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11, 02, 12~13(무박산행)
○ 산행날씨 : 맑음, 산행하기 그리 좋지는 않고 날씨는 꽤나 추움 운무로 인해 조망권 그리 좋지 않고 미끄러움
○ 참석인원 : 백두대간 산우회 23명과 함께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7.9㎞ /10시간 10분
○ 산행코스 : 활인동치-잘골 오거리-부귀산-620봉--우무실재-질마재-600봉-가정고개-옛성터--가죽재-500봉
누에기재-650봉-오산리재-새봉임도-조약봉-모래재
○ 소 재 지 : 전북 진안군 진안읍. 부귀면 / 완주군 소양면
구정 전후로 하여 혼자서 한북정맥 2구간을 사흘 상관으로 마치고 사무실에 바쁜일로
인하여 휴식을 취하지 않았던지 상당히 피곤한 상태로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예전 같으면 차에 오르면서 잠에 떨어졌는데 오늘은 왠지 머리가 복잡한 지 잠을
청할수록 정신은 말똥말똥하다. 공주를 지나면서 잠이 살짝 드려는데 여산
휴게소에 도착하여 그 이후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들머리에 도착한다.
활인동치의 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질 듯 하늘에 뜨있고 공기이 차갑지만 정신은
맑기만 하다. 서울에서 이런 별을 볼 수만 있다면 도시 사람들은 항상 바삐
살다보니 하늘을 못보는 건지 아님 안 보는건지... 아님 마음의 여유가 없는건 지
진안군
북동쪽은 무주군, 남동쪽은 장수군, 서쪽은 완주군, 남서쪽은 임실군과 접하며,
북쪽은 충남 금산군과 도계(道界)를 이룬다. 1개 읍 10개 면으로 이루어졌고,
군청 소재지는 진안읍 군하리(郡下里)이다.
인구는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197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이촌향도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주거지는 진안읍에 집중분포한다.
노령산맥 동쪽 사면과 소백산맥서쪽 사면 사이에 위치한 산간 고원지대로, 80.22%가
산악지대이다. 고랭지채소 재배가 활발하며, 도립공원인 마이산이 있다.
서부는 노령산맥의 주능선인 해발고도 800∼1,000m의 산지로서, 朱川面과 富貴面의 경계에 운장산(雲長山:1,126m)과
만덕산(萬德山:762m) 등이 있고, 그 사이에 곰치재[熊峙:420m]가 있다.
여기서부터 진안읍·마령면(馬靈面)·성수면(聖壽面)·백운면(白雲面) 등지에 해발고도 500m의 진안고원이 넓게 전개된다.
진안고원의 중앙부인 진안읍과 마령면의 경계에 2개의 역암(礫岩) 봉우리를 거느린 마이산(馬耳山:678m와 685m)이 솟아 있다.
남동부는 소백산맥의 서사면으로, 진안읍 남부에 성수산(聖壽山:876m), 백운면과 장수군의 경계에 팔공산(八公山:1,151m)
등의 산지가 있다. 하천은 진안고원에서 북류하는 금강(錦江)과 남류하는 섬진강(蟾津江)이 분수계를 이루는데,
그 최상류가 진안군을 흐른다. 섬진강은 팔공산 등지에서 발원해 백운면·마령면·성수면 등을 지나 임실군
관촌면(館村面)·신평면(新平面)으로 남류하며, 금강은 마이산 북사면에서 발원해 진안읍·상전면(上田面)·정
천면(程川面)·용담면(龍潭面)을 지나 무주군으로 북류한다.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계는 진안읍 서남쪽, 전주와 진안을 연결하는 도로상의 낮은 고개인 해발고도 344m의
활인동(活人洞) 고개 지점이다. 특히 섬진강은 상류의 성수면과 임실군 관촌면에서 하게 감입곡류(嵌入曲流)한다.



