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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호남정맥 (終)

호남정맥 제2차 - 슬치재에서 불재까지

by 범여(梵如) 2010. 10. 3.

 

 

산행일시: 2010년 10월 2일~3일(무박)

산행구간: 슬치-실치재-416봉-469봉-장재-산불감시초소-갈미봉-쑥재

              옥녀봉-570봉(한오봉)-효간치-454봉-경각산-전망대바위-불재

산행지역: 전북 임실군 신덕면/ 완주군 상관면,구이면

거리:시간: 17.55km / 7시간 소요

 

한번쯤 산에올라

 

 여보게                         

한번쯤은 산에 올라
산의 소리를 들어 보게나,

바람이, 나무와 속삭이는 소리,
떡갈나무 잎 위에 물방울 구르는 소리,
수즙어 풀숲에 숨어서
홀로 웃고 있는 이름 없는 꽃들의 소리를,

여보게,
한번쯤은 산에올라
산의 소리를 들어 보게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웃고 갔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품 가슴을 달래고 갔는지,

태고의 신비를 안은채
곡도, 가사도 없는
소리 없이 들려주는
고요의 소리를 ......
 

                                         

 (작가 미상)

 

호남 정맥 2구간 가는길이다. 올 여름엔 토,일욜이면 어김없이 비가온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에 토욜 오후부터 내리는 비는 시간이갈수록 빗줄기는 굵어진다. 

모든 소상공인들의 비애이듯 어렵게 월말을넘긴 탓인지 아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살기에다 약간의 감기증상이나타난다.

아들이 걱정이 태산이다. 안가면 안되냐고 읍소를 한다. 마눌은 나를 포기한 지 오래되어 소가 지붕위 닭쳐다보듯 아무런 말도 없다.

 

그렇게 산 지는...저녁에는 인테리어 모임에서 무안에서 세발낙지를 시키다가 모임을 갖는다.

우리들이 하는 인테리업도 갈수록 힘이든다. 뒷골목의 코묻은 돈까지 대기업의 횡포는 언제까지...

대기업에서 상생을 외치지만 뒤로는 자꾸만 불공정한 룰로 소상공인들을 옥죈다.

대기업들이 이젠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까지 하니 우리같은 소상공인들이야 당해낼 재주가 없다.

 

자꾸만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수익률 저하에다 월말마다 웬넘의 세금은...

요즘은 속된말로 세금내는 재미(?) 사는 느낌이다. 갈수록 힘이든다.

모든 회원들이 힘을 뭉쳐 대기업에 대응해 보려고 만난 모임이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

그저 죄없는 이스리에다 세발낙지만 희생양이 되고...

 

자정쯤에 남도길 산행버스에몸을 싣는다. 오늘은 어프로치 관계로 산행거리가 상당히 짧다.

새벽 4시에 슬치마을회관(임실군 신덕면)앞에 버스가 도착한다. 장비를 점검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다음에 산행길에 나선다. 가만히 있던 개 한마리가 이방인들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내며 갑자기 짖어댄다.

 

농사일에 지친 민초들의 잠을 깰까 심히 걱정하면서 마을 안 임도를 거쳐부지런히 산으로 오른다.

인삼밭을 거쳐 지도에도 나타나지 않은 군부대를 만나 약 50여분간 알바를 한 다음 실치재 동물통로

위를 거쳐 1시간 이상을 편안한 산림 임도를 따라산행을 시작한다. 장재에서 물 한모금으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길을 걷는다.

 

참으로 편한길이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그러나 비는 오락가락하고 안개가 자욱히 끼여 20m 앞도 분간하기가 힘이든다.  

갈미봉 헬리포트에서 아침만찬을 즐긴다. 오늘도 어김없이 동료산꾼젠틀맨님과 함께 아침 반주를 겸한 막걸리 2병을 비운다.

감기 기운은 갈미봉에 줘 버리고...식사를 마치고 나니 다시 비가 쏟아진다.

