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0년 5월8일~9일(무박 산행)
산행구간: 황장재(경북,영덕군 지품면 소재)-갈평재-절등재-대둔산-799.7봉-834봉
732봉-두고개-먹구등-명동재-875봉-느지미재-왕거암-제단바위
비박바위-갓바위 전망대-대관령(대궐령)-798봉-주산재 삼거리-별바위-통천문
피나무재(경북 청송군 부동면 소재)
거리/시간: 도상거리:24,1km,실제거리 약 30,8km / 11시간 30분 소요
빨리 끝내야 할 현장이 있어 작업인부 12명과 직원들과 일욜에 작업 시키는게 미안하여 같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퇴근 후에 집에 와 부지런히 배낭을 챙겨 양재역으로 갔다. 낮에 이리저리 시달리다 상당히
피곤했던지 안동 지나 어느 국도 휴게소에 도착하고서야 잠에서 깼다. 근데 오늘따라 몸의
컨디션이 별로다. 저녁 먹으면서 직원들과 이스리 2잔에 감자탕으로 회식을 했는데
그게 잘 안맞았던 모양이다. 거기다가 몇년만에 오뉴월에 개도 안 걸린다는 감기에 걸려 머리도
아프고 목에 피가 약간 섞인 가래도 나오는데 지난번에도 8차에도 빠졌고 하여 9차 산행을 나섰다.
이곳 낙동정맥 구간은 워낙 오지이고 교통이 너무 나빠 단독 산행하기에는 넘 힘이 들어서 길을 나섰다.
날머리인 황장재까진 20분 정도 남았기에 부지런히 산행 장비를 점검하고 황장재에 도착. 하차하여
지난구간 개인 사정으로 빠진 날머리구간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아스팔트 도로에 떨어져
렌즈에 이상이 있다는 에러 메시지가 뜨면서 작동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예감이 좋질 않다.
이젠 아무 생각없이 부지런히 산을 타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중간 정도에서 부지런히 걸었다.
새벽 3시에 황장재에서 시작하여 갈평재 지나면서 상당히 고도를 높인다.
좌측의 지품리의 가로등만 살아 있음을 느끼는 시간에 오늘도 범여는 헤드렌턴
하나에 모든 걸 맡기고 외로운 慶北 奧地를 헤맨다. 2시간 가까이 된오름으로
갈평재에서 高度를 높혀 절등재쯤 도착 무렵에 몸이 이상신호를 보낸다.
야심한 숲속으로 살짝 빠져 평소대로 버리는 즐거움(?)을 만끽하려 하는데 아랫배가
너무 아프면서 설사가 쏟아진다. 배가 아프면 볼일을 보고나면 시원해지는 느낌인데 오늘은 예감이
별로 좋질 않다. 그래도 가야할 길이기에 오르니 커다란 묘지가 나타나고 일행 산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배낭을 벗어놓고 100m 떨어져 있는 대둔산을 찍고 다시 돌아와
다시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다시 배가 아파온다. 배낭에서 지사제 2알을 꺼내 배 아픔이 조금 나은 것 같다.
부지런히 걸어 서서히 아침은 밝아오고 너덜지대에 도착하니 모두들 난리가 났다.
너나없이 두릅나무에 매달려 두릅을 따서 배낭에 넣느라 정신이 없다. 두릅뿐만 아니라, 엄나무,
우산나물 등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오늘은 거리가 만만찮은데 아무래도 歸京이 일찍 가긴 힘들겠구나.
먹구등을 지나 아침을 먹는데 밥이 제대로 먹히질 않는다. 오랜만에 범여농장에서 첫 수확한 야채에다
오리로스로 후라이팬에 구워 멋지게 아침만찬을 즐기려고 했는데...
대충 식사를 마치고 맹동재, 느지미재를 지나 왕거암을 오르는데 머리에는 땀이 아닌 식은땀이 난다.
