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9년 8월 15일~16일
산행구간: 대관령-샘터-능경봉-행운의 돌탑-횡계치-고루포기산-맹덕목장-닭목령-화란봉-석두봉-삽답령
거리/시간: 약 31km / 9시간 40분 소요
대관령에서 삽답령의 3D지도
대관령 - 삽답령 지도
대관령(832m)
산행이 시작되는 대관령이란 옛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쪽의 휴게소이다. 영동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노선이 변경되어 옛 왕복 2차선 영동고속도로는 지방도(456번)로 전락하고, 대관령 휴게소는 폐기된 상태라서
드넓은 주차장이 한적하다 못해 황량하다고 해야할 만큼 분위기가 스산하다. 그런데 워낙 바람이 센 곳이라서
휴게소 주차장 한쪽에 거대한 풍력발전들이 덩그렇게 세워져 있다.
새벽 2시반 대관령에서 산행준비를 워밍업을 하고 저 안내판 뒤에 음력 6월25일 그믐달은 청승스럽게만 보이고
오늘은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고루포기산 구간을 간다. 자주 그렇게 해 왔듯이 오늘도 역방향이다.
역방향을 잡은 이유 또한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관령-능경봉-고루포기산-닭목재-화란봉-석두봉-삽답령으로
이어지는 길, 겨울 철 심설 산행지로서 더욱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박 정희 대통령이 세운 영동, 동해 고속도로비 - 大關嶺의 유래는 아흔 아홉 험준한 고개를 오르 내리며
대굴 대굴 굴러 대굴령이라 하였으나 음절이 되어 대관령이라 부른단다. 碑石 뒤에 기록된 신사임당 思親 詩가
가슴에 와 닿구나 /늙으신 어머님 고향에 두고/외로이 서울 길을 가는 이 마음/돌아오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새벽 2시 45분 31km의 긴 여정은 시작되고...
산행은 옛 대관령 휴게소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옛 '영동고속도로준공기념비'가 서 있는
쪽으로 계단을 올라가면서 시작이 된다. 비석 바로 뒤가 백두대간이고, 산행은 그 비석 옆의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곳 횡계 지역은 우리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고원지대이다. 그래서 이 지역은 한랭한 기후에 적합하게
씨감자의 원산지가 되었고, 고랭지 채소의 주산지가 되었다. 그리고 겨울철 매서운 추위와 눈보라,
그리고 청정한 바람으로 명태를 말리는 황태 덕장이 많기로도 유명한가 하면, 대관령을 중심으로 한
이 일대는 우리 나라 최초의 목장 지대가 형성된 곳이기도 하다.
능경봉(陵京峰:1123.2m)
강릉 쪽에서 능경봉을 올려다보면 그 산세가 우람하고, 생김새가 둥그스름하여 마치
큰 왕릉이나 활시위처럼 생겼다고 해서 옛 이름이 능정봉(陵頂峰) 혹은 소궁음산(所弓音山)이라 했다.
능경봉 정상엔 아담한 정상 표지석이 있고, 삼각점이 있으며, 이정표와 산행 안내지도가 있다.
이정표에는 '대관령 1.8km, 전망대 4.3km'라고 적혀 있고, 서남쪽으로 가면 '닥목이'라는 곳에 이른다고 적혀 있다.
여기서 '닥목이'이라 일컫는 곳은 왕산면 대기 2리에 있는 닭목령(재)을 뜻한다. 말하자면 백두대간을 따라
계속 남쪽으로 가면 닭목령에 이른다는 뜻이다.
산행 시작 30분에 1차 관문인 능경봉 정상에 도착한다. 대관령 남쪽에서 제일 높고 영험한 샘이있어 조선시대에는
이곳에서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맑은 날에는 울릉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횡계치 에서 - 정확히 7개월전인 1월18일에 후배 산꾼들인 설악반달, 산까치, 댕구리등과 고루포기산 가는 길에
50cm 이상의 폭설을 맞으면 라면 끓여서 이스리 마신 생각에 잠기면서 지나가다.
