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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백두대간 1차 북진(終)

백두대간 제41구간(역산행) -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선자령-대관령

by 범여(梵如) 2010. 3. 25.

산행일시: 2009년 8월 22일~23일

산행구간: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동해전망대-곤신봉-선자령-새봉-대관령-주차장

거리/시간: 약26km/약 8시간 소요

 

진고개~대관령 구간 3D 지도

대관령-진고개-구룡령 개괄도

진고개(960m)

 버스기사가 길을 잘못들어 알바하는 바람에 새벽 3시에 진고개에 도착 워밍업도 없이 산행을 시작하고 

오늘은 진고개를 출발하여 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을 거쳐 대관령까지 간다.

비록 짧은 구간은 아니지만 노인봉으로 이어지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제외하면 크게 힘든 코스는 없다.

진고개에서 대관령 구간은 백두대간의 다른 곳과 달라서 원시림이 뒤덮인 능선이 아니라 목장으로 개간된

지역이 많아서 도로가 아니면 초원으로 이루어진 홀랑 벗겨진 능선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산다운 산은

노인봉 정도이고, 나머지 봉우리들은 구릉인지 봉우리인지 표지 팻말이 없으면 어디가 정상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고원지대이다. 비산비야(非山非野)란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이 구간의 산행이 시작되는 진고개는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와 강릉시 연곡면 삼산 4리 사이의 6번 국도

 상에 있는 고갯마루이다. 예전에 이 도로가 포장이 되기 전에 비만 오면 땅이 질어서 진고개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또 다른 설은 '긴' 하는 강릉 사투리가 '진'이어서 남쪽 비탈이 9km, 북쪽 비탈이 11km여서

도합 50리의 '긴 고개'란 뜻에서 진고개라 했다고도 한다.

노인봉 정상 - 심마니의 선잠에 노인이 나타나 부근에 무밭에서 무를 캐라하여 일러준 곳을 가보니 무우대신 산삼밭이라...

그래서 이곳 봉우리를 노인봉이라 한다. 백두대간에서 200m 벗어난 지점이라 아무도 정상을 가지 않기에 혼자서 갔다

 내려오니 일행들은 벌써 저 만치.. 따라 잡을려고 ?요령 소리 나도록 허벌나게

 뛰었더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산에서 왕복 400m면 거의 고개하나 넘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노인봉은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와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 사이에 솟아 있다.

노인봉에 올라선다. 노인봉은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빼어난 계곡을 품고 있다. 이름하여 청학동 소금강 계곡. 이 땅에

소금강이라 이름 붙여진 곳은 많지만 여기만한 곳을 없을 터. 이 계곡은 조선 중기 이율곡의 자취가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오늘은 노인봉이 품고 있는 계곡보다는 노인봉 바로 아래 산장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은 국립공원에서 이 산장을 관리하지만 과거 여기 산장을 지키던 분과 대간과 관련된 가벼운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이다.

 ‘大幹 무지원 17일 만의 종주’, ‘클린 대간 종주’ 등으로 등산객들의 주목을 받던 그런 분이다. 지금은 俗으로

 돌아가 생업에 열중이라고 전해진다. 건강하시고 산처럼 지내시길!

이곳에서 부터 매봉까지 14km가 입산금지구역 상시 단속구간이라 단속요원들이 출근하기전인 8시 이전에 통과해야 하고

노인봉 대피소에서 우측으로 45도를 꺽어져 입산금지구역에 이른다. 대피소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소금강으로

 가는 길이고, 대간 길은 남쪽으로 이어진다. 대간 길에 들어서서 얼마 가지 않으면 작은 공터가 있고, 그 이후 짙은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하여 30분 정도 오르막을 올라가면 입산금지 간판 뒤로 능선 공터에 올라선다.

 

 매봉까지 8시이전에 통과해야 한다는 선두대장의 말에

 따라 ? 요령소릴 나도록 뛴다.노인봉 정상 가는 바람에 선두는 어디론가 달아나 버리고...

소황병산 오름길에 갑자기 불빛이 퍽 튀는 느낌이다. 멧돼지 넘들이다. 몇마리는 되는가 보다.

범여의 헤드렌턴과 부딪히니 서로가 놀란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하다. 이넘들이 천적이 없으니 대간능선 온 천지가

놀이터가 되버린 느낌이다. 공터엔 큰 바위가 있으며, 북쪽의 노인봉으로 이어진 등산로 입구에 출입금지 간판이 서 있다.

