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상판석(敎相判釋)과 오시팔교(五時八敎)]
천태종의 오시팔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이 일생 동안 설한 가르침을 그 내용과 설해진 시기 등에 따라 분류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천태종의 오시팔교, 화엄종의 오교십종(五敎十宗) 등을 말한다.
이는 인도에서 성립한 대소승의 불교경전들이 성립 순서에 관계없이 전해졌기 때문에 다시 분류,
재편할 필요에서 생긴 것으로 모든 경전을 불설 로 간주하고 문헌학적인 비판 없이 분석자의
입장에서 한문으로 번역된 경전을 성도 후 입멸까지 45년 간의 각 연대에 분류 배당한 것이다.
오시팔교란 천태종의 교판으로 여러 가지 설법을 모두 법화경을 설하기 위한 준비로 보고 불교 전체를
조직적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오시란 ① 화엄시(華嚴時 : 성도 후의 21일 동안 화엄경을 설한 시기),
② 아함시(阿含時 : 이후 12년 동안 녹야원에서 아함경을 설한 시기),
③ 방등시(方等時 : 이후 8년 동안 유마경, 금광명경, 능가경, 승만경, 무량수경 등 방등부의 여러 경전 을 설한 시기),
④ 반야시(般若時 : 이후 22년 동안 반야부 계통의 경전을 설한 시기),
⑤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 : 최후 8년 동안 법화경을 설하고 입멸 시에 열반경을 설한 시기)를 말한다.
팔교는 교화하는 가르침의 내용에 따라 화의사교(化儀四敎)와 화법사교(化法四敎)로 분류한 것인데,
화의사교는
① 돈교(頓敎) : 아무런 방편 사용 없이 깨달은 내용을 곧바로 설한 것,
② 점교(漸敎) : 점진적으로 깨닫 도록 설한 것,
③ 밀교(密敎) : 가지가지의 능력자가 한자리에 있을 때 이들 서로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가만히
각기 다른 이익을 주도록 설한 것,
④ 부정교(不定敎) : 함께 듣고 있으나 다르게 듣고 다양하게 이해하여 체득하는 바의 교법이
일정하지 않은 설법을 말하고,
화법사교란 다시
① 장교(藏敎) : 아함경 을 비롯한 모든 소승교의,
② 통교(通敎) : 모두에게 공통되는 가르침, 대승의 기본 교의,
③ 별교(別敎) : 순수한 대승의 가르침, 보살에 대한 가르침,
④ 원교(圓敎) : 부처님의 깨달음을 그대로 설한 가르 침을 말한다.
[오교십종(五敎十宗)]
화엄종의 오교십종이란 무엇인가?
중국 당나라 때 화엄종의 제3조인 법장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법의 형식과 내용상으로 얕고
깊음을 정 하여 천태종의 오시팔교를 본 따 판석한 것으로 화엄경에 최고의 권위를 가져다 주었다.
오교는
① 소승교(小乘敎) : 소승을 위해서 사성제, 12인연 등을 설한 아함경 등의 가르침,
② 대승시교(大乘始敎) : 모든 것은 실체가 없고 공이라는 반야경이나 연기에 의하여 모든 존재와
현상을 설명하는 해심밀 경 등의 가르침,
③ 대승종교(大乘終敎) : 모든 것은 본래 불변의 진여인데 그것이 연(緣)으로 말미암아 오(汚)와 정(淨)으로
나타나는 것을 설하는 기신론의 가르침,
④ 돈교(頓敎) : 당장 깨침에 이를 수 있다 는 것을 설하는 유마경의 가르침,
⑤ 원교(圓敎) : 일승(一乘)을 설하는 화엄경, 법화경의 가르침, 특히 화엄경의 가르침을 말한다.
10종이란
① 아법구유종(我法俱有宗) : 주관도 객관도 모두가 실체라 고 주장,
② 법유아무종(法有我無宗) : 객관은 실체지만 주관의 아(我)는 무(無)로 봄,
③ 법무거래종(法無去來宗) : 모든 것은 현재에 있어서만 실체가 있고 과거 미래는 없다고 하는 법,
④ 현통가실종(現通假實宗) : 5온 외는 실체가 없고 헛된 존재로 봄,
⑤ 속망진실종(俗妄眞實宗) : 세속 일은 모두 헛된 일이 고, 불교의 진리만이 실재한다고 봄,
⑥ 일체개공종(一切皆空宗) : 모든 존재는 그대로 공이라고 설함,
⑦ 제법단명종(諸法但名宗) : 모든 존재는 헛된 이름일 뿐 실체가 없는 것으로 봄,
⑧ 진덕불공종(眞德不空宗) : 모든 존재의 본성은 진여라고 설함,
⑨ 상상구절종(相想俱絶宗) : 진리는 주객을 초월한 불가설 불가사의한 데 있다고 봄,
⑩ 원명구덕종(圓明具德宗) : 모든 존재는 서로 방해함이 없이 중중무진(重重無盡)한 관계를
갖고 일체 공덕을 모두가 구족하고 있다고 봄을 말한다.
