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에서 발견하는 건강의 지혜”
버섯만큼 자연의 향과 맛을 다양하게 품고 있는 먹을거리가 또 있을까. 곰팡이의 일종인 버섯은 비만, 당뇨병 예방은 물론 항암성분도 듬뿍 들어있다. 버섯의 종류별 영양학 & 기초상식 가이드.
▼ 버섯은 자연의 청소부
버섯은 한곳에서만 살고 식물의 씨앗처럼 포자로 번식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식물로 오해한다. 하지만, 버섯은 영양분을 얻는 방법이 식물과 다르고 자연계에서의 역할도 완전히 다르다.
자 연계는 크게 동물계와 식물계로 나뉜다. 그런데 동식물의 세포는 일반적으로 둥근 구형을 띤다. 하지만 버섯은 실처럼 가늘고 긴 세포로 돼 있다. 이런 세포를 ‘균사’ 또는 ‘팡이실’이라고 부른다. 세균류나 곰팡이 등의 미생물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버섯균류는 세균류나 점균류를 제외하고 엽록소가 없어 기생생활을 하는 것을 총칭하여 말한다.
다시 말해 다른 동식물은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서 영양기관, 생식기관, 소화기관 등 복잡한 기능을 하는 여러 구조로 분화한다. 반면 버섯은 단순히 균사들이 뭉쳐서 된 생물로 그 구조가 매우 간단하다. 영양기관이나 소화기관 같은 것이 따로 없다.
엽록소가 없어서 식물처럼 탄수화물을 만들지도 못하고 동물처럼 움직일 수도 없다. 오로지 죽은 동식물이 가지고 있던 영양분을 획득하여 살아간다. 즉 다른 생물이 만들어놓은 영양분을 분해하여 살아가는 기생 혹은 공생 생물이다. 따라서 버섯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동물과 같고, 움직일 수 없다는 점에서는 식물과 같다. 생태계에서 식물은 생산자이지만, 버섯은 다른 생물을 썩여 환원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버섯과 곰팡이는 무엇이 다를까?
크 게 보면 버섯과 곰팡이는 같은 무리인 균류에 속한다. 버섯이 균사로 되어 있듯 현미경으로 보면 곰팡이도 실 같은 것이 엉켜져 있다. 또 버섯과 곰팡이는 모두 포자를 만들어 번식하고 생태계에서 분해자로서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버섯은 균류 중에서 자실체(포자를 만드는 생식기관으로 우리가 흔히 버섯이라고 하는 부분)를 형성하는, 가장 진화가 잘된 개체라는 점에서 곰팡이와 다르다. 그래서 버섯을 고등균류라고 한다.
버섯의 수명은 먹물버섯류처럼 세상에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죽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3~5일 정도 산다. 하지만 같은 버섯이라도 환경 조건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는데 햇빛이 내리쬐는 곳에서는 훨씬 빨리 시들고,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서는 오래 산다.
▼ 버섯은 주로 어디에서 살까?
버섯이 발생하는 곳은 대개 죽은 식물. 야생 양송이나 갓버섯 등은 낙엽이나 초지가 주요 서식지다. 표고나 팽이, 목이, 느타리버섯 등은 고사목에서 주로 발견된다.
반면 송이는 살아있는 식물에 기생하며 동충하초 같은 버섯은 동물의 단백질을 먹고 자란다. 이들의 포자는 곤충의 성충이나 애벌레, 번데기의 눈, 입, 배, 날개 등에 붙어서 곤충의 몸 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발아한다.
영양분을 다 빼앗긴 곤충은 결국 죽게 되고 대신 동충하초가 나오게 된다.
버섯은 대체로 그늘지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그래서 버섯을 채집하러 갈 때는 맨땅보다는 숲이 있고 낙엽이 있는 계곡 같은 곳으로 가는 것이 좋다.