산은 그대로인데 사람만 바뀌었네 아~ 그 아그들이 보고시포
지리산에서부터 대간을 같이 시작한 일행들, 늘 해왔던 것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그러나 서로 느끼는 교감은 종전보다 경쾌하다. 아마 오래 동안 동행해 서로간 마음의 장벽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다. 대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동행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느끼게
되는 아쉬움 때문 일 게다. 대간으로 맺어진 인연, 자연으로 맺어진 인연이라 더욱 남다르게 느껴지는 일행들이다.
고루포기산으로 오르는 도중 거대한 連理枝(연리지)를 만난다. 저 연리지는 우리 일행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본디 너와 나라는 구별은 무의미하니 아쉬워 마라’, 나아가 ‘자연 속에서 인간은 모두 같은 존재다’ 뭐 이런
생각이 아닐까 싶다.
고루포기산 (해발 1238m) 정상에서
고루포기산의 옛 이름은 소은백이산(所隱栢伊山)이라 하였고, 신선이 살던 곳이라는 말이 전한다.
고루포기산 정상에는 스테인리스로 된 의자가 몇 개 있고, 정상 표지석은 없으나 삼각점(도암 24, 1991 복구)이
있으며, 이정표 푯말이 서 있다. 거기엔 '왕산고루포기 쉼터'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남쪽)닭목령 6.3km, 왕산 제2쉼터 1.3km, (북쪽)능경봉 5.3km'라 적혀 있다.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의 경계로 고랭지 채소의 주산지이며 다복솔이 많아
고루포기로 칭해졌다 하며 이곳에는 고로쇠 나무도 많다
힘들게 올라선 고루포기산은 이런 감성적인 생각에만 젖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여명이 밝아오는 여름 숲으로 인해 시야가 많이 가려지긴 했지만 서쪽 사면 모두가 고랭지 채소밭이다.
그리고 이러한 채소밭은 남서쪽 피덕령 및 옥녀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녹색버블의 대명사 풍차까지 이 능선에 들어서고 있다. 고랭지 채소밭과 풍차의 반자연적인 영향은
이미 잘 알려진 터. 오죽하면 여기 고루포기산이 지나 온 덕항산 구간 및 매봉 구간과 함께
생태적으로 인간에 의해 훼손된 3대 대표지역이라고 일컬어질까.
왕산 2쉼터 가는 길에 여명을 맞이하고
새벽 4시 55분경에 천천히 닭목령을 향한 내림 길에서 이제 마무리 되어가는 대간 후의 아쉬움을 달랠 방법도
생각해 보고,짧다면 짧은 8개월 동안의 긴장 속에서 내가 일구어 낸 보람들을 살펴 본다.
심신의 여유로 돌아 볼 내 강산은 이리도 넓고 많은데..왜 이 땅을 좁게 느끼며 저 아래 회색의 도시 속에서는 답답해져야 하는지..
갈길도 바쁜 중생들인데.. 이제 수많은 지맥들을 좇으며 골골이 스며 있는 역사의 원혼들을 접하고, 산산히 뿌려진
아름다운 영혼들과 춤추며 걸어가리라...여기서부터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면서 세 번째 송전탑에서 7∼8분 내려가면
'왕산 제2쉼터(952m)'에 이른다. 고루포기 산에서 22∼23분 정도 걸린다. 거기에도 스테인리스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고,
이정표에는 '(남쪽)왕산 제1쉼터 1.7km, (북쪽)고루포기산 1.3km'라 적혀 있다.
개발이란 미명아래 엉망진창으로 망가지는 백두대간 - 인간 탐욕은 어디까지인가? 동.식물은 살지 못하는 곳엔
인간도 살지 못한다는 것은 왜 모르는가. 아~~ 불쌍한 저 衆生들은 누가 제도할 것인고
시기를 알 수 없지만 산불 피해를 입었던 금강송
산불로 검게탄 木質부가 아직도 남아 있지만 여전히 원기 왕성한 푸르름을 유지 고난을 이겨낸 고목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고루포기산-닭목재로 이어지는 구간의 숲은 길을 잃고 헤매어 볼 만한 구간이다.
