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였기에(1)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무애대비심 대다라니
千手千眼 觀自在普薩 廣大圓萬 無碍大悲心 大陀羅尼
계청(啓請)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무애대비심 대다라니〉에 '경' 자를 붙인 것이
『천수경』의 구체적인 본래 이름입니다.
여기서부터 경의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됩니다.
여기서〈광대원만〉이란 『천수경』은 관세음보살의 자비와 지혜가 담겨 있어서 넓고 크며
원만하여 막히는 데가 없이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정분(情分)에 얽메이면 대가를 바라게 되고 자기 도취에 빠지거나 분별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관세음보살의 자비는 이런 인간적인 사랑이나 정을 뛰어 넘어서 자비로
승화되었기 때문에 아무 걸림이 없는〈무애대비심〉인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 등 불보살님을 항상 높은 곳에 올려놓고
늘 거기를 바라보며 보살펴 주기를 바라고 무언가 베풀어 주기를 바랍니다.
다시 말하자면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님게 일방적으로 의지하는 소극적인 마음 자세를 갖는 수가 많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불자라면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자비롭고 훌륭한 관세음보살의 삶을 본받아서 자기 자신도 관세음보살처럼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불자라면누구나 개개인이 관세음보살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관세음보살이 우리에게 바라는 진정한 마음입니다.
관세음보살의 마음은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세음보살을 자비스러운 어머니라고 하여'대성자모(大聖慈母)'라고도 표현합니다.
자식이 어릴 때는 부모가 일일이 보살펴 주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는 부모와 똑같이
행동해야 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자식이 성장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부모가 자식을 어릴 때처럼 보살핀다면 그것은 잘못된 부모입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부모처럼 어른이 되고 또 그렇게 행동하라는 뜻에서 보살펴 주는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관세음보살도 우리가 힘이 없고 부족할 때 자비로써 보살펴 주고, 우리는 그 보살핌을 받는 것입니다.
인생에 철이 들면 누구나 자기 자신도 관세음보살의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근본적인 마음이며, 관세음보살이 우리에게 바라는 바람입니다.
관세음보살의 인생을 자신의 인생으로 삼아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관세음보살의 본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관세음보살처럼 자비스럽고 지혜롭게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오히려 부처님을 뛰어넘는 인생을 살도록 노력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관세음보살의 인생을 자신의 인생으로 살겠다는 굳은 각오와 용기가 있을 때 우리의
공부는 성큼 한 단계 높이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관세음보살을 찾는다면 관세음보살이 참으로 흐뭇하게 볼 것입니다.
자식이 아버지의 흉내를 내려고 포부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그 아버지의 마음이 흐뭇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은 흉내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흉내가 자꾸 계속되면 그것은 이미 흉내가 아닌 자기 것이 되고 맙니다.
관세음보살의 흉내를 자꾸 내다보면 우리도 관세음보살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오분 간 봉사 흉내를 낸다면 그 사람은 그 오분 동안은 봉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관세음보살의 흉내가 오분에서 이십사 시간 계속된다면 바로 우리 자신이
관세음보살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연습이나 흉내를 결코 부끄러워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의 계속되는 보호 안에서 자식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듯이 관세음보살의 보살핌을
받는 입장에서만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무애대비심 대다라니〉에서〈대다라니〉라고 하는 것은
바로 뒤에 나오는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이르는 말인데 자비의 공덕을 담고 있는
『천수경』의 핵심이며 심장부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경을 읽는다고 하는것은 단순히 경의 내용을 알고자 함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기도로, 정진으로, 참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계청〉이란 '이제부터 다라니 열기를 청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계청〉이라고 하는 것은 괄호 안에 넣어서 원칙적으로 하면 읽지
말아야 하는데 흔히 관습상 읽고 있습니다.
〈계청〉은 경문이 아닙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관세음보살의 공덕을 칭송하는 구체적인 계송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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