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그것도 아주 오랫만에 딸과의 외출...
미국에서 손님이 오는 바람에 딸과 함께 서도소리 연구소가 있는 박 정욱 명창이 운영하는
가례헌(嘉禮軒)에 국악 공연을 보러 갔다. 참으로 오랫만에 부녀간의 외출이었다.
지금 졸업작품 전시회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같이 공연을 봤다.
8년전에 같이 일본 홋카이도를 여행한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공연하는 곳인데 토욜은 바빠서 목욜 저녁(2011.10, 13)에 갔었다
지하철 6호선 청구역 1번출구로 나와 빠리파케트를 지나 직진 100미터
거리에 있는 가례헌을 찾았다. 무학빌딩 5층 건물에 있는데 1층에 미싱을 비롯한
봉제와 관련된 점포들이 있고 오래된 아파트형 공장건물에다 2층부터 4층까지 가내수공업
공장이 들어있어 미싱소리 요란하고 각종 자재들이 계단에 까지 나와있고, 계단은 너무
불결하고 조명도 어둠컴컴하다. 서울에 산지가 40여년이 되었지만 이렇게 불결한
건물은 처음이 아닌가 싶을정도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이런곳에 민속예술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아니했다.
그러나 5층 가례헌(嘉禮軒) 입구에 들어서니 별천지였다.
갓 쓰고 두루막 입고 안경쓴 서도소리 명창 박정욱 입간판과 오래된 앙증맞은 석등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 했다.
가례헌 내부는 그야말로 골동품 박물관에 온것 같다. 고가구, 크고작은 도자기, 다기,
전통악기, 장신구 등등 방마다 많이 진열되어 있고 입구에 들어서자
담당자들이 참으로 반갑게 맞이한다. 이어 안내된 방으로 들어가니 남성들만
사용하는 골동품만 모아놓은 방에서 명창 박 정욱 선생이 직접 녹차를 대접한다.
나보다 미국에서 온 친구가 더 좋아하는 느낌이다. 이곳은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꽤나 많다. 차 대접이 끝나고나니 옆방으로 옮겨서 저녁식사가 나오는데
깔끔한 비빔밥에다 고구마와 고추 튀김 등... 음식이 참으로 깔끔하고 담백하다.
이 음식은 올해 여든이 되신 박 명창의 모친께서 손수 많든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식사가 끝나고 나니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공연장은 안방콘서트장과 같이 70여평의 아늑한 에서 출연자와 관객이 가까이서
호흡을 같이 하며 흥을 북돋우는 것이 넓은 장소에서의 관람보다 훨씬 친근한 맛이 난다.
여기에다 국악과 클레식 음악을 번갈아 들려주고, 국악도 대금 피리 아쟁 장고 춤등 골고루
등장하고 클레식 음악도 우리나라와 외국 것을 두루 맛보게되어 국악이나 클레식 음악만
공연했을 때의 지루함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또한 생소하다면 생소한 국악의 각 장르에 대한
설명과 우리말이 아닌 외국곡에 대한 해설이 있어 더욱 깊이있고 재미나게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어서 두시간여 공연이 너무빨리 지나가는 것같았다.
거기다가 오랫동안 일본에서 사시다가 한국으로 오신 올해 88세의 미수(米壽)를 맞이하신
할머니의 축하도 있었고 공연이 끝나고 나니 그것이 끝난게 아니고 다시 식사를 한 장소로
옮겨 막걸리에 파전으로 뒷풀이를 한다. 박 정욱 명창이 권주가를 불러준다.
차와 식사 공연 그리고 뒷풀이까지 포함하여 3만원이라니... 정말 놀랍다.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뒷풀이 끝나고 딸래미가 좋아하는 신당동 떡복이집으로
옮겨서 외국서 온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 더하고 집으로 왔다
건물 1층 출입구에 부착된 조그만 가례헌 알림판
건물로 들어서니 2층에서 4층까지 가내 봉제공장으로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5층에 들어서니 명창 박 정욱 선생의 브로마이드가 서있고...
가례헌 입구로 들어서니 담당자가 반갑게 맞아주고...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박 선생이 반갑게 맞아준다.
가례헌의 내부
명창 박 정욱 선생이 직접 녹차를 대접한다.
딸과 미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비빔밥으로 식사하기에 앞서서...
가례헌의 프로그램
명창 박 정욱 선생의 공연 안내와 인사말씀
고수 박 헌수 선생의 국악에 대한 설명(장구)
장구 시연의 모습 - 관중을 휘어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서도소리 민요로 관객의 흥을 돋우고...
대금 독주의 모습
판소리 심청가도 오랫만에 들어보고...
현악기와 타악기의 합주 모습
테너 김현동 교수의 가곡 고향과 박연폭포의 열창하는 모습
명창 박 정욱 선생의 6분짜리 배뱅이굿
마지막 휘날레 임 영미님의 설장구
다시 장소를 옮겨 막걸리와 부침개로 뒷풀이를 멋지게하는데
박 선생의 권주가(勸酒歌)로 막걸리 맛은 기가 막히고...
가례헌에서 200m 정도 떨어진 떡복이 타운으로 옮겨간다
딸래미 덕분에 서울에 살면서 처음으로 신당동 떡복이집을 가봤다.
그것도 가장 유명하다는 마복림 할머니 집으로...
맛있는 떡복이
사랑하는 우리 딸 수지와 미국인 말로와 제니
아빠가 딸에게 늘 미안하구나.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늘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한점...
졸업 작품 전시회 끝나고 또 한번 밥한번 먹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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