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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장흥(사자)지맥(終)

장흥(사자)지맥 제2구간 - 정남진 천문과학관에서 바람재까지

by 범여(梵如) 2025. 4. 8.

☞ 산행일시: 2025년 03월 23일

☞ 산행날씨: 맑은날씨에 숨쉬기가 힘들정도의 미세먼지

☞ 산행거리: 도상거리 8.9km +날머리 1.8km / 6시간 05분 소요

☞ 참석인원: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정남진천문관- 275.5m봉- 지푸재- 안부- 321.9m봉- 안부- 조망바위

                    무명봉- 안부- 광춘산- 안부- 295.4m봉- 안부- 암봉- 이동통신사 중계탑

                    자울재- 무명봉- 235.2m봉- 안부- 무명봉- 무명봉- 288.4m봉- 암봉

                    안부- 암봉- 무명봉- 암봉- 조망바위- 404.5m봉(세연봉?)- 무명봉

                    암봉- 암봉- 무명봉- 암봉- 무명봉- 무명봉- 바람재-장산저수

☞ 소  재 지: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안양면, 용산면 / 강진군 군동면

 

이번주에 산행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을 한다.

지난주에 심한 미세먼지길에 산행을 했더니만, 주중 내내 숨쉬기가

힘들고, 통증이 심해서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롭다.

 

하루를 쉴까하고 생각을 했는데, 주말이 다가오면서 몸 속에서

꿈틀거리는범여의 역마살이 그냥 놔두지를 않는구나...

그래 장흥(사자)지맥의 가시들이올라오기 전에는 끝내야 되겠다

싶어서 새벽 1시에 택시를 타고 호남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서울발 → 광주행 버스표

새벽 1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터미널에 도착하는데 10분

조금 늦게 걸렸다...화장실에 들렸다가 곧바로 버스에

오르는데 버스는 滿車이다...참고로 광주가는 버스는

막차가 새벽 2시까지 있어서 버스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황금노선인 셈이다

 

늘 습관처럼 버스에 오르자마자 깊은 잠에 빠진다.

버스에서 이렇게 깊은 잠을 자니, 여관비를 아끼는 셈이다

버스가 광주시내로 접어들면서 잠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린다.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04:40)

광주터미널에 도착하여 지난주처럼 터미널을 빠져나와

길 건너에 있는 뼈해장국집에 들려서 식사를 한 다음에

다시 터미널로 되돌아와서 40여분간을 대합실에 멍때리기를  한다

광주발 → 장흥행 버스표

오늘도 장흥가는 버스의 승객은 3명뿐이다.

화순에 도착하여 2명은 내리고, 나혼자 버스를

전세내어 장흥으로 향하는데 지난주와는 달리

기사분이 노련한 여인이다...맨 앞자리에 앉아서

기사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능주를 지나

봉림.장평을 거치는데 창밖은 지난주보다 미세먼지가

더 심한지 도로 옆의 산들이 가까운 거리임에도

잘 안보이니 오늘도 산행을 하면서 고생을 좀 할듯싶다

장흥시외버스터미널(07:40)

지난주보다 10분정도 일찍 장흥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다음에 오늘 산행 들머리인 정남진 천문과관으로

향하는데 10분 조금 더 걸려서 들머리에 도착하고 택시비는

10,000원이다

정남진천문과학관(274m:07:55)

장흥군 장흥읍 우산리의 억불산 자락 해발 274m지점에 있는 전라남도

최초의 천문과학관으로 2006년 7월 7일 개관하였으며 부지면적 4,855㎡,

건평 438.48㎡(연면적 733.84㎡) 규모의 지상 2층 건물이다.

