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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백두대간 1차 북진(終)

백두대간 제42구간 - 진고개-동대산-두로봉-응복산-약수산-구룡령

by 범여(梵如) 2010. 3. 25.

산행일시: 2009년  9월 12일~13일

산행구간: 진고개-동대산-차돌백이-두로봉-신배령-만월봉-응복산-마늘봉-1262봉-1282봉

              약수산-구룡령

거리/시간: 약 24km / 약10시간 소요

 

오대산(五臺山)은 붓다의 땅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비로봉 오르기 전 상원사 적멸보궁에 모셔져 있다.

五臺는 다섯개의 봉우리와 다섯개의 사찰을 말함이니 <五=효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臺=동대사, 서대사, 남대사(월정사),북대사, 중대사>이다.

 

다섯 고산 대장군들이 기치창검을 들고 붓다(부처)의 땅을 지키고 있으니 거룩하고 고귀하도다.

오대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높고 깊어 울울창창함이 헤아릴 수 없어 깊이를 가름할 수 없도다

오대의 주봉(主峰)은 비로자나(毘盧蔗那)이니 비로봉(1563,3m)으로 양 진영으로 효령과 상왕봉이 포진하고

북으로는 백두대간의 두로봉과 남으로는 동대산이 갑문을 지키고 있다.

 

이곳 오대산은 백두대간의 심장부요, 남으로는 노인봉-황병산-능경봉-청옥,두타와 태백산이요

북으로는 점봉산-설악산-우리들이 갈 수 없는 북녁 산하이다. 백두대간이 오대산 두로봉에서 가지를 쳐

상왕봉-비로봉-효령봉-계방산-운두령의 줄기 따라 서쪽으로 태기산-오음산-용문산 같은 태산을 이루고

양수리 한강에서 맥을 다하는  가칭 한강기맥이다. 

 

오대의 크고 작은 물줄기들이 사방팔방으로 뻗혀 나가고 수량(水量)이 넘쳐 많은 사람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미천골 자연 휴양림은 응복-약수산에서 흘러내려 3~40리의 맑은 계곡을 이룬다.

미천(米川)이란 옛날에 이곳에 불제자들이 이곳에 많아 공양(밥)하기 위하여 쌀 씻는 물이 도랑을 이룬다

하여 붙혀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와 고도표

 

 

진고개

진고개 휴게소에서 금방이라도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질 것만 같은 새벽 1시에 산행을 시작하다 

진고개에서 구룡령에 이르는 구간은 구간 전체가 1,000m 넘는 능선이고,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아 원시 자연의 원형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대간 길이어서 산행하는 동안

깊은 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많은 역사와 전설이 이 오대산 지역에 포함되어 있는 구간이라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20여명의 산꾼들이의 머리에 헤드렌턴 불빛이 고요한 적막을 깨트린다.

하늘에는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질듯한 느낌이다.

동대산 정상(1,433.5m)

 평창군 도암면과 진부면, 그리고 강릉시 연곡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비로봉 동쪽에 솟아

있다고 하여 동대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산의 규모가 커서 비로봉에 버금갈 정도로 장대하며,

오대산의 주찰인 월정사(月精寺)도 동대산 아래에 위치해 있다.

 

들리는 소리라곤 산꾼들의 가뿐 숨소리만들릴 뿐 진고개 출발 1시간 동안 급경사를 치고 올라와 

동대산(해발 1433m)정상에 도착 1시간 여의 달빛 구름타기를 마치니 동피골 오름길에서 구름을 내린다.

새로 갈아 넣은 헤드랜턴의 전지약은 소모량 제로인 상태이다.

보름달은 아니지만 맑은 날씨에 하늘에 가까운 1000m고지 위를 밝히는 달빛을 벗삼아 숨죽인

구름타기로 무사히 동대산 30m아래 정상 자락에서 천천히 구름타는 산꾼들을 기다리며 30여분

달빛 사냥을 즐기나, 땀이 식어가는 1400 고지는 자켓을 꺼내게 만든다.

동대산 정상에서 본 음력 칠월 스무닷새날의 조각달은 왜 그리도 밝은지...

