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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지장(노목)지맥(終)

지장(노목)지맥 제2구간 -직전고개에서 유천고개까지

by 범여(梵如) 2023. 5. 21.

☞ 산행일시: 2203년 5월 21일

☞ 산행날씨: 흐림..컨디션 저하로 개고생한 날

 산행거리: 도상거리 10.8km / 6시간 30분 소요

☞ 참석인원: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직전고개-980.5m봉-무명봉-915.9m봉-안부-957.6m봉-덕산-안부

                      무명봉-1,009.7m봉-안부-1,013.4m봉-안부-무명봉-갈림길-안부

                      1,039.1m봉-1,031.3m봉-1,007.6m봉-안부-1,066.6m봉-안부

                      1,029.6m봉-무명봉-950.6m봉-904.5m봉-무명봉-안부-은곡고개

                      청주한공&수원백씨 묘-904.5m-무명봉-안부-무명봉-991.5m봉

                      안부-998m봉-지억산-넓은 공터-무명봉-비포장 임도-민둥산갈림길

                      쉼터-안부-쉼터-1,049.9m봉-안부-안부-867m봉-유천고개

☞ 소 재 지: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사북읍, 남면

 

지난주에 이어서 지장(노목)지맥 2구간을 가기로 한다.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친 지맥길중에서 산의 높이도 높고 계곡도 깊은 강원도의

지맥길은 이제 3곳이 남았는데, 대부분 인적이 드물고, 잡목의 저항이 너무 심해서

미역줄기같은 저항이 엄청심한 나무들이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끝내야

할 생각으로 이번주에도 지장(신산경표상:노목)지맥을 나서기로 한다

 

토요일날 저녁에 코로나로 인해 중지되다시피한 연등축제에 참가하였다가

조금 일찍 집에와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아침에 일어나 동서울터미널로 향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동서울발  → 고한행 버스표

고한을 거쳐서 태백으로 가는 첫 차는 06시에 출발을 하지만 집에서 나와 2호선 

첫 차를 타고 강변역에 도착하면 06시라서 06시 30분에 출발하는 2번째 열차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06시 10분이다...터미널 밖에있는 포장마차에서

아.점으로 먹을 김밥한줄을 사서 대합실로 들어서는데 누군가가 자꾸만 아는체를 한다

나도 마스크를 썼고, 상대방도 마스크를 써서 실수할까봐서 섣불리 인사를 할 수가

없었는데 자세히보니 예전에 기.지맥을 같이 걸었던 사르리 아우님이 아닌가...

 

무쟈게 반가웠다...거기다가 또다른 송주열, 최학주, 류주열님들을 만난다.

이 분들은 162지맥을 끝내고, 평화누리길이라는 걸 한다고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되면 같이 차라도 한잔 마셨으면 좋으련만, 차량 출발시간

때문에 인사만 나누고는 고한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고한.사북공영버스터미널(09:15)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평소의 습관대로 깊은 잠에 빠졌다가 버스가 중앙고속도로를

벗어나 제천에서 영월로 가는 38번 국도변에 휴게소에서 정차하는 바람에 차에서 깨어나

창밖을 바라보니 잔뜩 흐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것만 예감이 들어 불길하다.

 

여기까지 왔으니 답은 별로없다...현장에 가서 답을 찾는수 밖에...

버스는 고한터미널에 도착하여 대부분의 승객들이 일확천금의 한방을

노리는 강원랜드로 향하는 사람이고 異邦人은 달랑 나혼자이다

 

버스가 신동읍을 지날 즈음에 평소 이곳에 오면 간간히 이용하는 택시를

예약했는데, 터미널을 빠져 나와도 택시가 보이지 않아서 전화를 하니

카지노에 왔다가 내려가는 중이란다...그러고도 10분이 지난 다음에

택시를 타고 직전고개로 향한다

 

정선군 고한읍(古汗邑)은 하나의 법정리이지만 고한25리까지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동면의 고토일(古土日)과 물한리(勿汗里) 지역이었는데,  물한리는 울창한 산림과

시원한 폭포에 땀을 식힌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조선지지자료』에 따르면 물한리에는 정암사라는 절이 있는데, 갈래절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며, 갈래산에 있어 갈래사(葛來寺)라고도 불렸던 이 절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 들어가

가사(袈裟:승려가 입는 법의)와 진신사리(眞身舍利)를 얻어 온 후 세웠다.

 

고토일은 고려 중기 이래 유랑민들이 이주하여 화전생활을 하던 곳으로 토질이 좋다고 하며,

『호구총수』에는 정선군 동면 소속의 고토일만 등장하는데, 1906년(광무 10)의 행정구역 개편 때

동면에 속하했으며, 1914년의 행정구역 개편 때에는 고토일과 물한리가 통합되어 고한리가 되었다.

직전고개(稷田峙:815m:09:40)

정선군 사북읍 직전리에 있는 고개로 정선군 사북읍에서 삼척시 하장면으로

직전로라는 2차선 도로가 지나는 고개로 지명의 유래는 직전마을에서 따왔다.

 

직전리는 신기산 아래에 자리한 대부분의 지역이 산지를 이루는 산촌을 마을로 

자연마을로 먼저골, 무낼, 피내 등이 있는데 먼저골은 피내 남쪽에 있는 마을이고 무낼은

피내 북쪽에 있는 마을이며 피내는 직전리 중심에 있는 마을로서 문화재로 공적비가 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게 직전고개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한 다음에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어림잡아서 100m도 더 높은 절개지로 오를 방법이 없다

저 높은곳을 오르려고 하는 생각자체가 미련한 곰탱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09:45)

우짜겠노 차선책을 찾아야지

고개에서 조금전에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서 내려가니

옹벽위에 피어있는 쥐오줌풀꽃이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二步 전진을 위한  一步라는 말도 모르냐고...

유일한 인증샷

고개 아래로 내려가니 직전리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분리센터가 보이고 철조망을 넘어서 우측으로 올라간다.

봉분에 꽃잔디가 보이는 무명묘지 뒷쪽으로 올라간다

亡者께서는 生前에 꽃을 좋아하셨던 모양이다

묘지를 지나니 미나리아제비꽃이 군락을 이루면서 지천으로 피어

황금 물결을 이루고 있는데 인공적이 아닌 자연 그대로가 정말 장관이다.

그 사이에 간간히 방울꽃도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 오늘 산행도 초반부터

빨리가기는 애초부터 틀린듯 하다.

미나리 아제비(꽃말:천진난만)

미나리보다는 커서 키가 50~70㎝이고 미나리는 20~50㎝이며, 무엇보다 꽃이 다른데,

미나리아재비는 노랗지만 미나리는 흰색이다... 또 미나리아재비는 흰색 털이 많이

나 있지만 미나리는 털이 없는 것도 다른 점이다.

 

미나리아재비는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의

약간 건조한 땅에서 자라며,  잎은 길이가 2.5~7㎝, 폭이 3~10㎝로 뭉쳐서 나는데 잎자루는

길고 오각상 원심장형으로서 3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없다.

 

꽃은 6~7월에 짙은 노란색으로 줄기 끝에 여러 송이가 붙으며 열매는 8~9월경에 길이가

2~2.5㎝ 정도로 달리는데, 약간 편평하며 끝에 짧은 돌기가 있으며, 특이한 것은 꽃으로

마치 유화로 그린 그림처럼 반짝거린다.

 

미나리아재비과는 전 세계에 1,500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도 106종이나 자생하고

있으며, 잎은 어긋나거나 마주나며 흔히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대표종으로 놋동이, 자래초, 바구지, 참바구지라고도 한다.

줄기는 식용, 전초는 약용으로 쓰이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 분포한다. 

은방울꽃(꽃말:순결, 다시찾은 행복)

오월화(五月花)라 불리는 은방울꽃은 백합과에 속하는 외떡잎 여러해살이풀로

원산지는 아시아로 한국, 일본, 중국에 분포하며 전국 각지의 산기슭에서 자란다.