거기다가 건조한 날씨탓에 탁한 흙먼지로 인하여 목은 점점 더 아파온다. 동료 산꾼들은 산나물
채취에 신이 나서 난리인데 나는 죽을 맛이니... 마루금에서 200m 떨어진 왕거암 정상을 찍고
다시 오니 가메봉이 손에 잡힐듯이 가까워 보인다. 아직까진 완연한 푸르름을 되찾진 못했지만
정맥 마루금은 서서히 녹음으로 덮여지고 있다. 제단바위를 지나 대관령에 오르니 마음이 포근해져 온다.
주위의 풍광은 너무나 멋있다. 카메라로 담지 못하는 아쉬움. 범여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평소의 走力대로 치고 싶은 맘이 간절한데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다시 배는 아파오고,
목은 타들어가고 주산재 삼거리를 거쳐 별바위까지 가는 2시간 40분의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다.
급한 오름길에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 길은 상당히 미끄럽다. 별마위에 오르니
저 아래 주산지는 평화롭기만 범여는 고통의 연속이다. 3리터가 가져온 생수도 바닥이 나고
오렌지 쥬스도 바닥이 나고... 동료산꾼이 나눠준 조그만 생수 반통이 왜그리 고마운지, 이걸로
약 2시간을 더 가야 하는데... 통천문을 지나는 너덜길은 상당히 위험하다.
서서히 탈수현상도 생기기 시작하고, 그래 가자 이것보다 더 험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나 아닌가...
약 2시간여 만에 도착한 피나무재. 모든 동료 산꾼들이 항상 선두에서 있는 나를 후미에서 오니 모두들
무슨 일있냐고 묻는다. 하산 후 얼음 막걸리에 오리고기에 맛있는 식사. 나에게는 그림에 떡이다.
그 사이 화장실만 3번이나 갔다 오고... 오는 길에 길은 꼭 막히고 거기다가 버스가 에어컨까지 고장나
찜질방이 되고 지하철이 끊어져 집에 도착하니 5분전 자정. 출발 때 시작된 머피의 법칙이 계속
성립되고, 참으로 힘이 들었지만 한 구간을 마쳤다는 그 뿌듯함에 보람을 찾는다
낙동정맥 제9구간의 지도와 고도표
황장재 [黃腸-]의 모습 - 간고등어가 넘던 고개
경상북도 영덕군 지품면과 청송군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높이 405m로, 경상북도 영덕군 중서부의 지품면과 청송군 진보면의 경계 지역에 있다.
임물현(林勿峴, 임물령·임울령·임울현) 또는 황장재산(黃腸材山)이라고도 불린다.
'황장재'라는 명칭은 궁궐의 건축자재로 쓰던 질 좋은 소나무인 황장목(黃腸木)을 함부로 벌채하지
못하도록 입산을 금하였던 산인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영덕과 안동을 이어주는
34번 국도가 고갯마루를 지나간다. 영덕에서 안동으로 안동 간고등어를 수송하는 고개이기도 하다.
생선은 본래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가 맛을 좋게 하기 때문인데,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영덕에서 황장재를 넘어 안동까지 꼬박 이틀이나 걸리다 보니 상하기
직전이 되며, 이 때 소금 간을 하게 되면 가장 맛있는 간고등어가 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안동 간고등어의 맛의 비결은 자연 지리적 조건이 안동 봉화 영주등 산골주민에게
안겨준 최고 선물일 지도 모른다.
갈평재 - 황장재에서 산행 30분만에 도착한 갈평재
백두대간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던 출입금지 팻말이 이 낙동정맥길에도 있네?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 나리들의 규제 일변도의 행정 편의적 발상은 언제쯤 사라지려는지...
대둔산
우리나라에 대둔산 이름을 가진 산이 세곳이 있다. 낙동정맥 구간에 약간 비켜나 있는
대둔산(905m)이 있는데 세 곳 중 가장 높다. 그리고 논산과 전북 완주군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877m), 그리고 해남의 두륜산(671m)의 또다른 이름이 대둔산이다
명동재 헬리포트장
두리 뭉실하면서도 밋밋하게 생겼다하여 민둥재라 부르다가 명동재로 부르게 되었단다.