▼ 버섯의 생김새와 종류
버섯은 크게 균모(갓), 주름살, 자루(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 각각의 생김새는 버섯의 종류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균모는 대부분 얇은 껍질과 그 밑에 스펀지 같은 살(육질)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비늘 같은 인편(비늘 조각)이 붙어 있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미세한 가루가 붙은 것처럼 보인다. 또 줄무늬가 있거나 홈이 팬 것도 있고 그냥 밋밋한 것도 있다. 주름살은 부채꼴 모양이 가장 많다. 하지만 버섯종류에 따라 주름살이 대롱 모양의 구멍으로 된 것도 있고, 구멍이 너무 작아 밋밋하게 보이는 것도 있다. 자루 역시 속이 살로 꽉 차 있는 것, 속이 비어있는 것, 처음에는 살로 차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속이 비는 것 등 다양하다.
전세계적으로 버섯류는 2만여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매년 새로운 균류(버섯 포함)가 발견되고 있어 버섯의 종류를 간단히 정리하기가 어렵다. 유용한 버섯이 많이 있지만, 현재 인공재배가 가능한 것은 20여종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식용 버섯의 종류와 효능
우리가 주로 먹는 대표적인 식용 버섯에는 표고, 느타리, 팽이(팽나무), 목이, 송이, 양송이 등이 있다.
▽ 표고버섯
주 름버섯목 느타리과에 속하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봄에서 가을에 걸쳐 활엽수의 고목이나 그루터기 등에 돋아나는 대표적인 식용버섯이다. 식용으로서뿐만 아니라 약용 효과도 뛰어나 성인병 예방, 암세포 증식억제, 고혈압, 당뇨병 및 식이섬유를 포함한 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표고 버섯에는 단백질과 지방질, 당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 비타민B1과 B2, 나이아신을 함유하고 있지만 비타민A와 C는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다. 특히 표고버섯의 비타민B1, B2의 함유량은 야채의 두배 이상이다. 또 표고버섯은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을 생성하는 철분도 다량 포함하고 있으며 목이버섯 다음으로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표고버섯에는 비타민D의 효과를 지닌 에르코스테롤이 많고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제거, 고혈압 예방하는 특수성분 에리다데닌라가 있다.
표고버섯은 대략 백화고, 흑화고, 동고, 향고, 향신 등으로 분류한다. 백화고는 버섯갓 부분의 60% 이상이 거북이 등 모양인 화문을 띠고 있는 것으로 버섯 중 최고의 상품으로 분류한다. 흑화고는 약 50%의 화문을 띠고 있고, 동고는 약 10%의 화문을, 향고는 약 5%의 화문를 띠고 있다. 향신은 화문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 느타리버섯
주 름버섯목 느타리과에 속하며 한국, 동아시아, 유럽, 북미, 호주 등지에 널리 분포한다. 봄에서 가을까지 활엽수의 고목이나 그루터기에 군생한다. 느타리버섯은 우수한 식용 버섯으로 일찍이 활엽수 원목을 이용한 원목 재배 방법이 개발됐다. 또 볏짚, 폐면, 톱밥 등을 이용한 인공 재배법이 발달하면서 기계화에 의한 기업적인 재배가 가능하게 됐다. 느타리 버섯은 비타민D₂의 모체인 에르고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며 항암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 팽이버섯
주 름버섯목 송이과에 속하며 한국, 동아시아, 중국, 유럽, 아프리카, 북미, 호주 등지에 분포한다. 주로 늦가을과 이른 봄에 뽕나무, 감나무, 아카시아, 포플러 등 활엽수의 고목 또는 그루터기 주위에 총생한다. 재배법이 개발되어 국내에서도 많이 생산되며 각종 요리에 이용되고 있다. 냄새가 독특하며 맛이 좋다. 팽이버섯은 소화를 돕고 위궤양 등을 예방하는 데 좋고 항암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한의서에는 아이들에게 꾸준히 먹이면 신장과 체중이 늘어난다고 전하고 있다.