 

종모양의 하얀 꽃이 아름답고 향기도 짙은 야생화 중의 하나로 땅속에서 뿌리줄기가

옆으로 기면서 자라고, 땅 위에는 잎과 꽃자루만 나오며,  꽃자루는 15~20cm 가량이고

잎은 2~3장이 밑에서 나오며, 봄에 피는 꽃의 지름은 5mm 가량이다.

 

잎이 ‘산마늘’과 비슷하지만 독성이 강해 먹으면 절대 안 되며, 구토와 설사, 심장 마비 등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나 식물 전체나 뿌리줄기를 말린 영란은 한방에서 강심제나

이뇨제로 사용하며, 최근에는 고급 향수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묘지 뒷쪽으로 치고 오를까하고 쳐다보니 곧추선 능선이 직각이라 하늘이 노래진다.

초반부터 뭔 개고생을 할 일이야 있겠냐 싶어서 윗쪽이 아닌 옆쪽으로 걸음으로 걷는다

순흥안공상호지묘도 나오고...

통정대부를 지내신 강릉최공 묘지를 지나 숲속으로 들어선다

 

* 통정대부(通政大夫)는 정3품 상계부터 당상관이라 하였고, 하계 이하를 당하관이라고 하였다.

   조선이 건국된 직후인 1392년(태조 1) 7월 문산계가 제정될 때 정3품 상계는 통정대부,

  하계는 통훈대부로 정하여져 『경국대전』에 그대로 수록되었으며, 정3품 당상관에 해당하는

  관직으로는 도정(都正)·부위(副尉)·참의(參議)·참지(參知)·도승지·좌승지·우승지·좌부승지·

  우부승지·동부승지·판결사(判決事)·대사간·참찬관(參贊官)·부제학·규장각직제학·대사성·

  좨주(祭酒)·수찬관(修撰官)·보덕(輔德) 등이 있다

꽃이 피었다가 질듯한 새우난초를 만나 걸어가면서 카메라를

들이됐더니만 그림이 너무 흔들려서 엉망이 되어 버렸다

묘지 뒷쪽으로 올라서니 곧추선 능선에 자작나무 조림지가 나오고 무조건 치고 오른다

올괴불나무(꽃말:사랑의 희열)

지난 3월말경에 백두대간 박달령에서 올해 처음으로 올괴불나무꽃을 

만났는데 벌써 앵두처럼 생긴 빨간 열매가 달렸구나...세월 참 빠르다

 

괴불나무 종류에는 올괴불나무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울릉도에서

자라는 섬괴불나무, 붉은 꽃이 피는 홍괴불나무, 흰 꽃이 피는 괴불나무,

각시괴불나무, 산괴불나무, 청괴불나무 등도 있으며, 이들을 식물분류학적으로

살펴보면 잎의 생김새나, 열매가 달리는 모양과 과실자루(果柄)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고 하며, 꽃의 모양도 제각각이고, 꽃이 피는 시기도 열매가 익는 기간도

각각 차이가 난다고 한다.

사약의 원료로 쓰였다는 천남성 3그루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힘들게 한참을 돌아서 지맥 마루금에 복귀하여 엄청난 급경사를

올랐다는 짜릿한 喜悅을 맛보면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긴다

등로에는 이곳이 정선땅임을 알려주는지 곤드레나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루금에 복귀하여 숨도 돌리지도 못했는데 눈 앞에 나타나는 급경사...

나의 忍耐를 시험하려는 모양이다...매주 산을 걸었지만 이런 일을

한번이나 거른적이 있었던가...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능선으로 올라서니...

희미한 능선에 오른 다음에 980.5m봉에 도착한다

 980.5m봉(10:05)

등로가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측으로 꺽어지니 빛바랜

선답자의 시그널 하나가 범여를 반긴다.

직전고개에서 개고생하면서 올랐다고 산이 산꾼에게

편안한 길을 배려하는데 능선길 좌측으로 잘생긴 적송(赤松)들이

격려를 보내고 약간의 추위를 느낄 정도로 바람이 불어오는데

산은 나를 이렇게 배려를 해주는데 나는 산에게 뭘줘야 한단 말인가

世俗의 찌든 때를 털어내기 위해서 산으로 들어섰건만

오랜 세월에 쌓인 習 탓인지 그게 내맘대로 안되는구나.

걍~~~복잡하게 생각말고 발길가는대로 바람부는대로 걸어보자.

등로가 안보이면 어떻고 보이면 어떠랴...

맥꾼이 애초부터 명품의 산길을 원하지도 않았는데

꾸미지도 않은 터프한 이 산길이 어쩌면 나에게는

안식처인지도 모르겠다

산행이 끝날때까지 사람을 만날일이 없으니 시비거는 사람도 없고

바람을 친구삼아 들꽃을 여친 삼아서 홀로걷는 이 길이 왜 그리도 편한지...

요즘 젊은 친구들처럼 표현하지만 딱 내스타일이야...

여유로운 발걸음을 걷다보니 무명봉에 도착한다

무명봉(10:13)

등로 아래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 몸뚱아리 기준으로 봤을때는 살짝 춥다

더운것 보다는 추운게 훨씬 낫제 ...베낭속에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는다.

八等身만큼이나 멋진 소나무들이 나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구나

빛바랜 레전드의 흔적

예전에 화전민들의 집터 흔적처럼 보이는 넓은 공터도 지나간다

집터의 흔적같은 공터를 지나는데 갑자기 후두둑하는 소리에

몸을 움추리며 앞을 쳐다보니 뫳돼지 2마리가 도망을 가는데

정작 놀란건 나였다...그러고보니 짐승들은 참으로 착하다

뫳돼지의 쉼터?

야행성 동물인 뫳돼지...밤새 활동을 하고 곤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너에게 내가 방해를 했다면 정말 미안하구나...그런데 어쩌냐 이곳을

잡목이 우거지기 전에 지나가야 하는데...

915.9m봉(10:28)

등로는 조금씩 지맥길의 本色을 드러내기 시작하나 지난주에

1구간을 걸으면서 혹독한 학습효과(?) 탓인지 이런건 식은 죽먹기다

안부(10:30)

안부를 지나면서 갑자기 나타난 넓은 묵은 임도.

이 길은 어디서 나왔을까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좌측으로 휘어지는 묵은 임도를 버리고 능선으로 올라간다

957.6m봉(10:34)

좌측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버리고 마루금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오늘의 까칠한 산행을 위해 체력을 비축하듯 완만한 능선을 걷다보니 덕산에 도착한다.

덕산(德山:963.6m:10:36)

정선군 사북읍 직전리와 화암면 백전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은 숲으로 둘러쌓여

조망은 전혀없고 산패 3개와 이끼에 파묻혀 판독이 불가능할 정도인 4등삼각점이 있다.

트랭글앱에서는 덕산이라 알려주고 있으나 국토정보지리원의 지도에는 지명 표기없이

그냥 963.6m봉으로 표기가 되어있는 산이다.

 

덕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옛날 방씨(方氏) 성을 가진 한 머슴이

어느날 덕산 기슭에서 한창 꼴을 베고 있는데 등뒤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큰 뱀이 다가오고 있었다...유심히 살펴보니 꼬리 없는 기이한 뱀인지라 하던 일을 멈추고

머리에 쓴 수건을 풀어 땅 바닥에 깔아 거기에 앉을 것을 권하며 잘 대해 주었더니 수건 위에

한동안 머물러 있다가 숲속으로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었고 그 후 방씨는 천석지기 부자가

되었다는 덕산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전설이다

뉘실까...궁금하다

덕산 정상의 삼각점(△임계 455 / 1977 재설)

이끼에 끼어서 아주 자세히 보지 않으면 판독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덕산을 지나면서 평평한 납작바위가 나오고 아침을 먹지

않아서 그런지 허기가 몰려오기에 베낭을 내려놓고

아침에 포장마차에서 사온 김밥한줄로 아침겸 점심을 대신하기로 한다

독립군의 소박한 아침겸 점심(10:36~45)

어차피 나홀로 산행을 하는 독립군이 베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는

먹거리밖에 줄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보니 간단한게 김밥 아니면

빵쪼가리이다...그래도 이거라도 먹으면서 매주 걸을 수 있다는 건

복받은 산꾼이 아닐까...