오늘의 산행지도와 고도표

여산 휴게소에서 지난 봄에 낙남정맥길을 같이 탄 산꾼들을 만난다.
상당히 반가웠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 月波님과 안레아님... 모두 다 반갑다.
이 분들은 호남길 감상굴재에서 가인 연수원까지 간다고 한다.
잠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진안으로 향한다. 기사분이 너무 빨리 달린다.
부귀산에서 일출과 전망을 보려면 강정굴재에서 새벽 5시경에 오르면 딱 좋을텐데
4시경에 도착한다.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강정굴재(활인동치)에 도착하자마자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꽤나 차갑다.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오르는 사람과
모텔쪽으로 오르는 사람도 있다. 어딜가나 만나니 상관은 없고...
길을 걷는데 어느 분이 아는척을 한다. 2년전 백두대간길에 동행했던 김 홍국 여사님이다.
고산자의 후예들이란 지도 전문제작업체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꽤나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대간과 정맥길을 조사하고 다니시는 분이다.
나 역시 한북정북을 혼자 완주하면서 그 분이 만든 지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활인동치(강정골재:04:10)
진안읍 입구의 램프를 돌아 올려 전주와 장수를 잇는 26번 도로에 올라 서고 잠시 걸어 올라 가면
'활인동치(活人洞峙)'에 서게 된다.
활인동은 진안군지에 의하면 활처럼 굽은 귀목나무가 있어서 얻은 이름이라 하고, 국립지리원에 의하면 마을에
林中花 또는 蓮花倒水의 명당이 있어 '화림동'이라 불렀는데, 변음이 되어서 활인동치가 되었다고 나온다.
정맥길을 타는 산꾼들에게는 '강정골재'란 이름이 더 유명하다.그러나 옛 역사를 중시하여 활인동치라 부르는게 맞을듯 싶다.
지도책에도 두 지명이 각각 나와 있어 혼란스럽다. 정리가 필요할 듯 싶다.
옛날 마을앞에 있던 고목의 나무가지가 마치 활처럼 휘어져 있어서 사람들은 활 모양의
귀목나무 가지를 날마다 바라보면서 대단히 귀하고 소중한 나무로 생각하고 가꾸어
왔었다 한다. 마을 사람들은 활 모양을 하고있는 귀목나무가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지켜준다고 생각하여 마을 이름도 활인동이라 부르게 됐다 한다.

팔각정(04:20)
진안초등학교 학습림 임도를 따라 10분이 조금 지나 불쑥 나타나는 콘크리트로
지은듯한 팔각정이 불쑥 나타난다. 별로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다. 차라리 자연
그대로 두었으면 좋았을 걸... 정월 초열흘날의 달은 저물고 어두워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된다. 꼬리표도 보이질 않고 잠시 지도와 나침판으로 독도를 하여 내리막길
임도가 있는 농장쪽으로 향한다.

농장을 끼고 좌측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는 과수원길을 타고 오른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자주 나오는 파란색 물통은 칡흑같은 어둠속에
보이질 않고 개들만이 낯선 이방인들을 향해 심하게 짇어댄다. 요즘 구제역이다
A1 조류독감이니 뭐니 하면서 지쳐있는 민초들의 잠이깰까 미안한 생각이다.
잠시 후 파란색 물통이 있는 철조망을 지나 마루금 능선으로 접어든다

마루금 능선에 렌턴 불빛만이 산꾼들의 진행속도를 알 수 있고...

개실마을 하산길새끼 세마리를 품고 엎드린 형상이라 개실이라 한다는 개실마을 내려가는 길이다.

부귀산 능선에는 엄청나게 크게 조성되어 있는 마이산 산삼영농 법인이 운영하는
산삼밭이 자리잡고 철조망으로 가로 막아 정맥길을 방해하고 있다.

절골마을 이정표
여기서 1.4km 떨어진 곳에 신라 시대에 원효성사가 창건한 고찰 고림사가 있어서
절골이라고 한다. 지금은 조그만 절에 불과하지만 그 옛날 부귀산에서 원효스님이
수행 정진 할 시절에는 꽤나 유명한 가람이었다고 한다.