 

주요 시설로는 1층에 사무실, 시청각실, 기계실, 전기실, 2층에

주관측실,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전시실, 3층에 전시실과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7m의 원형돔으로 된 주관측실에는

400mm슈미트카세그레인식 반사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있고

슬라이딩돔의 보조관측실에는 6대의 반사망원경과 굴절망원경이

있어 낮에는 태양의 표면을, 밤에는 행성, 은하, 성운, 성단 등의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또한 천체투영실에서는 밤낮이나 기상에 관계없이 사철 가상의

별자리를 볼 수 있고 시뮬레이터로 생동감 있는 별들 사이의

여행을 즐길 수 있고, 교육프로그램으로 사계절 별자리여행,

다큐멘터리 등을 상영하기도 한다.

산행을 시작하다(08:05)

천문과학관으로 오르는 야외에 있는 해시계(앙부일구),

황도12궁을 주마간산격으로 보면서 천문과학관으로 올라간다

 

* 황도12궁(黃道十二宮, zodiac)이란

  지구 공전에 의한 태양의 겉보기 경로인 황도 전체(360°)를 30°씩 12등분하여

  월별로 태양이 위치한 자리에 있는 별자리를 황도 12궁이라고 한다.

 

  춘분점이 위치한 물고기자리부터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의 12별자리를 말하는데

  황도 12궁의 월별 별자리들은 태양이 지나가는 자리에 있는 별자리라서 낮에는 태양과

  함께 떠 있어서 관측할 수 없고 그 반대쪽에 있는 별자리가 밤에 보이는 대표 별자리가 된다

정남진천문과학관(08:07)

이른 시간이라 아직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쥐 죽은듯이 조용하다

정남진천문과학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태양계

모형을 바라보면서 좌측으로 향하니...

버스 차고가 보이고...

능선으로 올라서면서 장흥(사자)지맥 2구간을 시작한다

올때마다 느끼는 감정...남도지방의 겨울은

미세먼지가 대세인가?...오늘도 어김없이

미세먼지는 자욱하구나...

275.5m봉(08:10)

엄연히 족보있는 봉우리이건만 족보있는 산에서

봐온 준.희쌤이 산패도 없고, 선답자들이 주렁주렁

달아논 시그널도 안 보이는데, 최근 지나가신듯한

늘보님의 시그널 하나가 이곳이 족보있는 봉우리임을 

알려준다

천문과학관과 고도가 비슷한 275.5m봉에서 편백나무 숲을

헤치면서 완만한 내리막로 내려가는데,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Phytoncide  향 때문인지 머리가 개운한 느낌이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항균

기능을 하는 물질을 말하는데, 특정 성분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 식물이

내뿜는 항균성의 모든 물질을 통틀어서 일컫으며, 희랍어로 ‘식물의’이라는

뜻을 가진 ‘phyton’과 ‘죽이다’를 의미하는 ‘cide’의 합성어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주변의 균에 대항하여 내보내는 휘발성 물질들이며, 숲 속에서

시원한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피톤치드의 영향 때문인데, 피톤치드는 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천연물질로 인체에는 이롭다.

 

사람이 호흡을 통해 피톤치드를 흡수하면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으며, 면역력과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폐 질환 등 호흡계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의 공기에 포함된 유해 물질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도 피톤치드인데,

편백나무, 소나무 등이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림욕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는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일사량이 많을 때에 하는 것이 좋다.

편백나무숲을 지나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선답자들의 흔적들이 보이고... 

우드랜드로 이어지는 거미줄같은 시멘트 도로로

내려서니 산책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는데 이곳이

지도상의 지푸재이다

지푸재(215m:08:14)

장흥군 장흥읍 평화리에서 용산면 모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우드랜드로 이어지는 시멘트로 된 산책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좌측의 모산리 방향으로는 창녕조씨세장산비가 서 있고, 맥길은

광춘산 정상을 가리키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는 넓은 임도로 이어진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능선으로 올라서는 길.