10분정도 식사겸 휴식을 취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와서

급하게 밥을먹고 길을 나서는데...오늘 산행은 거리가

짧으니 이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데 서두른다

안부(10:52)

주변의 고사목들이 많이 보이는 안부를 지나서 오르막이 진행된다

방화선처럼 보이는 넓은 임도가 갑자기 사라지고 급경사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빡센 직진의 오르막을 오르려니 눈 앞이 캄캄한데

窮하면 通한다고 했던가...우측으로 우회길이 있어서

그쪽으로 살짝 돌아서 능선으로 올라간다

무명봉(11:03)

무명봉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마루금을 이어가는데 바람은 강풍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덕산을 지나면서 1,000고지 이상의 高山峻嶺을 오르기 위해서는 꽤나 땀을 쏟아야 할

구간이지만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으로 인하여 땀은 나지 않지만 조금전에 급하게

먹은 김밥 탓일까...약간의 滯氣를 느끼면서 고통이 시작되는데 괜찮겠지 생각하고

천천히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1,009.7m봉(11:05)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그림과는 달리 상당히 까칠한 등로이다.

1,009.7m봉을 내려오면서 돌아보니 상당히 까칠한 암봉이다.

홀로걷는 길이라서 이런곳은 늘 신경을 바짝쓰면서 걷는다

강원도 산길에서 자주 만나는 박새...꽃을 피우기 위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박새는 높은 산 숲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줄기는 크고 거칠며, 굵은 수염뿌리가

많이 나며, 줄기는 높이 100-150cm로 곧추선다... 잎은 길이 20-30cm, 폭 10-15cm인 넓은

타원형으로 어긋나게 촘촘히 달리며, 밑이 줄기를 감싸며, 잎몸에는 세로로 난 주름이 많다.

 

꽃은 노란빛이 도는 흰색으로 6-8월에 피고, 줄기 끝에 원추형 겹산방꽃차례로 달리며,

꽃의 지름은 1.5-2.5cm이고 꽃차례 길이는 30-60cm, 화피는 6장이고 수술은 6개로

화피 길이의 절반쯤이다. 암술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이며 열매는 삭과로, 난상 타원형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러시아, 일본, 중국에 분포하는데 독성이 있으며 약재로 쓰는데

흔히 늑막염풀이라고 하여 머리가 아프거나 혈압이 높을 때 뿌리를 약으로 쓰기도 하나,

독이 들어 있으므로 특히 노약자나 임산부는 조심해야 하고, 벌레나 균을 죽이기 때문에

뿌리를 농약으로 쓰기도 하며, 꽃말은 진실이다

안부(11:07)

이 넘의 쉬키들...엄청 싸질러 놨네...

이렇게 산 속을 헤매고 다닌지가 벌써 14년째다.

산 속에서 自我를 찾아서 참으로 많이 헤매고 다녔지만

아직도 참 나를 찾지도 못했는데 세월은 덧없이 흘러서

계절로 치면 겨울로 접어 들었고, 어느덧 내 몸뚱아리는

늙고 늙어 黃昏으로 접어드니 모든게 아쉽고 서러운 생각만 드는구나.

 

몸뚱아리가 망가져서 발걸음이 느려지니 산악회의 젊은 친구들

따라나서면 밉상으로 눈치만 보이니 이렇게 혼자서 헤맨다.

산행말고 취미로 즐기는 골프도 주위의 지인들이 골프를 접는

분들이 많아서 치고 싶어도 불러주는 분들이 없어서 못가는 경우도 많다

 

참!...세월이 무심하건만 인생사가 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인데 방법이 없잖은가...현실로 받아들여야제.

등로에서 간간히 보이는 앵초도 빨간꽃을 피우기 위해서 워밍업을 시작한다

1,013.4m봉(11:10)

힘들게 올라온만큼 내리막으로 내려가야 한다

안부(11:12)

안부에서 암릉 구간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서니 주위의 활엽수에 둘려싸여

숨도 못쉴것만 같은 환경속에서도 도도함을 잃지않고 굳센 기백을 나타내며

삶을 유지하고 있는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산을 지키고 있다

群木一松

멋진 소나무를 지난 오르막길에 사스레나무 3그루가 소나무와 같은 삶을 살고 있구나.

참나무와 갈참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 삶을 유지하고 있는 사스레 나무는

얼핏보면 자작나무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자세히보면 차이가 많이난다

아무런 생각없이 오직 산길에만 몰두하면서 걷는데

또다시 갑자기 후두둑하는 소리에 놀라서 앞을 쳐다보니

뫳돼지 한마리가 나의 인기척에 놀라서 쏜살같이 달아나 버린다

오늘 내가 길을 걸으면서 뫳돼지들에게 민폐를 많이 끼치는 셈이다.

미안하지만 우짜겠노...나도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야하는데...

무명봉(11:15)

잠시후에 가야할 1,039.1m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까칠한 모습으로

내 시야에 들어오면서 나에게 기선 제압을 하려고 한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평균 고도가 1,000m이상으로 이어지는 高山峻嶺들이다

평균 고도가 비슷하면 등로가 대체적으로 완만한 편인데

이곳의 산들은 그런 법칙을 따르지 않는지 까칠하게 올랐다가 급경사로

내려선 다음에 다시 까칠하게 올라야 하는 W자 형태라 체력 소모가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등로에서 바라본 사북읍 직전리 무넬마을 골짜기의 모습

까칠한 내리막길로 내려가는데 사면길에 있는 낙엽이 상당히 미끄럽다

등로 주위에는 뫳돼지들이 밤새 마구 파헤쳐논 흔적들이 많이 보이고

주위에는 이넘의 쉬키들이 싸질러논 분뇨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이곳은 이제서야 조팝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갈림길(11:17)

독도에 상당히 주의해야 할 구간이다

약초꾼들이 다니는 길인지는 몰라도 직전리 무낼마을로 

이어지는 뚜렸한 직진길을 버리고 길이 없는 좌측의 급경사

아래로 내려가면서 맥길을 이어간다

길이없는 길을 내려서는데 선답자들의 흔적이 보이고 잠시후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넓은 방화선 임도가 보이고 그곳으로 내려선다 

조금전 오르막 능선의 힘듬을 보상받는 느낌으로 편하게 걷지만

계속되는 체기로 배는 아파오고 식은 땀이 흐르면서 컨디션은

자꾸만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데 영 조짐이 이상하다

連理枝를 닮아가는 중...

산은 산꾼들에게 참으로 많은 배려를 해준다

힘들만하면 이렇게 휴식을 취하겠끔 해주고...

이런데서 속도를 내어 산행 거리를 줄여야 하는데 몸뚱이가 말을

안들어니 별 뾰족한 수가 없구나...예전에 날고 뛰는 내 모습은

어딜가고, 자꾸만 늙어가는 내 몰골이 초라하고 옹색하게만 느껴진다
누구나 한번쯤은 늙어 가는건 거스를 수 없는 생로병사의 법칙이지만

난 아직 그걸 받아들일 준비는 못하고 있는가 보다

그네나무?

약간의 넓은 공터같은 곳을 내려서는데 이게 뭐여!...

갑자기 펼쳐지는 곰취밭?

산행을 하면서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곰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산행이고 나발이고 다 잊어버리고 베낭에서 커다란 비날 봉지를

꺼내서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다가 실망만 한다.