고림사 가람의 모습...
서시 672년(문무왕 12년) 원효스님이 부귀산에서 수행한 것이 계기가 되어
창건한 절이라고 하는데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펌)

아이고 무서바라 돈 없으면 산도 못타겠네그려
진안경찰서장 나리님 너무 걱정하지 마소 정맥 산꾼들은 그런일 없을낀게 산길 가는것도
오줌누고 거기기 볼 시간도 없이 내빼는 산꾼들이 산삼 쳐다볼 시간이 어딧소
그리고 산 타는 사람은 절대 그런 사람없다고 보요... 그만큼 자연을 닮아 순수하다는 애기죠

부귀산 아래(06:00)
부귀산에서 일출과 마이산, 운장산의 전망을 보려고 정말 천천히 올라 왔는데도
6시밖에 안됐다. 이 아래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기다리는데 날씨가 추운 탓인지
손. 발이 꽤나 시렵다. 추위를 더 이기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부귀산 정상으로 오른다.

부귀산(富貴山.806m:06:30)
전북 진안군과 부귀면의 경계에 있으며 정상에는 명당이라 그런지 몇기 묘지도 있다.
부귀면에서 바라보는 부귀산은 사지앙천(蛇之仰天) 즉 뱀이 하늘을 우러러보는
형상의 명당이고, 가뭄이 들면 진안지역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 지역은 산수(山水)가 좋아 천하명당자리에 터를 잡은 부귀한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대곡마을 주민들은 부귀산을 '배택산'이라고도 하는데, 말세가 되면 이 산에 올라서 배를 타고
나가야 살수 있다고 하는 속설을 간직한 산으로 정상에 서면 북쪽의 운장산과 남쪽의 마이산,
동쪽의 덕유산 연봉들을 볼 수 있다.
이번 코스 남쪽의 정곡천 등의 물들은 세동천을 경유하여 섬진강으로 빠지고,
북쪽의 계곡수는 정자천을 거쳐서 금강으로 흘러든다.

부귀산 정상 삼각점

부귀산 정상에 오르니 아직은 어둡기만 하다. 여명이 밝아오려면 아직 2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 듯하다. 1시간만 산행을 늦게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 두고 두고 아쉽기만 하다
조금 있으니 손.발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이 시렵다. 꽤나 추운 날씨이다
10분 정도를 기다리니 몸에 오한이 올 정도로 춥다. 그래도 마이산 전망과 일출을 보려고
고집스럽게 기다린다. 대한민국에서 氣가 가장 센곳에 기를 좀 받아보려고 말이다.
20분을 기다리니 여명을 밝아오는데 전망은 그리 썩 좋지 않다. 실망 그 자체다.
거기다가 카메라 배터리가 얼어 버렸는지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이 되질 않는다.
전망바위에서 조망을 하고 하산을 하다 낙엽속에 눈이 얼음으로 변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았다가 5m의 직벽으로 굴러 떨어진다. 오른손목과 엉덩이가 엄청나게
아프다. 항상 다친 오른손이 꼭 다친다. 다행인건 베낭 때문에 큰 부상은 없고...

서서히 동이트기 시작하는 진안읍내의 모습

부귀산 전망대 바위에서
카메라 배터리가 얼어서 제대로 작동이 되질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인증샷은 해야하고 호남길 끝까지 가야할 마카루님과 함께

한폭의 그림처럼 마이산이 눈 앞에 나타난다. 이 곳이 대한민국에서 氣가 가장 센곳중에 하나다.
이 센 기운을 받아서 올핸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보려 한다.

진안공원의 모습북한의 개마고원과 쌍벽을 이룬다는 곳이 전북의 진안고원이다.
특히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이곳은 평균 해발 400m인 고원지대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살아 있어 천혜의 고장이란 명성을 얻고 있다.
진안에는 용담호가 있다. 금강의 청정수를 담수해 놓은 곳이다.
고즈넉한 수면 위로 춤 추듯 피어오르는 하얀 물안개는 가히 몽환적이다.
하늘에 여명이 깃들고 물가에 환한 빛이 내려앉을 즈음, 새벽 물안개의 군무는
물굽이 따라 소리 없이 펼쳐진다. 진안은 예로부터 산고수장(山高水長)의 고장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청정자연을 가지고 있다. 진안 인삼은 다른 지역보다 특히 향이
진하고 항암효과에 탁월한 사포닌 성분이 높다. 생산량은 전국 인삼의 7.7%다.
인삼은 수삼으로 판매되거나 홍삼으로 가공되어 판매된다.

