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길 산행은 모두다 휴가중이라 범여의 산행 리듬이 깨진다.
마땅히 갈때도 없고 직원들은 휴가가고 현장 두군데를 내가 카바를 해야하고
8월 2일이 모친 기일이라 시골을 가야 하기에 현장에 작업 지시를 해놓고 오랫만에
가까운 청계산으로 갔다. 지난 겨울에 옛골토성 회장과 산행한 이후에 처음이다.
혼자서 정말 호젓하게 걸어볼 심산이다. 사실 서울근교는 너무나 사람이 많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가 없기에...
오늘은 원터골로 출발해서 매봉-만경대-이수봉으로 하산하여 정토사에서 일요법회에
참석하고 올 계획이다. 그리고 죽기 살기의 정맥길 산행이 아닌 틱낫한 스님이 즐기는
천천히 천천히 마음의 여유를 만끽하면서 명상의 세계로 빠져 보련다.
오늘은 휴가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없다. 호젓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을것 같다.
그리고 정말 살방살방 여유있게 걷고싶다. 그래서 가급적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을
택했다. 청계산은 하도 많이 다녀서 숨겨진 코스를 너무나 많이 알기에....
오랫만에 온 청계산은 많이 낮설었다. 너무나 인위적으로 많이 고쳐놨다.
이건 산이 아니고 완전히 공원화가 되어 버렸다.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와도 그렇지.
매봉 정상에 도착하니 안개가 하도 많이끼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상에서 김밥 한줄에 막걸리 한통,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마치고 망경대로 향한다.
망경암 정상은 비로 인해 상당히 미끄럽다. 망경암 정상에서 30분간 앉아 시원스런
바람을 쐬며 마음의 여유를 즐긴다
이수봉을 거쳐 정토사에 들려 오랫만에 일요법회에 참석했다. 법회 끝난후에 스님에게
인사 드리고 나오니 신도회장님이 점심공양을 하고 가란다.
오랫만에 절밥을 먹어본다. 언제 먹어도 절밥은 담백하다. 후식으로 연잎차까지 대접받고...
스님에게 인사 드리고 버스타러 오는 길에 옛골토성에 들러 박실장에게 커피까지
한잔 얻어 마시고 현장에 들렸다가 집에와서 한잠 푹자고 나니 저녁6시... 저녁은 뭘 먹지
원터골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하다.
청계산 등산 안내도
원터골 쉼터에서
팬백나무의 진한 향기는 참으로 머리를 맑게하고
다소곳이 피어있는 참나리
원터길 오름에서 바라본 매봉 정상
굴바위 앞의 스님 - 비가오나 눈이오나 몇년째 천수경만 독경하시던 스님이 이젠 제법 모습을
갖췄구나.
매바위에서
매봉정상에서 - 안개가 끼이고 비까지 내려 아무것도 볼수가 없구나
매봉 정상에서 출출하여 김밥 한줄에 막걸리 한통, 홍어회 무침에 커피 한잔이면 집나온 자에겐
진수성찬이 아닌감
매봉아래 막걸리집 - 오랫만에 청계산을 찾았더니만 쥔장이 왜 이리 오랫만에 오셨냐고 반긴다.
디게 친한척... 이 친구는 나이가 쉰넷인데 아직도 미혼이다. 경남 합천 초계출신인데...
요즘 유행하는 시계 등산로 표시판
협읍재에서 - 이 코스는 작가 최 인호가 즐겨찾던 코스이다
망경암 바위에서 질긴 삶을 사는 야생화. 어쩜 범여의 삶과도 같구나.
금정수(金井水) - 망경대 아래 있으며 조선시대 일두 정 여참 선생이 은거했던 암굴이며
김 광필과 유배후 함경도 종성땅에서 사사되자 물이 핏빛으로 변한 후 다시 금빛이 되어서
金井水라 불렀다고 함(과천현의 신수읍지 인용)
망경대 헬기장에서 바라본 망경대 정상 - 안개 때문에 20m 앞도 보기 힘들어 제대로 조망이 안된다
이곳 망경대는 여말선초(麗末鮮初)에 문신(文臣) 조견 선생이 고려가 망하자 조선 태조가
조견선생의 재능을 아껴 호조전서의 벼슬을 내렸으나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사양하고
이곳 청계산에 은거하며 망경대에 올라 고려수도 송도(松都)를 바라보며 슬퍼하였다고 한다.
이수봉 정상에서 - 평소때는 인파로 미어 터지는 곳이데도 휴가철이라 그런지 한가롭다.
하기야 산도 쉬어야지.
봉오재 하산길에서 바라본 청계산 정상
몇년전 대한민국 모 재벌회장이 자기 아들이 술집에서 얻어 터졌다고 깡패시켜 웨이터를 납치해서
각목으로 두둘겨 팼던 연립주택 현장 한마디로 북창동 엽기 코메디였다. 참으로 쪽팔리는...
청계산 정토사 - 산행을 마치고 오랫만에 일요법회에 참석했다. 스님을 매달 한번이상 뵙지만
법회에서는 오랫만이다. 참으로 반갑게 맞아 주신다. 주지스님인 보광스님은 범여가 대학원
목탁과(불교학과) 재학시절 원장님을 역임하셨고 우리나라 정토학(淨土學)의 대가이시다.
범여와는 동불회(東佛會)의 멤버이다.
정토사 앞마당에 참으로 이쁘게 피어있는 연꽃들
정토사의 백련지. 해마다 연잎차를 만들어 범여에게 한통씩 보내주신다.
범여하고 30여년간 호형호제(呼兄呼弟)하면서 지낸 권 태균 회장이 운영하는 옛골토성 본점
이 형님은 요즘 축구에 미쳐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그 대신 TV에서나 본다
요즘은 통화만 자주하는 편이다. 전국에 체인점이 50여개나 되고 참으로 성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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