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이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질병으로 미국정신의학회는 1995년 화병을 ‘Hwabyung’이라는 한국 병명 그대로 표기해 한국인에게만 존재하는 문화 관련 증후군이라고 정의 내렸다.
화병의 원인과 증상으로는 가정 불화, 가족의 사망, 사업 실패 등과 같이 대인관계 속 갈등도 있고 경제적인 손실인 경우도 있다. 특히, 사업 실패 등 경제적 손실이 있을 경우, ‘분하다, 억울하다’는 감정이 만성화 되면서 화병으로 발전한다.
이런 억울함, 분노, 증오, 속상한 감정 등이 해소되지 않고 가슴 속에 쌓이다 어느 순간 폭발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화병은 이렇게 참아오던 감정들이 예고 없이 폭발하듯 증상이 나타난다.
외국인 의사에게 화병 환자를 진단하게 하면 화병이 아닌 ‘우울증, 불안증, 신체화 장애’ 등의 여러 증상이 공존하는 질환으로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헷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화병은 우울증과는 구별된다.
1) 발생 원인의 차이
화병의 경우, 주변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갈등이나 정서적인 충격 등이 원인이 된다. 주변과의 갈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처음에는 정서적인 충격으로 다가오고 그 후에 만성화 되면서 포기의 과정을 거쳐 결국은 한으로 쌓이고 분함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
화병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만큼 적응장애, 스트레스성 질환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는 자극이 사라지게 되면 그 증상도 사라지고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우울증의 경우,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스트레스가 없다 하더라도 (물론, 스트레스가 계기는 될 수 있다)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우울증은 흔히 뇌 속 신경전달 물질(세로토닌 등)의 불균형으로 인해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감정을 조절할 수 없게 되고, 대응 능력을 잃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본질적인 원인이 스트레스가 아닌 질환이므로 스트레스가 되는 환경을 바꿔준다고 해서 우울증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2) 증상의 차이
화병은 당사자가 외부로 표출하는 감정이 주로 억울함, 분노, 답답함으로 우울증에 비해 분노, 폭발 등의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 우울증도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지만 철저하게 억제되는 편이고 주로 밖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우울감, 무력감, 의욕상실, 동기상실 등 주변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난다.
이 둘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우울증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대개 화병 환자의 경우, 분노를 폭발하면서도 스스로 해야 할 일은 무리 없이 처리하는 반면,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일상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기본 활동조차 정지되는 경우도 있다.
# 우울증이 정신적인 질환에 가깝다면 화병은 감정적인 장애와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저마다 다르고 개인 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화 시켜 가정할 수는 없고 구분하는 것 또한 쉽지 않지만 명확하게 어떤 사안으로부터 갈등을 겪고 있고 그 상황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래의 증상들을 보이거나 호소한다면 화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숨이 막힌다
2) 가슴이 답답하다 <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증상 >
3) 화가 쌓여 안절부절 못한다.
4)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5) 얼굴, 가슴에 열기가 느껴진다
6) 이유 없이 머리가 아프다.
7) 가슴이 두근거린다
8) 피로하다
9) 소화가 안 된다
10) 무기력 하다
-> 위와 같은 증상이 4개 이상일 경우, 전문가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정신과적인 접근과 크게 다르지 않고 약물치료, 정신과 치료(심리치료), 기타 인지 행동치료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있을 경우,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화병의 치료는 병을 유발한 원인이 되는 환경적인 요인, 스트레스 등을 정신 치료를 통해 꾸준히 해소해 주고,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길러주게 된다. 또한 생활 속에서 위기에 대처하는 사고방식, 행동방식 등의 훈련도 함께 이루어진다.
화병을 치료하거나 마음 속에 화병의 근원을 쌓지 않기 위해서는 감정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과 분출하는 것 간의 균형을 맞추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1) 감정의 제어를 통해 통제해야 할 경우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할 경우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위’에만 집중 하게 되고 ‘감정’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를 혼낼 때 아이에게 무언가 가르치겠다는 생각에만 치중하다 보면 처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엔 스트레스를 받아 화를 내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 경우 아이 역시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때는 ‘감정의 한도’를 미리 정해놓고 그 정도 이상을 넘어간다고 판단되면 일단 상황을 종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금 더 나아가고 싶어도 일단 멈추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완요법이나 명상 등을 통해 감정을 추스르고, 화를 다스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무조건 안으로 감내하지 말고 적절히 표출해야 할 경우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안으로 삭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나 만남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서 고민을 끌어안기 보다는 적절히 분출해 나갈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단, 인터넷을 통한 가상의 관계는 또 다른 ‘공황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지양하고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 좋다.
에디터 : 편집부
자문 :
- 정신과 전문의 김재훈 원장
- 해수 BFC의원 / BFC 학습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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