나물로 먹기에는 너무나 늙어(?)버려서 포기를 하고 본업(산행)에

충실하려고 베낭을 메고 다시 길을 나선다

안부(11:22)

안부에서 올라서니 다시 등로는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하고

둥글레와 땅비싸리, 민백이꽃들이 잡목과 낙엽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둥굴레

산새콩

다년초로 줄기는 곧추서며 구불구불하고 능선이 있으며 높이 40~50㎝이고,

잎은 호생하고 2~5쌍의 소엽으로 된 우수우상복엽이며 정소엽은 보통

까끄라기처럼 되고 갈라지지 않으며, 소엽은 난상 타원형으로 길이 4~5㎝,

너비 1.5~2㎝이고 밑은 넓은 쐐기 모양이며 끝은 작은 돌기로 끝나고 맥은

뚜렷하며 탁엽은 선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꽃은 6월에 연한 자색으로 피고 윗부분의 잎짬에서 긴 화경이 나와 총상으로

달리며, 꽃받침은 끝에 톱니 같은 열편이 있고 화관은 나비 모양이며 수술은

양체이고 과실은 협과로 본종은 갯완두에 비해 탁엽이 좁고 잎끝의 덩굴손은

작은 돌기 모양으로 되었으며 자방에 갈색의 선모가 있으며, 갯완두와 비슷하지만,

탁엽이 선형이고 덩굴손이 없는 것이 다르다.

방아잎도 눈에 많이 보이는구나...절집에는 저 이파리로 장떡이란

부침개를 많이 해먹지...오늘따라 담백한 절집밥이 생각나는구나.

방아잎 뒷쪽으로 숨어버린 민백이꽃(꽃말:그대곁에 있고 싶어요)

 박주가릿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30~60센티미터로, 줄기를 자르면 

  같은 유액이 나오며, 잎은 마주나고, 5~7월에  꽃이 산형 꽃차례로 달리는데

뿌리는 한방에서 해열제나 거담제(祛痰劑) 쓰인다.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지만 배를 바늘로 쑤시는 아픔은 계속된다

베낭에서 상비약으로 가지고 다니는 소화제을 꺼내서 한꺼번에

2알을 먹고, 콜라를 조금 마신 다음에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등로 주위에는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며, 방광경에 효험이 있다는 단풍마가 간간히 보인다.

 

단풍마는 산지에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전체에 털이 있고, 잎은 어긋나며,

5-9갈래로 가운데까지 갈라지고, 길이 6-12cm, 폭 4-10cm, 밑이 심장형이다.

잎의 가운데 갈래는 끝이 뾰족하지만 옆쪽 갈래는 둥글거나 둔하며, 잎자루는 길고,

아래쪽에 돌기가 1쌍 있으며, 꽃은 8-9월에 암수딴포기로 피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이삭꽃차례에 달리고, 연한 노란색이다. ..수꽃차례는 가지가 갈라지기도 하고,

암꽃차례는 갈라지지 않으며, 열매는 삭과, 도란형이고 날개가 3개 있다

서서히 천천히 걸으면서 컨디션 조절을 한다

까칠한 암릉구간을 통과하고...

나홀로 다니는 독립군이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받는 질문은

왜 힘들고 위험하게 혼자 다니냐고 하는데...내가 답하기를 ‘그냥 편하니까’이다

 

이 세상 나올때도 혼자왔고, 저승길 가는데도 동반자없이 혼자가야 하니

예행 연습이랄까...어차피 인생길은 My Way가 아니던가...

1,039.1m봉(11:38)

1,039.1m봉을 내려서면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살짝 꺽어져 서쪽 방향으로

향하는데 철쭉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나뭇가지에는 후답자들을 위해서

걸린 시그널들이 많이 보인다

고도 편차가 그리 많지않은 방화선같은 느낌이 드는 넓은 등로를 따라서 걷는다.

1,031.3m봉(11:42) 

철쭉이 落花를 시작하는 무명봉에서 방향을 북동쪽으로 꺽어져 맥길을 이어간다

힘들어도 가고, 피곤해도 가고...나도 모르게 無心으로 걷는 이 길

텅빈충만을 맘껏 즐기면서 몸도 마음도 개운해 지는 이 기분

이 짓거리를 한 지가 10년을 하고도 훨씬 넘어 버렸으니 어쩌면

나에게는 산행은 산행이 아닌 신앙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주말에 제일 순위는 산행이다.

예전에는 맥길을 걷기 위해서이지만 지금은 살기 위해서 산행을 한다

남들은 2개 가진 폐를 난 하나밖에 없으니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죽기 살기 걷는것 밖에 더 있겠는가...

바람에 흔들리는 졸방제비꽃(꽃말:순진무구한 사랑)

1,007.6m봉(11:50)

또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안부(11:52)

방화선 임도같은 곳을 지나는데 등로는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봄 꽃 피던 날 / 용혜원

 

겨우내내 무엇을 속삭였기에

온 세상에 웃음 꽃이 가득할까

 

이 봄에 여인내들이

나물을 캐듯이

우리들의 사랑도 캘 수 있을까

 

이 봄에

누군가가 까닭없이 그리워지는 듯 해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 만나면

온 세상이 떠나가도록 웃어나 볼까나

 

이 봄엔 누구에게나 자랑하고픈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그대가 만약 끝내 사랑한다 말하지 않으면

그대 가슴에 꽃이라도 되어 피어나고 싶다.

꽃이 진 쥐오줌풀과 민백이가 간간히 보이는 넓은 공터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고 불평, 불만도 하지않고 조용히 떠났구나

갑자기 등로는 사라지고 숲길을 헤쳐가는데, 조금 거추장스럽기는

해도 아쉬운대로 걸을만 하다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정오가 되면서부터 흐릿한 구름사이로 해가 보이기 시작한다

???

잡목을 헤치고 올라서니 1,066.6m봉 정상이 나온다

1,066.6m봉(12:10)

1,066.6m봉에서 내려오니 암릉구간이 나오고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싸리나무와 단풍나무가 혼재되어 있는 내리막길,

등로는 보이지 않지만 걷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낙화(落花)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방화선 임도가 끝나면서 암릉구간의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보기보다는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사면 등로는 상당히 미끄럽다

내려갈 때 조심해야한다는 건 산꾼에게 진리이다

안부(12:24)

안부를 지나서 완만한 오르막으로 올라서니 넓은 방화선 임도가 나온다

뫳돼지의 운동장?

넓은 방화선을 따라서 완만하게 완만하게 올라서니 1,029.6m봉이 나온다

1,029.6m봉(12:26)

1,029.6m봉을 지나는데 방화선 임도 가운데에 무인항공안테나가 서 있다

똥벼락님의 흔적...2년전인가 서화(신산경표상:장령)지맥 합수점에서

한번 뵌 적이 있었던 분이시다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햇살이 상당히 따갑다

방화선 임도를 지나면서 벌목지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는데

오늘은 전국적으로 극심한 미세먼지 탓인지 청정지역인

정선땅도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의 가시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계곡 아래에 가까이 보이는 몰운리도 흐릿하게만 보인다

 

정선군 화암면에 속해있는 몰운리(沒雲里)는 마을 대부분의 지형이 비교적 완만한

구릉성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하천이 굽이쳐 흐르고 있다.

자연 마을로는 몰운, 들미골, 버들골 마을 등이 있으며,  몰운 마을은 몰운대(沒雲臺)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며, 들미골 마을은 들판에 위치한다 하여 이름

붙여지게 되었고, 버들골 마을은 버드나무가 많았다는 의미에서 불리워진 이름이다

계속해서 방화선 임도를 따라서 서쪽으로 맥길을 이어간다

이제서야 피기 시작하는 조팝나무꽃

방화선 임도 끄트머리에서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오늘이 중에 만물이 점차로 생장하여 가득차게 된다는 이십사절기(二十四節氣)의 

하나인 소만(小滿)인데 이웃나라 중국에서 몰려온 짙은 미세 먼지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최오지인 이곳에서도 오늘은 지난주와 달리 숨을 쉬기가 조금은 버겁기만 하다

1,029.6m봉에서 북서쪽으로 분기하여 몰운리 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 뒷쪽으로는 남전산(948m)과 광대산으로 이어지고 그 뒷쪽으로

이어지는 어천(금대)지맥 능선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각희산을 잘 보이지 않는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에 등로는 보이지 않고 오랫만에 산에서 만나는 구슬댕댕이꽃을 만난다.