 그 일대가 소황병산 지역이다. 바위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노인봉, 남쪽으로 황병산이 가깝게 보인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려니 범여는 산림법 위반으로 벌써 전과가 몇범(?)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산이 있어 산에 갔을 뿐인데 ㅎㅎㅎ

소황병산(1,328m)에서 여명(黎明)을 맞이하고

소황병산(1,328m)---황병산(1,407.1m)은 대간 길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소황병산 남쪽 1.5km 지점에 있고, 정상에

군사시설이 있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그리고 소황병산도 대간 길에서 5분 거리 정도 벗어나서 목초지

가운데 볼록한 지점에 있다. 그래서 주변이 완전히 목초지여서 봉우리다운 느낌이 없으며, 그냥 능선 상의 조금

 높은 언덕에 지나지 않고, 자동차도 올라올 수 있게 돼 있다. 정상 표지판이 없으면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소황병산(해발1328m) 정상 단속초소 앞에서 - 산꾼들이 가장 싫어하는 집이다

소황병산에서 매봉까지는 목장을 끼고 돌아간다. 대낮이라면 어린애 마냥 들뜬 분위기 속에서 마구 뛰고 싶은 곳이지만

지금은 우공들도 모두 깊이 잠든 시간이니 발걸음을 조용히 옮기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상은 시야가 사방으로 트여 있어서 남동쪽으로 매봉-동해전망대-곤신봉-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대간 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쪽엔 노인봉이 상당히 우람하게 보인다. 남서쪽엔 황병산 정상의 군사시설이 가깝게 보이며,

그 아래에 삼양목장 우사였던 건물도 보인다.    
  대간 길은 소황병산에서 동쪽으로 다시 내려와서 공터 남쪽의 숲 지대로 들어서야 한다. 숲 속의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가면 개울가 삼거리에 야영 터가 나타난다.

매봉가는 길에서 바라본 황병산(해발1407.1m) - 정상에 방공포 기지가 있어 일반인이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총길이 26km중 약 17km가 목초지, 임도, 아스팔트,콘크리트길이라 정말 인내심이 필요한 곳이다. 

소황병산에서 매봉가는 오름길은 오른쪽 잡목 숲을 40여분 지그재그로 헤쳐나가며 새로이 개척되었음이 확연하다.

 아마도 오른쪽 계곡을 가로질러 능선길을 바로 오르던 옛길을 버리고 , 수년전 부터 대간인들이 능선 중간 오름길을

 찾아 밟는 고생을 하였으리라..드문 드문 달려있는 시그널에 감사를 표한다.

 능선을 올라선 후 다시금 30여분 가파른 된오름을 맛본 후에야  오늘의 단속구간이 끝나는 매봉의 넓은 초지 봉우리를

마주할 수 있다.

6시 50분에 단속구간 마지막 종점인 매봉(해발1200m)를 지나면서

매봉을 돌아서면 대관령까지((매봉 - 대관령 도상거리 약 12km) 동행하게 되는 손님이 기다린다.

키는 수십 미터 게다가 ‘윙윙’거리는 무시무시한 소리까지 내며 등산객을 압도하는 풍력발전기이다.

에너지가 부족한 이 땅에서 풍력이라는 천연자연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고자 설치한 장치라고 한다.

수력 및 화력 발전소를 건설하자면 인근 주민들로부터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자연 파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라고도 한다. 요즘 한창 회자되는 신재생에너지, 지속성장이 가능한 에너지, 脫(탈)석유 에너지,

 녹색에너지인 셈이다.

 매봉 역시 둔덕 같은 봉우리이고 아무 표시가 없어 매봉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가 없다.

그래서 흔히 그냥 지나치게 된다. 그러나 매봉 정상에 '매봉에서 노인봉대피소까지 출입금지'라는 간판이 서 있다.

 이 간판으로 매봉 정상임을 가늠할 수 있다. 간판에는 적발되면 벌금이 50만원이라고 적혀 있다.

백두대간을 걷는게 아니라 마치 알프스 산맥을 지나는 느낌이고...

 

자랑거리는 또 있다고 관련자들은 말한다. 높이 수 십 미터에 이르는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니 건축기술에 도움을 가져오며,

發電(발전)을 하는 기계장치 및 부품개발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논리이다.

