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대학원 학교 행사로 제주도 갔다가 5일만에 전날歸京하여 아침 5시:30분에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한 산행은 참으로 힘이 들었다. 휴식없이 산다는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날씨는 산행하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맑고 화창한 날씨에 춥지도 덟지도 않은... 그리고 大間 산등성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정신과 육체를 너무나 맑게 해줬다. 이 맛에 백두대간에 미치는가 보다, 오늘은 내 초딩이 친구 권회장이 동행해서 훨씬 산행이 즐거웠다. 우두령(경북 김천, 충북 영동경계) - 화주봉(석교산:1207m) - 밀목재 -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만나는 삼도봉 - 석기봉 - 물한계곡 - 황룡사(충북 영동)로 내려오는 총 23km를 6시간에 내려왔다
고도표와 지도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경계의 우두령 상징석 우두령 고갯길 야생동물 이동통로 굴다리에 정차한 버스 곁에서.. 화주봉 정상원래 명칭은 석교산이 아니고 화주봉이다 ( 2km 후방에 석교산(1069m)이 있다. 같은 능선에 봉우리가 높다고 해서 표시석을 석교산이라 했다고 한다 보이는 것이라곤 산등성이 밖에 보이지 않고 암릉 내리막길을 벗어나고, 작은 안부를 지나자마자 제법 세찬 바람마저 불어온다. 참으로 힘이든다. 내 삶의 길에서 버텨주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어떤 종교에서는 삶을 버리라고 가르치던데...또는 삶에 지친자들에게 근면,성실로 망각하라고 가르치기도 하고,,다들 죽음을 설교하는 것이 아닐까...아니다, 적어도 내 두 발로 버틸 이 땅 위에서 내가 품었던 영웅들을 다시 만나고, 영혼을 되찾는 그날까지 내 의지로 사고하리라... 대간에 동행한 내 초딩이 동창과 함께 남동 하늘은 가야산 부근 부터 선명히 드러나는 산마루 위에 한뼘 정도의 얇은 구름 띠를 남겨 안타까운 바램을 버리지 못하고 잡목 숲으로 사라질 눈길을 염려하며 카메라 앵글을 유지한 채 발걸음을 멈춘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석기봉 밀목령을 지나기전 비교적 평탄한 오름길에서 마주하는 봉우리들 뒤로 1175봉이 유난히 뾰족하다 . 여름철 제대로 이루어진 마루금 밟기라면 벌써 올라 섯어야 할 시간에 겨우 잡목 숲을 지나니 1089봉에 이른다 이 후 작은 봉우리를 지나 1175봉 꼭대기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던 선두대장을 만나 숨을 고르며 지나온 길을 돌아 보니 삼도봉이 아득히 보이고 오른쪽 물한리 마을이 저 아래 가깝게 보인다.
석교산 화주봉으로 착각하리 만큼 높이 솟은 1175봉에서 잠시 쉰 후 마주보이는 화주봉을 향해 왼쪽으로 발길을 내딛으니 지도상의 위험구간 표시를 떠올릴 만큼 낭떠러지 직벽이다. 서너 차례의 긴 로프잡이를 끝내니, 이어지는 낙엽속에 눈길이 살짝 얼어있는 급경사에 다리가 떨린다. 조심조심 내딛어며 30여분을 내려와서 밀목재가 아늑해 보인다. 삼도봉 가는 길에 밀목재에서 경상도(김천) 전라도(무주) 충청도(영동)가 만나는 꼭지점 삼도봉 정상(해발1172m)에서 정상탑 주위에서 주변을 조망하고 맑아진 하늘을 바라본다. 정상에 세워진 삼도 화합 기념탑은 너무 화려한 느낌이다. 사치스런 화합 기념탑이 가져올 의미 또한 화려한 잔치로 끝나지는 않을까...우리사회에 만연하는 모든 가치기준들이 가면을 쓴 채로 장식으로 꾸며진 것 처럼... 지리 삼도봉(날라리봉-전남.북,경남)을 지나 왔고, 다음주 대덕 삼도봉(초점산-경남.북,전북)을 거쳐 오겠지만, 이곳 삼도봉은 지리적으로나(충북영동-전북부주-경북김천) 역사적으로(마한,변 한,진한) 확실한 삼도의 중앙을 점하며 이 땅의 심장부라 일컬을 만한 위치에서 두루 연봉을 거느리고 있다. 저 멀리 민주지산 (岷周之山)의 이름이 참 잘 어울리는 위치다.
북으로 석기봉과 각호산이 손에 잡힐듯 다가오고, 남으로 멀리 가야산과 수도산이 선명하다. 수년전폭설과 함께 강한 바람 속에서 6명의 공수 특전단 대원 마저도 잠들게 했던 석기봉 산 허리에서 만만치 않은 바람이 일렁이니 젊은 영혼의 흐느낌인가보다 삼마골재 석교산 정상(해발 1175m) " 이 발걸음은 무엇을 향한 ,어떤 의미를 찾아서 옮겨가는 힘든 길을 계속하고 있을까...역사를 이어 온 민족의 고난과 ,이 땅과 저 하늘과 모든 이웃들에게 끊임 없는 변화와 삶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존재 할 수도 없는 영원불멸의 선과 악이라도 찾고 싶은 것일까... 석기봉( 해발 1217m) 정상 대간 능선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석기봉의 조망은 참으로 좋다. 사방으로 산 그리메가 중첩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고려시대 시인 金黃元이 높은 곳에서 읊었다는 시 “大野東頭點點山(큰 들 동쪽에 산산이 가물가물)”가 바로 이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사방으로 중첩된 산 그리메들은, 지난주 지나온 백수리산을 비롯하여 대덕산, 초점산, 삼봉산 및 덕유산 등 대간으로 모여들고 있다. 왜 대간 마루금이 이 땅에서 중요한 의미(척추의 역할)를 가지는지를, 그리고 백두대간이란 마루금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산 및 강을 품고 있는 영역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전 국토를 백두대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산지점 물한계곡에서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잔잔한 물을 거울로 삼는다. 잔잔하게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가라앉은 것을 잔잔하게 할수.. 물한리 마을에 한가롭기만 한 까치집 선답자들의 말씀이 대간을 통해 전달된다. 삼도봉에서 전라도와 작별하고 내려서면 이내 삼마골이다. 석기봉에서 내려오는 삼마골은 음지라 그런지 눈이 얼음으로 변해 상당히 미끄럽다. 물한리계곡으로 하산로를 잡는다. 하산 도중 맑고 시원한 물에서 족욕을 하고나니 어제의 피로함이 한방에 날아간 느낌이다 물한리 계곡은 물이 맑기도 하지만 경치도 빼어난 곳이다. 서서히 이날 산행은 종점에 와 닿는다. 하산길에서 전나무가 하늘을 푹푹찌르며 빽빽히 들어선 곳으로 들어간다. 황룡사가 보이고 물한리 주차장에서 산악회에서 마련한 돼지고기 송송 쌀어넣은 김치찌게와 이스리에 하루의 피로를 풀고...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서울가는 차에 몸을 싣고 잠에 떨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