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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백두대간 1차 북진(終)

백두대간 제10구간 - 신풍령(빼재) - 지봉 - 무주구천동까지

by 범여(梵如) 2010. 2. 25.

산행일시; 2009년 2월 8일(당일 산행)

산행코스: 신풍령(빼재)-빼봉-갈미봉-대봉-못봉-월음재-지봉-오수자골

               -백련사-구천동

거리/시간: 18.6km:날머리10km/ 약 5시간 

 

 백운산, 무령계곡에서 시작한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코스는

 너무도 행복하고 힘이 들었다    그러기에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신풍령에서 시작한 산행은 시작부터 된비알이다. 약 1시간정도 치고나니 옷이

모두다 젖어 버린다. 거기다가 아직 2월초순임에도 불구하고 4월 중순 날씨 정도이다

아예 못봉부터는 반팔로 옷을 갈아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땀이 훔뻑 젖어온다

환경재앙인가 추워야할 때 춥고 더워야 할때 더워야 할터인데 말이다

 

사실 오늘 코스는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마루금은 8.6km인데 날머리가 10km이니

말이다. 부지런히 걸어 지봉에 도착하니 허기가 많이진다.

베낭을 풀고 이스리에 빵1조각 먹고나니 이젠 허리가 좀 펴진다

오수자골 향하는 길에 눈이 녹아 상당히 길이 미끄럽다. 무거운 산꾼의 발걸은을 산죽이

반겨준다. 오수자골에 도착하니 여긴 음지라 그런지 얼음이 아직도 뚜껍다.

백련사 입구에 도착하니 향적봉에서 내려온 산꾼들로 인해 산길이 시끄럽다.

여기가 국립공원임을 느껴진다. 구천동 내려오는 길은 정말 지루하다. 비포장길만

6km 참으로 지루하다. 삼공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찌게에

이스리 한병을 비우고 나니 기분은 쿨하고 이젠 설설 대간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하는가 보다

 

 

오늘 산행 깃점인 빼재(경남 거창군 소재)
출발점인 빼재에 섰을 때 秀嶺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아마도 빼재의 ‘빼’에서 빼어나다는 말을 연상한 듯 하다.
그런데 빼재와 秀嶺이라는 말은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고 한다.

 

빼재/ 수령/ 신풍령 이 고개는 세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과 전라북도 무주군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무주 구천동과 거창 고제면을 잇는 ‘빼재’는 오래도록 잊혀진 고개였다.
이 고개가 자동차길로 열린 것은 무주리조트가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장으로 결정된 뒤였다.
구천동 계곡이 관광지로 개발된 것은 1960년대 초반이지만 길은 설천면과 무주읍을 
지나 충북 영동으로 나가는 길 하나였다.한국전쟁이 끝난 뒤
빼재에는 군인들이 닦은 비상도로가 있었지만 왕래는 뜸했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걸어서 하루에 고개를 넘기 힘든 탓이었다.

 

원래 ‘빼재’란 옛날 이 고개를 넘나들던 주민, 사냥군 혹은 산적들이 동물 및
가축들을 잡거나 약탈하곤 하면서 뼈를 버려 둔 곳이라고 한다.
뼈의 경상도 사투리가 바로 ‘빼’이다. 빼재란 말은 여기서 나왔을 것이다.
한자로 제대로 표기하자면 수령보다는 骨嶺이 더 적합하다.

 

하여간 수령이나 골령보다는 빼재가 더욱 정겹다.
대간 산꾼들 모두가 빼재라 부르는 것이 듣기 좋다.
                     시작 첫 깔닥고개인 갈미봉 혹은 대봉이라고 부른다
갈미봉,대봉,지봉,횡경재,귀봉,,...듣도 보도 못한 작은 봉 큰 봉 지나고 작은 재
큰 재를 넘고 넘어 지봉에 이르러야 눈에 익은 덕유 주능선을 만날 것이다.

 대봉정상(1263m)에서 저 뒤 덕유 정상 향적봉을 배경으로

 

대봉(大峰)

시야가 활짝 열린 넓은 공터이며, 정상석은 없다.

