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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백두대간 1차 북진(終)

백두대간 제36구간(역산행) - 피재-매봉산-두문동재-함백산-화방재

by 범여(梵如) 2010. 3. 23.

 

산행일시: 2009년 9월12일~13일

산행구간: 피재-매봉산-쑤아밭령-금대봉-두문동재-은대봉-자작샘터-중함백-함백산-만항재-수리봉-화방재

거리/시간: 약 30km / 8시간 소요

피재에 도착하니 새벽 3시 온도계에 영상 6도를 가리킨다.

차에서 내리니 서 있지 못할만큼 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는 뚝 떨어져 갑자기 오한(惡寒)이 온다.

역시 강원도는 다르구나

 

삼수령(피재)에 못 미쳐 진짜 三水(낙동강, 한강, 오십천)의 갈림길을 만난다.

백두산에서 내려온 북쪽의 氣와 지리산에서 올라온 남쪽의 氣가 부딪쳐 새로운

가지인 낙동정맥을 뿜어낸 곳이다. 여기서 우리는 오랜 동반자였던 낙동강 유역과 작별은 한다.

 

지리산에서 대간을 시작할 때 섬진강 유역과 더불어 우리와 함께 한 낙동강 유역,

영취산에서 섬진강 유역은 금강 유역과 자리바꿈하고, 속리산에서 금강 유역은

또 다시 한강(남한강) 유역과 임무 교대했지만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켜 온 낙동강 유역이다.

 

빗물이 어느 강의 유역으로 흘러들어갈 지 그 운명을 실험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낙동강 유역과의 이별을 슬퍼하는 것인지 빗줄기는 여기 갈림길에서 더욱 굵어진다.

낙동강 유역과는 지금 헤어지지만 대간이 끝나고 ‘낙동정맥 밟기’를 할 때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게다.

會者定離 去者必返(회자정리 거자필반)이 아닌가.

 

한껏 멋을 부린 삼수령 상징탑이 너무 현대적이라 조금은 전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튀는 느낌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빗방울 가족들의 기구한 운명을 읽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아빠는 한강으로, 엄마는 낙동강으로,아가는 오십천으로..그렇게 흘러 동해,남해, 서해가

뒤섞이는 바다 한가운데서 만났을까

 

..안전한 피난처로 알려졌던 피재, 사실은 한강과 오십천의 분수령을 이루고, 작은 피재에서

낙동강과 오십천이 분수령을 이루니 합쳐진 삼수령이 갖는 의미도 그런대로 힘을 갖는다.

역시 삼각이나, 세점을 이루는 안정감과 완성감이 주는 또 다른 기력을 느껴본다.

삼도봉의 그것처럼...

산행시작 20여분 만에 만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시작되는 이정표 표시석

 

피재에서 어둠을 뚫고 임도를 따라 천의봉(매봉산) 정상에 도착하니 유감스럽게도

전혀 아름답지도 자연스럽지도 못한 것이 자리잡고 있다.

쓰러져가는 산불감시초소와 대형 유선방송 안테나가 흉물스럽게 서 있다.

흉물스러운 것은 이 뿐만 아니다. 정상부의 넓은 지역이 풍차(풍력발전용)와 고랭지

채소밭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친자연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세워진 풍차,

대간 마루금에 상처를 내며 만들어진 풍차가 과연 자연친화적인가?

아무리 보아도 자연 친화를 사칭(?)한 녹색 버블에 다름이 아니다.

고랭지 채소밭이 관련자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깍이고

평탄화된 오늘 마루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비료 포대들뿐이다.

 한편 고랭지 채소밭의 토사는 점성이 약해 약간의 비만와도 빗물을 타고 쉽게 흘러내린다고 한다.

아닌게아니라 오늘 산행의 채소밭 구간에서 유실된

 

 등산로를 찾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채소밭과 풍차가 접해있다는 점이다.

풍차의 엄청난 기계소리에 채소가 스테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은 채소는 우리 인간이 먹고‥‥‥

매봉산 정상에서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만나고 참 묘한 인연이다

이곳이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다. 여기서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360km

시작되는 곳이다. 하늘의 봉우리라는 뜻으로 천의봉(天誼峰)이라고도 한다.

