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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소양(도솔)지맥(終)

소양(도솔)지맥 제4구간 - 공리고개에서 신운수령까지

by 범여(梵如) 2013. 2. 4.

 

☞산행일자:  2013년 2월 3일

☞산행날씨: 흐린날씨, 오후늦게 눈.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산행거리: 도상거리 17.5km + 어프로치 2km / 7시간45분 소요

☞참석인원: 좋은사람들 산악회와 40여명과 함께

☞산행코스: 공리고개-592.3봉(웅진3터널)-583봉-635봉-갈탄리고개-헬기장

                 680봉-안부-806봉(H)-임도-821봉-월북현-890봉-1031봉

                 사명산-1140봉(H)-1180봉-헬기장-1050봉-1004봉-문바위봉

                 804봉-817봉(삼군경계봉)-696.1봉-신운수령-46번 국도

소 재 지: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 화천군 간동면 / 춘천시 북산면

 

길이 끝나는 데서 등산은 시작된다. 평지의 길은 물론 산길마저 희미해지는 지점-고개 너머

로 가는 등짐장수, 두메산골 화전민들이 터놓은 고갯마루길, 다시 그 산속으로 초동(樵童)이

닦아 놓고, 약초꾼이 다지고 산사(山寺)의 대중들이 밟아 놓은 눈에 보이는 산길, 그런 흔적이

전혀 없는, 말하자면 사람의 발자취가 끊기는 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등산이다.

--- 김장호,「산길에서」에서

 

올 겨울은 참으로 추워도 너무 춥고 눈도 예년에 비해 참으로 많이온다.

내일이 벌써 봄이 온다는 立春이건만 봄이 올 생각도 하지 않으니...

그러나 어찌 세월을 거를수 있으랴 봄이 오려는 몸부림이겠지?.

눈속에 핀 복수초가 그리웁기만 하다.

 

오늘도 이른 새벽에 어김없이 베낭을 메고 양재역으로 향한다.

한달에 한번가는 도솔지맥 산꾼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경춘고속도로

가평 휴게소에 들려서 어제 저녁에 과음한 탓에 담백한 명태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모닝 커피까지 한잔 한 다음에 다시 버스에 올라

공리고개에 도착하여 도솔지맥 3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공리(恭里)고개(224m:09:15)

강원도 양구읍에 있는 고개로 인천 월미도에서 시작하여 서울과 춘천을 거쳐

공리고개를 지나 진부령 너머 강원도 고성을 잇는 우리나라 정중간을 지나는

중요한 도로였으나 지금은 새로 생긴 신 46번 국도가 터널 아래로 지나는

바람에 지난날의 영화를 잊어 버린채 을씨년스런 모습이다.

도로옆에 있는 항일의병 전적비만 이 고개를 지키고 있다.

공리고개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등로로 접어든다.

오늘산행은  최저고도인 출발지인 공리고개가 고도가 224m에서

사명산 정상고도는 1198m이다  고도차를 약1000미터 극복하며  올라 가야 한다

총거리는 약 18km 정도되는 장거리산행 이다. 체력안배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겠다.

눈쌓인 등로를 걷는다. 눈은 많이 쌓였지만  눈은 얼어있어 러셀하는 수고로움을 안해도 된다.

전번구간에 지나온 봉화산의 모습

잠시후에 등로에 접어들면서 고도를 높혀가기 시작한다.

양구군에서 설치한 로프를 잡고 올라서니 강릉최씨 묘지가 나오고

학조리 4km라는 첫 이정표를 만나면서 고도를 높혀간다.

 

학조리(鶴鳥里)는 본래 양구현 당시 서면에 속하여 한새골 또는 한사동(寒沙洞)하다가

1914년 행정구역 병합으로 송정리, 오리개, 사태목, 윤의골을 병합하여

학조리라 칭하면서 군내면(양구)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592봉(09:45)

힘들게 첫 봉우리인 592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지맥길은 우측으로 꺽어진다.

이 봉우리 아래로는 새로생긴 신 46번 국도 웅진 3터널이 지나는 곳이다.

웃옷 한벌을 벗어서 베낭에 넣고 물한모금을 마신 다음에 내리막을 내려간다. 