 

관촌 탄약창 철조망을 끼고 쑥재를 향한다.살짝 오름길에 숲을 약간 벗어나 크디 큰 해우소에서 느긋하게

버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나니 동료 산꾼들은 다 가버리고 졸지에 꼴찌로 나선다.

 

빠른 걸음으로 쑥재에서 일행들을 만나서옥녀봉으로 오른다.

내 사랑하는 여인 만나러 가는 길도 아닌데 가는 길은 이리도 힘이든다.

오늘 산행길에 처음으로 빡센 코스이나 이곳 사람들의 심성만큼이나 산길은 유순하다.

옥녀인지, 옹녀인지 그년이 남의 서방 기를 다 뺏어 버린다.

 

조망도 없고 삼각점 하나 달랑 박아놓고 뭇산꾼 남정네를 유혹을 한다.

(옥녀봉에 대한 유래를 아시는 분 댓글 부탁함)옥녀봉을 찍고 다시 삼거리로 돌아 570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름이 한오봉으로 바꿔서 깔끔하게 이정표까지 붙어있다.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한오봉에서 효관치 가는 길은 벌목에다가 우측으로 계속 이어지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참으로 장관이다.

 

꼭 대마도의 산을 연상케 한다. 날씨만 맑다면 상쾌한 향기가 머리를 맑게 해줄터인데 말이다.

안개로 인해 제대로볼 수가 없다. 효관치 지나 545봉 오르는 암릉길은 비온 뒤라서 상당히 미끄럽고 급경사이다.

잠시 후 경각산 정상이다. 이제 서서히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서둘러 전망바위로 걸음을 옮긴다.호남들 황금들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커다란 구이 저수지와 저 건너 모악산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

 

모악산 아래 용화장 세계를 꿈꾸며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彌勒佛) 출현을 기다리는 중생들의 삶도 보이고...

백제의 부활을 꿈꾸다가 실패한 임금 후백제의 시조 견훤(甄萱)의 아련함도 보인다.

이제 저 아래 차량소리가 들리고 오늘의 하산지점인 불재도 시야에 들어온다.

불재에 도착 계곡에서 알탕을 한 다음에 미각의 고장 전주로 옮겨 매운 돼지갈비로  포만감을 맛보고

울로 출발하는 버스에서 깊은 잠에 푹 빠졌다.

  

 

슬치재에서 불재까지 지도와 고도표

 

임실군의 연혁

임실군(任實郡)은 대한민국 전라북도 중남부에 있는 이며

임실이란 명칭은 백제 때 "알차고 충실한 열매를 맺는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노령산맥 동쪽사면에 위치한 내륙 산간지역으로 낙농업과 고랭지농업이 활발하다.

 삼국시대에 백제의 잉힐군(仍?郡)인데, 신라의 삼국통일 후 757년(경덕왕 16)에

임실군으로 개칭하고, 청웅현(靑雄縣)과 마령현(馬靈縣)을 영현으로 관할했다.

 

 고려시대인 1018년(현종 9)에 남원의 속현으로 병합되었다가 1172년(명종 2)에

감무(監務)가 파견되었다. 조선초에 구고현(九皐縣)을 병합하고, 임실현이 되어

조선시대 동안 유지되었다. 임실의 별호는 운수(雲水)였다. 지방제도 개정에 의해

 1895년에 남원부 임실군, 1896년에 전라북도 임실군이 되었다

 

주 특산물은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국내 최초로 개발 보급한 한국 치즈산업의 원조

 임실치즈. 신선한 원유와 30년이상의 가공기술력으로 만든 임실치즈는 맛이 고소하고 어린이와

노약자의 영양간식으로 매우 좋습니다.

