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9년 12월~6일
산행코스: 구룡령-치밭골령-갈전곡봉-왕승골 갈림길-1,020m봉-언내골 갈림길
1061m봉-황이리 갈림길-쇠나드리(바람불이)-조침령-진동리
(마루금 21km, 날머리 1.6km 11시간 30분 소요)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오늘 산행이 힘들겠구나 생각하고 베낭을 메고 버스를 타러
밤 11시 양재역에 도착하니 날씨는 더 추워지고... 차에 타자마자 잠에 떨어지고
일어나니 구룡령 도착 시계는 새벽 3시 30분을 가리키고..차에서 중무장을 하고
차에서 내리니 세찬 바람에 금방 손은 시리고 입구에 들어서니 입산금지라..
에라 모르겠다
오늘도 별(?)하나 추가하고 무작정 산으로 올라갔다.
산 능선에 도착하자 눈은 허벅지까지 들어가 도저히 치고 나갈 수가 없다.
거기다가 길이 보이지 않으니 난감하다... 기온은 영하 12도를 가르키는데
서 있기도 힘들만큼 불어대는 바람에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는 훌쭉 넘는것
같고 거기다가 대간길은 움뿍이고 능선이다보니 바람이 불어 거기로 눈이
모이다보니 깊은 곳은 허리까지 빠진다. 이정표가 되어주는 리번도 많이 없고하여
산악용 G.P.S로 길을 찾으면서 가야하는데 날씨가 추운 탓인지 작동이 더디다,
거기다 러셀하면서 가야하니 시간도 두배 체력도 두배가 든다. 새벽4시의
칼바람에 나무에 부딪히는 바람소리는 한많은 여인의 절규와도 같은 느낌으로
들리고 구룡령에서 갈전곡봉까지 거리는 4.2km. 3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평소의 2배반) 잠깐 숨을 돌리고 물한모금 하려니 수통은 완전히 얼어 돌덩어리가
되었다...모든걸 포기하고 걷기 시작했다. 서있으면 추워서 견딜수가 없기에 걷고 또
걸어서 968m봉 아래 바람없는 곳에 자리잡고 아침식사를 하려는데 보온도시락과
국통이 얼어서 열리지가 않네... 그리고 장갑을 벗어니 손이 얼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할 수없이 본온통의 커피에다 초코파이 3개, 그리고 따뜻한 사케 한잔에
아침을 대용하고 걸었다. 그래도 사케(일본정종)가 몸을 많이 데워져
체온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쇠나들이를 지나니 지치기 시작한다.
산행 시작한 지 10시간째 원래 이 코스는 무난한 코스 대간꾼들에겐 당일
산행을 많이 하는 코스로 7~8시간 소요되는 곳이다. 거기다가 눈이 많아
아이젠의 스파이크를 긴것을 사용하니 피로도가 배로 오는 느낌. 여기서는
오르막내리막 몇번을 한다음에야 하산 지점인 옛조침령에 도착 후배 산꾼말이
생각난다 행님 백두대간은 날로 먹는 구간이 한곳도 없구만요
구룡령~조침령 지도&고도표
3D 지도
구룡령-갈전곡봉-쇠나드리고개-조침령,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끊임없이 오르고 내려야
한다고 해서 일부 대간 산행인들 사이에 다소 지겨운 듯한 인상을 주는 구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이 구간을 걷는다. 구룡령에서 들머리를 잡고 산행을 시작했다.
생태 이동 통로 옆길을 따라 바로 마루금에 올랐다.
불과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가 많은 눈으로 인해 20분 이상이 소요된다..
새벽 3시 45분 구룡령에 도착해 온도계를 보니 -12도 사람이 서 있지도 못할만큼 칼바람이 불어댄다
아마 체감온도는 -20도는 넘지 않을까 싶다. 산하고 연애(?)하는 산꾼들이 이 정도 추위쯤이야
완전 중무장을 하였는데도 뼛속까지 스며오는 차가운 기온은 정말 진정한 겨울맛을 느끼게 한다
눈이 꽤 많이 왔다. 이곳은 강원도로 넘어가는 5개령(대관령,구룡령,한계령,미시령,진부령)중
가장 높은 곳이다. ..시작에 입산금지를 해놨다.헤드랜턴을 밝혀 들머리를 향해 쳐다보지만
온통 눈으로 뒤덮인 산은 적막할 뿐이다.
