투여하여 〈옴 아라남 아라다〉를 했을 때 그 속에 행복이 있고 즐거움이 있는 것입니다.
무쟁삼매에서 만족하며 철저히, 추호의 빈틈도 없이 몰두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보람있게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경전을 펼치기 전에 아무런 갈등없이, 다른 잡념이 사라진 연 후에야 비로소
경전에 담긴 법을 철저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자세가 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경전을 펼쳤을 때 경전과 자기 자신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만족을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정구업진언〉에서부터 〈옴 아라남 아라다〉까지는 어떤 경전능 읽든지 공통적으로 서문에 해당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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