지형도상의 명동재의 위치는 바로 이 헬기장이 있는 875봉이다.. 내내 지형을 유심히 살피며
지나왔지만 이렇다 할 옛 재의 형태를 보이고 있는 지점은 보지 못했다. 예전 주왕산 오지마을
내원동 사람들이 영덕쪽 지품으로 숯을 팔러 다닐 때 명동재를 넘었다고 하건만 이 높은 산봉을
넘어 다녔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두고개
두고개엔 왼쪽으로 내기사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뚜렷하고 오른쪽길은 주왕산일주능선인
장군봉~금은광이~먹구등으로 이어지는 고갯길 하나를 더 넘어 내원동으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하다.
두고개란 옛날 영덕쪽 기사리에서 청송쪽 내원동을 이었던 길로 두 개의 고갯길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게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오른쪽 바로 아래로 형성된 계곡은 달기약수가 있는
월외리 노루용추계곡의 최상단부인 대리골의 상류가 된다.
먹구등
공터로 잡목에게 잠식당한 폐헬기장이 있는 먹구등(846.4m). 이렇다 할 표식은 없지만 수두룩한
표지기들이 먹구등 정상임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대둔산을 출발하여 1시간 25분이 소요되었다.
먹구등... 무슨 뜻이 있을듯 하긴한데 .... 먹구등에서 길이 T자로 갈리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금은광이를 거쳐 장군봉으로 가고 낙동정맥길은 좌측으로 가야한다.
느지미재 - 나물을 딴 비닐봉지 하나씩 든게 이채롭다.
명동재와 왕거암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재로서, 영덕 송천과 지품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옛날 청송 내원동과 부동면 일부 사람들은 영덕 장을 보기 위하여 지름길인 이 재를
넘나들었다고 한다. 내원동서 아침 일찍이 출발하여도 장을 보고 오면 항상 이재를 넘을 때는
저녁 늦게 넘어오게 되므로 사람들은 이 재를 느지미재라 불렀다고 한다.
이 고개를 지나면서 갑자기 울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아버지가 시골장에 가서 갈치 몇마리
사가지고 지게에 매달고 늦으막하게 고개를 넘으실 때 난 호롱불을 켜고 술 취하신 아버지 마중
나가는 일이 싫었고, 술 취하신 아버지가 너무나 싫었는데 나 역시 자식 낳고 키워보니
이제사 아버님 마음 이해할 것 같은데 아버님은 이 세상 안 계시니니...
아버님 어제가 어버이 날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당신이 왜 그리 그리운지요.
막내 열심히 살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셔요.
왕거암(王居岩)
‘太三角點'이라고 희미하게 음각한 작은 표시석이 보인다. 왕거암(王居岩)은 주왕산에 얽힌
전설속의 周王이 거처한 바위라 해서 부쳐진 이름인데 큰 삼각점으로 모든 뜻을 표한다는
건지 여러 문헌을 찾았으나 알 수 없습니다.
