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골프장에서 겨울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그린 근처다.
그린 근처는 거의 맨땅 수준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정신을 집중해서 샷을 하지 않으면 뒤땅이나 토핑이 자주 나온다.
그린 근처에서 어떤 샷을 하는지에 따라 그날 스코어가 좌우될 정도다.
그린 근처 맨땅에서는 띄우는 것보다 굴려서 붙이는 게 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퍼트칩을 잘해야 한다.
퍼트칩은 아이언을 갖고 퍼팅처럼 하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피칭부터 7번 아이언까지 알맞은 것을
선택하고 퍼팅 그립을 잡고 퍼팅하듯이 샷을 한다.
퍼트칩 요령은 다음과 같다. 그립은 퍼팅을 할 때와 비슷하게 손바닥 그립을 한다.
공은 약간 오른발 쪽에 둔다.
오른쪽 눈 바로 아래에 놓는다고 하면 적당할 것이다.
스탠스는 칩샷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한다. 좁게 서고 타깃 방향으로
10도 정도 오픈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칩샷을 할 때보다 좀 더 꼿꼿하게 서는 게 낫다.
퍼팅할 때도 어깨를 많이 구부리는 골퍼라면 꼿꼿하게 서지 않아도 좋다.
일단 퍼팅한다는 기분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게 배분도 칩샷보다는 퍼팅에 가깝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왼발에 60%, 오른발에 40% 배분하면 적절하다고 골프 교습가들은 말한다.
통상적으로 칩샷을 할 때는 왼발 75%, 오른발 25% 정도로 놓는다.
클럽 페이스는 타깃에 직각으로 맞추고 토 쪽에 공을 둬 토로만 친다는 기분으로 샷을 한다.
대신 힐 쪽은 약간 들어 준다.
가급적이면 내리막 퍼팅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스코어를 줄여준다.
물론 퍼트칩보다는 퍼터로 굴려서 공략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린 밖에서 핀에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퍼터를 두고 `텍사스웨지`라고 한다.
텍사스웨지샷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를 제대로 맞추는 것이다.
그린 밖에서는 그린 위에서보다 공이 덜 구르기 때문에 평소보다 세게 쳐야 한다.
통상적으로 그린 밖에서 퍼터를 사용할 때 홀을 지나치기보다는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숏게임의 대가 톰 왓슨은 "생각했던 것보다 세게 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 세기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잔디가 짧을 때는 그린의 1.5배,
길 때는 2배 정도로 거리를 더 환산하면 좋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자신 있는 스트로크다.
핀보다 짧게 치는 이유는 대부분 핀을 지나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다 처음 생각했던
세기로 스트로크를 해주지 못하는 데서 온다.
벙커라고 항상 샌드웨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모래가 딱딱하면 로프트가 낮은 클럽으로 공만 살짝 떠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벙커 턱이 높지 않다면 퍼터로 굴리는 것도 스코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스윙을 할 때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으면 좋다.
헤드 무게가 느껴진다는 것은 힘을 뺀 스윙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스윙을 했을 때 샷도 정확해지고 거리도 많이 난다.
하지만 가장 헤드 무게를 느껴야 할 샷은 그린 근처 숏게임을 할 때다.
초보자들이 그린 근처 숏게임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험 부족에서 온다.
도대체 어느 정도 백스윙을 해야 할지, 임팩트 느낌은
어때야 하는지, 골프채는 어느 정도 힘으로 잡아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골프를 오래 친 고수들이 숏게임을 잘하는 이유는 반대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고수들은 헤드 무게를 느낄 줄 안다.
그렇다면 헤드 무게를 느끼는 숏게임이란 어떤 것일까? 일단 골프채를 가볍게 잡고
어깨 힘을 빼야 한다. 이어 연습 스윙 때 어느 정도 클럽을 뒤로 뺄지를 결정한다.
임팩트 때 힘을 어느 정도 둘지도 미리 판단한다.
그러고 나서 가볍게 `툭` 쳐주면 헤드 무게를 느끼는 샷이 가능하다.
또 섬세하게 칩샷을 하는 한 요령으로 클럽 토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공 위치를 헤드 페이스 중앙에 두지 말고,
약간 토(끝 부분) 쪽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토 쪽으로 칩샷을 하면 일단 잘못 맞았을 때 핀을 한참 지나가는 터무니없는
미스샷이 나오지 않는다. 토로 샷을 하면 공에 강한 힘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습가들은 성공적인 칩샷 원칙의 하나로 `임팩트 때 스윙을 멈추지 말고 헤드를 가속시키는 것`을 꼽는다.
토 부분으로 샷을 하면 미스샷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임팩트 때 가속을 하면서 샷을 해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린이 심한 내리막일 때도 토 쪽으로 칩샷을 해 주면 공이 많이 굴러가지 않고 핀에 붙을 확률이 높아진다.
홀에 가까운 샷일수록 `천천히`가 중요하다. 물론 봄철 라운드에서도 통용된다.
여러 샷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주말골퍼는 티샷만 잘 맞으면 다른 샷은 약간 엉망이더라도 그리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코어가 좋으려면 핀에서
가까운 샷을 잘해야 한다.
티샷이야 넓은 곳(페어웨이나 러프)을 겨냥하기 때문에 방향성이 다른 샷에 비해 덜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언샷은 그린으로, 칩샷은 홀 근처로, 퍼팅은 홀컵으로 점점 목표가 좁아진다.
그만큼 홀에 가까운 샷이 스코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홀에 가장 가까운 퍼팅, 그 다음으로
가까운 칩샷, 그 다음 가까운 아이언샷을 할 때 더 천천히, 그리고 신중을 기해서 해야 한다.
특히 칩샷을 할 때는 아주 여유 있는 리듬으로 해 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창의력이 가장 필요한 때가 바로 이른 봄 골프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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