부귀산 전망 바위 아래의 소나무

능선에서 바라본 부귀산의 모습

부귀산에서 마루금을 우회해서 내려오다 한번 심하게 넘어지고 나니 자꾸만 조심스러워
지고... 눈이 녹아 낙엽속에 얼음으로 변해있어 엄청나게 미끄럽다.
거기다고 가파른 경사길에 엄청나게 미끄럽다. 직벽으로 내려오는 길도 있다마는
여러 사람이 있기에 우회로를 택한다. 배꼽시계가 아침시간을 알려준다.
조금가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아침상을 펼친다. 오늘은 만두와 떡국, 라면을 넣어
퓨전으로 하여 막걸리, 소주를 겯들여 먹고 후식에 과일에다 커피까지...

우무실재(650봉:08:50)

보일락말락하며 애간장을 태우는 운장산
전북 진안군 주천, 부귀, 정천면과 완주군 동상면에 걸쳐 있는 운장산(1.126m)은
호남지방 노령산맥 중 제일 높은 산이다. 산이름은 구름 위에 솟은 바위산이란 뜻이다.
산 이름은 산중 오성대에서 은거하던 조선 중종 때의 성리학자 운장 송익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지며, 19세기 중엽까지는 주줄산으로 불렀다.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
및 응회암으로 된 지질로 이루어졌고, 노령산맥의 주능선을 이루는최고봉이다.
완주군과 진안군의 접경과,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남한의 대표적 고원지대인
진안고원의 서북방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상에는 상봉, 동봉, 서봉의 3개 봉우리가 거의
비슷한 높이로 있다.
동쪽 10km 부근에는 같은 능선에 속하는 구봉산이 있다. 서봉은 일명 독재봉이라고도 하며
큰 암봉으로 되어 있고, 서봉 아래에 오성대가 있으며, 부근에는 북두칠성의 전설이 담겨
있는 칠성대가 있다.

忍苦의 세월을 넘기고...

질마재 (09:30)
내리막을 내려서니 좌우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사거리 안부인 질마재에 도착을 하게 된다.
우측은 부귀면 마곡, 좌측은 진안읍 광주동 방향의 하산로다. 능선에 잔설이 많이 남아있고
낙엽속에 얼음이 상당히 미끄러워 산꾼들의 안산을 위협한다.

600봉(10:00)
오늘은 이름없는 무명봉이 너무도 많다. 단지 산의 높이로만 명명되고..
600봉에서 우측 90도를 꺽어서 내려서니 편안한 능선이다. 음지라 그런지
능선 안부에는 눈이 꽤나 많다. 다행히 얼어있서 발목이 빠지지 않는것이
좋다. 저 넘어 운장산이 자꾸만 갈길 바쁜 산꾼의 눈길를 빼앗는다.

금남정맥길에 있는 대한민국 100대 명산중의 하나인 운장산의 모습

저 멀리 내가 지난해 9월에 지나갔던 호남정맥 능선들이 아련히 보이고...

가정고개 (10:20)
가파르지만 짧은 내리막을 내려서면 다시 편안하고 호젓한 능선길과 완만한 내리막이
안부십자로인 가정고개까지 이어진다. 오랫만에 사람을 만난다. 익산에서 왔다는
산악회의 회원들이 30여명 지나가면서 인사를 건넨다.