제단바위
대관령(대궐령)에서 만난 각시붓꽃
대관령(대궐령)의 모습
대궐령일대는 정상부가 축구장만큼 넓은 평지에 마치 부드러운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넓은 풀밭을
이루고 있다. 대궐령은 임금이 계신 곳을 둘러서 이어진 산봉우리를 가리키는 것이라 하며 일반적인
고개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산줄기의 높은 곳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법하다.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중국 당나라때 진의 후손인 주도가 진의 회복을 도모코져 스스로 후주천왕을 자처하고
군사를 일으켰다가 패하여 이곳 주왕산으로 숨어 들었을 때 영덕지방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였던 곳이
바로 이곳 산상분지인 대궐령이다
갓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갓바위
갓의 모양을 닮은 바위가 있는 갓 바위 산(740m)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어떤 선비가 주왕산에 구경하러 왔다가 주위 경관이 너무도 아름다워 갓을
바위에 얹어두고 그만 잊고 가버린 뒤 그 갓이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정말 금슬이 좋은 부부처럼 죽고 못사는지 딱 붙어 애정을 표시하는 나무 아무래도 범여에겐 해당이
없는 것 같다. 아직 저렇게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부러워 보인다
주왕산(周王山)
1976년 전국에서 11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바위가 병풍을
펼친 듯 하다하여 옛날에는 석병산(石屛山)이라 하였다. 또한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중의 하나다. 주왕산은 신라왕족인 김주원이 이곳에 있었다고 하여
주방산(周放山)으로 불리다가 그 후 고려때 나옹스님이 주왕의 전설 때문에
주왕산(周王山)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주왕은 중국 당나라 때 주도라는
사람으로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며 반역을 일으켰으나 당나라 군사에게 패하여 이곳
석병산까지 쫓기어 왔다. 이에 당나라 왕이 신라왕에게 주왕을 잡아 달라 요청하여 주왕은
이곳에서 신라장군 (마장군 형제들)에 의해 주왕 굴에서 최후를 마쳤다. 주왕산은 매우
깊고 험준하다는 말을 듣고 옛날부터 난리가 났을 때마다 이곳으로 피난을 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주산지 [注山池]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 있는 저수지로서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쌓기 시작하여 경종 때인 1721년에 완공되었다. 길이 100m, 너비 50m,
수심 7.8m이다. 한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어서 저수지 아래의 이전리 마을에서는 해마다 호수
주변을 정리하고, 동제를 지낸다. 물에 잠겨 자생하고 있는 왕버들이 유명하다.
김 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이기도 하며 대한민국 찍사들의
단골 촬영지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영화에 나오는 젊은 스님의 그 이후가 궁금하다.
통천문(通天門)
745.4(별바위)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곤두서 다시피한 가파른 자갈길로 한 발 내려서면 잔잔한 돌들이
마치 산사태 난 것같이 아래로 굴러 내린다. 가파른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니 나타난 통천문.
통천문에서 헬기장으로 가야하는데, 통천문으로는 통과를 못하겠고... 약간 우회하여 아픈 배를
움켜잡고 내려가는데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발 한번 잘못 디디면 극락가는 지름길이 될것 같다.
왜 통천문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것 같다. 지리산 법계사에서 천왕봉 가는 통천문은 너무나 온화하고
부드러운데 주왕산 통천문은 왜 이리 터프한지...
자연이 만든 용암 성벽?
별바위에서 피나무재 가는 3,2km는 범여에겐 최악의 코스였다.
아랫배는 자꾸만 아파오고 생수와 오렌지 쥬스는 다 떨어지고 별바위에서 동료산꾼이 준 생수 두모금
정도가 전부인데 왜이리 힘이 드는지 거기다가 잔뜩 쌓인 낙엽으로 인해 길은 미끄럽고 힘이든다.
다 왔다 싶으면 나타나고 또 나타나는 봉우리들 오늘따라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산들이 원망스럽고 밉기까지 하다.
주왕산국립공원 표지석 끝부분 오름길에 동료산꾼이 마지막 남은 과일을 다 정리하자면서 베낭을 내린다.
과일을 권하는데 먹기가 좀 겁이난다
피나무재에는 주왕산(721m)을 비롯하여 무포산(718m)과 무장산(641m)이 속해 있는 경상북도 청송군
동부의 부동면(府東面)에서 이어지던 914번 지방도가 내룡리와 봉산리를 거처 종래에는 영덕으로 넘어가가기 위
해 굽이굽이치는 고갯마루에 위치해 있다. 이름과는 달리 피나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다리에
긴장이 풀리기 시작한다. 아~~~ 오늘의 이 고통도 수행의 한 부분이라생각하며 내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잊지못할 산행이었다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 > 낙동정맥(終)'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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