사실 천의무봉은, 고대 중국 郭翰이라는 사람이 어느 여름 밤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와

여러 밤을 함께 지내며 즐기다 우연히 그녀의 옷을 보니 바느질 자국이

 없어 그 연유를 물은 데에서 유래된 것이다.

 

천의봉(매봉산)에 상처를 낸 인간들은 옷이 아름답다는 데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곽한이 선녀를 품었다는 데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듯 하다.

그래서 천의봉(매봉산)이 으스러지도록 껴안은 것은 아니었일까.

풍력발전을 일으키는 풍차와 대한민국 최고의 최대의 고랭지 채소밭에서 

 

어둠속에 천의봉 임도를 벗어나면서 광활한 배추밭 단지가 펼쳐진다..

군데 군데 물웅덩이까지 만들어가며 대간길 한가운데가 온통 배추 밭 경작으로

연두색 초원을 이루어 잠시 큰 농장의 한 구석에 서 있는 느낌으로 경치가 좋다고 느꼈으나,

가장자리를 따라 대간 길을 이어가면서 엄청난 잘못을 깨닫는다.

 

서울에서 고냉지 배추는 몇배로 비싸고 맛이 있다고 들었는데..이렇게 온통 산마루

전체를 개간할 만큼 이 땅의 농경정책이 답보하고 있는 것일까..

비료포대 비닐,,척박한 돌밭에 비료의 힘이 아니면 생육할 수 없는 환경, 바람에 날려오는

농약냄새, 아니 농약을 갖다 퍼붓고 있는 모양이다.

폭우에 함몰된 이랑들 ..저 작은 흙 쓸림이 산사태로 이어지겠지..

마루금 꼭대기까지 시멘트 포장길을 만들고 농사용 차량이 싣고 오는

인간의 잘못 된 오염들이 매봉산 고스락을 물들이며 흉물스런 까까머리를

모자 씌운 듯 잡목 숲을 머리에 이고 있다.

 

나름대로 어려운 시절의 생계 수단으로 대책을 세웠겠지만, 오늘날 발전된 나라의

힘으로 이젠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새로운 대책의 조림 사업으로 전환하고,

보상을 통해서라도 낮고 비옥한 지역으로 경작지를 옮겨야 할 것이다. 배추밭을

가로질러 1274봉 헬기장에서 짙은 안개로 가려진 8기의 풍력 발전기를 올려다 보며

 그 거대한 자연의 힘을 실감하지만 그 주변을 좀더 녹화하지 못한채 풀 한포기없는

자갈길을 만들어 놓은 태백시의 수백억 공사 뒷마무리에 또 한번 실망한다.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비단봉이지만 새벽 4시반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40여분간의 편한 오름길에 아직 땀도 나질 않은 상태로 불바라기 능선을 랜턴 빛으로

밝히며 금대봉 정상에 다다른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조금씩 밝아오는 동녘이 매우 반갑기만 하다. 

맑아지는 날씨에 맑은 일출을 기대하하면서 오늘은 예감이 좋다.. 

초가을 날씨에 추위를 느끼 않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위안한다.

비교적 잘 가꾸어진 마루금에 편안한 내림길이라 헤드랜턴을 일찍 벗은 채 후미에서 호젓함을 즐긴다.

 

고도가 가장 높다는 추전역(855m)을 지나는 태백선 철길이 터널로 가려지며 띄엄띄엄 태백시로 숨어든다.

오른쪽 좌회길을 버리고 거친 암릉을 잡아 오르는 손길에서 오름에 굼주린 산꾼들에게 짧게나마

대간길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느낌을 맛본다. 비단봉 정상을 지나고 잠시 편한 능선을 지나 30여분

오름길을 오른쪽으로 금대봉으로 한참을 치고 오른다.