오늘은 보기 힘든 이 꽃을 보았으니 산행을 하면서 본전은 뽑은 셈이다

구슬댕댕이(꽃말: 사랑의 희열)

구슬댕댕이는 인동속에 속하지만 초본이 아니고, 목본으로서 이름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구슬” + “댕댕이”의 합성어로서 댕댕이나무, 댕댕이덩굴에서 보듯이 ‘댕댕이’가

속이 꽉 찬 모양을 이르는 말이고, 그 열매가 구슬을 닮았다고 하여 구슬댕댕이라고 한다.

 

인동과의 낙엽활엽 관목으로 학명은 Lonicera vesicaria이며, 파엽인동(波葉忍冬)·

조선금은목(朝鮮金銀木)·구슬댕댕이나무·단간목이라고도 하며, 

골짜기나 물가의 석회암에서 자라며 높이는 1.5m 정도이고 가지에 흰색의 속[髓]이

가득 차 있다

 

줄기는 흰색이지만 어린 가지는 털이 많고, 잎은 서로 마주나고, 잎 양면의 잎맥 위에

털이 있으며, 꽃은 5월 말에서 6월 말경까지 볼 수 있고,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두 개씩

쌍을 지어서 피는게 특징이다.

 

꽃의 모양은 인동초와 아주 흡사하게 피며, 꽃잎은 입술 모양으로 위쪽으로 네 갈래에

아래쪽으로 한 갈래로 나며, 하얀색으로 피고, 수정이 이루어진 후에는 노란색으로

변하게 되며, 꽃술은 노란 화분을 가진 수술이 다섯 개이고, 암술은 하나로 암술머리는

공 모양을 하고 있으며, 열매는 8월에 붉은색으로 달리며 둥글고 잔털이 있고,

강원도·평안남도·함경남도·함경북도 등지에 분포한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에 잡목의 저항이 상당히 심하다.

무명봉(12:33)

벌목지와 경계를 이루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가는데 잡목의 저항이

상당히 심하여 걷기가 불가능할 정도라 하는 수 없이 좌측의 숲속길을

따라서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등로에서 바라본 남전산의 모습

위에서는 싸리나무가 베낭을 물어뜯고, 아랫쪽은 낙엽과 나무 뿌리가 태클을

걸어대지만 명색이 맥꾼이 이런것에 쫄수야 없잖은가...무조건 치고 나간다.

950.6m봉(12:40)

또다시 苦行은 시작되고...

갑자기 등로는 사라지고...

내리막길에서 자주 만나는 구슬댕댕이

또다시 만난 등로

암릉 구간을 지나 능선 아래로 내려서니 지독한 잡목지대라

도저히 걸어갈 수가 없다...하는 수 없이 또다시 좌측 사면으로 내려선다

행여 길이 있을까 싶어서 또다시 능선으로 올라가본다

좌측은 사면으로 이어지는 관목지대이고, 우측은 벌목지인데 예전에

산불이 났는지 잡목과 가시, 싸리등의 강한 저항으로 도저히 걸을수가 없다

잡목의 강력한 태클을 피하면서 올라서니 회양목이 많이 보인다.

2년전 영월쪽의 지맥길을 걸어면서 많이 만났던 나무들이다.

 

회양목이 자라는 곳은 충북 단양, 강원도 영월, 삼척 지역과 북한의 강원도 회양을 중심으로

평남, 황해도 석회암지대의 척박한 급경사지다...흔히 만날 수 있는 회양목은 키가 2~3미터가

고작이며, 100년을 자라도 팔목 굵기를 넘기기 어렵지마, 그러나 천연기념물 459호로 지정된

여주 영릉(효종왕릉)의 회양목은 나이 300년, 키 4.7미터, 줄기둘레가 63센티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회양목이라고 한다.

904.5m봉(12:48)

 북동쪽으로 시야가 열리면서 남전산이 미세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나를 바라본다.

조금전에 지나온 950.6m봉을 뒤돌아 본다

우측의 능선 너머로 내봉산과 매봉산, 삿갓봉이 보이고 송전탑 뒷쪽으로

흐릿하게 고양산이 보이는 그 뒷쪽은 백두대간 닭목령 근처쯤에 있는

노추산인듯 봉우리는 육안으로는 흐릿하게 보이나 미세먼지 탓인지

똑닥이 카메라로는 도저히 잡을수가 없어서 조금은 아쉽다

잡목의 저항으로 인하여 마루금을 도저히 고집할 수가 없어서 좌측의 사면으로 향한다

무명봉(12:53)

무명봉을 지나면서 독도에 아주 주의해야 할 구간이다

직진의 뚜렸한 등로가 아닌 좌측의 등로가 없는 곳으로 내려서야 한다

이내 등로가 나타나고 편안한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안부(12:57)

안부를 지나면서 벌목지가 나오고 구름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은 상당히 따갑다

등로는 보이지 않으나 그렇다고 걷기가 불편한 것도 아니다

등로가 보이지 않고 산딸기가 태클을 걸어대는 곳을 

무대포로 치고 내려서니 민둥산역이 있는 무릉리에서 화암면

몰운리로 이어지는 421번 도로가 보이고 간간히 차량소리도 들린다

421번 도로로 내려서는데 맥꾼들은 이곳을 은곡고개라 부른다.

은곡고개(830m:13:02)

정선군 남면 무릉리 은곡마을에서 화암면 몰운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지명의 유래는

고개 좌측 아래에 있는 은곡마을에서 따온듯 하며, 도로명 주소가 민둥산로라

부르는 421번 지방도가 지나가며, 옹벽의 휀스가 처져있고, 넓은 공터에 이동식

화장실과 농가에서 쌓아둔 퇴비가 보인다.

 

무릉리는 면 소재지 동쪽에 있는 마을로 동쪽으로는 고부산, 북쪽으로는 지억산, 남쪽으로는

두위봉이 솟아 있고 가운데에 시루봉이 있어 증산이라고 하며, 고려  25대 임금인 충열왕 때

읍촌이었고 조선시대 때 남상면의 소재지였고 지방행정구역 개편 시에 증산, 능전, 척산등을

합쳐 종전의 무릉리로 개편하였으며, 두위봉이라는 명산과 어우러진 삼산(三山:증산, 묵산, 척산)이

오수(五水: 동남천, 증산수, 자고지수, 발구덕수, 척산수)와 어우러진 이곳은 산자수려한 명산승지로

예로부터 군읍지하 팔판대지라고 해 판서가 여덟 명이 나온다는 명당자리라고 했다고 한다.

 

무릉리(武陵里)란 지명은 중국의 명승지 무릉도원을 비유한 것인데 냇물을 따라 떠내려오는

복숭아꽃을 보고 옛선비들이 인가가 있다고 생각하여 하천을 따라 올라가 자리잡은 이곳이

무릉리인데, 남면에서도 가장 넓은 지역이며 삼한시대부터 문인들이 이곳에 모여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은곡고개에서 지억산으로 오르는 옹벽위에서 베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한다.

소화제를 먹고 난 다음에도 체기는 계속 남아있고, 버리는 즐거움을 2번이나

만끽을 했는데도 별 효험이 없다...배는 살짝 고프긴해도 먹는 자체가 겁이나서

물만 벌컥벌컥 마시면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길을 나선다

이동식 화장실 뒷쪽으로 올라서는데 잠잠했던 바람이 다시 불어댄다

활량나물꽃(꽃말: 요정의 장화)

다년생 초본으로 땅속줄기나 종자로 번식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산지나 들에서 자란다.

원줄기는 높이 80~120cm 정도로 약간 비스듬히 자라고 전체에 털이 없으며 윗부분에 둔한

능선이 있으며, 어긋나는 잎은 우수 우상복엽으로 끝에 2~3개로 갈라진 덩굴손이 있다.