슬치 휴게소의 잠든 모습

 

슬치(瑟峙 04:00)

 오늘 산행은 치즈의 고장인 임실군 북쪽지역 신덕면과 완주군 상관면과 구이면 

지나가는 반원 모양의 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행이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과 임실군 관촌면을 지르는 전주-남원간 17번국도가 지나가는 지난 구간

날머리인 슬치재 휴게소  맞은편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 길은 남원에 있는 춘향을 그리워하며 걸었던 이도령이 갔던 길이었고 옛날 도인이 비파를

뜯으며 고개를 넘어왔다 하여 비파 슬() 고개 치(峙) 슬치라 하였다는  길은 비파소리는

들리질 않고 간간히 지나가는 차량소리만 깊이 잠든 촌로들을 깨울까 걱정이 앞서는구나

슬치 마을회관

17번 국도를 나와 745 지방도에 접어 들면서 슬치마을 버스정류소 앞에서 마을회관으로

접어들면서 산행 준비를 한다. 차에 내리자 비는 그치기 시작한다.

산행 대장의 구령에 따라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마을 가운데를 지나 임도를 인삼밭이

 있는 어둠속의 숲길에 접어든다.

마을회관 옆 정자 뒤에는 양배추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며칠전에 대통령께서 배추값이 비싸서 양배추를 먹겠다고 하여 누리꾼들에게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이 나라가 참으로 어떻게 될런지 배추 한포기가 15,000이라니 아무리

비로 인해 흉작이라고 해도 그렇지 해도해도 너무한다. 그렇다고 농민들은 배추 한포기에

1000원 밖에  못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구 주머니를 채웠단 말인가.

농산물 정책이 이러니 서민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제발 대통령께서는 이런 정책을 잡으셔야지 양배추 먹는다고 해서 될일은 아니라고 본다.

요즘 양배추 가격은 혹시 아시는지... 그 가격도 만만치 않소이다.

잠시후에 시그널은 달려있는데 갑자기 길이없다.

지도상에도 나타나지 않은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가도 길이없고

여기서 우왕좌왕 하다가 다시 복기를 한다. 올라와서 군부대 가기전에

우측으로 3시방향으로 꺽어야 하는데 그냥 직진을 해버린 것이다.

순찰을 하는 초병 들에게 호남정맥길이 어디냐고 물으니 새벽에 산길을

헤메는 산꾼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겨우 길을 찾아 정맥길을

시작한다. 745번 지방도가 지나는 동물통로를 지나 한 시간가량을 임도를

따라 편한 걸음을 계속한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베낭에서 우의를 꺼내입고 다시 길을 떠난다. 약 50여분을 알바를 한 탓인지

장재에 도착할 즈음에 서서히 여명은 밝아오기 시작하는데 안개로 인해

20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장재(06:05)

 469봉을 지나면 내리막이 시작되고 다시 올라 봉우리 하나를 지나면 장재에 도착한다.

등산로를 따라 나무로 만든 표지판에는 「이 지역은 폭발물 처리장이므로 출입을 금지함.

제7287부대장」라고 쓰여 있다.

원래는 쑥재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알바를 하는 바람에

갈미봉 헬기장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 식사를 겹한 막걸리 한사발이

원기를 북돋운다. 동료산꾼 젠틀맨님과 막걸리 주고 받거니 하다보니 막걸리 2병을

비운다. 30여분의 식사를 끝내고 편안한 걸음으로 쑥재를 향한다.

갈미봉(539m:06:30)

산봉우리의 모양이 비가 오면 갓 위에 쓰는 갈무와

같다고 하여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늘도 운무가 잔뜩끼어 앞도 전혀 보이지 않고 그냥 간다.

오늘 산행길은 아직까지는 참으로 편하기만 하다. 다시 비가

시작된다. 그러나 우의는 입지않고 그냥 우산을 쓰고 산길을 걷는다.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배에서 이상 신호가 온다. 길에서 살짝 벗어나

느긋하게 버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나니 모두들 다 가버리고 없다.

졸지에 오늘은 후미가 되버렸다.그러나 배설의 즐거움에 기분은 쿨하다.

 

관촌 탄약창

이곳 사람들에게는 관촌 탄약창라고 부른다고 한다

경계 목적으로 능선을 따라 설치한 철조망이 정맥 마루금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제발이지 이런 공사를 할때 한번 더생각을 좀하고 일을 했으면 한다.