풍력발전기가 이토록 유용하니 이 땅의 수호신이라고 불리어져야 한다는 생각 마저 던다. 그렇다면 이런 풍력발전기는 많이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구조물을 보면 왜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걸까. 그리고 왜 수호신이라기보다는

괴물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까. 사실은 이 많은 풍력발전기들이 얼마나 많은 전력을 생산해내는지 잘 모른다.

그리고 생산된 전력은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자연보호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매봉에서 남쪽을 향해 초지 가장자리 오솔길로 20여분 내려가면  차도로 진행하게 되는데 오른편은 광활한

 삼양목장 초지가 펼쳐진다.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차도가 지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관광객을 위해 대간 능선이

 차도로 변하고 있으니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백두대간이 만신창이가 돼 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이 부근서부터 대관령에 이르기까지 햇볕을 가려 줄만한 숲이 없으므로 온몸에 볕을 받고 걸어가야 한다.

내 친구가 관절염에 좋다고 하면서 캐오라고 부탁한 엉컹퀴 - 꽃도 참 이쁘네

 

오늘 구간(특히 풍력 발전기가 서 있는 구간)에는 임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거미줄처럼 얽힌 임도가 목장 운영에

 필요해서 예전부터 존재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풍력발전기를 연결하는 도로로 이용된다.

(풍력 발전을 위해 마루금의 도로를 더욱 확장된 것은 틀림없다) 풍력발전기가 고장이라도 나면 차를 몰고 와

하니 임도級 도로가 필요할 것이다.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을 보호한다는 풍력발전기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오늘 구간은, 입으로는 ‘자연보호’ 실제로는 ‘자연파괴’라는 생태정신 분열증을 지니고 있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꾸짖고 있다.

동해 전망대에서 - 이곳에선 강릉과 주문진을 비롯한 동해앞 바다가 눈앞에 와 있는 느낌이다.

 

동해 전망대 큰 돌비석이 장식되어 있고, 흉물스런 휴게소가 원숭이 우주정거장 처럼 나즈막히 자리한 채 대목장 지난

막걸리집 앞마당인냥  어지러운 광경을 연출하는 동해일출 전망대 풍경이다. 태극기 휘날리는 영화를 촬영하며 생긴 장사 속인가.. 

 이제 단속지역(매봉까지 단속구간)을 벗어나 무거운 베낭을 벗어나 아침 만찬을 즐긴다.

동해전망대는 등산객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삼양목장 측에서 관광객을 위해 마련한 곳이다.

그래서 전망대 오른편엔 관광객을 위한 넓은 주차장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주문진을 비롯한 동해안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특히 아침의 일출을 보기에 좋은 곳이라고 하며 사방으로 전망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라면을 생산한 삼양식품 전윤중 회장을 기리면서 만든 전망대가 오히려 흉물로 변해있다.

 아랫것들이 했다면 그 분을 욕되게 하는 것이니 대간 능선을 원상복귀를 했으면 하는 것이 범여의 생각이다.

동양 최대의 목장인 삼양목장(삼양라면)의 전경

전망대에서 400m 정도 차도를 따라 남진하면 삼거리를 만난다. 거기 삼거리 표지판에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라 표기돼 있고,

이정표에 '(동쪽)선자령 4km, (북쪽)동해전망대 0.4km, (서쪽)정문 3.6km'라 적혀 있다.

여기서 정문이란 아마 관광목장 정문인 것 같다. 그리고 길옆 목초지에 '목초는 우유와 고기입니다, 해발 1,165m'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600만평, 여의도의 7.5배이며, 동양최대의 목초지라고 하는데 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곳곳에 공사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백두대간이 차도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장으로서의 구실은 그만두고 이 일대를 관광지로 꾸미려 하는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한다.  

이 곳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웰컴투 동막골의 촬영지란다

모순은 또 있다. 왜 대간 마루금 상에 서 있느냐라는 점이다. 물론 바람이 많으니 여기에 서 있겠지만 대간에 이러한 구조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것은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
山自分水嶺의 원칙에 따라 형성된 대간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지리학의 개념과 이론을 제공하기 이전에 우리 민족의 사상과

신앙이 탄생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제시대 일본인들은 우리민족의 精氣를 절단하기 위해 대간 마루금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

 워낙 많이 박았기에 아직도 다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이라고 쇠말뚝을 찾아내고 제거하면 뉴스거리로 다루어지고 있다.

풍력발전기를 세우려면 쇠말뚝이 아니라 이 보다 몇 백배 더한 파일을 대간 마루금에 박아야 한다.