홍천 군청에서 휴게소 마당은 바리케이트로 막아진 채로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있나보다.
이 나라 곳곳에 산재한 공무집행의 어둡고 그늘진 현장을 한 밤에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서울로 다시 갈 수가 없었다. 오늘도 전과기록(?)이 하나 늘리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러셀(눈을 치우면서 길을 만들어 가는것)하면서 가야하니
체력이 많이 소진될 것 같아 걱정이다...두어 번 정도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갈전곡봉에
닿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바람으로 인해 능선으로 몰리는 바람에 길을 찾을 수가 없다.
거기다가 칠흙같은 어둠에 길이 보이지는 않고... 선두대장이 긴장을 하기 시장한다.
산악용 G.P.S로 길을 찾아보지만 기계도 너무 추운지 작동이 되질 않는다
. 겨우 리번을 찾아 다시 길을 나선다.
葛田谷峰! 갈전곡봉 아래 어느 골짜기에 칡밭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오늘 구간의 최고봉이긴 하지만 모양새는 그저 평범하다. 대간 마루금 산행이 트랜드로
자리를 잡지 않았더라면 찾아오는 등산객이 결코 많지 않았을 그런 산이다.
갈전곡봉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는 진행방형과는 달리 왼쪽(서쪽)으로 짧지만 힘찬 산줄기를 빚어낸다.
가칠봉-구룡덕봉-방태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이다. 모두 1,200m가 넘는 고봉들로서 등산객들에게
오히려 갈전곡봉보자 잘 알려진 산들이다.
눈이 많이 쌓인곳은 1m 가 넘게 쌓여 허리까지 빠진다.
더구더나 대간 능선과 길은 옴푹 파여있어 바람이
불어 눈이 몰려 있기에 상당히 힘이들고 길 자체가 보이지 않아 시간도
많이 걸리고 무척이나 힘이든 산행이었다.
치밭골령(앳 구룡령 정상)에 도착 물 한잔 하려니 수통에 물이 벌써 깡깡 얼어 마실수가 없었다
간간이 숨어 밟히는 돌들과 나무 뿌리에 발목이 불안하여 밤길을 조심스레 밟아 나간다.
작은 오르 내림으로 구룡령 옛길 안부에 다다라 잠시 숨을 돌린다. 좌우로 뚜렷한 고갯길이
나 있지도 않으면서 마루금을 이용한 옛길이 이어지니, 고개와 고개를 이어주는 대간 길이
인간의 통로로 이어져 왔음을 엿볼 수 있다
양양(돋달/돋다리/日出山)고을의 변두리 오지 마을인 오른쪽 갈천 계곡엔 칡밭(치밭골/葛田)이
많았던가..대간 길엔 칡넝쿨 하나 보이질 않는데..방태천,계방천을 양쪽으로 이루어
내린천으로 이어질 계곡이 가칠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사이에 두고 깊은 屯地를
이룬 채 긴 겨울 잠을 준비하며 적막하다.
오늘 산행 코스중 가장 높은곳 갈전곡봉(1,204m/m)정상에서 - 구룡령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4.2km 이곳까지 오는데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정감록에 보면 강원도 인제의 후미진 일곱 곳을 3둔 4가리라 하여 최고의 피난처로 꼽았는데
지금까지 오지(奧地)의 대명사로 불린다. 둔(屯)이라 함은 유심한 골짜기로 이어지는 깊은골에
사람 몇이 숨어살 만한 작은 은둔처를 가리키고 가리(耕:갈이)란 화전을 일구어 한나절 밭갈이
할만한 곳으로 난세를 피해 살만한 곳이라고 한다. 3둔은 살둔(생둔),달둔(월둔),귀둔을 지칭하고,
4가리는 아침가리(조경동) 연가리, 적가리,명지가리를 말한다. 점봉산, 구룡덕봉, 방태산 등,
크고 작은 산들의 안과 밖으로 사방에 있는 곳을 말하며 3둔 4가리의 핵심은 조경동과 진동계곡이라고 한다.