올라온만큼 다시 조금 내려가다 안부능선을 걷는다.

우측 나무사이로 청정의 고장 양구읍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내가 가야할  능선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구현(鳩峴:09:54)

양구읍 공리에서 웅진리를 넘는 고개로 비득재라고 부른다

안부능선의 오르내림을 계속한다. 우측의 공리마을이 눈속에 파묻혀 있다.

계속해서 학조리와 공리를 표시하는 이정표를 만나고...

능선 안부에 커다란 쇠말뚝이 박혀있어 보기가 않좋다.

군부대에서 설치한 유격 훈련에 사용한듯 하건만...

다시 이정표를 만난 다음에...

다시 안부 능선을 오르내린다.

883봉(10:10)

정상에는 이정표 ← 학조리 2.2km 공리 2.5km→가 있고 준.희님의 응원메시지를 만난다.

635봉에 있는 이정표

635봉(10:22)

갈탄리고개(10:30)

강원도 양구읍 갈탄리와 웅진리 작은 수모루로 가는 고개로 좌측으로

임도가 있고 예전에 민초들이 넘었던 고개인지 희미한 길이 보인다.

가래타니고개라고 부르는 갈탄리는  예전에 마을에 가래나무가

많았다 해서 붙혀진  이름이라고 한다.

 

갈탄리 고개에서 제법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르는데 우측으로 양구 읍내가 보인다.

등로에서 바라본 양구 읍내의 모습

양구는 우리나라 남한의 최북단에 자리잡은 곳으로 38선 이북에

위치한 지역으로 6.25동란 이전에는 이북땅이었다.

양구군의 캐치프레이즈는 “양구에 오시면 10년은 젊어집니다”라는

문구가 곳곳에 보이는데 그만큼 청정지역을 의미한다.

이곳 지역의 유명인사는 우리 근대미술작가인 박수근 화백이 있다.

 

화가 박수근의 삶과 예술은 [서민의 화가]라고 한마디로 요약된다.

그는 곤궁한 시절에 힘겹게 살아갔던 서민화가 그 자체였다.

1914년 강원도 양구 산골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밖에 다닐 수 없었다고 한다.

6.25동란 중 월남한 그는 부두 노동자, 미군부대 PX에서 초상화 그려주는 일 따위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 힘들고 고단한 삶속에서도 그는 삶의 힘겨움을 탓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무던한 마음을 그렸다. 절구질하는 여인,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길가의 행상들, 아기를 업은 소녀,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김장철 마른 가지의 고목들...

 

그는 예술에 대하여 거의 언급한 일이 없고 또 그럴 처지도 아니었지만

그의 부인 김복순 여사가 쓴 [아내의 일기]를 보면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화가의 이러한 마음은 곧 그의 예술의지가 되어 서민의 모습을 단순히 인상적으로

 담아 내는 것이 아니라 전문용어로 말해서 철저한 평면화작업을 추구하게 되었다.

주관적 감정으로 파악한 대상으로서의 서민 모습이 아니라 모든 개인의 감정에서

독립된 완전한 객체로서의 서민이다. 거기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존재론적 사실주의]를

 지향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박수근의 그림은 부동의 기념비적 형식이 되었으며

 유럽 중세의 기독교 이론과 비슷한 성서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화강암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처럼 움직일 수 없는 뜻과 따뜻한 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리하여 박수근은 가장 서민적이면서 가장 거룩한 세계를 보여준 화가가 되었고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화가로 평가되고 있다.

[朴壽根 1914-1965] (1985. 열화당)에서 발췌한 내용 펌

박 수근 화백의 대표작 할아버지와 손자

박수근 미술관의 모습 

헬기장(10:45)

이곳은 예전에 헬기장으로 쓴듯한 용도 폐기된  헬기장이 나오고...

초가집 장뇌산삼을 재배하는 곳의 좌측으로 꺽어져 내려간다.

장뇌산삼 재배단지 철조망 내리막길은 눈으로 인해 상당히 미끄럽다.

양구읍내를 바라보면 넘는 능선은 눈의 양이 많아지면서 걷기가 힘이든다.