이정표(3.6km / 횡경재 4.2km / 송계삼거리 7.4km) 꼭대기에 매직으로 '대봉'이라 적혀있다.

대봉에서 북쪽으로 뻗어가는 산줄기는 투구봉(1247.7m)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흔히 대봉을 '지봉(투구봉) 삼거리’라 부르기도 한다.

독도에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덕유구간의 마지막을 타면서 조국의 산하가 이렇게 예쁘구나

하고 감탄 해 본다.

사춘기 때 이성에게 느끼는 연정을 산에서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축복이겠지.

 

아름다운 것에 대한 연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아름다운 것은 지켜줘야 하고 그 아름다운 것을 소유하려는 것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간에

 얼마나 따듯한 교감이 이루어질까

못봉 헬기장에서 뒤에 보이는 곳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다

지봉/ 못봉(池峰)

'연못이 있는 봉우리'란 뜻인데 연못은 없다.
덕유산에는 지봉이 두 곳이나 있어 서로 혼돈하기 쉽다.

대간길에 걸친 지봉(못봉)이 있고, 대봉 북쪽 능선에 다른 지봉(투구봉)이 또 있다.  

 

"예부터 '덕(德)이 많아 넉넉한 산, 너그러운 산'으로 불리고 있는 덕유산은 

 향적봉(香積峰)을 주봉으로 삼고  달리는 덕유연봉(德裕蓮峰)들이 장장 100리길의

 대간(大幹)을 이루며 영·호남을 가르는 우리나라 12대 명산중 하나다.

 

삼남을 굽어보는 덕유연봉의 최고봉인 향적봉에 오르면 북으로 가깝게는

적상산(赤裳山, 1,038m)을 아래에 두고 멀리 황악산(黃岳山), 계룡산(鷄龍山)이

보이며, 서쪽은 운장산(雲長山), 대둔산(大屯山), 남쪽은 남덕유산을 앞에 두고

지리산(智異山), 반야봉(般若峰)이 보이며 동쪽으로는 가야산(伽倻山), 금오산

(金烏山)이 보인다. 

향적봉 정상에서 발원한 옥수가 흘러 내리며 구천동 33경을 만들고, 북사면의

무주리조트, 서남쪽의 칠연계곡을 이루어 수많은 탐방객들을 맞이하는

 덕유산은 두문산(斗文山, 1,051m), 칠봉(七峰, 1,161m),거칠봉(居七峰, 1,178m)

등의 고봉(高峰) 등을 거느리고 봄철이면 칠십리 계곡에 빨간 철쭉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으로 피서객을 손짓하며, 가을이면 붉게 타는 단풍으로

만산을 물들이고, 겨울이되면 하얀 눈이 뒤덮인 설경속에

설화를 피워 신비경을 이룬다."

   -국립공원덕유산 홈페이지 참조-

  눈길이 나있는 곳이 백두대간 길 - 범여가 1년여에 50여번 걸쳐서 960km를
   걸어야할 길

 꽃 중에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만.. 겨울나무 마른가지에 피는 꽃은 꽃 중에 꽃이다.

눈과 바람이 만든 꽃, 청초하면서 화사한 꽃에는 풀꽃처럼 평화와 憂愁가 깃들어 있다.

꿈이라면 깨어나고 싶지 않고 꿈에 그리던 피안처라면 이곳에 붙박여 살고 싶다.

아침의 평화... 애오라지 붙들고 놓고 싶지 않다.

그러나 .....! 인생길, 산길 그 어느 길도 한곳에 머무를 수 없는 길. 구름도 흐르고

모든 것은 사라지고 지나가기에..서리꽃도 한순간 피어있는 꽃이기에....

미련을 떨치고 搖之不動의 마음을 다독여본다.
“선한 마음을 가진 자는 세상에 선한 면을 보며 참되게 살 것이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자는 세상에 아름다움을 보며 아름답게 살 것이요“ -펌-

산은 내게 세상을 아름답게 보며 살라고 산에 들 때 마다 무시로 審美眼을 길러준다.