삼거리에서 우측의 내리막을 따라 내려서면 편안한 능선길이지만 오르내림의 굴곡이
있고 잠시 후 돌무더기가 있는 성터흔적의 봉우리를 지난다. 성터를 지나니 이곳도
벌목을 하는 현장이 나타나고 잠시후 내리막길에 도착하니 오룡동재라고 불리는
가죽재가 나타난다

오룡동재 저수지

가죽재(오룡동재:10:50)
진안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부귀면 소태정 마을이고 전주 쪽으로는 오복주유소가 있다.
진안과 완주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서 가죽재는 26번 도로가 지나는 곳에 있고 '오룡동 고개'라고도 한다.
오룡동은 다섯 봉우리의 산에 둘러 싸여 있고 五龍弄珠의 명당이 있어 얻은 이름이라 한다.
다섯개의 산이 이 재를 둘러 싸고 있는 형국이고 26번 국도는 들머리인 활인동치에
이어 2번이나 산꾼과 조우를 한다

차들을 피해 무단횡단을 하여 철망으로 된 중앙 분리대를 아슬아슬하게 넘는다.
4차로 포장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로를 횡단하여 길을 건너 전주쪽으로
내려가다 통신탑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선다. 이곳은 100여m 가까운 절개지로 깍아서 길을
만들었다 이럴거면 차라리 터널로 만들어 정맥길도 이어가고 안전도 보장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젠 정맥 산행에도 목숨을 담보로 해야하니... 하긴 밥통들의 머리에서 그런 지혜가
나올리 없지... 자기들의 안위가 중요하지. 민초들에 대한 봉사정신이 있을 리가 없지.

파평윤씨와 전주 최씨등의 여려기 묘지를 지나니 가죽재 위쪽으로 설치된 이동통신 철탑이 나타나고
우측에는 싸일로까지 설치된 커다라 목장을 따라 산림의 벌목으로 온통 정맥 길이 끊어져서 벌목지
가장자리를 힘겹게 돌아 올라, 벌목된 나무를 겨우 넘어서 능선 끝 지점에서 우측으로 꺾어서 벌목지를
벗어나니 이곳은 눈이 발목까지 차오르고 잡목을 헤치고 겨우겨우 올라 500봉에 도착한다.
동행한 마카루님이 속이 안 좋은지 위장약을 먹고 다시 출발한다.

누에기재(11:45)

누에기재에서 650봉 오름길은 입에 단내가 난다. 봉우리를 곧바로 세운듯한 느낌이다.
낙엽속에 얼음으로 미끄럽기만 하고 다리가 풀리는 느낌이다. 하긴 이런 고행도
수행의 한 방편이니 길이 있으면 가야겠지

이곳에는 돌과 흙이 딴 곳과는 특이한 색을 띄고 있다. 표현이 어렵지만 붉은색과 잿빛 색을
혼합한 듯한 돌이 보이기도 하고, 그 돌이 부스러져 토양이된 색깔 또한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마이산과 비슷한 구조를 띠고있다. 꼭 자갈을 시멘트에 버무려 놓은듯한 모습이다. 약 1억년에 생성된 것이라고 한다.
650봉(12:00)
코를 땅에 박듯이 미끄러운 낙엽길을 치고 올라 도착한 650봉에서 만난 시그널
졸라 힘드네... 이해는 된다. 정상에 오르니 저 멀리 내가 지나온 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코 앞에는 운장산과 구봉산 그리고 저 멀리 대둔산도 보인다.

나무 가지와 가지 사이로 난 금남. 호남정맥길
전생에 무슨 악업을 지었길래 이런 고행의 걷고 있으신가?

장구목재(12:35)

자꾸만 다리가 풀리고 힘이든다. 유난히 오늘은 더...

내가 오늘 지나온 능선들

640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참으로 험난하다

세상사가 힘든게 있으면 쉬운게 있다고... 힘든곳을 내려오니 편안한 산죽길이 기다린다.
산은 별걸 다 가르쳐 준다. 그래서 산은 인류의 영원한 스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오산리재(12:50)

마루금 능선에서 바라본 진안군 부귀면의 한가로운 모습


새봉임도에서 바라본 3정맥의 분기점인 조약봉 정상
세봉임도 개통기념 식수비(13:30)
모래재와 조약골을 연결하는 임도에는 「새봉임도개통기념식수」란 검은색 표지석과
「주식회사 스미트」에서 설치한「개인사유지 통제 공고문」이 있다.

