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똑똑한 코스 공략법
겨울 내내 제대로 `칼을 간` 골퍼라면 요즘 라운드에 나갈 때마다 잔뜩 기대를 품게 된다.
하지만 파릇파릇한 페어웨이 잔디를 상상하면서 골프장에 나섰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추위만 좀 더 풀렸을 뿐
코스 상황은 겨울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티잉그라운드, 페어웨이, 그린 근처, 그린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다.
잘 맞은 샷도 디봇 자국에 들어가기 일쑤라서 좋은 스코어 내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봄철에 맞는 `똑똑한` 코스 공략법이다.
우선 바람에 맞서지 말아야 한다. 봄 골프 때 가장 스코어를 나쁘게 하는 요인은 바람이다. 봄바람은 방향이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
앞바람이었다가 뒷바람으로 변하고, 오전과 오후의 바람 세기와 강도가 다르다.
바람이 불 때 철칙이 하나 있다. 무조건 바람과 맞서지 말라는 것이다. 바람을 이겨보겠다고 무모하게 덤볐다가는
더블, 트리플 보기가 숱하게 나온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클럽 선정과 타깃 정렬이 필요하다.
또 맞바람과 뒷바람일 때 스윙이 달라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히 티샷할 때 티 높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전술이 필요하다. 맞바람일 때는 바람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티를 낮게 꽂고
펀치샷 형태로 스윙한다. 평소보다 공을 약간 오른쪽에 두고 낮은 피니시를 가져가는 것이 방법이다. 반대로 뒷바람일 때는
티를 높게 꽂고 바람에 공을 실어 멀리 보낸다.
위험한 샷을 하지 않는 것도 봄철 똑똑한 코스 공략법 중 하나다. 정말 결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프로골퍼조차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샷은 시도하지 않는다. 왕년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은 한술 더 떠서 성공 확률이 80% 이상이 아니라면
그 샷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돌아가는 전략` 바로 레이업이다.
레이업을 한다면 1타만 손해 나면 되는 것을 무리하게 공략해서 2~3타를 잃는 수가 있다. 그 실수는 전반적인 흐름을 바꿔 놓아
자칫 그 이상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레이업은 절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전략 가운데 한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레이업은 분명하고 확실해야 한다. 위험을 확실히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위치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충 조금이라도 그린 가까이 공을 보내겠다고 욕심을 부렸다가는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봄철 골프 때는 코스 상태가 나쁘기 때문에 실수가 자주 나오게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수 다음에 오는 실수 때문에 주말골퍼의 스코어가 나빠지는 것이다.
특히 하수들에게서 연달아 실수를 하는 일이 잦다. 첫 실수에 대한 실망 때문에 다음 샷을 대충하기 때문이다.
실수 다음에 오는 실수가 스코어를 갉아먹는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봄 골프 때는 또 스코어에 관대해야 한다.
버디나 파 욕심을 버리고, 보기 이상은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 필요하다. 보기와 싸우다 보면 파도 나올 수 있고, 운이 좋다면
행운의 버디를 잡을 수도 있다.
`올드 맨 파(old man par)`라는 말이 있다. 전설의 아마추어 골퍼인 보비 존스가 처음 쓴 말이다. 골프는 매 홀 `파(par)`와
싸워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은 프로골퍼나 아마 고수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주말골퍼라면 이를 응용해 `올드 맨
보기(old man bogey)`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매 홀 보기와 싸우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상황이 나쁜 봄철 라운드에서는
존스의 명구가 진가를 발휘한다.
굳이 스코어를 더 낮게 하고 싶다면 오르막 퍼팅을 남기는 것이 한 방법이다. 봄 그린은 상태가 나쁘기 때문에 라인(경사)에
태운 공은 홀에 들어갈 확률이 높지 않다. 과감히 세게 친 공이 그린의 영향을 받지 않고 홀로 빨려 들어갈 확률이 높다.
오르막 퍼팅을 만들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프로골퍼들이 그린을 향해 샷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내리막 퍼팅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주말골퍼 세계에서도 내리막 퍼팅은 50㎝짜리도 기브를 주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경사가 페어웨이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고 앞 핀 상황이어서 내리막 퍼팅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면 그린 앞으로 공을 보내 놓고 칩샷으로 홀을 노리는 것도 현명하다.
짜증을 내지 않는 것도 봄철 현명한 라운드를 하는 요령 아닌 요령이다.
봄에는 티샷이 잘 맞았더라도 서너 번에 한 번쯤은 디봇으로 향한다. 디봇에 들어가면 자신감이 없어지는 게 보통이다.
이런 마음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때는 클럽을 짧게 잡고 공을 평소보다 약간 오른쪽에 놓은 뒤 4분의 3 스윙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임팩트에 집중하면서 샷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약간 펀치샷과 비슷한 방법으로 하면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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