고랭지 채소밭으로 교란도 심하긴 하지만 주변 숲은 매우 훌륭해 보인다.
길을 진행하다 보면 내속을 돌고 있는 깨끗하지 못한 피가 수액처럼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그런 숲이다.
진행하다 발걸음을 멈추고 아무 생각없이 숲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료하지 않으면서도 넉넉한 느낌이 드는 그런 숲이다.
특히 군데군데 형성된 금강송 숲은 단연 압권이다. 묵묵히 금강송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자신도 한 그루 정정한 금강송이 되는 기분이다. 이 구간의 숲은 나를 정화시키고 나에게 氣를 불어주는 숲이라는 것이다.
금강송 숲, 낙락장송이다.
당나라 시인 寒山은 ‘微風吹幽松 近聽聲愈好(미풍취유송, 근청성유호 : 소나무에 미풍이 불어와 가까이서
들을수록 더욱 아름답게 들린다)라고 설파했는데, 인간이 미풍과 소나무의 기를 받아 이들과 하나로 된다는 뜻이다.
또 미국판 법정스님이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소로 “내 가슴은 나무들 속에서 수런거리는 바람소리에 전율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지리멸렬한 삶에 지쳐있던 내가 돌연 그 소리를 통해 나의 힘과 정신성을 발견한다”고 했다.
말인즉 두 사람 모두 숲은 인간에게 氣를 불어넣어 주는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자연(숲)을 인간은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맹덕목장을 지나 닭목령 가는 길에 고랭지 채소밭도 지나고
맹덕목장 인근의 고랭지 채소밭의 농약냄새가 역겨움을 풍기면서 산꾼의 상쾌한 기분을 잡친다.
채소밭 넘어서서 동남쪽로 돌아내리니 멀리 옥녀봉 넘어 발왕산이 펼처지고, 발아래 닭목이 마을의 자칫
삭막할 풍경들을 감싸는 운무가 遠景을 장식하니 바로 한폭의 수채화를 펼치고, 詩句로 화답할 수 없는 짧은
내 재능을 탓할 수 밖에...행여 다른 님의 재담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디카에 담아 나르기에 바쁘기만 하다.
도암호수에서 흘러내리는 운무는 피덕령 넘어 새벽의 왕산 계곡 자락을 떠날 줄을 모른다. 낭떠러지 암벽에
키운 백색구절초의 화려함이 돋보이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고고한 자태와 품위를 뽐내는 금강송 군락에
또 한번 나의 보람을 느낀다. 내가 찾는 이 길이 바로 이런 아름다운 세상을 수없이
간직한 채 행여 부질없는 속세의 티끌에 물드는 심사들을 씻어주리니...
산행시간 4시간 반만에 오늘 산행구간 절반인 닭목령(일명 닭목재)에 도착하고
닭목령은 그 부근의 지형이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의 '닭의 목'에 해당되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닭목령은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와 대기리를 잇는 415번 지방도가 지나는 해발 706m의
고갯마루로서 한산한 오지의 고개답게 다니는 차도 많지 않고 착 가라앉은 분위기가 너무나 한가롭다.
고갯마루엔 자연석의 잘 생긴 표지석이 서 있고, 백두대간 등산로를 가리키는 커다란 간판이 서 있으며,
장승도 한 쌍 서 있다. 그리고 산신각 같은 건물과 농산물간이집하장이 있고, '전국 최고 감자채종포 마을'이라는
기다란 간판도 보인다. 농산물 저장창고 뒤에서 후미조를 기다리며 아침 만찬을 준비한다.