3정맥 분기점인 주화산(565m:13:40)
행정구역상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과 완주군 소양면의 경계에 있는
주화산의 이름은 구슬주(珠), 빛날화(華)를 써서 산세가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어쩌면 전라남.북도와 충청남도의 산줄기와 물줄기의 요충지인 백두대간 영취산의
이름을 산세가 신령스럽고 빼어나다는 고대 인도 마갈다국의 수도에 있는 5대산 중의
하나의 이름을 빌어다가 명명했듯이 주화산의 이름도 산줄기와 물줄기의 요충지에
걸맞는 이름을 붙여 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전북에 수많은 산악회와 산악인들이 있었건만 이산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다행히 광주의 조석필씨가 호남정맥 등을 종주하고, 1993년에 저술한 [산경표를 위하여]와 1997년에 저술한 [태백산맥은 없다]에서 주화산을 처음 거론하여 전국의 산악인들이 모두 공감하였다.
그 뒤 이산의 중요성을 인식한 부산의 건건산악회가 이산에 이정표를 처음 설치하게 되었다. 완주 주화산(565m)은 삼거리다.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달려온 금남호남정맥이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전북의 백대명산을 가다‘(김정길 지음)에는 “주화산은 동남쪽에 섬진강, 동북쪽으로 금강, 서쪽으로 만경강의 분수령이 된다.”고 적혀있다. 동쪽에서 이어진 금남호남정맥이 주화산에서 남(호남정맥)과 북(금남정맥)으로 갈라진다는 의미로 빗물도 정맥 산줄기에 따라 금강, 섬진강, 만경강으로 나뉘다 바다에서 다시 만난다는 얘기다. 특히 보룡고개를 넘어 금남정맥 왼쪽으로 동상면에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이 있기도 하다. 주화산, 주줄산, 조약봉. 산 이름을 놓고 양보 없는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주줄산은 운장산이고 구슬 주(珠) 빛날 화(華) 주화산이 맞는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약(鳥躍)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산꾼들에게는 조약봉으로 더 알려져 있다.
영취산에서 시작된 금남호남정맥은 여기서 끝나고 오른쪽은 운장산을 타고 부여이름으로 불리는데 어느분의 말처럼 주화산과 주줄산은 그 근거가 미약하고 이곳사람들은
주화산을 모르고 조약치만 알고 있으니... 정확한 고증으로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終山祭를 지내면서...
4번의 걸친 금남. 호남정맥길, 도상거리 67km의 길을 걸으며 영취산,
장안산, 팔공산,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이곳을 지나면서 만난 크고
작은 봉우리의 모든 山神이시여 이 보잘것 산꾼 범여를 보살펴 주심을 깊이
감사드리며 비록 초라하나마 향과 茶를 올리니 음향(飮饗)하여 주옵소서

금남호남정맥은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출발해서, 장안산, 사두봉, 신무산, 팔공산, 성수산,
마이산,부귀산을 거쳐 조약봉 분기점에서 끝을 맺는 약 67km정도의 짧은 정맥이다.
정맥이 지나는 인간세의 권역도 전북 장수군과 진안군 두 개의 郡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가 걸을 수 있는 남녘땅 9개 정맥 중 가장 짧은 거라 일부에서는 호남정맥의
일부로 편입해 버리는 산악회와 산꾼들도 꽤나 많다. 그러나 그건 크나큰 실수이다.
낙동정맥이 410km, 호남정맥이 430km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짧은 지 알 수 있다.
비록 그 시작과 마지막이 모두 호남지방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호남과 충청을 거쳐 서해바다로 잠기는
400km 금강의 흐름이 금남호남에서 발원했고, 무엇보다 짧지만 단 한순간도 허술하게 흐르지 않는
금.호남의 山勢에 그 까닭이 있다.
낙동이나 호남은 그 길이가 긴만큼 그 흐름 속에 갖가지 사연과 역사와 볼거리를 숨겨 두고
있긴 하지만, 반면 그 흐름이 약해져 맥이 흐려지기도 하고 숲에 갇혀 아무 조망도 볼 것도 없이 그저 그런 코스도
상당히 많지만 그러나 금호남은 그 짧은 흐름 속에 단 한차례도 맥을 잃는 경우가 없고, 전 구간에 걸쳐 다양한
사연과 역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금.호남구간이다.
조망 역시 전 구간에 걸쳐 군데군데 멋진 조망을 지녔고, 오르내림도 지지부진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화끈함을 보여 주는 곳이 아닌가 싶다.
이런 금호남을 홀대하거나 아예 다른 정맥에 편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금남호남 정맥은 , 한마디로 정의해서 '짧지만 굵은' 정맥이라 정의를내리고 싶다.