680봉(10:58)

680봉 정상에는 ←학조리 0.3km →공리 4.4km의 이정표가 서있고

이곳에서 우측 능선이 나오는데 청량현으로 가는 능선이고 능선 위에는

군부대 초소가 보이는데 월명리의 청량현으로 연결되는 능선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꺽어져 안부능선을 타고 오르내림이 계속된다.

봉우리 정상에 있는 삼각점을 찾으려고 애를쓰나  눈때문에 찾을수가 없다

다시 급한 내리막길에 눈에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상당히 미끄럽다.

급경사의 내리막을 내려오니 안부 능선이 나온다.

청량현 안부(11:03)

안부 능선에서 급하게 치고 오르는데 이곳은 건강한 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서서히 적설량이 많아지면서 자꾸만 걸음은 지체만 되고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명산이 가까워질수록 적설량은 기아급수적으로 많아진다.

눈이 무릎을 넘어 허리까지 빠지는데 솟다리의 비애(悲哀)를 느낀다.

힘들게 치고 오르니 눈이 덮인 헬기장이 나타난다.

806봉(H:11:30)

헬기장에 오르니 준,희님이 걸어둔 806봉 표지판이 보이고

넓은 헬기장에는 온통 은빛세상이다. 헬기장에서 우측의 급경사로 내려간다.

바람에 밀려서 안부 능선에 쌓인 눈은 허리까지 빠지기 시작한다.

고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겨우사리들이 많이 보이는데

군침이 돌긴 하지만 너무 높이 달려서 있어서 그림의 떡이다.

자꾸만 눈은 더 많아지고 러셀을 하면서 체력은 자꾸만 고갈되어 가는데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니 더 힘들어지는데 동료산꾼들과 떨어져 나홀로 간다.

월북현(越北峴:11:53)

양구읍 웅진리에서 북쪽 월명리(月明里)로 넘어가는 고개로

차량이 다닐만큼 넓은 임도가 나타나는데 이곳도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다.

도로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오르는데 눈의 양이 많아서 오늘 산행중에

본격적인 고난이 시작되는데 능선에 오르니 눈이 허리까지 차오른다.

힘들게 올라오는 동료산꾼들...

독버섯에 대한 설명을 한 안내판도 만나고...

눈의 양이 많아 힘들어 하는 동료산꾼 너머로 봉화산이 보이고...

저너머 680봉에서 갈라진 청량현을 잇는 능선이 보이고...

안부 능선으로 오르니 긴의자 2개가 보이고 다시 내려서니 웅진리 갈림길이 나온다.

웅진리 갈림길(12:10)

680봉 안부 능선에서 이곳까지 적설량이 많아서 너무 힘들게 와서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라 해봐야 모찌떡 2개와 밀감2개

커피한잔 마시고 땀이 식기전에 서둘러 다시 길을 떠나는데 이곳부터는 사명산 등산코스 중

가장 많이 찾는 곳인 웅진리라 그런지 이곳부터는눈이 많이 다져서 있어서 걷기는 상당히 편하다.

계속해서 고도를 높혀간다.

헬기장(12:30)

능선 아래로는 소양호와 웅진리가 보인다.

웅진리(雄津里) 는 수나루 수모루라고도 일컬어 오고 있는데 본래

 양구군 서면의 지역으로서 소양강모퉁이(상류)에 위치하고 있음으로 수나루라고 불렀다.

 1914년 참나무정(眞木亭), 쇳골, 석장골을 병합하여 웅진리라하여 군내면(양구읍)에 편입하였다.

서서히 사명산이 가까워지고...

이곳부터는 소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고 온통 갈참군락지로 이루어져 있다.

추곡약수에서 출발하여 비박을 하면서 오지캠핑을 즐기는 산꾼을 만난다.

정말 부럽기만 하다. 나도 100리터가 넘는 베낭을 함메고 떠나고 싶다.

쉼터(12:55)

쉼터에는 이런 안내판도 보이고...

사명산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안부 이정표(12:58)

러셀로 다져진 눈길을 편하게 걷는다.