처음으로 와보는 장흥땅의 길이긴 하지만 아무런 의심도

없고 거리낌도 없이 광춘산 방향으로 맥길을 이어간다

군부대 사격장 경고 안내판을 바라보면서 뚜렸한

임도를 버리고 우측으로 살짝 꺽어져 직진의 오르막으로

향한다

장흥(사자)지맥이 험하고 잡목의 저항이 심하다는 걸

소문을 듣고,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진길에

올라서고 보니 그 예상은 빗나가지는 않는 모습이다

안부(08:18)

늘 외롭게 홀로걷는 산이지만 간간히 격려해주는게 있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오늘은 커다란 황칠나무

한그루가 빡센 오르막길에서 범여에게 힘을 실어주는구나

남도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황칠나무...이렇게 큰 황칠나무는

처음이다

잡목의 저항은 없지만 초반부터 꽤나 심한

가풀막이라 힘께나 쓰면서 올라서니 이게 뭐여...

급경사의 가풀막이긴 하지만 좌측에서 올라오는 편한 길이 있었네...

그러나 내가 올라온 험한 길이 트랙상의 맥길이라 후회는 하지 않는다.

아마도 지푸재에서 올라서면서 군사격장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였나?

우측으로는 편백나무숲이 보인다.

 

* 편백나무는 일본의 대표적 수목 가운데 하나로 목질이 좋고 향이 뛰어나

   실용성이 높으며 가구 제작은 물론 건물의 내부 벽체, 인테리어용으로

   널리 쓰이는데, 편백에 함유된 피톤치드가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알려지면서 베개, 벽지, 도마, 장난감 등 편백을 이용한 각종

  생활용품이 널리 쓰이고 있는 나무로 일본이 원산지로 회목(檜木) 또는

  노송나무라고도 하며, ‘히노끼(ヒノキ)’라는 일본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1900년대 초 일본에서 들여와 방풍림으로 조성되었으며, 제주도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고사리 사촌쯤 되는 관중이라는 식물이 등로를

푸르게 해주는데, 회색빛의 등로에 활력을 주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관중(貫衆)은 면마과/관중과의 여러해살이 양치식물로 한국, 중국, 일본,

만주 등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가 지정한 보호식물이라서

함부로 채취할 수 없는 식물로  뿌리는 관중(貫衆) 또는 면마근(綿馬根)이라 하고,

가을에서 이듬해 봄 사이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쓰는데 구충·지혈·자궁수축에

효능이 있어 회충이나 촌충의 구제, 토혈·장염출혈·대하 등에 탕이나 환 또는

산제(散劑)로 복용한다."고 한다

빡센 오르막에 올라서니 등로 가운데 버티고 서있는

노거수 한그루가 툭 한마디 내볕는다

“산이란 힘이 들어야 제 맛이란 걸 모르냐” 고 핀잔을 준다

비교적 뚜렸한 등로로 올라서니 321.9m봉이 반겨준다

321.9m봉(08:33)

321.9m봉을 지나는데 이게 누구십니까?

올해 처음 만나는 현호색이 왜 이리도 반가운지?

 

현호색(玄胡索)이란 이름은 씨앗이 검은 데에서 유래하며, 특히 기름진

땅이나 척박한 땅 등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이를 달리 본 모양이다... 꽃 모양이 마치 종달새

머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속명을 그리스어로 종달새를 뜻하는

코리달리스(Corydalis)로 지은 것이다.

 

현호색은 애기현호색, 댓잎현호색, 가는잎현호색, 빗살현호색,

둥근잎현호색 등 여러 현호색 종류를 대표하는 종이며,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 혹은

반그늘의 물 빠짐이 좋고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며,

키는 약 20㎝ 정도로 작은 편이다.

등로 북쪽으로 희미하게 장흥읍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구나

 

서울 광화문에서 북쪽으로 중강진, 동쪽으로 정동진이 있다면 남쪽으로

정남진이 있다. 그 정남진이 오늘 걷고 있는 이곳 장흥땅이라고 한다

정확한 좌표는 경위(126°59′04″)

 

장흥은 예로부터 그리 알려지진 않았고 산의 면적이 군 전체의 68%에 달할

정도로 오지인 걸 보면 아마 내고향 의령만큼이나 오지인 것 같다.