간간이 닭목처럼 좁은 길을 지나는 차량이 조심스럽다. 서쪽으로 이 길을 따라 내리면 노추계곡을 거쳐 아우라지
정선까지 이어진다는가.. 길섶의 노란 달맞이 꽃 한송이가 누구를 기다리며 피었나.
닭목령 고갯마루 동남쪽으로 삽당령 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보이고, 서북쪽은 고루포기산으로 가는 길이 이어지는데,
거기 이정표에 '능경봉 10.2km, 삽당령 13.5km, 노추산 입구 8.1km'라 적혀 있다. 그런데 이정표에 적힌 거리에 차이가 난다.
산행 도중에 만나는 이정표에 적힌 거리를 합산하면 능경봉에서 닭목령까지 11.6km가 되고, 여기는 10.2km라 적혀 있다.
아무튼 닭목령이 대관령에서 삽당령 구간의 중간 지점이 되는 곳이고, 닭목령을 출발하여 삽당령 쪽으로 이어지는
산행 들머리인 농기계 창고 옆의 밭 두렁 길을 지나면 동쪽을 향해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리고 차츰 오르막이 가팔라지다가 30∼40분 지나 면 급경사 길이 이어진다.
화란봉(해발1069.1m) 정상의 모습
화란봉은 난초처럼 예쁘다는 뜻인데,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정상의 분위기가 초라하다.
정상엔 어설픈 팻말 표지가 있고, 넓지 않은 공터는 수림에 둘러싸여 있어서 전망도 없다.
평창군 관활인 고루포기산 쪽은 이정표나 정상 표지가 잘 돼 있으나 강릉시 관할 구역인 화란봉 지역엔
이처럼 이정표나 표지판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등산로 관리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같은 강릉 국유림 관리 관할인데 닭목령까진 이정표가 너무 잘 있다가 이곳은 이정표 제대로 된게 하나 없다
화란봉을 지나면 또 한번 눈을 놀라게 하는 것이 있다. 바위 틈에 자리잡고 서 있는 거송들이다.
흔히 바위벼랑에 붙어사는 소나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여기 소나무는 거대하고도 기묘하다.
거대한 소나무를 보고 있으면 당나라 臨濟 선사가 생각난다. 禪(선)불교에서는 坐禪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作務(노동)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나라 百丈 선사가 한 말 “一日不作 一日不食(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가
작무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임제 선사의 작무는 巖谷栽松(암곡재송)으로 유명하다.
바위 골짜기에 소나무를 심는다는 것이니, 여기 화란봉 옆 바위틈의 소나무가 혹시
당나라 臨濟 선사가 먼 옛날 이 땅에 건너와서 심어논 것은 아닐까!
가도가도 끝이 없는 산죽길을 지나고
화란봉을 출발하면 큰 기복 없이 평탄한 길이 전개된다. 그리하여 40여분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가면 1,006m봉을 지나고,
이후에도 10여분간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가 급한 내리막길로 변한다. 그런 내리막길을 10여분 내려가면 그 후 다시
오르막내리막이 이어지다가 조릿대(산죽) 지대로 들어가서 한동안 경사가 급한 오르막을 올라가게 되면서 1,006m봉에서
50분 정도면 989.7m봉에 닿는다.
이후 남동진 하던 등산로가 방향을 바꾸어 남진하면서 조릿대도 한동안 없어지고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간다.
그러다가 다시 오르막이 되면서 조릿대 지역에 들어서고, 989.7m봉에서 20분이면 960m봉에 이른다.
이후 다시 조릿대 지역이 계속되며, 조릿대를 헤치고 15분 정도 전진하면 헬기장에 닿는다.
석두봉(石頭峰 995m) 정상에서
산죽길을 지나 짧은 된오름을 거치니 모처럼 너덜 돌로 이루어진 石頭峰(991) 좁은 정상에 올라서지만 아무런
표지석도 없이 잡목에 걸린 명찰만 선명하다. 왠지 그 돌머리 이름이 부담없이 가깝게 느껴진다.