안부 절벽(13:05)

선정사 갈림길(13:15)

 선정사의 모습(펌)

능선에 엄청나게 쌓인 눈에 엄두가 나질않아 양지 바른길로 돌아서 우회를 한다.

월명리 갈림길(13:25)

월명리(月明里)는 본래 북면의 지역으로서 박달봉 밑이 되므로 박다리

또는 월명이라 하였는데 동쪽에는 양구읍과 동수리 서쪽에는 화천군 북쪽에는

상무룡리와 공수리를 접하고 있으며 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어구말, 도일, 당골,

안말, 샛골, 청량젓골을 병합하여 월명리라 하고 1962년에 양구면(읍)에 편입되었다.

사명산 정상직전에는 이렇게 꼬부라진 나무가 있고...

사명산(四明山:1,198,3m:13:25)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에 위치한 산으로 

인근의 4개 시, 군을 볼 수 있다는뜻으로

붙혀진 이름으로.동국여지승람에 기우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임진왜란때는

왜구의 침입을 알리거나 유격전을 펼친곳이도 하다

 

하늘(天)의 일(日)월(月)이 4고을(양구군 화천군 춘천시 그리고 더 멀리 인제군)

조망 할수 있게 밝(明)혀 주는 산 사명산(四明山) 정상에는 커다란 정상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사명산 유래판이 세워져 있는  별로  넓지 않는 공간에 오르니 그야말로 一望無際이다.

정상에는 일반산행을 등산객들이 많이 보이고 이곳에 눈덮인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를 한다.

사명산의 안내판

사명산에 오르면 소양호와 파로호가 보이고, 가을에는 오색단풍이 끝없는 파도로 출렁인다

(登頂兩湖望 丹楓萬態波)하여 한때 양구팔경(楊口八景) 중에서 제1경으로 꼽았다고 한다.

지금의 양구팔경은 제1경 두타연, 제2경 펀치볼, 제3경 사명산, 제4경 광치계곡, 제5경

파서탕, 제6경 파로호, 제7경 후곡약수터, 제8경 생태식물원이다

정상에는 온 천지가 다보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지난해 힘든 삶이 올해는 사명산에서 바라보이는 山下처럼 뻥 뚫렸으면 좋겠다.

북쪽으로 바라보니 코 앞에는 파로호가 시원스럽게 보이고 그 뒤에는 일산(해산)이

보이며 그 너머로는 북녘땅이 시원스럽게 보이건만  휴전선 너머는 지금 나이 서른도

안된 귀때기 새파란놈을 지도자를 뽑아놓고 핵이란 걸 가지고 매일 이 나라를 급박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고 불안하다. 마치 어린애가 성냥불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분단국가의 비극, 언제쯤 종지부를

찍고 통일이 되어 북녘땅의 山河를 누벼볼 날이 내 生涯에 오려는가?

 

파로호(破虜湖)는

우리나라 최초의 북한강 수계의 다목적 댐으로 형성된 파로호는

화천댐의 담수로 인해 생겨난 인공호수로 

수심이 깊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호수이며

잉어나 붕어등 담수어가 풍부해 전국 제1낚시터로 소문난 곳이다.

 

6.25전쟁 당시 국군 6사단이 중공군 3개사단을 격퇴시킨 전적지로서

원래에는 화천저수지였는데 당시에 이 승만 대통령이 “오랑캐를 격파한 호수”

라는 뜻으로 파로호(破虜湖)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6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화천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대륙침략과 수탈을 위해 생겨난 댐이다

다음구간에 가야할 죽엽산이 보이고...

오늘의 하일라이트인 사명산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남동쪽으로 눈을 돌리니 소양호와 지나온 봉화산이 시원스럽게 보이고...

동쪽 저 멀리 대암산 대우산 가칠봉 백석산  정상마다 눈을 하얗게 이고 있다

오늘 내가 걸어온 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보인다.

사명산 정상에서 온 천지가 눈에 쌓인 강원도의 멋진 선경을 감상하고 나니

땀이 식은 탓인지 추위가 엄습해온다.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사명산 하산길은 상당한 급경사에다가 눈이 녹아 얼음으로 변해있어

상당히 미끄럽고 위험하기 그지없다. 자연스럽게 스틱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니 아픈 왼쪽팔이 저려오기 시작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조금후에 지나가야할 1180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오늘 산행은 좌측 아래에 있는 웅진리를 두고∪형태로 능선을 걷고있다.