대간 마루금에 일본인들이 쇠말뚝을 박아 우리 정기를 말살하면 안 되고 우리가 파일을 박아 스스로 정기를 파괴해도

 된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오늘 이 구간의 무수히 많은 풍력발전기들이 外資에 의해 들어섰다는 소문도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외자가 어느 나라에서 들여왔는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風水라는 미신에 현혹된 논리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제기될 수 있지만, 풍수는 소위 지도층에 의해 더 많이 신봉되는

사상이기도 하다. 풍수는 현대 과학으로는 검증할 수 없는 과학이라는 주장도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대간 마루금

상에 주인처럼 버티고 있는 괴물은 후손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기는 셈이다.

곤신봉(해발1127m)

황병산 동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강릉 七事堂 서북에서 제일 높고 방위가 坤申方이라 해선 곤신봉(해발1127m)이라 한다고 한다.

풍력발전기가 줄지은 삼양목장 위 산채 시험장 넓은 안부(1142)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하며 깎여 나간 곤신봉 옆자락을

아쉬운듯 뒤돌아 보며 설마하니 마루금 정상을 깎아 없애지는 않았으리라 하면서 뒤돌아 가서 살피고 싶은 심정이다. 

무심히 돌고 있는 바람개비 날개가 점점 형태를 뚜렷하게 보인다.

곤신봉은 대공산성에서 바라보면 곤신 방향(서남쪽)에 있다고 해서 곤신봉이라 했다고 한다.

 곤신봉에서 선자령에 이르는 일대가 드넓은 평원이어서 겨울철 선자령의 눈 덮인 설원이라 함은 곤신봉에서 선자령에

 이르는 일대를 말한다.

곤신봉에서 왼편으로 300m 정도 내려가면 '대공산성 갈림길'에 이른다. 거기 이정표에 '곤신봉 0.3km,

대공산성 1.3km, 선자령 2.2km, 보현사 3.4km'라 적혀 있다. 대공산성(大公山城)은 일명 보현산성 혹은

 대궁산성이라고도 하는데, 발해 왕 대조영(大祚榮)이 쌓았다고도 하고, 고구려 유민이 쌓았다고도 하나

 확실한 것은 알 수가 없다. 

선자령(해발1157m)에서 - 평창 도암면과 강릉 성산면의 경계로 대관산(大關山) 혹은 보현산(普賢山)으로 불렀고

 불렀고 보현사에서 보면 마치 떠오르는 달과 갔다고 해서 만월산(滿月山)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하얀 표지석으로 단장한 仙子嶺(1157)에 이른다. 부드러운 능선이지만  불룩 솟은 봉우리에 왠 고개 嶺을 붙였는지

항상 궁금하다. 10여분 휴식을 취하며 진행을 늦춘다.

 초막골계곡 선녀들이 목욕 끝내고 보현산 능선을 날라오르는 낮은목으로 떨어지는 발길이 간간이 이어지는 너덜돌들에

 조심스럽고, 왼쪽 대관령 목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스치며 잠시 축축한 목초지를 건너면서 풍력 발전기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근래에 40여기가 훨씬 넘었다니 그 공사의 진행과정이 만만치 않았으리라..

부디 잘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끝 마무리엔 1-2m정도 폭의 대간 마루금 흙밭 길 보존하는 지혜를 갖추길 간절히 촉구한다.

 자연을 이용하는 좋은 발전 계획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공사가 끝난 후 불필요한 도로시설을 메꾸고 복원하여 자연 보호의

그 뜻처럼 이 땅의 상징을 간직하고자 하는 민초들의 발걸음에 시멘트 차가운 소리 만큼은 생기질 않기를... 

원추리꽃도 이쁘게 피어있고

선자령은 산경표에 대관산(大關山)이라 기록돼 있는데, 정상엔 아담한 정상 표지석과 삼각점(도암 23, 1991 복구)이 있고,

 '(남쪽)대관령 5km'라는 이정표가 서 있으며, 시야가 넓게 트여 있어서 날씨가 좋을 때는 강릉시가지와 동해안까지도 보인다.