 

4~8개의 소엽은 길이 3~8cm, 너비 2~4cm 정도의 타원형으로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분백색이며,  6~8월에 개화하며 1~2개씩 나오는 총상꽃차례에 밑을 향해 달리는 꽃은 황색에서

황갈색으로 변하며,  열매는 길이 6~8cm 정도의 편평한 선형이고 10개 정도의 종자가 들어

있으며 종자는 ‘팥’과 비슷한 모양이고  ‘갯완두’와 달리 꽃차례에 꽃이 많다.

 

관상용, 사료용, 밀원용, 퇴비용으로 이용하며, 어린순을 데쳐서 돌돌 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다른 나물과 같이 데쳐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무쳐 먹는다.

청주한공&수원백씨 묘 (13:10)

최근에 조성한 듯한 청주한공 부부묘지를 지나서 능선으로 올라서니 

잎새사이로 숨어버린 은방울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赤松들이 많이 보이고 지억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바람의 강도가 점점 심한 느낌이고

등로 우측의 나뭇가지 아래는 능선과 비스듬히 같이가는 421번 도로가 어렴풋이 보인다

적송지대를 지나서 지억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우측으로 향한다

편한 길을 걸으면 野性을 잃어버릴까봐서 긴장을 하라고 암릉구간이 나온다.

참으로 산은 인간에게 이렇게 detail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를 해주는구나

904.5m(13:15)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려는 모양이다...준.희선생의 격려문이 보인다

아직까지는 완만한 오름이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滯氣 때문에

먹는것이 겁이나서 물 이외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인지

자꾸만 떨어지는 체력에 힘이 부치기 시작한다

편안한 능선을 올라서면서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한다

무명봉(13:24)

무명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니 등로는 풀섶으로 숨어 버렸다

안부(13:31)

지억산으로 가는 길이 그리 순탄하지 않을 모양인지 조금씩

맥길의 本色을 드러내면서 까칠한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나타나는 급경사의 오르막길...코를 땅에다 쳐박고 올라가는 느낌이다

뫳돼지의 갑질?...

무명봉(13:38)

계속되는 오르막길

991.5m봉(13:42)

991.5m봉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지억산은 범여의 몸뚱아리 앞에

턱버티고 서 있는 커다란 성벽처럼 느껴질 정도로 위압감을 주는데

고생깨나 해야 할 듯 싶다...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정향나무(丁香木:꽃말:위엄)

물푸레과의 정향나무는 우리나라 전 지역과 만주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산 깊은 곳(麓) 에서도 잘 보이는 나무로  크기는 2m~3m 정도 하며 잎은

대생하고 장원형(長圓形)모양이면서 달걀을 거꾸로 메달아놓은 모양이다.

 

꽃은 5월에 피는데 생김새와 향기가 좋아 사람들이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으며,

꽃 모양이 길쭉한 대롱 끝으로 넓게 퍼지는 모양인지라 앞에서 보면 열십자나

별 모양을 연상시키고, 옆에서 보면 한자 “고무레 정(丁)”자와 닮았으면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정향나무(丁香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안부(13:45~55)

삿갓나물

잎이 돋아난 모양이 꼭 삿갓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으로 자세히 보면 잎이

7개 정도 되고 꽃줄기가 하나 올라오는데 그래서 ‘칠엽일지화(七葉一枝花)’라고도 부른다.

 

다년생 초본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산지의 나무 그늘

밑에서 자라는데, 근경은 옆으로 길게 벋고 끝에서 원줄기가 나와 높이 20~40cm 정도

자라며 끝에서 6~8개의 잎이 돌려난다... 잎은 길이 4~10cm, 너비 2~4cm 정도의 넓은

피침형으로 3맥이 있으며 털이 없으며, 5~6월에 개화하며 돌려나는 잎의 중앙에서

길이 5~15cm 정도인 1개의 화병이 나와 끝에 1개의 꽃이 위를 향해 피며 자방은 검은

자갈색이고, 장과는 둥글며 자흑색, 외화피편의 안쪽과 수술대가 자색을 띤다.

봄에 어린순을 식용하지만 독성이 있고 특히 뿌리에 독성이 많다.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삿갓나물

옛날 어느 집에 일곱 아들과 딸 한 명이 있었는데, 그 마을에 이무기가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기 시작했는데 아들들은 이무기를 죽이려고 싸웠지만 모두 죽고 말았다.

 

막내딸은 오빠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날마다 무예를 연습하고 갑옷도 만들었다.

마침내 49일간 준비한 뒤 이무기와 싸웠지만 막내딸도 역시 이무기에게 먹히고 말았다.

그런데 이무기 역시 고통스러워하며 뒹굴다가 죽고 말았는데 바로 막내딸이 입고 있던

갑옷 때문이었다...얼마 후 이무기가 죽었던 자리에 풀이 돋아났는데, 일곱 개의 잎과

한 송이 꽃을 가진 풀이었고. 꽃 속에는 특히 금빛 바늘 같은 것이 돋아 있었다.

사람들은 이것이 바로 팔남매의 넋이라며 칠엽일지화라고 불렀다.

998m봉(13:58)

이름없는 봉우리를 지나서 본격적인 지억산을 향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코를 땅에 쳐박고 오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급경사라 선 채로 휴식을

몇번이나 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데 어디 높은 산치고 정상을 쉽게

허락한 적이 있었던가...

내 입에서는 게거품이 나올정도로 힘든 구간을 치고 오르는데

메기의 주둥이처럼 꽃술을 내밀고 있는 벌깨덩굴이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말하는 듯 하다...힘들면 집에 있지 왜 개고생을 하느냐고...

숨이 끊어질듯한 통증이 수반되는 길이지만 그래도 정상에 다 올라왔다는

희열을 느끼면서 잡목의 태클을 뿌리치고 올라서니 지억산 정상이 보인다

지억산 직전에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왔던길을 뒤돌아 본다.

옛말에 ‘산과 여인은 멀리서 봐야 예쁘다’는 말이 정말 맞는듯 싶다

천신만고 끝에 지억산 정상에 도착한다

지억산(芝億山:1,117.8m:14:20)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와 남면 무릉리, 유평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에는 휀스로 막아논 태양광 시설의 무인감시카메라와 2개의 산패, 

몰운산이란 정상석과 2등 삼각점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북쪽으로는 각희산(, 1,083m)·군의산(, 922m), 서쪽에 곰봉(1,015m)·

계봉(1,028m), 남쪽에 두위봉(, 일명 두리봉, 1,466m)·백운산(, 1,426m),

동쪽에 노목산(, 1,148m) 등이 솟아 있으며, 산정과 해발 700∼800m 지점에는

침식면의 증거로 논의되는 평탄면이 발달되어 있는데, 이 평탄면 위에 석회암 용식지형인

돌리네(doline)가 형성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은 산의 남쪽사면 해발 700∼800m 지점의

발구덕이라는 곳인데  발구덕마을은 돌리네 내부에 발달한 마을이다.

 

산의 서쪽 유평리와 한치()마을도 돌리네 내부에 형성되어 있고, 북쪽으로 흐르는 계류는

몰운리·화암리 등을 지나 강 양쪽 곳곳애 하안단구를 형성시키면서 정선읍에서 남한강

본류로 흘러들고, 남쪽으로 흐르는 계류는 무릉리를 지나는 동남천()으로 흘러든다.

 

북쪽 5㎞ 지점의 화암리에는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화암굴과 화암약수가 있으며,

서쪽에도 삼내약수가 있는데, 산 남쪽의 무릉리는 정선군청의 소재지였으며, 이곳에 있는

증산역은 태백선과 정선선의 분기점에 있는 중요한 역이다.

인증샷

지억산 북사면을 흐르는 계류는 동대천으로 흘러 들고 남사면을 흐르는 계류는 동남천으로

흘러 들며 북쪽 계곡에는 화암약수와 바위인 몰운대가 있는데 “몰운(沒雲)은 항상 구름이 머물러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층암절벽으로 이루어진 몰운대에는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절벽 아래로

맑은 시냇물이 흘러 예로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경치가 좋아 천상선인(天上仙人)

들이 선학(仙鶴)을 타고 내려와 시흥(詩興)에 도취되었다고 한다.