968m봉 바로 아래 있는 平海 張氏의 묘지도 눈속에 묻히고
오른쪽 갈천 마을의 불빛이 가깝게 보이면서 여명을 느끼고 헤드 랜턴을 끈 채 느린 걸음으로
아침가리골 샘터 갈림길 지나 왕승골 갈림길에 내려선다.
왕승골의 뜻은 잘 모르겠으나, 이곳 마을 사람들은 '왕새이'로 부르는 걸로 미루어
큰령(큰 고개/사이골)의 뜻으로 짐작이 간다.
다시 서둘러 마주보는 오름 길을 잠시 깔딱이니 봉분이 거의 사라질 정도로 낮아진 묘지 안부에 올라선다.
주로 대간길 마루금 방향으로 묘두가 자리하면 좋질 않은 느낌을 받아 왔다.
다행히 어느 후손의 관리로 儒人平海孫氏之墓임을 알리니 새로 만든 모양이다.
숱한 사연을 안고 자리한 지 얼마만에 달은 묘패일까..
부디 후손과 더불어 안식의 자리로 남으소서..왼쪽 조경동(아침가리골) 계곡이
희미한 안개 속에서 방동약수골 임도를 끼고 펼쳐진다.
구룡령-갈전곡봉 연결능선과 이 산줄기 사이에는 삼봉약수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 산줄기와
갈전곡봉에서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사이에는 방동약수가 그리고 구룡령-갈전곡봉
연결능선과 갈전곡봉-조침령 사이에는 갈천약수가 자리잡고 있다.
즉 갈전곡봉은 이른바 三派藥水의 구실을 한다. 평범한 산이 마루금 산행 바람을 타고 진가를 드러낸 셈이다.
갈천약수에서 흘러내린 물은 동해바다로 들어가지만 삼봉약수와 방동약수에서 흘러내린 물은
내린천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러니까 서울에 사는 사람이나 홍천 ․ 인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물(氵)을 같이(同) 사용하는 한동(洞)네 이웃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행정단위의 洞 또한 여기서 유래했을 터.
왕승골 삼거리에서
갈전곡봉에서 고만고만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연가리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연가리골은 奇書 정감록에 나오는 삼둔 사가리로 유명하지만 대간꾼들에겐 식수터를
제공해주는 마루금에서 가장 가까운 장소로서 더욱 친근한 의미를 가진다.
연가리골 삼거리에서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길 또한 고만 고만한 봉우리들의 연속이다.
그러나 지나온 길과는 인사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끊임없이 배낭을 당기기도 하고 고개를
숙이도록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길 또한 매우
익숙하고 친근하다. 분명 처음 찾는 길임에도 낯이 익다. 어디서 보았을까? ………
시간이 좀 지나서야 겨우 생각이 떠 오른다.
TV나 영화 혹은 화보 등에서 본 고래 등 같은 집안의 정원이다.
이제야 알 듯하다. 자연에 가까운 산수화를 그리는 분, 자연에
가까운 조경을 하는 분 이런 분들이 해당 분야에서 장인으로 꼽힌다는 것을.
결국 훌륭한 산수화를 그리는 화가가 되고 뛰어난
조경사가 되려면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자주 찾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떤 대상에 매달리고 알아간다는 것은 그것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온가 보다. 대간은 직업 정신(장인 정신)까지 가르쳐 준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인지 아름다운 상고대는 구경조차 할 수 없고
그런데 요즈음 안다는 핑계로 엉뚱한 생각을 품는 자들이 가끔 눈에 띈다. TV 등에 출연하여
거품 물고 환경파괴를 외치는 인사들이다. 曲學阿世의 전형이다. 이들 중 과연 몇이나 제대로
자연을 접해본 경험이 있을까? 이들에게 권한다. 경제성이니
합리성이니 하는 책속의 논리 형식에 파묻히지 말고 산을 찾아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 바란다. 그리고 자연(산)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보기 바란다. ………잠시 분위기에 맞는 않는 생각을 했다.
하여간 조침령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거대한 정원길이다.
그것도 대자연이 만들어낸 정원길. 게다가 안개가 살포시 내려앉아있으니 신비감마저 든다.