한강의 발원지 금대봉(해발 1418.1m) 정상에서 산꾼들과

금대봉에서 내려다 본 싸리재길

윗쪽이 두문동재를 통과하는 옛날길이고 아랫쪽 새로생긴 터널을 통과하는 길이다 

여명이 밝아오는 싸리재 옛길로 내려서는 길은 잠시 가파름을 거친뒤 20여분 만의 짧은

내림으로 조망이 시원하여  태백과 정선 쪽이 두루 잘 살펴지고 그 꾸불거리는 오름길 포장도로가 정겹다.

내림길에도 역시 고한읍에서 만든 안내 표지가 은대봉을 천의봉으로 표기하고 있으니 매우 혼돈스럽다.

그 연유를 알아 볼 필요가 있겠다.

금대봉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은대봉의 낙동강 발원 표지와 금대봉의 양강(한강, 낙동강)발원지가 좀 이상하게도 여겨지지만,

세상 물길 시작이야 구석구석 어디에도 있으련만 아무튼 금대봉,은대봉 기슭의 물이 합쳐지는

(天)黃池 며느리 집터 연못에도 들려 봐야 할텐데..아무튼 오대산 우통수에게서 한강 발원의

영광을 되찾은 검룡소 철철 흐르는 물에서 서해바다 이무기가 거슬러 올라와 금빛 용이 되어

다시 승천하여 이 땅을 비추이며 한강 천리길 언저리에서 폭우로 수해 입은 착한 영혼들에게 

복된 삶이라도 뿌려 줬으면....

두문동재에서 -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재(해발 1268m)이다  

고려 말 송도(지금의 개성)에 충신 7명이 이곳 두문동에 와 세상을 단절하고 살았다고 한다.

두문동을 넘던 고개를 두문동재라 한다. 지금은 아래에 터널이 뚤려 옛 명성은 찾아볼 길이 없고....

 

오늘 구간은 대간 중에서 거리가  비교적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아 날씨만 좋다면 참 포근한

산책구간이 될터인데..

고려 충신들의 한이 서린 두문동재가 ,추전(싸리밭)역 부근의 싸리밭골을 지나면서 각색되어져

싸리재로 그 이름이 혼용되지만, 고갯마루에 싸리나무는 지천으로 널려 있는 법  맞은 편

금대봉 오름길의 차단기가 매우 거북스런 느낌이다.

금대봉에서 두문동재 하산길에서 만난 쑥부쟁이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이다. 지금은 보호라는 명목아래 로프로 막아놓아 아무것도

구경할 수 없다. 싸릿재(두문동재) 건너편 다음 구간 금대봉 입구에 있는 감시 초소에서

목을 내밀고 쳐다 보고있는 아저씨의 눈길이 어쩐지 한심스런 눈치다.

그리고 산꾼들을 마치 죄인 심문이나 하듯이 선두대장한테 소속과 인원을 싸인을 하란다.

기분이 썩 안좋다.  

금대봉(한강 발원지)과 함께 마주보고 있는 은대봉(낙동강의 발원지)

멀리서 보니 두개 봉우리가 여인네의 탐스런 유두처럼 보인다 (범여의 생각 中에서)               

다른 산은 단풍축제로 난리인데 이 곳은 벌써 낙엽은 지고 산은 겨울 준비를 한다

 

수많은 탄광지대를 품은 채 이 땅의 막장을 파내던 산업의 영혼들이 젖은 수레에 실려

검은 얼굴로 골골을 올라온다. 가슴 속까지 검게 젖어드는 가난을 씻고자,

 뱉어내는 기침마다 피눈물이 맺히던 우리들의 형제들의 영혼은 그렇게 막장굴

깊은 곳에 갇힌 꿈을 그대로 묻어둔 채 어느 하늘로 흩어져갔던가...

 

고한,사북, 정암골 탄좌들의 영혼들이 서양 옷을 어설프게 걸친 채 카드놀이를 한댄다... 

함백산 오름길을 따라 주목보호지구에 철조망이 요란스레 담장을 이룬다.

 자연 보호 차원이 아닌 절도방지의 느낌이다.매우 거북스러운 대간길이다.

행여 우의가 걸려 찢어질까 두렵다, 갈갈이 상처난 우리 형제들의 가슴팍 처럼..