 그리고 선자령은 대관령 남쪽에 있는 능경봉(1,123m), 고루포기산(1,238m)과 더불어 겨울철 심설 산행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대륙에서 불어오는 찬 북서풍과 영동지방의 습기를 많이 먹음은 바닷바람이 맞부딪쳐서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3월초까지 쌓인 눈이 1m 넘는다고 한다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에서 - 강릉 단오제를 시작하기전 산처이 움트고 곡식을 파종하고 대지신과 산신과 천신께

 무탈 기원및 단오굿과 풍어굿을 올리는 곳이다. 백두대간에서 약 500m 정도 비켜나 있다 

송신소 아래에서 20여분의 휴식을 임도로 접어드니 국사 성황당 갈림길에서 고승 범일국사의 영혼이 대관사 산신각에

모셔진 김유신의 영혼과 함께 대관령의 시원한 바람이 산꾼을 맞이한다  머리위로 날개짓 하며 올라 멀리 칠성산

 아래 학산 마을에 자리한 사굴산문으로 아련하게 보인다.

아무튼 실존 불교 고승이 강릉의 수호신으로 섬겨지며 민속 성황당에 모셔지는 특이한 사례이다.

 새삼스레 밟아가는 풀섶 황토길이 왜 그리도 정겹고 발길이

 부드러운지..간간이 장식처럼 서있는 바위들이 어슴푸레한 푸른 하늘에 맑은 구름이 다가오며  원추리 몇포기로 앞

자락을 단장한다. 

대관령 고개에서 내려다 본 강릉시내

대관령 일대에는 민족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하고많은 옛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그래서 대관령 북쪽 1.4km 지점의 국사성황당(國師城隍堂)에는 유명한 강릉 단오제 주신인 범일(梵日) 국사가

 모셔져 있고, 그 옆에 있는 산신당엔 대관령 산신인 김유신(金庾信) 장군이 모셔져 있는가 하면, 맞은 편

 능경봉 자락엔 바람과 기후의 조화를 천지신명에게 비는 인풍비(?風碑)가 서 있다. 

대관령 터널이 개통된 이후 옛 영화(榮華)는 온데간데 없고 호젓하기만 한 대관령

대관령을 비롯한 이 일대에는 겨울철엔 몹시 춥고, 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며, 눈이 엄청나게 퍼부어 적설량이

 많은 곳이다. 추운 고장인 대관령 남쪽 횡계 지역엔 겨울철 눈이 내리면 녹지 않고 계속 쌓여서 마치 설국을 방불케 한다.

눈이 많이 쌓이면 무릎이 잠길 정도이고 심할 땐 지붕 처마 밑까지 쌓이기도 한다. 그리하여 근년에 들어서서 눈 많은

 고장의 장점을 살려 용평 스키장을 비롯하여 겨울철 레저 단지로 더 유명해져서 시가지는 옛 모습을 잃었으나

각종 겨울 레저 용품점, 음식점, 숙박업소가 즐비하여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이젠 조석으로 선선하여 가을로 접어든 느낌 새벽 3시에 진고개에 도착하니 오한이 올정도로 날씨는 춥고

버스기사가 길을 착각하는 바람에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었다. 더군더나 오늘은 입산금지구역이

14km나 걸려있어 8시 이전에 통과해야 하기에 모두들 맘은 바쁘기만 하고... 워밍업도 없이 산행을 시작

거의 뛰는 수준으로 노인봉을 지나 소황병산에 도착하니 여명은 밝아오고 목초지에 잠깐 들어섰다가 다시

산길로 접어 들고 한 다. 아침이 밝아 오면서 동양 최대의 광활한 삼양목장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풍력 발전기가 즐비하고 이국의 맛이 물씬 풍기는 초연함이 있다

산행때 느낀 것은 유명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테마중 꺼져가는 조국 오스트리아 운명속에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으며 그린빛 찬란함이 안데스 산맥을 뒤덮으며 오직 조국의 안녕을 기원하는 한 가족의 절규와도 같은

에델바이스의 합창하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곳 같다. 이 코스는 총 26km중 진고개에서 소황병산까지

약 9km를 빼곤 목초지, 임도, 콘크리트길에다가 전면이 전부 보이고 부드러운 육산이지만 고도 편차가

엄청 심해 엄청난 체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코스이다. 흔히들 백두대간 뛰는 산꾼들에겐 보너스 구간

이라고 하는데 나같은 범여 스타일은 전혀 아니네요(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ㅋㅋㅋㅋ)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매봉-동해전망대-곤신봉-선자령-새봉-대관령-주차장까지 총 26km를 약 

8시간만에 내려와 차가운 물에 알탕하고 이스리 한병을 마시고 나니 졸음은 쏟아지고...

대관령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 드높은 하늘에 서울 근교 산행만 하는 

불쌍한 중생들 생각에 가슴이 아프기만 하고  저 중생들에게 이 장면 어케 설명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