차돌백이

차돌백이란 크고 하얀 차돌 바위가 박혀 있는 곳이란 뜻인데, 등산로 옆의 숲 속에 하얀 차돌 바위가 3~4개

뭉쳐서 3m 정도의 높이로 서 있어서 신기하고 색다른 광경을 보여 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차돌바위라고 하며 주위에는 조금만 차돌들이 산재해 있다.

그리고 이정표엔 현 위치 차돌백이 해발 1200m/ 두로봉 4.0km/ 동대산 2.7km라고 적혀있다. 

  

동대산 출발 1시간만에 만난 차돌백이

수줍은 여인의 하얀 속살만큼이나 맑은 바위(규암)  대간길에서 이런 바위는 처음 만났다.

정북으로 방향을 잡아 가벼운 내림길을 밟아 내리니 1421고지를 지나, 1406 공터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본다. 가물거리는 별빛이 아침 나절의 옅은 안개를 예고하니, 마루금 양쪽의 화려한

 계곡 절경을 숨길까봐 걱정된다. 두로봉까지 왼쪽 발아래를 이어가는 신선골 계곡

너머 비로봉이 어둠속의 파란 하늘에 희미한 선을 긋는다. 두세번의 경사진 내림길을 거치며 작은 안부를

 지나니 희미한 여명 속에 크고 흰 바위 더미가 다가오며 차돌배기 암릉에 다다른다.

산행 시작 3시간만에 도착한 신선목이재 - 다들 힘이 드는지 아무런 말도 헤드렌턴에 의지하여 무작정

걷고 또 걷기만 하고....

날씨가 너무 추워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속에 차가운 바람을 피하려 자켓을 커내입고

신선목이 다다라 잠시 배낭을 벗은 채 두로봉 된오름을 준비하며 자작나무 흰껍질을 감고 오르는 넝쿨을 바라본다.

저만치 작고도 빨간 열매를 잎 떨군 가지 끝에 매단 채 여름의 힘든 忍苦의 결실을 버티고 있는 이름 모를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산꾼들을 쳐다보고 있구나

길도 제대로 없는 곳에서 나보다 먼저 지나간 산꾼들이 무수히도 많구나...

두로봉을 향하는 모처럼의 된오름에서 새벽의 구름타기 긴장에서 시작된 피로가

밝아오는 아침을 타고 졸음으로 밀려들기 시작한다. 랜턴을 벗어 베낭에 넣고 제 각기

자유로운 걸음으로 이어지는 행렬이 점점 간격을 벌이기 시작하며 앞뒤가 멀어지는

 조용한 급경사 오름길을 꽤 많은 땀을 흘리며 천천히 想念의 발길을 이어 오른다.

두로령으로 이어지는  북대사 갈림길에 이를때 까지 단조롭고 가파른 된오름에서

 뒤를 돌아 보니 멀리 동대산 북쪽으로 해가 솟아오른다. 안개 속으로 올라 오는

둥근 햇살이 눈도 부시지 않게 달처럼 내 등뒤를 따라 붙는다.

두로봉(頭老峰, 1422m)

산봉우리가 노인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대로 이름이 된 두로봉(頭老峰, 1422m)

頭老峰 강원도 평창군(平昌郡) 진부면(珍富面)과 홍천군(洪川郡) 내면(內面) 및 강릉시(江陵市)

연곡면(連谷面) 경계에 있는 산. 해발고도 1422m. 한반도 지형의 척량부(脊梁部)를 이루는

태백산맥 중의 동대산(東臺山, 1434m)·복룡산(伏龍山, 1014m) 등과 함께 오대산(五臺山)에

 솟아 있는 고봉의 하나이다. 연곡천(連谷川)과 홍천강(洪川江)의 발원지이며, 남서쪽 기슭에

상원사(上院寺)와 미륵암(彌勒庵)이 있고, 오대산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두로봉 정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고 아직도 갈길은 멀기만 한데...

긴 오름의 끝에서 숨을 돌려 팻말을 보니 어느새 2차 북대사 갈림길, 두로봉 정상이다.

여늬 봉우리와 달리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도 크고 둥근 원호를 그리는

 頭老峰 산 마루금이 대간 마루라고 달리 뾰족할 리도 없겠지만, 정상에 서니 저 멀리 동해에 여명이 밝아 온다

범여는 오늘도 별(?)을 하나 또 다는구나. 두로봉에서 신배령까지 10여km구간이 단속간이라서...