 

우리가 걷고 있는 장동면과 장흥읍, 안량면그러나 한때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고려초만 해도 장흥은 일개 현에 지나지 않았거나 이웃의 보성이나 영암에 병합되어

있었으나 고려 17대 왕인 인종(1129년) 때 와서 인종비가 장흥군 관산면 출신이었는데

인종비는 무신정권 밑에서 허수아비 노릇을 했던 의종, 명종, 신종을 비롯하여

왕자 5명과 공주 3명을 낳았다. 그 공으로 일개 현(縣)에 불과하던 장흥이

장흥부로 승격하였다. 그 후 조선 고종때(1895년) 장흥군으로  바뀌어

현재까지 이르는데 현재 3개읍 7개면의  행정구역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완만한 오르막길 능선에 산죽 사이로 이어지는 맥길을 

따라서 걸어가는데, 지난주와는 달리 날씨는 따뜻하고

좋으나, 늘 남도지방의 봄 산행에는 불청객인 미세먼지의

괴롭힘에 기저환자인 범여는 괴롭기만 하다

잠시후에 오를 광춘산은 바로 코 앞에 있는 산이건만

흐릿하게 보이니 멀게만 느껴지는구나

겨우내 벌거벗은 알몸뚱아리로 지냈던 산들이 조금씩 초록빛을 띠기 시작한다.

등로에서 만난 빛바랜 권작가의 흔적...요즘에 우째 지내시나?

안부(08:41)

산죽길에 점령(?)당한 마루금을 감각적으로 걸어간다.

그나마 이 정도의 길이라면 무난히 통과하리라 믿으면서...

갑자기 나타나는 깔닥고개같은 오르막길

등로는 사라지고, 맥산꾼들에겐 저승사자

만큼이나 공포감을 주는 찔레꽃 줄기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공포의 대상인 찔레꽃 가시를 피해서 올라서니...

빛바랜 이정표가 산길을 안내하지만 

낡아버린 이정표의 정체는 알 길이 없다

이른 봄 산에 오르니 / 손계 차영섭

 

이른 봄 산에 오르니

굳었던 흙이 녹아

찰떡 같구나!

 

뿌리들이 몸을 풀고

물도 마시니

가지마다 희소식 전하겠네

 

가지와 가지 사이로

연한 기운이 맴돌고

노란 산수유며 분홍 진달래 빛,

 

연지 곤지 찍었구나!

졸참나무는 아직도 깊은 잠,

낙엽마저 꼬옥 쥐고 있네.

어지럽고 시끄러운 사바세계 중생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듯, 홀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저 노거수가

부럽기만 한 건, 이 범여만의 생각일까...

아이쿠 무서봐라...이제 산꾼들 그만 좀 괴롭히면 안될까...

사바세계란 혼탁하고, 반칙과 증오가 난무하는 세상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은 선행에다, 착한 중생들이

더 많기 세상이 굴러간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능선에 올라서면서 좌측으로 내려다보니 장흥군 용산면 모산리는

미세먼지를 뒤집어 쓴 채 아무것도 볼 수없는 오리무중이랄까...

왔던 길을 뒤돌아 본다.

조금전에 지나온 321.9m봉 너머로 며느리바위의 전설을

간직한 억불산의 장쾌한 모습도 보이고, 그 너머로는 사자산과

제암산도 어렴풋이 보이는구나.

조망바위(09:00)

장흥읍내 휘감으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탐진강도 흐릿하게 보인다

광춘산으로 향하는 계속되는 오르막길

내가 편안한 맥산길을 몇번이나 걸었던가?

이제 162개 지맥중에 8부 능선을 훨씬 지나온 맥길을

이제는 마무리 할 시간이기에 이런 길도 운명이라 생각하고

묵묵히 걸어가련다

나무에 걸려있는 박주가리도 내 생각에 동의하는 모양이다.