 

구름조차 아름다운 몰운대 경관에 반하여 쉬어 갔다고 하는 몰운대가 있는 이 산을 몰운산이라고

부르기도 하였고 서쪽 기슭에는 삼천약수가 있으며, 정선군지(旌善郡)와 여지도서(輿 )

따르면 몰운대는 동쪽으로 50리에 위치하며 갈래산의 연맥이라고 하고 정선읍지에는 몰운산이라

썼는데 군 동남쪽으로 50리에 있다고 기재하고 있고, 지승과 해동지도, 동여도, 대동여지도 등에도

몰운산이 표시되어 있고 동남쪽에는 지억광산과 동남광산이 있으며 동남광산에서는 철과 망간 및

희수연 등을 캔다.

지억산 정상 삼각점(△임계23 / 1995복구)

이 지역의 3개 산악회에서 연합하여 만든듯한 정상석

몰운산의 지명을 따온 몰운대는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몰운2리에 있는 절벽으로

화암8경의 하나이며 수백 척의 암석을 깎아 세운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절벽 위로

100여 명이  설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고 수령 500년이 넘는 소나무가

좌우 건너편의 3형제 노송과 함께 있다.

 

절벽 아래의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절벽 위에 서면 깎아지른 듯한 붉은색 강안의 절벽 일부와

그 아래의 넓은 소가 물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데, 예로부터 ‘구름도 쉬었다 간다’고 할 만큼 경치가

뛰어나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천상의 선인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다갔다고 전해지기도

하는 곳으로 이곳 경치에 반한 시인 황동규가 ‘몰운대행’이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몰운대가 있는 화암(畵岩)마을을 직역하면 그림바위다.

바위가 그림처럼 펼쳐진 곳 화암은 눈을 어디로 돌려도 풍경이 다가오는 마을로

화암 팔경이 있으며, 소설가 이외수는 이외수는 장편소설 <칼>등을 화암에서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이외수는 화암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선은 영혼의 땅이야.

특히 화암은 내게 있어 정신적 고향과 같지.

살아오면서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지금까지 나와

정신적 기(氣)가 통하는 곳은 정선밖에 없었어."

지억산을 내려서면서 부터는 제도권 등로인지 길은 무쟈게 좋다.

넓은 공터(14:25)

예전에 임도였는지 돌리네 지역인지 모를 넓은 공터에는 미나리아제비와

둥굴레, 은방울꽃, 쥐오줌풀, 민들레가 산상화원을 이루고 있고, 좌측으로는

억새로 유명산 민둥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등로에서 바라본 민둥산(1,120.7m)의 모습

강원도 정선군 남면과 화암면의 경계에 있는 민둥산은 산의 이름처럼 정상에는

나무가 없고, 드넓은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밭으로, 능선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기까지

30여 분은 억새밭을 헤쳐 가야 할 정도인데,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억새에 얽힌 일화도 있다.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 산을 헤맸는데,

이후 나무가 자라지 않고 참억새만 났다고 전한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며, 해마다 10월 중순에 억새제가 개최되며, 산 자락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돌리네 지역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움푹파인 곳에는 재배를 한듯한

엄나물순이 지천으로 널려 있지만, 다 쉬어버려서 먹을수가 없게 됐다.

무명봉(14:30)

야트막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좌측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가 나오고

트랙상의 맥길은 직진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등로는 보이지도 않는다

무작정 직진 아래로 내려서니...

곧바로 민둥산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임도가 보인다

비포장 임도(14:30)

비포장 임도 우측 아래로 트랙상의 맥길이나 갈 수가 없어서

2분정도 걸어가니 화장실과 퇴비가 쌓여있는 민둥삼 갈림길이 나온다

민둥산 갈림길(14:32)

화장실 뒷쪽으로 가니 각종 이정표가 서 있는 곳인데 민둥산가는 갈림길이다

좌측으로 올라가면 민둥산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보이고 이곳에서 

민둥산까지 2.2km이고, 왕복이면 4.4km인데 나로서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서 민둥산 가는 걸 포기하고 눈팅이만 하고 우측 내리막의

넓은 임도로 내려간다

고속도로(?)같은 넓은 임도를 따라서 꽃길이 아닌 綠陰芳草로 펼쳐지는

초원길을 걸어간다...가수 남진선생이 이 길을 걸어간다면 당연히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중략)...“님과 함께”를 부르면서 가겠지...

돌리네 지역(14:37)

돌리네는 카르스트 지형 발달과정에서 지표에서 초기에 나타나는 가장 작은 규모의 와지 경관이다.

돌리네가 성장하여 인접한 돌리네와 결합된 것을 복합돌리네(compound dolines)라고 하며,

와지 중에 일반적인 돌리네 보다 큰 것을 우발라(uvala)라고 하고 우발라보다 훨씬 큰 형태로서

하나의 폐쇄된 분지 지형을 이루는 것을 폴리에(polje)라고 한다.

 

돌리네 바닥에는 빗물이 빠져나가는 배수구가 있는데 이를 싱크홀(sinkhole) 혹은 포노르(ponor)라고

하기도 하며 이 배수구는 직접 관찰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토양으로 피복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돌리네가 단양, 제천, 평창, 영월, 삼척, 정선 등지에서 잘 관찰되며,

평창군 미탄면 돈너미 마을과 고마루, 정선군 남면 발구덕 마을, 삼척시 노곡면 여삼리

그리고 단양군 어상천면 무두리 등은 우리나라(남한)의 5대 ‘돌리네 마을’로 알려졌다.

정선의 발구덕은 ‘8개의 구덕’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인데 구덕은 구멍이라는 뜻으로 돌리네를

의미하며, 돌리네는 독립되기보다 무리지어 발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화선 임도같은 넓은 등로를 걸어가는데 이곳의

야생화는 미나리아제비와 쥐오줌풀이 대세이다

간간히 만나는 돌리네

우리나라의 경우 1:5만 지형도를 분석해 보면, 북한의 황해도 ‘대평’ 도엽에 254개,

‘신막’ 도엽에 261개가 나타나고 남한에서는 충북 단양의 ‘매포’ 도엽에서 55개가 발견된다.

 

돌리네는 대부분 밭으로 이용되는데 경작이 진행되면서 와지가 매립되어 점차 평지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돌리네가 많이 무리지어 발달하려면 지하수위보다 높은 고도에 넓고 평평한

땅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석회암이 산간지방에 주로 분포하기 때문에 돌리네가

무리지어 발달할 수 있는 곳은 대개 하천 연안의 넓은 하안단구(河岸段丘)이다.

간간히 만나는 졸방제비꽃

바람둥이꽃이라 불리는 민들레의 씨방들...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날아 다니면서 씨를 퍼뜨리면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겠구나.

쉼터(14:48)

쉼터 옆에 서 있는 구조 이정판

사각평상이 있는 곳에서 맥길은 우측으로 내려간다

산괴불주머니꽃도 많이 보이는구나.

안부(14:50)

등로 우측에는 산딸기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2~3주후에 오면 비타민C를 맘껏 보충할 수 있을것만 같은데

타이밍이 맞지 않으니 우짜겠노...

綠陰芳草에다 편안하게 이어지는 꽃길

지억산 오르면서 개고생한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느끼는 건 꼭 중생들의 인생살이와 어쩌면 똑같은 지 모르겠다.

喜怒哀樂에 苦盡甘來까지...오늘 산행은 이 모든걸 다 느끼면서 걷는다

등로 우측에는 팔등신처럼 쭈쭈빵빵하게 뻗어있는 가문비 군락지가 보인다

완만하지만 조금씩 고도를 높히기 시작한다

완만한 오름길에서 딱총나무를 만난다.