두로봉에서 이르면 신배령 직전의 공터까지 입산을 금지한다는 간판이 서 있고, 거기서 오른편으로

홍천 내면의 조개골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산행을 하면서 이유도 모른 채 황당하게 제재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1210고지-신배령-두로봉 구간, 이곳이야말로 왜 통행금지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곳이다.

진고개를 출발하여 구룡령으로 향하는데, 이곳에서 구룡령으로 되돌아가라는 말인가.

무슨 처사를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벌금까지 부과한다고 엄포를 놓으려면 확실한

이유라도 밝혀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단속구간 빠져 나가는 신배령 길에서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일출을 맞이하고

신배령을 지나 복용산 갈림길 오름 직전에서 쉬고 있는 선두 산꾼들을  겨우 따라잡고 조금 일찍 출발한다.

 아무래도 아직 반이나 남은 구간이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이미 예상 시간 보다 20분이나 지체된 체크타임이 

뜨거운 햇살과 함께 등뒤를 떼밀지만 선두조는 이미 보이질 않는다. 다행히 마음 한 켠이 가벼워지는 건

국립공원을 벗어났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반겨주는 대간 길이다.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국립 공원제..

공단 직원을 위한 관리공단..금지 일변도의 보호정책..오늘날 지방자치제에서 국립이란 제도가 도대체 수입이

적어 중앙지원을 위한 것인지.. 국민들이 자기 하인쯤으로 생각하는 멍충이들만...

산에서 만난 당귀 - 응복산 올라가는 길에서 귀한 산당귀를 만나 얼른 가방에 있는 조그만 갈쿠리로

뿌리채 캐어 베낭에 넣고 오늘은 확실한 전리품을 하나를 노획(?)했다

만월봉 가는 길에서 잡은 상월봉(해발1491m)의 운해(雲海)

대간의 支山(가라뫼, 갈라진산)인 毘蘆峰을 주산으로 이루어지는 五臺山은 자장율사의 문수보살이 가득한

큰 계곡들을 품은 채 아랫 길 상원사에는 적멸보궁의 사리와 史庫의 기운을 맛볼 수 있으리니, 월정사 큰 냇물

 앞에서 맑은 얼굴 비추며  흘러 내리는 가을을 준비하는 단풍 물결에 사랑의 시 한 수 읊으면 그 또한

 극락을 맛볼지니...

만월봉(滿月峰:1,281m)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판과 나무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삼각점(연곡 434, 2005 재설)이 있으며, 

이정표가 있어서 ‘응복산 1.5km, 두로봉 5.4km, 통마름 2.1km’라 적혀 있다. 주변에 간간이 주목이

 보이고, 마가목, 참나무, 산목련 등 키 낮은 잡목이 울창하다.

안내판에 의하면, 옛날에 어느 시인이 이 봉우리를 바라보고(아마 양양 쪽에서)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서 솟은 달이 온산에 비침으로 만월이 가득하다고 하여 만월봉이라 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보면 구릉 같은 보잘 것 없는 봉우리이지만 멀리서 보면 근사한 모양이다.

멧돼지의 횡포로 인해 페허가 된 백두대간길 - 멧돼지의 천적이 없어 해발 1000고지 이상의 산에는 어김없이 이런곳이 목격되고

응복산(鷹伏山 : 1359.6m)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양양군 서면, 현북면 경계에 걸쳐 있고, 백두대간 상에 위치한 우람한 산이다.

백두대간 상의 응복산은 매가 엎드린 형국이라 하여 일명 매복산이라고도 하는 오지 중의 오지에 있는

 산으로 인근의 오대산을 닮았는지 산의 품새가 넉넉하여 사방에 깊은 계곡을 품고 있다. 북쪽의

 미천골은 70리 계곡으로 알려져 있는 깊은 계곡이고, 동쪽 합실골에서 이어지는 법수치계곡은

보기 드문 청정계곡이며, 미천골과 법수치계곡은 양양 남대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쪽

통마름골 역시 전혀 오염되지 않은 긴 청정계곡이며 인제 내린천의 상류이다. 