저 박주가리는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다닐때, 참으로 많이

사진 촬영 대상이었는데...올해는 야생화 출사도 한번 못나가보고

이런 개고생을 하면서 산길을 걷고있는 나 자신이 우습구나

아직까지 비교적 등로는 뚜렸하나 간간히 만나는 

이정표의 글씨는 다 지워 버렸다...이 곳의 길을

걸으려면, 肉眼이 아닌 慧眼의 경지에 이른 道人

정도는 되야 이정표를 인식할 수 있을 모양이다

반가운 선답자들과 遭遇를 한 다음에 등로를

벗어나 살짝 우측에 있는 봉우리로 올라 가본다

무명봉(09:05)

처음엔 광춘산인줄 알고 올라섰는데 트랙을

확인하니 광춘산은 더 가야만이 만날것만 갔구나

니네들도 사바세계에 지지리도 못난 인간들을 닮아가니?...

左니 右니, 보수인가, 진보인가 편가르기를 하면서 싸우는

인간들 보기 싫어서 산에 왔는데, 산에서도 싸우는 꼬라지를

봐야 하니...이제는 모든게 싫다...그만 싸우거라...

안부(09:08)

요즘 중생들이 살아가는 혼탁한 사바세계의 인간들이 하는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서 그런지 봄이 올 생각이 없나보다...

봄은 언제쯤 오려나?

그러는 사이에 낙엽속에 꽃을 피운 채 툭 튀어나온 사초(莎草)가

한마디 내 볕는다...어르신은 나무만 보셨지, 숲은 못 보았군요

내가 이렇게 멋지게 꽃을 피우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 미안하구나...내 생각이 짧았던 모양이다

광춘산(廣春山:387.9m:09:10)

장흥군 용산면과 장흥읍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에는 백두사랑산악회에서

설치한 산패와 2등 삼각점이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조망은 전혀없는 산으로

지명의 유래 또한 알 길이 없지만, 남도지방 지자체들의 산에 대한 무관심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하다못해 마을의 지명 유래를 알고싶어 용산면

사무소를 검색해도 네이버나 카카오 어느곳도 검색이 되지 않는다

광춘산 정상삼각점(△장흥 24 / 1990재설)

광춘산을 지나자마자 마루금은 살짝으로 꺽어져

내리막을 향하는데 날이 훤히 밝았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오늘따라 유난히 미세먼지가 더 심해지는

느낌이랄까...

자울재로 내려가는 길 맞은편에 우뚝 솟은 멋진 봉우리가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데 함질봉(414.5m)이다

안부(09:13)

자울재로 향하는 길은 레드카핏이 아닌 마삭줄이라는

줄기식물이 그린 카펫을 깔아준 듯 한 느낌이 드는데

아무리 험한 남도땅의 지맥길이라고는 이런 맛도

있어야 산행을 하는 재미가 있제...

벌거벗은 채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알몸을 드러낸 裸木들이 

범여를 유혹하려는지 교태를 부리지만, 古稀를 넘긴 범여가

그런곳에 한 눈 팔정도는 아니잖니...

295.4m봉(09:25)

오룩스맵상의 지도에는 아무런 표기가 없는 무명봉이다

이정표가 서 있지만 글씨를 해독할 수 없으니 무용지물이구나

지맥길을 다니면서 제멋대로 산 이름을 부여하는

분께서 이곳을 자울봉이라 한 모양이다...땅바닥에

그 분의 흔적이 나딩굴고 있다

안부(09:30)

묘지를 이장한 곳인 한데서 잡풀이 무성하다

그렇긴 하지만 광춘산에서 자울재로 내려가는

등로는 아직까지는 걸을만하다

암봉(09:33)

암봉을 지나서 급경사로 내려서니 이동통신사 중계탑이

보이고, 자울재가 가까워졌는지 간간히 차량소리가 들린다

이동통신사 중계탑(09:35)

이동통신사 중계탑이 있는 곳에서 살짝 우측으로 꺽어져 내려서니...