▽ 송이버섯
주름버섯목 송이과에 속하며 한국, 동아시아, 중국에 분포한다. 소나무의 뿌리털에 균근을 형성해 소나무와 공생관계를 맺고 산다. 보통 6월에 나는 6월 송이와 가을에 나는 가을 송이로 나누는데 대부분의 송이는 가을에 난다. 대체로 15~25년 된 소나무에서 많이 나며 순수한 소나무 숲보다는 참나무가 약간 섞인 혼림에서 많이 발생한다. 경상북도 북부와 강원도, 지리산 근방 등에서 많이 수확하고 있는데 일본인이 특히 좋아해 국내 생산의 거의 전량을 수출한다. 유럽인은 냄새가 강해 좋아하지 않는다. 송이버섯은 칼로리가 적어 고혈압이나 비만, 심장병 환자에게 좋고 항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버섯 중 가장 귀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tips 오래된 송이에는 독이 있다. 부패하기 시작한 송이를 먹으면 독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버섯을 먹은 지 20~30분 정도 지나면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심한 구토를 하는 것이 특징. 보통 설사, 복통, 발열이 따르지만 먹은 것을 토해내면 곧 낫게 된다.
▽ 양송이버섯
양송이라는 말은 ‘서양의 송이’라는 뜻. 그만큼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의 송이만큼 대접을 받는 버섯이다.
균모의 지름은 5~12cm로 처음에는 구형이다가 자라면서 차차 편평하게 된다. 표면은 쇠갈색, 또는 흰색으로 매끄러우며 인편(비늘)이 있는 것도 있다. 상처를 입으면 적갈색의 얼룩이 생긴다. 살은 처음에 흰색이다가 나중에는 연한 홍색이 된다. 양송이는 비타민D와 B2, 타이로시나제, 엽산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고혈압 예방과 빈혈 치료에 효과가 있다. 전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당뇨병과 비만에 좋다.
tips 양송이 등의 버섯을 고기와 함께 익혀 먹을 때는 버섯의 갓을 팬에 닿게(자루를 위로 가게)해 익히는 것이 좋다. 버섯에서 우러나오는 영양물질이 갓에 고여 흩어지지 않기 때문. 흔히 음식점에서는 ‘정력에 좋다’고 하는데 이는 고혈압,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혈액순환을 돕는 효능을 ‘정력’으로 표현한 것이다.
▽ 목이버섯
목이목 목이과에 속하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각종 활엽수의 고사목이나 반고사목에서 발생한다. 사람의 귀처럼 생겨 목이라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호르레기로 부르기도 한다. 목이버섯은 어느 나무에 자생하는지에 따라서 효능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로부터 뽕나무에 자생하는 목이버섯은 갱년기 장애에 좋다고 했고, 괴화나무에 자생하는 목이버섯은 치질이나 출혈을 낫게 하고 항암제나 백혈병 치료제로도 쓰였다. 또 간장이나 비장이 붓고 커졌을 때 응용하기도 한다. 또한 편도선염에 걸렸을 때는 석류나무에 자생하는 목이버섯이 좋다. 대개 항노화 작용이 있으며 피를 맑게 하고 위장과 폐의 기능을 보강한다.
▽ 노루궁뎅이버섯
민주름버섯목 턱수염버섯과에 속하며 한국, 동아시아, 유럽, 북미 등지에 분포한다. 가을에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등 광엽수의 생목, 고목 또는 잘린 부위에 발생한다. 맛이 쓰고 향기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강력한 면역력을 발휘, 암을 예방하고 뇌세포의 활성화, 치매에 작용하며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요리용 버섯으로 최근 인공 재배법이 개발되어 이용가치가 높다.