마루금도 살리고 시설물도 살리는 것 말이다. 걷는데 심히 불편하다. 

쑥재(07:30)

임실군 신덕면 월성리와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를 잇는 고개이다

쑥이 많아서 이름마져 쑥재라고 부쳐진 곳이다.

좌측은 신덕면으로, 우측은 내애리를 거쳐 관촌면 남관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지명도 특이하다. 내애리는 쑥 애(艾)자, 깊은 산골을 상징하는 내(內 )자를

합쳐서 쑥이 많이 나는 안골 이라는 의미다.

그 아래 17번 국도상의 남관은 조선시대 역관을 운영하던 남관진(南關鎭)이 있던 곳이다.

 일제시대 행정 구역을 개편하면서 이곳보다 약간 위쪽 전주 방향에다 상관으로 명명하고

지금의 上關面 사무소가 되었다 한다.

옥녀봉 삼거리 (08:10)

쑥재에서 옥녀봉 삼거리까지는 오늘 처음으로 힘이드는 코스이다.

30분 이상의 된오름을 오르니 옥녀봉 50m란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에는 50m이지만 실제로는 200m 이상의 거리이다. 대장의 판단으로 인해

밑에다 베낭을 놓고 갔다가 다시 가질러 가는데 힘이 쭈욱 빠진다.

한마디로 엿먹은 것이다. 옥녀봉 갔다 베낭을 가질러 가는데 후미대장이 가지고 온다.

너무나 고마웠다.

 옥녀봉 정상 삼각점

옥녀봉(578.7m:08:20)

정맥길에서 좌측으로 조금 비켜서 있다.

옥녀봉을 갔다고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다시 우측으로 급경사를 내려가면

우측으로는 절벽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곳을 지나 완만한 능선으로 올라가다가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면 고덕산으로 갈라지는 한오봉이 나온다.

 

옥녀봉인지... 옹녀봉인지 몰라도 아뭏든 힘들게 정상에 도착했건만

애태웠던 옥녀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짙은 안개만 잔뜩 끼어있다.

옥녀봉 가려고 코가 땅에 닿을정도의 된오름을 오르느라 옥녀년을 만나기도

전에 기를 빼앗겼는지 몸에 힘이 쭉 빠진다.

에이~~ 더런년 다시는 니 만나러 안올끼다.

한오봉재(570m: 08:55)

이정표(해발570m,↓옥녀봉,↖경각산3.1km,→왜목재3.0km)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바로위에 조망이 좋은 한오봉(570m)정상이다

그런데 최신에 나온 정맥지도에도 한오봉이란 지명은 없고 570봉이라고만 되어있다.

호기심 많은 범여는 그 의미를 알지도 못하고 효관치로 길을 떠난다.

 570봉이란 이름없는 봉우리에서 이름을 얻었구나 같은 값이면 그 이름에 대한

설명도 같이 기록해 주었었면 좋으련만... 2%가 부족함이 아쉽기만 하다.

후백제의 산성터로 보여지는 터

이곳을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임실이란 곳은 후방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탄약창을 비롯한 군 부대를 꽤 많이 만난다. 이 지역이 예나 지금이나

군사적 요충지임을 알 수가 있다. 그 옛날 이 곳이 근거지였던 후백제의

시조 견훤의 군사지역 시설이 아닌가싶다.(범여의 추측임)

편백나무 숲

옥녀봉을 지나 한오봉재, 효관치 가는 길에는 인공으로 조림된 편백나무

숲이 울창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숲이 그리만치 않은데 말이다.

7년전 일본 대마도에 성지순례 갔다가 본 그곳의 숲과 같은 느낌이다.

대마도는 산림의 약 85%가 인공으로 조림된 숲이며 거의 대부분이 편백나무이다.