길 또한 편안하다. 대간 마루금 가운데 드물게 보는 비단길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김인후를 불러본다.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산도 절로 물도 절로하니 산수간 나도 절로
(山自然水自然 山水間亦自然)
아마도 절로 생긴 인생 절로 절로 늙사오리
(已矣哉自然生來人生自然與然老)
이 맛에 산하고 연애 하는거 아닌감. 청정한 공기는 꿀맛과도 같고...
쉼터에 의자도 눈에 묻혀 쉴곳조차 박탈해 버리고...
국립공원을 벗어난 이렇게 방문객이 적은 등산길에도 온갖 편의시설과 등로 보호를 위한
조치들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데,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문 걸어 잠근 채 등산로 폐쇄로
일관하니,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아무래도 정치적인 낙하산 인사의 집합체들이 머리가 나쁜 탓으로 밖에
볼 수 없으니 제발 관리공단을 해체하고, 산림청으로
이관하여 전체적인 대간 탐승길 보호계획을 수립할 수 있길 거듭 촉구한다.
아침식사를 위한 적당한 장소를 찾으며 잠시 내림길을 밟은 후 1020m봉 중턱 안부에서
상을 펼친다. 베낭속의 모든 물과 음식물이 모두 다 얼어 버렸다.그리고 손이 시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초콜릿과 육포에 초코파이로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속을 데우며 그리 급하지 않은 시간 여유를 갖고, 동료 산꾼들과 함께 느긋한 웃음꽃을 피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러셀 하면서 가려니 체력소모가 너무 많이 되는구나
우리나라 최오지인 강원도 양양군 서면의 골짜기
1061m봉 정상에서
베낭속에 싸온 음식과 물이 얼어버려 초골렛과 비상식량으로 서서 영양보충을 하고...
나무가지 뒤로 저 멀리 설악산 대청을 배경으로
1061m봉에서 바라본 미천골 휴양림
눈속에서 동심으로 돌아가고
가운데 가장 높은곳이 대청봉이고 풍력발전기 뒤쪽이 점봉산 정상이다.
저 먼곳이 눈앞에 와있는 느낌이다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서너개 오르내리며 쇠나드리가 가까워 오는 잡목 숲을 북
쪽으로 걸어 나가니 불어 오는 칼바람이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이름은 아무데나 부치지 않는가 보다 정오가 다되어도 추위는 멈출줄을 모른다.
저멀리 점봉산이 손에 잡힐듯이 보인다.
고독을 불러 일으키는 마루금 안부에 서서 멀리 미천골 넘어 조봉자락을 마주해 본다.
그 넘어 어성천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남대천은 양양을 거쳐 낙산사까지 이어지겠지..
바람불이 마을 - 구전(口傳)에 의하면 옛날에 이 마을에 살던 총각이 꼴(풀)을
먹이려고 소를 몰고 나왔다가 무지막지한 바람에 소가 날아 갔다고 한다.
지루한 오르내림이 수없이 이어진 뒤에야쇠나드리 갈림길에 내려선다.
지도상의 많은 오르내림과 갈림길 지난후에야 소나드리에
도착한다.벌써 눈길을 9시간을 걸었으니 계획보다 조금 늦더라도 곧
조침령에 닿을 시간임을 확인하며 발걸음으로 마지막 796m봉을 오른쪽으로 크게 감아 오른다.
옛조침령 가는 마지막 내리막길
잘 정비되고 마지막 날머리 안전시설 통로까지 마련된 정성을 밟고 조침령 삼거리 임도에 내려선다.
5분 정도 걸어 올라가 조침령 도로개설 기념비에 디카를 들이댄 후에 새로 뚫린 조침령
터널 입구의 삼거리까지 너털걸음으로 하산 길을 걷는다.
30여분의 비포장 임도길에서 내려와 따뜻한 홍합국물에 마시는 이스리맛 그대들은 알랑가...
오늘의 하산 지점인 옛 조침령(鳥寢嶺) - 날아가는 새도 힘이 들어 하룻밤을 쉬어
간다고 하여 조침령이라 했다 한다. 정말 오지이다.산꾼들에겐 쇠나드리로 더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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