함백산에서 본 바람의 언덕 멀리 풍차와 고랭지 채소밭이 보인다

 

산경표에 의하면 태백산 북쪽에 大朴山이라는 곳이 있는데 지금의 함백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크게 밝다’는 뜻의 大朴과 ‘밝음이 두루 미친다’는 咸白은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화방재에서 출발하여 두문동재까지 이르는 함백산 구간을 산행한다.

함백산은 국내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정암사를 옆구리에 품고 있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함백산 정상에서

 

근대에 들어서서 어디에서 그리고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불분명하지만 ‘크게 한 건하다,

큰 돈을 벌다’라는 뜻의 同音(동음)인 대박이 더욱 널리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박은 오늘 가는 함백산 주변과 깊은 연관이 있기도 하다.

이 땅의 개발 초기 농업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시절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이

산업 역군의 구실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연히 광부들이 큰 돈을 만지던 시절이었고

전국 농촌에서 대박을 쫓아 여기 태백산 아래 그리고 함백산 주변에 모여 들었다.

 

최근에는 또 어떤가. 대박(잭팟)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는데, 함백산 주변에는 대박의 꿈을 부추기는 카지노들이 들어서 있다.

‘대박’에는 항상 ‘쪽박’이 따르는 법. 날마다 불야성을 밝히던 탄광촌은 시대가 변하고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쪽박이 되어 폐허로 변했으며, 잭팟(대박)의 온상(?)인 카지노 주변에는

쪽박을 차고 거리에 나가 앉은 사람 또한 적지 않다.

이쯤 되니 대박과 쪽박 그리고 大朴(함백)이라는 지명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함백산 정상에는 온갖 구조물이 설치되어 명산의 위용을 잃어 버렸다.

정상까지 차가 올라오고 폐광에다 최근에는 체육 훈련장까지 생겨 산꾼들을

안타깝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명산에 백두대간 뛰는 산꾼외는 만날수가 없다 

 

함백산 정상 직전 약간의 발품을 팔고 나면 이번에는 뛰어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예상대로 그리고 소문대로 지나온 본 태백산의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신비스럽다.

앞으로 가야할 매봉의 모습에서는 응축된 대간의 氣를 감지하기에 충분하다.

대간을 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땅처럼 아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 싶다.

태백산이나 매봉이 아니더라도 함백산 정상에서는 시선을 붙들어 두는 이색적인 곳이 있다.

정상 아래 자리잡은 ‘대한체육회 선수촌 태백분촌’이다. 한때 스포츠를 잘해 올림픽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대박을 터뜨리는 것으로 인식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태백선수촌이 함백산 아래 자리 잡은 것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선수촌을 본 김에 스포츠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근 ․ 현대에 이르러 스포츠만큼이나 수많은 우여곡절과 빠른 변화를 겪은 것은 드물게다.

 

한때 Sex(섹스),Screen(영화), Spy(용공) 등과 함께 3S 혹은 4S로 불려지면서 대중들을

우민화하는 수단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그러나 이제는 진정 국민들에게 감동을

가져다주는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를 들어 09년 WBC대회에서의 준우승,

박지성이 잉글랜드 EPL에서 보여주는 끊임없는 도전정신 등은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올림픽에서의 여자 핸드볼을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싶다.

 

여자 핸드볼의 靈적인 마력은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했다는데 있다.

말하자면 ‘현실을 현실 그대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2008년 북경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과거 대회 이후처럼 “비인기 종목이어서, 전용구장이 없어서,

선수층이 얇아서‥‥‥”등의 푸념과 불만을 더 이상 늘어놓지 않았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당당하게 맞선다는 뜻이다.

(08년 국내 모 대기업이 핸드볼 회장직을 맡으면서 핸드볼 전용 경기장 건설 약속 및

핸드볼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자 핸드볼의 이런 정신은 일상생활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걱정할 일도 화낼 일도 없이 확신을 가지고 살 수 있다면 인생이 얼마나 즐거울까.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해 낼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나아가 인생에서는 부정적이고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등의 감정을 수반하는 분노, 스트레스, 걱정, 두려움 그리고 좌절은 늘 따라다닌다.