효간치(孝澗峙: 09:30)

완주군 관곡리 효관마을과 임실군 신덕면 조월리를 넘나드는 고개이다

 

우측 아래 동내 이름이 효관 인 것으로 볼 때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은 이 마을이 자연부락으로 지정이 되어 인근 전주를 비롯한

도시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2달전에 낙동정맥구간 언양 근처에 있는

와항마을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곳 산에도 서서히 가을이 찾아오나 보나

경각산(鯨角山:659m 10:15)

산 아래 구이면 소재지, 전주에서 보면 고래가 모악산을 향하여 머리를 숙이는 형상으로

고래 머리()에 난 뿔을 연상 시킨다 하여 (고래 鯨, 뿔角 )부쳐진 이름이다.

신라 말 견훤이 나라를 일으켰던 근거지인 모악산을 마주보고 구이저수지 동북쪽에 솟은 암산()이다.

 

운암산 줄기가 마이산을 분기점으로 하여 동남쪽으로 장안산, 백운산을 일구고 서남쪽으로

만덕산, 경각산을 빚어 놓았다.

북쪽으로 고덕, 동쪽으로 옥녀봉갈미봉이 있고 전주시가지와 구이저수지 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전체적으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모악산이 부드럽고 여성적인 산이라면

 경각산은 이름 그대로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바위산 위로 펼쳐지는 겨울의뛰어난 설경, 가을의 운치 있는 풍경이 모악산과는 또 다른 색깔을 지닌 산이다.

구이면 청명마을에서 경각산의 허리를 휘감고 불재를 넘어 운암으로 빠지는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경각산 서쪽기슭에 고려 말기에 창건된 화엄종 사찰로 원효대사를 비롯한

많은 고승들의 수도처였던 정각사가 있다.

경각산 정상 헬기장에 핀 가을 준비하는 들꽃

효관치를 지나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곳곳에 암릉이 비에 젖어

상당히 미끄럽다. 중간중간 벌목지대를 지나면서 곳곳에 전망이 좋은 바위들이

꽤 많긴 하지만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참으로 아쉽기만 하다.

무작정 걷는다. 저 위에서 산꾼들의 소리가 들린다. 경각산 정상인 모양이다.

갑자기 나타난 경각산 정상... 정상에 초라한 정상 팻말과 통신 중계소가 있다.

잠시 내려와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얕은봉 넘어 완만한 약내림 등로를 내려서면 잘생긴

 소나무를 마주하고 소나무숲를 올라 무명봉을 내려서면 조망좋은 바위 전망대에 당도한다.

이 소나무는 호남정맥길에 스타 소나무다. 이제 서서히 햇볕이 보이기 시작하고 구름이 조금씩 걷힌다

정각사 편액  

정각사(正覺寺)신라 말 견훤이 나라를 일으켰던 근거지인 모악산을 마주보고 구이저수지 동북쪽에 솟은

암산()이 경각산(660m) 내 정각사는 화엄종에 소속된 사찰이다. 

 

화엄종은 일체의 천지만물을 비로자나불()의 현현()으로 보며, 불타의 깨달음의 경지에서

전 우주를 절대적으로 긍정하는 통일적 사상을 갖이고 있다.  화엄종파는 화엄경을 근본 경전으로 하며,

천태종()과 함께 중국 불교의 쌍벽을 이룬다.

진() 말 북인도 출생의 승려 불타발타라()가 화엄경을 한역한 이래 화엄경 연구가 활발해졌으며,

특히 511년 인도의 논사() 세친()의 저서 '십지경론()'을 모두 완역한 것을 계기로

지론종()이 성립되었는데, 이는 화엄종 성립의 학문적 기초가 되었다.

 

경각산 서쪽 산기슭에 자리한, 바를 정(正), 깨달을 각(覺)을 쓰는

정각사는 올바르게 깨달음을 얻는 사찰이라는 뜻이다.

고려시대에 창건됐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서산대사가 중창했고,

후백제 견훤이 전주에 도읍지를 정하고 천도와
국가번영을 위해 기도한 곳이라고 전해온다. 

