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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일반산행 ♣/梵如의 山行記

명절이면 갈곳없는 실향민?

by 범여(梵如) 2011. 9. 12.

산행일시: 2011년 9월 11일

산행날씨: 잔뜩 흐리면서 가랑비 옴

산행구간: 사당동-국기봉-하마바위-마당바위-관악산 정상-연주대-연주암-과천향교

               과천 경찰서- 과천역(약 10km / 6시간 30분 소요)

산행참여: 초등학교 동창 다섯넘(淸眼, 방배동 권회장, 땡칠이, 용팔이 그리고 나 범여)

 

희끗희끗한 백발에 만나는 친구도 초딩이 동창들만 만나면 방년 14세의 6학년 시절로

돌아간다. 이젠 나이 50대 중반을 넘어서...  그래도 모두들 젊어지려고 발악을 한다.

내가 백두대간, 정맥길에 미쳐있는 바람에 매달 한두번이 다니던 산행길이 파토가

나버려 1년만에 같이 모여 산행을 한다. 말이 산행이지 명절날이면 오갈데 없는

실향민(?) 신세로 말이다. 고향도 부모님 살아실제 고향이요. 형제간도 자기 자녀

출가하기전에 형제간이 아닌가 싶다.  자기 아들, 자기 손주가 먼저지 한다리 건너

동생들이야 어차피 남들 취급라니 실향민이 아닌가

우리 친구넘들도 사위, 며느리 본 넘들도 그러니... 말이 산행이지 먹으러 가는게

아닌가 싶다.  다섯넘이 서울 장수 막걸리 6병, 캔막걸리 6통, 엄청나게 큰 막걸리 1통

거기다가 소주, 맥주... 잊어버린 고향의 시름을 잊기 위하여 관악산으로 간다.

 

 

명절이면 늘 난 이방인이다.  늘 갈곳이 없는 떠돌이 신세....

관악산을 가기 위해 선릉역에서 사당역가는 차표를 산다.

 

고향을 남쪽(慶南 宜寧)에 두고도 실향민이 되버린 불알친구들과

함께 관악산을 향한다.

 

관악산 들머리에 접어드니 길은 천갈래 만갈래다. 서울의 산이지만

늘 범여에겐 날설기만한 산이다. 인간의 탐욕으로 관악산은 重病에 걸린듯...

지정된 등산로만 다니면 좋으련만... 남자들이 모이면 음담패설이다.

남.여 관계의 애기다... 인간의 본능인가 몇년후면 나이 60이건만

초장부터 섹스에 관한 애기...비아그라가 어쩌고 저쩌고 ㅋㅋㅋ

 

한달전의 수해로 인해 등산로는 망가지고...

 

그래도 산꾼을 반기고...

 

맷돼지의 목욕탕인가? 아님 선녀가 이곳으로 내려올 일은 없을 듯한데

관악산 오름길에 이런곳이 다 있구나?

 

한양땅이 넓긴 넓구나... 저 북쪽의 개성 송악산은 먹장구름에 가려있고...

 

아마추어 산객들은 산행시작 1km도 오질않아 초장부터 술판을 벌인다.

수준이 맞지않아 산을 못다니겠네 ㅋㅋㅋ. 그래 나하나 망가지고 기분 맞추자.

초반부터 막걸리 3통이 작살나고...

 

그래도 술맛을 쥑인다

 

국기봉 쪽으로 먹구름이 몰려온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지난해 추석전날 200mm가 넘는 비에 떠내려갈 뻔한 추억땜에

불안하다... 그렇다고 안 갈수는 없잖은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도 지난해 없었던 철재계단이 설치되었다.

산은 산 그대로 둬야 하거늘... 자꾸만 망가지는 모습이 안타깝다.

 

저 넘어 범여의 집도 보인다. 개포동쪽도 먹구름이 잔뜩 끼였구먼.

 

바로 아래 보이는 봉천동과 보라매 공원도...

뻔순이네 집도 보이고... 윤오기네 집도 보이네... 그?은 잘 사는지 모르겠넹

동창회 모임도 안나오고... 다들 살기가 힘이드나 내만 그런줄 알았는데...

 

저 아래 관음사의 사시예불 소리가 그래도 실향민(?)의 맘을 위로해주는구먼

 

자꾸만 밀려오는 짙은 구름에 관악산은 시계제로 상태로 들어갑니다.

 

 

 

그대의 삶도 고단하기는 마찬가지구려

 

 

 

뭣이 저리도 좋아서 붙어 지내나...

 

 

 

조심하시게나 나이 먹어 다치면 본인만 서러우이...

 

 

 

꽃단장하고 수줍어하면서 어느 님을 기다리시는고...

 

 

 

 

 

하마바위도 잘있었는가?

 

 

 

 

 

관악산 거시기 바위

물건한번 제대로 생겼군... 변강쇠도 울고 가겄네 ㅋㅋㅋ

 

마당바위에 있었던 막걸리 장수와 아이스케키 장수는 없어졌네그려

 

 

 

 

 

자꾸만 황폐화되어 가는 관악능선

 

바리바리 싸온 음식들... 범여는 입만 가져갔네그려. 계란 2개와. 버너.코펠만 ㅋㅋㅋ

촌넘들 덕분에 잘먹었네그려

 

밀려오는 안개로 인해 이젠 완전히 오리무중일세

 

 

 

 

 

관악문

 

지도바위... 한반도 모양이라나 뭐라나...

 

딱 1년만에 淸眼과 함께 산행을 해본다.

 

똥바위 ( 범여의 생각中에서)

 

 

 

 

 

연주대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 오후예불 소리만 들려온다.

 

독야청청(獨也靑靑)

 

드디어 관악산 정상에 오르다.

 

 

 

연주대에서

 

오후 예불을 올리는 연주대 스님의 모습

사분정근 하시려면 바쁘시겠습니다.

 

 

 

정상을 밟고 과천으로 하산을 시작하다.

 

 

 

포토라인에서 연주대는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관악산 연주암에서 부처님께 저두삼배의 예를 올리고 하산시작

 

연주암 담벼락에 핀 야생화

 

버리는 즐거움

 

忍苦의 세월을 이겨내도 삶은 고단하기만 하고...

세상사가 다 그런걸 어찌하리

 

 

 

 

 

내려오니 서서히 안개가 거치기 시작한다.

 

 

 

 

 

오늘의 詩가 가슴에 와닿고...

구구절절히 옳은 말씀입니다.

 

과천 향교를 지나 마루금을 종료합니다.

 

메세타콰이어 거리도를 지나서

 

과천 경찰서 아래 곱창집에서 이스리에다 션한 맥주 말아서 먹고

술이 떡이되는 바람에 어케 버스타고 집에왔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일어나니 새벽 3시 명절에 실향민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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