조약봉 헬기장

나무 숲사이로 보이는 모래재 구비길
모래재 터널에서 완주군 소양면 내려가도 도로는 마치 강원도 홍천의 구룡령길을
연상케 한다. 구비구비 돌아가는게 실제로 69구비란다

모래재에 있는 전주공원묘지

모래재 (14:30)
모래는 몰이라는 우리의 옛말로 산을 뜻하고 재는 고개를 뜻하니 즉 다시 말해서 산고개라는 뜻이다.
모래재는 경상도에서 육십령을 지나 전라북도 전주를 연결하던 26번 국도를 확장하면서 우회를 하게 되어 이제는
32번 군도가 되면서 한산해 졌다.
전북 전주에서 고원지대인 진안을 가려면 높이 700m가 넘는 만덕산(萬德山)을 끼고 넘어가는
곰티재(熊峙)를 넘어야 했었다. 그러나 그 재가 너무 험하여 차량 사고가 빈발하였다.
한 때는 1백명 가까운 대형 사고까지 있었다.
이것을 걱정한 전주의 몇몇 유지들이 앞장서서 도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곰티재는 확장이
어려워서 포기를 하고 대신 만덕산에서 서북쪽으로 약간 더 이동한 곳에 새 도로를신설하기로하여
오늘의 모래재가 되었다. 이 모래재는 1970년대 초쯤에 개통되었다.
모두 99구비라하여 곰티재는 일명 99구비재라고도 불렀지만 실제는 66구비밖에 안되었다.
모래재도 구비의 수로는 곰티재와 비슷하지만 커브의 각도가 많이 부드러워졌고, 마루턱에 100m 정도의
터널을 만듦으로서 고도를 약간 낮추었다.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포장까지 염두에 두고 도로를 완료하여
여러가지로 편리해졌다.
모래재의 모습도 대관령이나 진부령처럼 한쪽만이 급경사이고 반대쪽은 거의 평지에 가깝다.
진안쪽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합쳐지는 고원지대이기 때문에 일단 마루턱에 올라서면 거의
평지가계속되면서 우측으로 마이산의 전경들을 보다가 진안 시내로 들어서게 된다.
전주를 떠나면 순두부로이름난 화심(花心)까지 10km는 그냥 평지이고 화심을 전후하여 길은 4개로
갈라지는데, 가장 왼쪽 것은 완산8경인 위봉(威鳳)폭포를 가진 위봉사(威鳳寺) 가는 길이고,
다음은 우리나라 유일의 낙조광선이 부처님을 환히 비쳐준다는 원등사(遠燈寺)로 가는 길이며, 3
번째가 모래재 입구, 가장 오른쪽이 곰티재로 가는 구도로다.
모래재 마루턱 터널 앞에 서면 강원도의 구룡령을 연상케 한다. 길은 있어 올라오긴 하였으나
주위가 온통 산 뿐이다. 고개를 내려오는데 멀미가 날 정도로어지럽다.
우열곡절 끝에 내려오니 완주군 소양면 화심마을이 나오고 이런 시골에 엄청나게큰 화심 순두부라는
식당에서 두부전골에다 식사를 겸한 주류로 한구간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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