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0년 4월 25일
산행구간: 송광사 주차장-송광사-운구재-천자암-송광사-불일암-송광사 주차장
거리/시간: 약 11km / 참배및 관람포함 약6시간 정도 소요
참으로 오랫만에 여유를 가져본다. 지난해 1월 멋도 모르고 시작한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나니 무기력증과
우울증 비슷하게 증세가 와서 시작한 낙동정맥과 낙남정맥의 무박 산행의 험난한 일정이 오른쪽 무릅에
약간의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다 지난주 필드에 나갔다가 약간 삐끗하여 증세가 좀 좋지
않은 것 같아 이번주엔 낙동정맥을 포기하였다. 참으로 아쉬움이 많다. 가고 싶은 마음은 절실한데 다른
산우들의 피해는 주고 싶지 않았다. 조금 회복되면 단독 산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으면서...
過猶不及이라 했던가, 梵如의 욕심으로 인해 무릎에게 미안하구나. 지난 16개월동안 약1,900여km를
산을 헤매고 다녔으니 고장이 안나면 비정상이지. 그래도 9정맥 완주할 3년반만 참아주지...
역마살이 그냥 나주질 않아 다가오는 수욜이 법정스님의 49재도 있고해서 그땐 월말이라 참석이
곤란할 것 같아 미리 불일암과 송광사를 다녀올겸 남도지방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내 차량으로 여행을 나섰다.
22시경에 서울을 출발하여 호남고속도로 여산 휴게소에서 휴식을 겸한 2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한 후
새벽 5시에 송광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길을 나섰다. 아침 예불이 끝난뒤라 사찰 경내는 적막하리만큼
고요함이 흐른다. 대웅전에 들러 삼배의 예를 올리고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산보 수준의 산행이다. 운구재에 오르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조계산은 도립공원이라 그런지
길은 관리가 잘되 있는데 아쉬운 점은 이정표가 별로다. 그래도 산이라 아침 기온이 꽤 쌀쌀하다.
천자암에 도착하니. 노보살 공양주께서 사람이 그리운지 공양을 하고 가란다. 이게 웬 떡이냐.
어머님 같으신 노보살이 내온 밥상은 단촐하지만 정결하고 단정하다. 요즘 웰빙 열풍이 부는데
절에는 2천년도 넘어 내려온다. 절밥이 입에 착 감긴다. 특히 이곳 남도 지방의 절밥이 맛있기로
소문나 있다(불자들에겐) 그중에서도 송광사 절밥이 범여에겐 가장 기억이 남았는데 이곳 천자암
절밥도 참으로 맛깔스럽다. 거기에다 차까지 한잔 얻어 마시고 송광사로 향했다.
송광사를 두루 참배하고 불일암을 향했다. 편백나무, 내나무 숲을 거쳐 20여분만에 도착한 불일암.
주인은 떠나갔지만 모든게 스님의 품성이 닮은 탓인지 소박하기만 하다. 절이라기 보다는
시골의 사랑채 정도 보면 될성 싶다. 法頂스님의 상좌 스님이 가사를 손수 빨아 햇볕에 늘고있다.
호기심 많은 범여가 물어볼 게 많은데 입구에 默言이라고 쓰논 글귀땜에 입도 뻥긋 못하고
조용히 참배하고 불일암을 떠나 다비장에 들렸다가 서울로 향했다.
송광사 입구의 벚꽃은 끝물인지 하염없이 꽃잎이 떨어진다. 花無十日紅이라 열흘가는 붉은 꽃이
있더냐. 그게 우리네 인생인 것을. 세상사 사는게 다 그렇고 그런것인데
뭘 그리 욕심 부리면서 살 필요가 있는가(범여의 생각 中에서)
수행의 불이 꺼지지 않는 송광사의 후원(05:00)
송광사 공중전화 - 도시에서는 애물단지인 공중전화는 송광사에서는 고마운 존재이다. 송광사는 수행에 지장을 준다하여 하여 스님
들에게 핸드폰 사용을 일절 금지하고 있고 송광사 반경 500m 이내는 중계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다
송광사에서 출발하여 땀도 나기전에 도착한 조계산 운구재
운구재에서 조계산을 삥 한바퀴 가량 돌아서 도착한 천자암 (07:10)
수령이 800년이 된 천자암 쌍향수 - 보조국사 지눌과 제자 원감국사가 중국에서 돌아와서 지팡이를 꽂아 놓은것이 자랐다고 한다.
서로 마주보고 절을 하는 형태라 스승과 제자의 예를 갖추는 모습이며 전설에 의하면 이 나무를 만지면 내생(來生)에 꼭 극락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천자암 종루에서 바라본 호남정맥 마루금의 운해
송광사 하산길의 이정표
송광사의 연등 - 개천위에 설치한 것이 이채롭다.
이곳 남도지방은 완연히 봄이다. 조계산 전체가 신록으로 우거져간다.
송광사 율원의 약수터 - 물맛이 정말 기가 막히다
송광사 대웅보전 앞에서(09:30)
이달의 禪詩 - 송광사는 매달 禪詩를 새로 내건다.
송광사 일주문 - 송광사는 신라말 혜린(慧璘)선사에 의해 창건되어 창건 당시에는 길상사(吉祥寺)라로서 그리 큰절은 아니라고 한다.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정헤결사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이곳으로 옮기면서 삼보종찰로서 한국 불교에 중심이 되었다.
불교에서는 귀하고 값진 세가지 보배 佛, 法, 僧을 三寶라 한다. 한국불교에서는 삼보를 상징하는 삼보사찰(三寶寺刹)이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이며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불보사찰(佛寶寺刹)이며,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법보사찰(法寶寺刹)이며 송광사는 한국 불교의 승맥을 잇고 있어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한다.
16國師 부도탑 - 보조국사를 포함해 16국사를 배출한 수행도량 송광사는 현대에 들어서도 효봉, 취봉, 구산, 일각선사등을 배출하면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교육이 가정 엄하기로 유명하다.
불일암 가는 길
법정스님의 자취가 묻어있는 불일암 가는 오름길
불일암 일주문(?) - 주인잃은 대문은 그래도 불일암을 지키고 있다.
불일암 마당과 요사채 그리고 좌측 대밭속 건물은 해우소이다.
불일암 앞에서(10::40)
법정스님이 직접 만드시고 앉아서 책을 읽어셨다는 빠삐용 의자
무소유를 비롯한 많은 책을 저술하셨던 불일암 요사채
법정스님 다비장 - 무소유를 실천하면서 자신을 불태우고 地, 水, 火, 風으로 돌아가신 현장
1,000km 이상을 아무 불평없이 쥔장과 함께 동행한 범여의 애마(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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