 

잠시 복용산 갈림길 정상(1210)을 향해 북쪽으로 오르다가 정상 못미쳐 왼쪽으로 9부 능선을 타고 돌면서

대간 마루금은 서쪽 만월봉으로 방향을 급회전 시킨다.

 대간꾼도 사람이다? 구태여 정상을 거쳐 위험한 암릉길을 타고 내리고 싶지는 않았던지 어느새

우회길에 리본이 꽤 많이 붙었다. 오늘은 시야를 넓어 오른쪽 법수계곡과 왼쪽 명개 계곡을 구름처럼

조망한 뒤 암릉 구간을 벗어나 몇 걸음 올라서니 한두명 설 자리도 비좁을 만월봉(1282) 꼭대기에

 표지판 하나 걸어둘 변변한 나무 한 그루 없이 잡초만 쓸쓸하다.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잡은 채 다가오는

 응복산의 큰 오름을 마주하며 너덜 돌 조심스런 내림 길을 잠시 밟은 후 통마람골 갈림길 안부에 설치된

간의의자에서 땀을 닦는다

오대산의 오대(五臺)란 주봉인 비로봉(1,563.4m)을 비롯하여 호령봉(1,560m),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이렇게 다섯 봉우리를 일컫는 말이다. 이 다섯 봉우리의 정상이 모두 평평한 대(臺)를 이루고 있어서 오대라고

 하며, 이 다섯 봉우리가 연꽃처럼 둘러싼 수술 자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오늘은 가시거리가 50km이상은 되는가보다 저 멀리 흰구름이 있는 봉우리가 설악산 대청봉이다.

 

오른쪽 불바라기 약수로 지난 추억을 흘려 보내고, 안간힘으로 20여분 새롭게 설치한 계단 섞인

 능선을 디뎌 오르니 오른 쪽 전망대 바위 위로 미천골 구름이 밀려 오른다. 멀리 한계령이 가물거리고

지나온 대간길 저 멀리 두로봉도 보이건만...아직도 약수산 정상은 모습을 보이질 않는다.

해발 1300고지 이상에서만 보이는 마과목 열매(관절에 특히 좋다고 함)

약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구룡령길

구룡령(1031m)은 북으로는 설악산과 남으로는 오대산에 이어지는 강원도 영동(양양)과 영서(홍천)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일만 골짜기와 일천 봉우리가 일백 이십여리 구절양장 고갯길을  곳으로 마치

아홉마리 용이 서린 기상을 보인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구부구불한 길이 강원도임을 느끼게한다.

 

구룡령 내림길을 내려다 보며 지나다니는 차량들의 소음마저 반갑다.

또 다시 휴식을 취하며 지친 다리를 식힌 뒤 급경사 내림길에 대비한다.

10여분 계단길을 밟아 내린 후 1218안부에서 명개 약수골의 늦여름의 산을 맛보고 구룡령의

소란스런 말소리 마저 가깝게 들리는 내림길을 계속 재촉하나, 점점 뜨거워지는 늦여름의

태양이 쬐이는 구룡령 구불구불 고갯길이 눈앞에 손에 잡힐듯이 들어온다. 

작은 화재를 겪은 듯한 능선의 검은 고사목을 지나서 마루금은 동물 보호통로로

 이어지며 철조망으로 막힌 채 왼쪽 내림길로 우회하여 휴게소 뒷마당으로 이어진다.

약수산(藥水山:1306m)

약수산은 그 부근에 약수가 많아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즉 산의 남쪽엔 명개약수,

서쪽엔 삼봉약수, 북쪽엔 갈천약수가 있고, 동쪽엔 불바라기약수가 있어서 사방에 약수가 있는 셈이다. 

 높은 산의 봉우리답지 않게 정상은 좁고 옹색하다. 청동으로 만든 정상 표시판이 바닥에 박혀있고

삼각점(연곡315. 2005 재설)이 있다.

  

만월봉에서 이 곳 약수산(해발1306m) 고도편차가 얼마나 심하고 힘이 드는지 - 다왔다 싶으면 또 걸어야 하고

 이리저리 약올리면서정상을 밟게하는구나 그래서 약수산이라고 부르는가보다(범여의 생각 中에서)

 

멀리 서쪽으로 이어지는 약수산 능선을 바라보자니 물결처럼 다가오는 서너개의 봉우리가 맞닿은 채 겹쳐진다.