이러한 것들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차라리 즐기는 태도를 핸드볼 팀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겨라(旣然避免不了 就適當享受)’
오늘 대간이 핸드볼 팀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다.

태백선수촌의 건물이 대간 마루금에 들어서 있다는 것이 찜찜하지만, 선수들은

이왕 운동할 거면 대박을 쫓지 말고 즐기면서 운동하기 바란다.

함백산 정상에서 만항재 내려가는 호젓한 산죽길

 

함백산 정상에서의 거센 바람은 오래 머물러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니

바로 발걸음을 만항재 방향으로 옮긴다.

함백산에서 만항재으로 이어지는 길 또한 매우 편하다. 게다가 수많은 야생화와

산죽들이 주목과 조화를 이루면서 가을의 정취를 더욱 돋우니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움도 여름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날 것은 피할 수 없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을이 사랑 받는 이유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만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

조만간 사그라질것이라는 것을 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힘차게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가을도 ‘旣然避免不了 就適當享受’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는 가을 가뭄으로 인해 단풍이 별로 곱지가 안으네요

만항재에서

만항재(晩項嶺. 늦은목이)를 쳐다보며 고한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를 거쳐 잘 정비된

숲을 지나 수리봉 하산길로 접어든다.잇는 지방도를 두어차례 만나면서 함백산 된오름길에 접어든다.  

멀리 남서 쪽으로 태백이 어제의 힘든 조우를 미안해 하듯 하얀구름이  허리에 띈 채  정상을

보여주고, 태백 쪽 동해안으로 떨어지는 혈맥들이 훤이 보인다. 오늘같은 날도 드물것이다. 

왼쪽사내골(살래골, 士來洞) 활천(살천,活川) 으로 이어지는 좁은 포장길이 태백 선수촌

안부까지 꼬불꼬불거리며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연출해 내고 있다.

수리봉에 오니 거의 다 왔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지고...

 

만항재에서 KT기지를 지난 내림길은 수리봉까지 제법 까탈스럽다.

그러나 수리봉 이후로는 1,200m가 넘는 고봉의 연속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편하다. 이런 상태는 화방재까지 이어진다. 그냥 길이 안내하는 대로 발걸음을 맡기기만 해도

들숨과 날숨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는 산책이나 다름없다.

선두로 내려와서  화방재에 있는주유소 화장실에 들어가서 주인 몰래 사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 후미 도착시간까지 1시간정도 버스에 꿀맛같은 잠까지 자고... 

 

 추석 연휴로 인해 한주를 쉬었더니만 몸이 근질근지해서 미치겠더라.

3일 연휴동안 서울근교 산행만 했더니 컨디션은 말이 아니고 범여는 산에 대한 중독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이젠 우짜든지 토욜 밤만 기다려진다. 서울서 밤11시  출발 잠에서 깨어나니 2주에 왔던 피재에 도착

차에서 하차하니 추운날씨에 바람까지 거세지고 체감온도는 영하권. 워밍업을 하고 산행 시작

 

무박산행의 철칙은 여명이 밝아오기 전까진 아무말없이 걷기만 한다. 오직 숨소리이왠...

매봉산,비단봉, 쑤아밭령,금대봉에 이르러 일출을 맞이하고... 이젠 시야가 확보되고 나서는 속도를 내기시작

금대봉에서 두문동재까진 우리나라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 추운 날씨탓인지 꽃은 시들어 볼품이 없고

부지런히치고 올라 은대봉에서 아침 만찬을 즐기고 다시 속력을 내기 시작

자작샘터 중함백을 거쳐 함백산에서 氣를 듬뿍 받고 만항재를 향했다. 체력 테스트를 해 볼겸 

속력을 내봤다. 산을 온건지 유격 훈련 온건지 알 수 없는 狂氣 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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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리봉을 거쳐 화방재에 8시간만에 도착하니 밀려오는 졸음을 참을 수가 없고 지난 9월 첫째주에 

화방재 주유소 화장실에서 샤워하다 혼난 기억에... 다시 주인 몰래 샤워하고  후미 올때까지 

1시간동안 꿀맛같은 단잠을 자고나니 온 세상이 내것 같은 이 느낌  니들이 게맛을 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