 불재 가는 길에서 바라본 경각산

경각산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평촌마을과 구이저수지

 마치 연꽃모양의 산줄기(금성산, 학산, 고덕산)로 둘러싸여 있으며

옛날 구이면 평촌리에는 보광사(寶光寺)라는 큰절이 있었으며

신라시대에는 10대사찰중 하나였다고

전해지나, 지금은 암자로 사용햇던 고가 한채만 남아있습니다.

푸르른 황금들판 넘어 전주시내가 아련히 보인다

전주, 이씨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시조되는 전주이씨, 이한이 터를 잡은후 17대 양무까지 호족으로 살았다 한다.

양무는 태조 이성계 6대조祖이며, 5대조 이 안사부터 전주, 삼척, 함경도 등지로 삶의 거처를 옮기다가

그 유명한 위화도 회군을 강행하여 조선을 건국한(1392) 사실은 역사가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전주 이씨 이한의 묘의 지석(誌石)이 이씨 조선 말기 1899년 전주 건지산 근처에서 발견되어서

비로소 선원璿源을 찾은 것이다. 선원은 임금의 조상을 일 컫는 경어 표현이다.

기린봉에 있는 경기전은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해 태종 10(1410)에 창건한 것이다.

 

모악산은 정상아래 자리 잡고 있는 쉰길 바위가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형상 같아서 모악산이라 불린다.

사방 팔방으로 뻗어 내린 산 줄기가 마치 어머니의 포근한 품속 같은 모악산은 호남평야의

젓 줄인 동진강, 만경강 사이에 우뚝 솟아 호남평야의 전망대라 할 만하다.

 

이 산에 있는 전주 김씨의 시조묘는 김일성 32대 조상으로 알려진 김태서의 무덤이다.

풍수지리가 손 석우의 책에 의하면 이 묘는 지기가 발목하여 후손이 장기 집권을 하게 되며,

그 운이 49년만인 1994 9월에 끝난다고 내용이 예언 되어있다.(실제 사망은 94년 7월 8)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사후에 예언된 날짜와 근소한 차이로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부터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한다.

전망대바위 정상에서(10:30)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본 불재

임실과완주를 잇는 지방도로에 커다란 참숯공장과 철탑이 자연과의 얼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아무래도 들어서지 않아야 될 아름다운 불재에 흉물스런 구조물이

신경에 거슬린다. 옆에있는 조각공원과 찻집, 그리고 야외교회(통일교)와는 전혀

맞질않는다. 주말에 피곤한 영혼들이 쉴곳에 이런걸 허가해 주다니...

불재와 이어지는 앞으로 가야할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가파른 급내림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서면 소나무숲을 지나고 가족묘지를 지나 내려서면

임실군 신덕면과 완주군 상관면을 잇는 749지방도로가 관통하는 불재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이정표(←치마산3.4km,→경각산2.0km)와 불재 도예원과 참숯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불재(11:00)

임실군 신덕면에서 완주군 구이면을 잇는749번 지방도로가 관통하는

 불재에 도착에 도착하자 고갯마루에 조성된 진달래마을이 운치 있게

 다가온다. 이곳에는 흙집으로 지은 전통찻집과 도예원, 통일교 진달래교회가

있다.  그리고 현대식으로 만든 숯불가마도 있다.   

전주 매운 돼지 갈비찜집(12:30)

오늘은 구간 거리가 짧다보니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다. 불재 계곡에서 알탕을 하고

전주시내로 이동하여 매운 돼지갈비집에서 이 지역에서 깨나 유명한 辛豚(매운 돼지갈비)

로 점심식사를 한다. 산행 짬짬히 그 지역의 먹거리를 경험해 본 것도 좋았다.

역시 맛의 고장답게 음식맛은 일품이었다. 좀 맵긴 했지만 먹을 만했다.

폭탄주(소주+맥주)로 서너잔 들이키고 나니 기분이 쿨하다. 산행 이 맛은 점말 꿀맛이다.

매운 돼지갈비 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