딱총나무는 전국에 걸쳐 약간 습한 곳이면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갈잎 작은 나무로

우리가 흔히 만나는 것은 사람 키보다 조금 큰 정도지만 크게 자라면 5~6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딱총나무는 비슷한 나무가 많은데 덧나무, 지렁쿠나무, 말오줌나무 등이 있으며, 이들의

생김새가 서로 쌍둥이 뺨치게 너무 닮아서 웬만한 눈썰미로는 차이점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지렁쿠나무의 경우 지름이 거의 30센티미터나 되는 큰 나무를 보길도에서 만날 수 있었고,

울릉도에서 자라는 말오줌나무도 상당히 큰 나무가 있다고 한다. 딱총나무 가(家)의 식구들은

꽃과 열매가 모두 아름다워 정원수로 심어두고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 나무들이다.

 

딱총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접골목(接骨木)인데 옛날 사람들은 뼈가 어긋나거나 부러지면

딱총나무의 가지를 까맣게 태워서 가루를 내고 식초를 섞어 환부에 두껍게 바르고 부목을

대어 묶어두는 방법으로 치료를 했다고 하는데, 부러진 뼈를 붙이는 나무로 널리 알려져

우리나라, 중국, 일본 모두 접골목이란 이름을 쓴다.

 

뼈붙이기 이외에도 신경통, 이뇨작용, 위장약 등 여러 가지 병 증상의 약재로 쓰이며,

유럽에서 자라는 서양딱총나무 역시 약으로 쓰이며, 열매로 만든 술은 엘더베리 와인

(elderberry wine)이라 하여 상품화까지 되어 있다고 한다.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하고 부지런히 걸으면서 셧터를 눌러다보니

사진이 많이 흔들린다...오르막길에는 노란장대라는 꽃들이 많이 보인다

노란장대(꽃말:덧없는 사랑)

십자화과(十字花科)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Sisymbrium luteum이다.

산기슭에 자라며 전체에 흰 털이 퍼져 나며, 줄기는 높이 80-120cm로 곧추서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기도 하며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에 날개가 있다.

 

줄기 아래쪽 잎은 긴 타원형이며 깃꼴로 갈라지고, 윗부분의 잎은 난형 또는 난상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꽃은 5-6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줄기 끝에서 총상꽃차례를 이루는데, 꽃받침은 넓은 선형이고, 꽃잎은 주걱 모양이다.

열매는 장각과이고,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러시아,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전체에 흰 털이 퍼져 나며 뿌리는 굵고 깊게 들어간다... 줄기는 곧추서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기도 하며 높이 80-120cm이고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에 날개가 있다.

줄기 아래쪽 잎은 긴 타원형이며 깃꼴로 갈라지고 잎자루가 길며, 줄기 윗부분의 잎은

난형 또는 난상 타원형으로 길이 8-12cm, 폭 3-5cm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줄기 끝의 총상꽃차례에 달리며 노란색이고 꽃자루는 길이 12-15mm이다.

꽃받침은 넓은 선형이며 길이 7mm쯤이며 꽃잎은 4장이며 주걱 모양으로 길이 10-13mm이다.

암술머리는 2갈래이고 열매는 장각과, 선형, 길이 8-10cm이다.

쉼터(15:08)

사각평상이 있는 쉼터를 지나자마자 1,049.9m봉이 나온다

1,049.9m봉(15:40)

1,049.9m봉을 지나면서 직진으로 쉼터의자가 있고 방화선 임도로 이어지는

불암사(정선군 화암면 화암리)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지맥길은 민둥산 갈림길에서 이곳까지 방화선 임도로 이어진 편안한

등로를 버리고 등로가 아예 보이지 않는 좌측의 숲길로 내려선다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내려선 다음에 살짝 좌측으로 꺽어진다

등로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등로가 사라져버린다.

하기사 여태껏 걸었던 지맥길치고 편안한 길이 과연 몇번이나 있었던가...

거기다가 이곳은 대한민국 최오지중에 하나인 강원도 정선땅이 아니던가

바랄걸 바래야지...그냥 길이 없으면 없는대로 험하면 험한대로 걷는게

맥꾼이 아니던가

안부(15:52)

길이 보이지 않는곳을 무작정 치고 내려서니 이 대장의 흔적이 보인다.

이 친구도 개고생하면서 갔겠구먼...

어디로 가란 말인가...너무 심한거 아냐...

미역줄기가 강력한 태클을 걸어대지만 그렇다고 산꾼이 안가는거 봤어...

안부(16:00)

개고생을 하면서 안부를 통과하여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로 올라간다

867m봉(16:08)

무명봉을 지나자마자 돌아 서있어 NO를 알 수 없는 송전탑 아래로

정선군 남면소재지에서 화암면으로 넘어가는 구절양장의 도로가 보인다

오후의 늦은 시간인데 바람의 강도가 점점 세진다

체기로 인해서 김밥한줄 이외는 먹은것이 없어서 그런지

배가 너무 고프지만 또 체기가 올까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송전탑을 설치하면서 만든듯한 임도이고

잠시후에 오늘의 산행 날머리로 잡은 유천고개가 보인다

유천고개(柳川峙:785m:16:15)

정선군 남면 유평리 유천마을 위에 있는 고개로 정상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여 만든 올림픽 소공원이 있고, 정선군 남면소재지에서 화암면으로 넘어가는

2차선 도로가 지나는 고개로 산꾼들은 이곳을 유천고개라 부르는데 고개 좌측 아래에

있는 유천마을에서 지명을 따온듯하며 지도상에는 유천고개가 아닌 미사리재로

표기가 되어있다.

 

유천(柳川)마을은  정선군 남면 유평리의 자연마을 중 한곳으로 원래 이름은 버드내(柳川)이며 

한치 북동쪽에 있는 마을로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냇물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길게 뻗어있어

‘벋은 내’라고 했는데 이 말이 변해 ‘버드내’가 되었고 이를 다시 한자로 쓰는 과정에서 ‘버드’를

유천(柳川)이라 하였다고 한다

정선군 남면에 소재한 유평리(柳坪里)는 4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 한 마을로

북쪽으로 고두산, 남쪽으로 팔봉산이 위치하고, 동남천이 마을 가운데로 흐르고 있다.

자연마을로는 잿마을, 소마평, 고일, 오름실 등이 있는데 소마평은 말을 마당에 잠재우는

마을이라 하여 소마평이라 부르며, 고일은 계곡이 깊고 멀리 떨어진 마을이라,고독한

마을이란 뜻에서 고일(古日)이라 하였고, 유평리는 강변에 버드나무가 울창하여

‘버들 유(柳)’를 써서 유평리(柳坪里)라고 하였다고 한다

산행을 종료하고 베낭을 정리한 다음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가뭄에 콩나듯이

지나가는 차량들은 상대로 앵벌이(히치)를 시도하는데 2번만에 지나가는

승용차 한대가 세워준다...이 분은 정선읍내로 가시는 분이신데 남면 소재지에

가면 택시가 있다고 하면서 남면에서 택시를 타고 고한으로 가라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내려가는 길에 남면 택시를 예약하고 남면소재지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고한버스터미널로 향한다

 

고한사북 공영버스 터미널(17:05)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표를 예매하는데 지금 주차장에 동서울가는

버스가 서 있으니 빨리 가라고 한다...표를 예매하고 주차장으로 나가니 

버스가 문을 닫고 출발하려고 하는것을 쫒아가서 문을 두드리니 문을 열어준다.

이 버스를 놓치면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씻지도 않고, 버스를 타니 기분이 찝찝하다... 날씨가 약간 추웠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땀은 흘리지는 않았지만 왠지 주위분들에게 미안하다.

눈을 딱 감고 깊은 잠에 빠졌다가 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하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보니 제2영동고속도로 양평휴게소이다

 

화장실에 가서 깔끔하게 씻고 옷을 갈아 입으니 이제사 개운하다

휴게소에서 까스명수를 하나 사먹고  버스에 올라 동서울터미널로

향하는데 오늘은 예년과 달리 차량들이 밀리지 않아서 예상보다

좀 이른 시간에 서울에 도착하여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