▼ 대표적인 약용버섯의 종류와 효능
옛날부터 버섯은 약용으로 많이 이용해 왔다. 최근에는 버섯에 항암 성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지버섯이나 상황버섯, 아가리쿠스, 동충하초 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 약용이나 항암제로 이용되는 버섯의 종류는 2백여종. 이 버섯들은 항암력이 뛰어난 베타 글루칸이라는 물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영지버섯
민주름버섯목 불로초과에 속하며 한국,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진시황제의 불로초 전설이 얽혀 있는 대표적인 약용 버섯. 중국 한서(漢書)에는 ‘궁중에서 영지가 생기면 대사령을 내려 잔치를 베풀었으며 영지에 관한 시(詩)를 읊었다’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 주로 여름에 아카시아의 줄기나 그루터기에 돋아난다. 참나무 원목이나 톱밥을 이용한 인공 재배법이 개발되어 많이 재배한다.
혈 액을 정화시켜 혈류를 돕고 당뇨병에 좋다. 또 혈중의 콜레스테롤 및 기타 노폐물을 제거하며 피를 맑게 한다. 중국의 <본초강목>과 <신농본초경>에는 남자의 정력을 높이는 약재로서 영지가 으뜸이라고 기록돼있다. 급·만성 간염, 위염, 위궤양 등의 소화기 병에도 좋다. 특히 간기능 정상화에 효과가 있다.
▽ 상황버섯
소나무비늘버섯과에 속하며 중국에 주로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다. 주로 해발이 높은 활엽수림의 음지에서 자란다. 상황버섯의 다당류가 인체 내의 면역기능을 부활시키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함암효과가 뛰어나다. 부인병이나 각종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독성이 있어 과다하게 복용하는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 신령버섯(아쿠아리스)
주름버섯과에 속하며 북미 플로리다, 중남미 등지의 초원지대에 분포한다. 일본에서 인공재배에 성공했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재배법이 개발되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 알려진 버섯 중 종양저지율이 최고로 높아 상황버섯을 앞서고 있다. 80년대부터 미국 국립암센터 및 일본 등에서 아가리쿠스 버섯의 항암 효과에 대한 실험 결과가 밝혀졌다. 특히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베타 글루칸, 알파 글루칸, 갈락토 글루칸, 자일로 글루칸, 단백 글루칸 등의 다당체, 제암 효과의 스테로이드류와 핵산, 지질성분, 렉틴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 비타민B와 D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 동충하초
곤충 등에 기생하며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발생한다. 기생하는 곤충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이러한 종류를 모두 총칭하여 동충하초라 한다. 기침을 멎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탄력성을 갖게 한다.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여 병균, 병독을 제거하고 저항능력을 증강시키며 각종 암의 예방과 치료를 돕는다. 항균, 항암 효과 등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만병통치약으로 오인될 정도. 최근에 누에를 이용한 인공재배법이 개발되어 농가의 소득원으로 등장하고 있다.
tips 동충하초에 얽힌 전설 중국 쓰촨(四川)성 어느 시골에 한 노인이 살았다. 그는 목에서 피가 올라올 정도로 기침이 심했다.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기침은 더욱 심해지고 몸은 더욱 쇠약해졌다. 해마다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죽는구나’ 체념하고 있는데 누군가로부터 ‘죽은 매미를 삶아 먹으면 즉효’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산과 들로 죽은 매미를 찾아 나섰지만, 죽은 매미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죽은 매미 외에도 굼벵이 같은 각종 벌레까지도 수집하게 되었는데 이 중에는 동충하초가 섞여 있었다. 주워 온 것들을 달여서 2~3잔씩 마시고 나니 기침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기력이 점차 회복되어 겨울을 무사히 지냈다고 한다. 그 뒤부터 사람들은 버섯이 난 곤충을 귀한 약재로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알아둡시다
버섯의 종양 저지율
독버섯을 제외하고 버섯은 약이 아닌 것이 없다. 식용으로 흔하게 이용되는 버섯도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 주요 버섯의 종양 저지율을 보면 다음과 같다. 신령버섯 99.5%, 상황버섯 91.8%, 맛버섯 86.5%, 동충하초 83.0%, 팽이버섯 81.1%, 표고버섯 80.7%, 영지버섯 77.8%, 느타리버섯 75.3%이다. 신령버섯이나 상황버섯은 종양 저지율이 월등히 높지만 식용으로 많이 먹기가 쉽지 않다. 이에 반해 팽이, 표고, 느타리버섯은 각종 음식에 넣어 먹을 수 있으면서도 종양 저지율이 75% 이상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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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버섯의 종류와 복용시 나타나는 증상?