[법계연기(法界緣起)]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이치는 무엇인가?
중국 화엄종의 중요 명제이며, 기본 교의로 법계무진연기(法界無盡緣起), 무진연기, 성기연기(性起緣起) 라고도 한다.
여기서 법이란 곧 사물이며, 계란 곧 성(性)을 말한다.
즉 법계란 법성(法性)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체 만유는 법계에서 생기(生起)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법계는 서로가 걸림 없이 통하며[相卽相入],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重重無盡]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어떠한 일도 걸림이 없다는 사사무애(事事無碍)라고 하는데, 사사무애 법계란 이(理 : 본체,
사물의 보편성을 인식하는 것)가 사 (事 : 현상, 세속의 사물 등을 차별로써 인식하는 것)에 융화되어
사사간(事事間)에 받아들여져 융합함에 무애(無碍)하며 서로가 서로를 포함함이 무궁하며 무진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중중 무진의 법계 연기를 깨우쳐 주기 위해 법장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고 한다.
캄캄한 암실에 불상 다섯을 안치해 두고서 각각의 불상 앞에 등불을 하나씩 밝히고, 둥근 거울 열개를
열 방향에 배치함으로써 거울과 거울, 영상과 영상을 서로 맞비춰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사무애의 법계 연기는 화엄종의 독특한 설법이며, 부처님의 순수하고 청정한 마음에
비친 만상의 세계라고 할 수 있으며,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곧 하나’라는 이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너와 내가 대립하는 잡다한 현상계인 양 비치는 세계가, 깨달은 사람에게는
법계로서 비침을 암시해 주고 있다.
[육상원융(六相圓融)]
우주 법계의 구성 원리는 무엇인가?
화엄종에서 법계 연기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모든 존재는 여섯 가지의 상(相),
즉 총상(總相), 별상(別相), 동상(同相), 이상(異相), 성상(成相), 괴상(壞相)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육상은 서로 다른 상을 방해하지 않고 전체와 부분, 부분과 부분이 한 몸이 되어 원만하게
융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집에 비유하면 총상은 모든 존재는 반드시 여러 가지의 인연이 모여서 성립되는 것처럼, 기둥ㆍ 서까래ㆍ대들보
등을 총괄하여 형성된 집이라는 보편성을 뜻하며, 별상은 기둥ㆍ서까래ㆍ대들보 그 자 체가 지닌 특수성을 말한다.
그리고 동상이란 기둥ㆍ서까래ㆍ대들보 등이 서로 힘을 합쳐 집을 조립하고 있는 유사성을 의미하며, 이상은
별상이 전체 속에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제각기 상을 잃지 않는 것 처럼, 기둥은 세로로, 대들보는
가로로 있어 다른 유형이 되고 있듯이 다양성을 의미한다. 또한 성상이란 기둥ㆍ서까래ㆍ대들보 등이 각각
구조적 인연이 되어서 집을 완성시키고 있는 것처럼 통합성을 나타내 며, 괴상이란 기둥ㆍ서까래ㆍ대들보 등이
집을 성립시키고 있으면서도 각기 스스로 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별상이 제각기의 개성을 지키어
총상으로 혼융되지 않는 차별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육상의 원칙은 이 우주 전체가 하나의 통일적
화합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으며, 각 상들은 서로 의존하 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우주 법계의
실상임을 말해 주고 있다.
[화엄보살도(華嚴菩薩道)]
보살의 삶이란 무엇인가?
화엄경에서는 보살이 수행하는 과정을 42단계로 설하고 있는데,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
회향(十廻向), 십지(十地), 등각(等覺), 묘각(妙覺)의 단계를 차례로 설하고 있다.
▶십주(十 住)
여기서 십주란 보살이 십신(十信 : 信心, 精進心, 念心, 慧心, 定心, 施心, 戒心, 護法心, 願心, 廻向心)의
단계에 올라가서편안하게 머무는 경지란 뜻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발심주(發心住) : 참 마음을 깨닫고자 발심하는 것이다.
② 치지주(治地住) : 잘못된 마음을 다스려 가는 것이다.
③ 수행주(修行住) : 열심히 닦고 익혀 가는 것이다.
④ 생귀주(生貴住) : 그래서 귀한 마음이 나는 것이다.
⑤ 구족방편주(具足方便住) : 수행에 편이한 여러 가지 방편을 이해하는 것이다.
⑥ 정심주(正心住) : 마음을 바르게 갖는 것이다.