     싸리덤재(지봉안부) 에서

'덤'은 바위나 벼랑을 뜻하는데 '싸리덤재'에는 바위가 없다.

송계사에서 오르다보면 '수리덤'이라는 바위지대를 만난다.

 여기서 좌측은 횡경재, 우측은 지봉안부로 올라서는 길이다.

따라서 지봉안부로 올라서는 길을 '수리덤에서 넘어가는 길'이라

하여 수리덤재라 하던 것을 잘못 발음해서 '싸리덤재'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넓은 덕유평전은 철쭉이 만발할 때도 가히 천하재일 비경이지만 휴식기에

 들어가는 가을의 여유로움 또

한 나그네의 눈을 살포시 감기게 하면서 노래 한 소절 읊조리기에 충분하다.

  이상고온으로 4월까지 있어야할 잔설이 2월 초순에 거의 다 녹아버리고
‘나의 理想鄕은 세상에 있지 않고 산에 있기에 이상향을 쫒아 산에 들어간다.
잠시 安息하다가 환속하는 기분으로 日常이 있는 세상으로 다시 내려간다.’는 산 친구
따라 산과 인연이 된 나, 오늘도 변함없이 산을 만나고 그의 품속으로 점점 깊이 파고든다.
 익숙한 걸음 옮기니 겨울나무는 무에 그리 반가운지 옷 입을 겨를 없이 벗은 몸으로 반긴다.
시간의 흐름도 멈춘 듯 성장도 망각한 듯 나신으로 두 팔 벌리고 하늘 향해 서 있는
 나무 앞에서 나도 모르게 내 몸에 두르고
있던 세속의 俗塵(속진)을 하나씩 벗어놓고 말았다. 마치 고해성사라도 하듯이....

 지봉에서 오수자골로 가는 등산로는 녹다만 눈으로 뒤덮어져있고 그 잔설을

 밟으면서 산죽이 지친  산꾼의 피로를 풀어주며 백두대간의힘든 여정을

 잠시 잊게 해준다.

    오수자굴 내려오는 계곡에서
 오수자골 내려오는 게곡에는 아직도 겨울이네
 백련사에서 구천동 내려오는 계곡은 벌써 봄인가보다
2월 초순인데 얼음은 온데간데 없고.... 
   언제 올지 모르는 덕유산 詩 프랑카드 앞에서
   낼 정월 대보름인데 부처님께 禮敬이나 하고 가야지

 

구천동계곡을 즐기려면 약 3시간 정도 트레킹을 해야 한다. 

 설천면 삼공리 덕유산국립공원 매표소부터 백련사까지 6km, 왕복 12km이니 만만치 않다.  

하지만 험한 산길이 아니므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속을 걷는 기분도 매우 좋다.  

 

산을 오르다 보면 기암을 타고 물줄기가 내려와 폭포를 만드는 월하탄을 시작으로

구천동의 절경들을 볼 수 있다.  굳이 구천동의 33경이라고 정해 놓지 않은 곳도 기암과

울창한 숲을 타고 내려오는 구천동계곡은 모두가 절경이다.  하지만 그렇게 구천동의

33경 중의 일부라는 곳들의 안내판을 읽으며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도망을 가다 덕유산 중턱에 와서야

 안심을 했다는 안심대(安心臺), 하늘의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 후 비파를 뜯으며 즐겼다고

하는 비파담 등 곳곳마다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계곡 중간 중간 넓은 바위에는 등산 길에 숨을 고르는 사람,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보인다. 

 거대한 바위 위에 있는 인간의 모습이 자연 속의 왜소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준다. 

 계속되는 계곡에 싫증이 날 무렵, 신라 시대때 지어졌다는 백련사에 도착한다.

 덕유산 깊은 곳에 있는 아담한 절이 운치 있다.

  절 한켠의 깊은 산골짜기에서 흘러 나오는 약수 한 잔이 산길의 피로를 잊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