운수골에서 오늘의 들머리인 공리고개까지는 직선거리로는 얼마 안되는

거리이지만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따라 산행을 하니 8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이다. 이곳 강원도 북쪽 지역은 인구가 적은 탓인지 행정구역이 1개

里지역이 도심근처에 있는 면지역보다도 넓은 곳도 있다.

헬기장(13:35)

전망바위

지나온 사명산이 아쉬운듯 산꾼의 눈길을 자꾸만 붙잡는다.

눈덮인 강원도의 山河

1180봉(13:54)

1180봉 아래에 있는 헬기장

이곳 전망 역시 사명산 못지않은 일망무제이다.

전망이 좋은곳은 언제나 등산객들이 북적인다.

이곳에서 도솔지맥길은 추곡약수터 방향으로 향한다.

일반 등산객들은 좌측 선정사 방향으로 거의 내려간다

1180봉 헬기장에서 바라본 소양호와 봉화산의 모습

헬기장에서 급속하게 고도를 낮춰가는데 여기서부터는 등로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눈이 허리까지 차오르면서

걷는데 시간이 자꾸만 지체되고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로프지대도 지나고...

1004봉(14:30)

내려갈수록 눈의 양은 적어지는게 아니라 점점 많아진다.

추곡약수 갈림길(14:35)

이곳에서 추곡약수터 방향으로 산허리를 끼고 돌아간다.

급경사의 비탈 사면을 걸어서 지나는데 우측은 급경사의 낭떠러지라서

아찔한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이다. 조금을 지나 안부를 만난다.

눈덮인 능선을 따라 내려오니  해주 최씨 무덤이 나오고

곧 이어 7층석탑과 문바위가 나타나고 문바위 위로는

위험해 보이는 출렁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문바위 7층석탑(14:45)

문바위 앞 넓은 암석위에 누가 설치한 지는 모르지만 7층석탑이 있다.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사찰에서 설치한 걸로는 보이지 않는데

이 7층 석탑에 대한 자료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혹 샤머니즘(shamanism)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설치하지 않았는지?...

7층 석탑 맞은편 암릉으로는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7층 석탑앞에 서니 한국의 제일 큰 호수로 내륙의 바다라 불린다는

소양호가 시원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정말 전망하나는 끝내주는 곳이다.  

문바위(門岩:14:48)

양구군 양구읍과 화천군 간동면 경계능선에 있는 멋진 암릉으로

큰 바위 2개가 양쪽에 서있어서 문설주처럼 보인다고 해서 문바위란다

문바위 내려오는 계곡이 웅진계곡인데 봄의 진달래와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뛰어난 경치를 이루는 곳으로 계곡 정상에는 커다란 돌 2개가 서있는

문바위가 있고  그 위로 여러개의 바위가 겹쳐있는 첩바위가 있다.

동국여지승람 증보판(1530년)에는 가뭄이 들면 첩바위에 올라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문바위 계곡을 내려오는데 급경사에다가 상당히 미끄럽다.

이곳은 서울과 인천에서 온 일반 산악회 등산객과 어울려

내려오는데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걷는 등산객 뒤를 따르니

답답해서 미칠지경이다. 거기다가 이런 험한 길을 운동화같은

短靴에다가 베낭도 메지 않은체 산행을 하는 여인이 있어

뒤에서 보니 정말 사고라도 날것만 같아 아찔하기만 하다.

 

얼마전에 70대부부가 선자령에서 사고난 걸 신문도 보지 않았는지?

자연은 우습게보면 항시 사고가 뒤따른 법인데... 이 분들은 정말 겁이없다.

산악회 대장도 영리만 취할게 아니라 장비를 갖추지 않은 사람은

入山을 시키지 말아야지... 산악회 대장이나 등산객이나 한심하긴 똑같다.

안부에 내려서면서 일반 등산객이 길을 터주는 바람에 간신히 추월한다.