⑦ 불퇴주(不退住) : 물러섬이 없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⑧ 동진주(童眞住) : 천진난만한 마음을 얻는 것이다.
⑨ 법왕자주(法王子住) : 법왕의 아들이 됨을 자부하는 것이다.
⑩ 관정주(灌頂住) : 진리의 물로 이마를 씻는 것이다.
▶십행(十行)
이어서 보살이 불과(佛果)의 지위를 확인한 뒤에 이타의 행위를 베푸는 계위이다.
① 환희행(歡喜行) : 기쁜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② 요익행(饒益行) : 중생을 이익 되게 하는 것이다.
③ 무진한행(無瞋恨行) : 성내고 한탄하지 않는 것이다.
④ 무진행(無盡行) : 끝없는 행을 하는 것이다.
⑤ 이치란행(離痴亂行) : 어리석고 혼란 행이 없는 것이다.
⑥ 선현행(善現行) : 하는 일마다 착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⑦ 무착행(無着行) : 집착 없는 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⑧ 존중행(尊重行) : 누구든지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⑨ 선법행(善法行) : 착한 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⑩ 진실행(眞實行) : 진실한 행을 하는 것이다.
▶십회향(十廻向)
보살이 중생의 제도를 위해 이타행을 닦은 십행위에서의 온갖 공덕을 중생을 위해 돌려 주고
불과(佛果) 를 향해 더욱 가까이 접근하는 계위이다.
① 구호일체중생이중생상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 :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구호했다는 상을 나 타내지 않는 것이다.
② 불괴회향(不壞廻向) : 베풀어 준 것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다.
③ 등일체불회향(等一切佛廻向) : 평등한 마음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④ 지일체처회향(至一切處廻向) : 어느 곳에나 구분 없이 베푸는 것이다.
⑤ 무진공덕장회향(無盡功德藏廻向) : 무진한 공덕을 베푸는 것이다.
⑥ 입일체처평등선근회향(入一切處平等善根廻向) : 일체처에 평등 선근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⑦ 등수순일체중생회향(等隨順一切衆生廻向) : 중생을 평등하게 따라 주는 것이다.
⑧ 진여상회향(眞如相廻向) : 참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라 주는 것이다.
⑨ 무박무착해탈회향(無縛無着解脫廻向) : 대자유를 얻게 해 주는 것이다.
⑩ 입법계무량회향(入法界無量廻向) : 한량없는 세계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십지(十地)
불지(佛地)를 평정하여 마치 대지가 만물을 싣고도 흔들림 없이 주지(住地)하듯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일체를 유익하게 하는 계위이다.
① 환희지(歡喜地) : 항상 기쁜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② 이구지(離垢地) : 때 없이 청정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③ 발광지(發光地) : 밝은 빛을 말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④ 염혜지(焰蕙地) : 불꽃과 같은 지혜를 계발하는 것이다.
⑤ 난승지(難勝地) : 참기 어려운 일을 잘 참고 이겨내는 것이다.
⑥ 현전지(現前地) : 부처님 마음을 항상 앞에 드러내는 것이다.
⑦ 원행지(遠行地) : 끊임없이 정진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⑧ 부동지(不動地) : 흔들림이 없는 마음을 얻는 것이다.
⑨ 선혜지(善慧地) : 모든 것을 잘 분별하는 것이다.
⑩ 법운지(法雲地) : 진리의 구름을 일으켜 세상을 시원하게 하는 것이다.
▶등각(等覺) : 등정각(等正覺), 금강심(金剛心), 일생보처(一生補處), 유상사(有上士)라 번역하는데,
지혜가 만덕 원만하여 부처님과 똑같은 계위를 말한다.
▶묘각(妙覺) : 마지막 1품의 무명을 끊고 부처님의 경계에 오르는 계위를 말한다.
이렇게 묘각 위에 오 르면 이미 부처가 된 것이므로 따로 그 위를 설정할 필요가 없으나
부처와 보살의 위와는 다르므로 때로 부처의 의를 하나 더 설정하기도 한다.
▶불(佛) : 자각각타(自覺覺他), 각행원만(覺行圓滿)한 지위, 복과 지혜가 원만한 양족존(兩足尊)의 계위 이다.
이러한 보살의 수행 단계는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역참한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의 낱낱 해탈문도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 완전한 해탈문이며, 선재의 역참은 구체적으로 불 세계를 구현시켜 나가는 역정인
것처럼, 그 단계마다 그 의의가 있다. 중생은 본래 부처이지만 그러나 중생은 자기가 바로 부처인 줄을
모르기 때문에 신심과 발심이 필요하다. 신심이란 자기가 부처인 줄을 확실히 믿는 것[淨信]이다.
이 신심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된다[發心].
처음 발심할 때가 바로 깨달음을 이 루는 때[初發心時便成正覺]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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