독버섯으로 인한 중독은 버섯이 함유한 독의 성분에 따라 그 증상이나 위험 정도가 다르다. 독 성분인 무스카린이나 모노메틸하이드라진은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세포를 파괴하고 간이나 콩팥에 장애를 일으켜 생명을 앗아간다. 무스카린 성분은 부교감 신경을 자극, 땀이 심하게 나는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중독 증상은 보통 6~10시간 뒤에 나타난다. 무스카린을 함유하고 있는 버섯으로는 독우산광대버섯, 알광대버섯, 비탈광대버섯, 암회색광대버섯아재비, 흰알광대버섯, 절구버섯아재비, 원추땀버섯 등이 있다. 모노메틸하이드라진을 함유한 버섯에는 마귀곰보버섯 등이 있다.
코프린 성분을 함유한 독버섯은 주로 자율신경계에 작용하여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증상은 보통 20분에서 2시간 뒤에 나타난다. 두엄먹물버섯과 배불뚝이 깔때기버섯 등이 있다.
이 보텐산이나 무시몰, 실로시빈, 실로신의 성분을 지닌 버섯은 주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며 환각증상을 일으킨다. 보통 20분에서 2시간 뒤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보텐산이나 부시몰 성분을 가진 버섯으로 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이, 실로시빈이나 실로신의 성분을 지닌 것으로는 검은띠말똥버섯, 좀말똥버섯 등이 있다.
또 삿갓외대버섯, 흰갈색송이버섯, 붉은싸리버섯, 화경버섯, 노란다발버섯, 황금싸리버섯, 갈색미치광이버섯, 냄새무당버섯 등은 위장독을 가지고 있어서 먹은 지 30분에서 3시간 뒤 위장을 자극한다.
독 버섯에 중독되었을 때는 우선 응급조치로 먹은 음식물을 토하게 한 뒤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먹은 버섯을 토하게 하여 어떤 종류의 독버섯을 먹었는지 알아야만 그 성분에 따라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 구토가 안 나면 기관 내에 관을 삽입하여 위 세척을 하고 간, 신장 기능검사를 한다. 필요에 따라 강제로 이뇨를 하거나, 환각이 나타날 때에는 진정제를 투여한다.
▽ 독버섯에 대한 오해
색깔이 화려하면 무조건 독버섯이다?
색깔만 가지고 독버섯 여부를 가릴 수는 없다. 달걀버섯은 색깔이 빨갛고 화려해 흔히 독버섯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먹을 수 있는 약용버섯이다. 독버섯을 식별하는 방법에는 뚜렷한 기준이 없으므로 독버섯 하나하나를 알아야 한다.
송이, 표고와 같은 식용 버섯은 자루가 세로로 찢어지지만 독버섯의 자루는 세로로 찢어지지 않는다?
독우산광대버섯과 삿갓외대버섯 등은 대표적인 독버섯이지만 세로로 잘 찢어진다.
가지를 버섯과 함께 먹으면 버섯의 독이 없어진다?
근거가 없는 말.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은수저가 버섯에 닿아 색깔이 검게 변하게 되면 독버섯이다?
알광대버섯처럼 유황을 함유한 독버섯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독버섯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술을 잘 마시고 술이 센 사람은 독버섯의 독성분에도 강하다?
역시 틀린 말. 특히 먹물버섯, 배불뚝이깔때기버섯은 술과 함께 먹으면 중독이 더욱 쉽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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