 10여분 만에 오른 마늘봉(1126) 정상에서 곧 바로 이어지는 1261봉 오름길이 다시금 30여분 가파른 숨결과

 함께 이미 10시간이 가까워지는 행보에 결정적인 고통으로 다가온다 구룡령 쪽에서 올라온 가족

등산객들의 여유로운 점심 회식이 부럽다. 아직도 2시간은 더 가야 되는데..평소에 잘 먹지도 않던 물병이

 벌써 두병째 바닥을 보인다. 이제 부터는 무아지경으로 걸어야 한다. 오직 시간만이해결해 줄 뿐이다.

계속 이어지는 1281봉을 단숨에 오른 후 왼쪽으로 급히 꺽어 내리며 마지막 약수산을 마주한다

오늘의 하산 종착지인 구룡령 백두대간 표시석에서 - 약11시간의 긴 여정은 끝나고

많은 예산을 낭비하며 만든 동물 이동 통로와 휴게소 시설의 근접으로 인한 동물 생태에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산림전시관으로 운영된다던 휴게소 건물이 어쩐 연유인지  개인의 살림집으로 바뀐 채,

주차장은 몇몇 개인차량과 산림청 공무용 차량 1대만 주차한 채로, 고추말림 마당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휴일 행락객 차량이 빈번한 56번 도로위에 늘어선 관광객들의 차량에서 길을 건너 오가는 위험스런 상황은

이어지지만,이유없이 막아선 주차장 진입 금지 차단기로 통제하는 민간인 거주자가 어떤 기관의 관리 계약을

 수행하는지 알 수가 없다. 참 어이없는 이 땅의 행정 현실이다. 엄연한 공유 시설을 개인의 통제하에 방치한 채

 관광철 휴일을 낮잠 자는 행정력이여...

알탕 - 이 맛을 알란지 모르겠다. 산삼 썩은 물로 알탕을 하고나면 10년은 젊어진다.

오대산(1563m)의 깊고 깊은 구룡령 계곡에서 범여가 세상의 온갖 잡것들을 씻어내고 있다.

 

요즘 조상의 묘소에 벌초하는 시즌이라 차량의 정체를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1시간을 일찍 서울에서 출발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하니 새벽 1시경 워밍업도 생략한 채 진고개를 출발 동대산으로 향했다

어제 저녁에 내린 비 때문인지 벌써 이곳은 체감온도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그래도 걸으면 땀이 나기에

바람막이 자켓은 벗어 베낭에 넣고 그냥 헤드렌턴에 모든걸 의지하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동대산까진 엄청 급경사이다. 모두들 힘이 드는지 아무말없이 걷기만 했다.

들리는 소리라곤 산꾼들의 거친 숨소리와 스틱 부딪히는 소리뿐.... 평소보다 일찍 산행을 시작하다보니

거의 5시간여를 아무것도 구경할 수가 없다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가 없고 두로봉을 지나고 단속구간

낭떠러지 만큼 급경사에 도착할 즈음 여명은 밝아오기 시작하고... 일단 단속구간 마지막구간인 신배령까진

빠져 나온 후에 아침 식사겸 휴식을 취하려 하니 차가운 바람이 겨울을 연상케하고...

만월봉 가는 길에 상월봉의 운해는 천상세게를 연상케하고 50km이상 떨어져 있는 설악산 대청봉도

시야에 들어오고 만월봉, 응복산, 1261봉을 거쳐 약수산을 가는 길목은 왜이리도 고도편차가 심하고 힘이드는지

이리저리 약을 올리면서 가는 산이 약수산인가? 약수산 정상에 서니 산의 허리를 잘라 만든 구룡령이 보이고

진고개-동대산-차돌백이-두로봉-신배령-만월봉-응복산-마늘봉-1262봉-1282봉-약수산-구룡령의 약24km를

약10시간만에 걸쳐 구룡령에 도착하여 오뎅에 막걸리 한사발에 온 세상이 내것인냥....

구룡령 계곡에서 세속에 온갖 묽은 잡것들을 버리니 기분은 쿨하고

아 오늘도 대간길 한 코스를 마감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