정상에 돌이 많으니...이렇게 우린 당연하고 자연스런 어감을 느끼는 말에서 인간에게 접목되면 부정적인
어휘로 다가오게 되는 것일까..소위 잘 난 머리들이 지어낸 비유들이라서 그런가..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헬기장 쉼터로
내려서서 채 휴식을 취한다.
들꽃이 장미보다 이쁜 이유는? - 항상 겸손하고 나를 낮추는 下心 때문이 아닐까
들미골 갈림길
작은 구릉 같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25분 정도 전진하면 862m봉에 이르고, 거기가 들미골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이다. 여기서도 길을 잘못 들어서 동쪽 들미골로 내려가기 쉬우나 대간 길은 서쪽으로
향했다가 이어서 남쪽으로 향해 내려간다. 그리하여 조릿대를 헤치고 20여분 내려가면 넓은 비포장도로에
내려선다. 도로에 내려서면 동쪽으로 이동통신 중계탑이 서 있고,
등산로는 이동통신 중계탑 철조망 울타리 왼편으로 돌아간다.
정말 가을 날씨 만큼이나 산행하기는 좋고
삽답령에 하산하여 계곡에서 알탕하다 만난 고향사람(경남. 의령,대의면출신)과 삽답령 주막 욕쟁이 할머니 집에서 -
이 집에 3가지 옥수수로 빚은 동동주와 밀전병을 안 먹으면 평생 후회하고 욕쟁이 할매(81세)한테 욕 안먹으면 섭섭하고...
삽당령(揷唐嶺)
삽당령은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임계면을 잇는 35번 국도가 지나고 있는 해발 680m의 고갯마루이며,
정상엔 커다란 표지석이 서 있고, 백두대간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삽답령의 유래 - 삽답령은 정선군 임계면과 강릉시 왕산면의 경계로 祭를 지내는 사당이 있는 고개라 하여
사당령이라 하다가 變音이 되어 삽답령이라 한다고 한다
서울의 토욜 날씨는 34도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오늘도 산에 미친 나는 이제 가족들 눈치도
슬슬 보이기 하고 하여 조기졸업을 하기로 맘먹고 무박 산행을 감행 하였다.
인터넷에 검색하여 무박으로만 하여 단기간에 끝내는 산악회로 오늘은 따라 나섰다.
오늘 코스는 대관령에서 삽답령까지 약 31km에 끝내야 하는 코스이다. 그렇게 험한 코스는 아니지만
크고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오는 것을 수십번도 더 해야만 끝낼 수 있는 정말 지루한 산행이다
어쩌면 이 코스는 산꾼들의 인내 테스트를 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조금만 체력 안배를 하지 못하면 그냥 탈락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대관령에 도착하니 새벽 2시반 차에서 하차하자 오한이 올 정도 춥다. 여긴 폭염 주의보하곤
전혀 상관없는 무풍지대. 2시 45분 산행시작. 아무말 없이 걷기만 했다.
능경봉, 행계치를 지나 고루포기산을 지날 즈음 여명은 밝아오고... 수도 없이 반복되는 오르막
내리막. 양갱과 초콜릿으로 허기를 때우고 고루포기산에서 맹덕목장까진 이름모를 야생화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너무 이쁘다. 닭목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끝없는 산죽길을 걷으니
어디가 어딘지 구분도 안되고... 이곳엔 잡목지대라 하늘조차 보이지 않는 곳. 거기다가
이정표 없다보니 지도를 봐서는 얼마큼 왔는지 구분도 안되고 더 지루하고 거기다 졸음까지
쏟아지고... 뭐가 아쉬워 이 짓을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대관령-샘터-능경봉-행운의 돌탑-횡계치-고루포기산-맹덕목장-닭목령-화란봉-석두봉-삽답령
약 31km를 9시간 40분으로 오늘 가장 먼저 하산하여 션한 계곡에서 알탕하고 욕쟁이 할매집에서
밀전병에다 동동주 한잔에 범여는 또한번 맛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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