안부 이정표(15:00)

이정표를 지나서 오르막을 오르다가 좌측 산허리를 타고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으로 올라서니 이곳은 눈이 1m 이상이나 쌓여있고 조금을 지나니 좌측으로

뚜렷한 등로가 보이면서 735봉을 거쳐 대방골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일반 등산객들은 거의 100%가 이쪽으로 가지만 도솔지맥 산꾼들은 이곳으로

가면  대형 알바를 하기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하는 곳이다.

 

지맥 산꾼들은 뚜렷한 등로를 버리고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서야 한다.

817봉(3군 경계봉:15:20)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과 화천군 간동면, 그리고 춘천시 북산면이

만나는 3군 경계봉이다. 도솔지맥 산꾼들에게는 요주의가 되는

봉우리이다. 지맥길은 이곳 정상에 올라 우측으로 꺽어져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곳은 산 정상에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산 중턱으로

추곡 약수터로 가는 편한길이 있어 거의가 이쪽으로 가기에...

 

이곳에서부터는  여태껏 도솔지맥을 같이해온 양구군과 작별을

고하고 좌측으로는 새로운 행정구역인 춘천시 북산면을 맞이한다.

817봉에서 우측으로 꺽어지니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보인다.

다시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그리고 계속해서 오르락

내리락을 계속하는데 마지막에 지쳐있는 상태에서 엄청난 체력소모가 온다.

체력저하와 함께 점심때 먹은 모찌떡 2개와 커피를 먹은 탓인지

엄청난 허기가 몰려오기에 베낭을 내리고 간식을 먹을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괜스레 마음만 급해진다. 먹는걸 포기하고 거의 뛰다시피하면서 운수현을 향한다.

다정한 자작나무를 지나는데 다왔다 생각하면 또 봉우리 하나가 나타나고

또 다왔다 싶으면 또다른 봉우리가 나오니 미칠것만 같다.

이곳은 겨우사리가 많이 보이고 이 지역 사람인지 겨우사리를 채취하여

마대에 꽤많이  담겨있다. 안부 능선의 눈을 피해 옆사면을 치고 오른다.

691.6봉(15:55)

이제 마지막 봉우리에 오르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 도로가 보인다.

헬기장에서 급경사로 내려오니 운수현이 나타난다.

신운수령(新雲水嶺:16:10)

여러개의 돌탑과 장승부부가 지키고 있는 고개마루는 시멘트로

포장된 1차선 도로이며  춘천시 북산면에서 간화천군 동면 운수골로

넘어 가는길이며 파로호로 연결되기도 하는곳이다.

은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계속 내린다. 이제는 안심이 되는지

너무 배가 고파서 동료 산꾼과 함께 베낭에서 막걸리 한병을 꺼내서

마시고 밀감 2개를 먹고나니 이제사 사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막걸리를 다마시고 일어서려는데 뒤따라온 동료산꾼들과 함께

장승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좌측 도로를 따라서 날머리로 향한다.

버스가 있는 46번국도 추곡 낚시터 앞까지 2km를 걸어서 내려간다.

이곳 운수골 도로옆에는 가로수로 복숭아 나무를 심어놨다.

추곡 낚시터앞 46번 국도(16:50)

8시간 가까운 힘든 산행을 마치고 간단하게 씻은 다음에 옷을 갈아입고

가져온 떡국과 만두를 끓여서 동료산꾼들과 함께 술한잔 하면서

도솔지맥 한구간을 마친다. 특히 낡은모자님이 가져온 닭다리 참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베낭을 정리하니 17시 45분이 지나고 눈발은 굵어진다.

18시에 춘천에서 서울가는 애마에서 깊은 잠에 빠진다.

양구에서 춘천 넘어가는 46번 국도

차에 오르자마자 잠이 쏟아져서 정신없이 잤는데 휴게소에 도착하니

경춘고속도로 춘천 휴게소란다. 잠을 자는 사이에 눈은 함박눈으로

변하고 휴게소와 고속도로는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어 자동차들은

거북이 걸음이고... 춘천서 서울까지 5시간이 넘게 걸려 집에오니

밤 11시가 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