우측에서 내려오는 임도가 나오고...

빛바랜 장흥읍. 용산면 자울재 전투지 안내판이 범여를 반긴다

자울재(135m:09:40)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평화리와 덕제리, 용산면 인암리와 어산리 사이의

고개로 『해동지도』(장흥)에 억불산 서쪽, 읍치 남쪽에 면치(眠峙)로 표기되어 있다.

 

신라 무열왕 때에 영통(靈通) 스님이 이 고개에 이르러, 갑자기 졸음이 와서

졸면서 걷다가 영산면 몽오치(夢悟峙)에 이르러 비로소 잠이 깨었는데,

꿈의 암시를 받고 꿈에 그의 지팡이가 날아가서 꽂힌 자리를 찾아 나무를

베고 수풀을 쳐내어 천관사를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고개다.

자울재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장흥읍쪽의 모습

장흥은 동학농민혁명의 최후.최대의 전투지로 공주.논산전투 패배 이후

꺼져가는 혁명의 불씨를 되살려 낸 곳이다. 일본군은 동학농민군을 

토벌하면서 27개의 전투상보를 작성하였는데 그중 5개가 장흥지역의

전투상보로, 장흥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와 농민군의 희생을 보여주고 있다.

장흥읍과 용산면의 경계인 자울재 전투는 1894년12월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에 걸쳐 농민군 3만명이 석대들에서 관군과 일본군을 상태로 결사적으로

싸웠으나,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화력과 관군의 유인전술에 말려들어

큰 피해를 입고 남쪽으로 퇴각하면서 벌어진 전투이다.

장흥군 장흥읍의 석대들은 1894년 12월 15일 동학농민운동에서 패주한

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의 연합부대와 마지막 격전을 벌여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던 곳으로 농민군이 깃발을 꽂았다고 전하는 석대와 이 전투에서

전사한 관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사당인 영회당(永懷堂)을

비롯한 3만 5700㎡의 52필지가 사적에 포함된다.

이 지역은 당시 강진현(지금의 강진군 강진읍)과 전라병마절도사영

(지금의 강진군 병영면), 벽사역(지금의 장흥읍 원도리 방면), 장흥도호부

(지금의 장흥읍성 남문 방면과 장흥읍 동동리), 자울재(지금의 장흥읍과

용산면 경계에 있는 고개)를 지나는 길목에 해당하는 지리적 요충지로

정읍 황토현 전적지와 공주 우금치 전적지 그리고 장성 황룡 전적지와

더불어 동학농민운동의 4대 전적지로 꼽힌다.

장흥 석대들 전투가 벌어진 것은 전봉준(全琫準)을 비롯한 동학농민군의

지도부가 모두 관군에 체포된 뒤였다... 이 전투에 참여한 농민군 규모는

3만 명에 달하였으며, 피아간의 사상자가 2000명이 넘었다고 전한다.

 

이는 이 전투가 농민군 주력부대와는 별개로 이루어졌으며, 지도부가

와해된 뒤에도 농민군의 항전이 지속되었음을 시사하는 점으로서

동학농민운동의 전체 현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되는데

2009년 5월 11일 국가지정유산인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장흥군 장흥읍에서 용산면으로 이어지는 23번 국도가 지나가는

자울재 아래로 자울재 터널이 뚫리면서 지금은 한가한 고개가

된 듯 차량 왕래가 별로 없는 편이다...용산면쪽으로 넘어가니

좌측으로는 함질봉이 보이지만 미세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1구간때에 이쪽까지 왔어야 했는데 공짜배기로 

승용차 얻어 타려고 천문과학관에서 산행을 종료한 게

많이 아쉽기만 하다

자울재에서 용산면쪽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올라가는데

해맞이 명소 남포(소등섬:14km)과 성산포가는 길

팻말이 보인다

 

장흥군 용산면 상발리에 있는 남포마을 소등섬은 임권택 감독이 이청준의 소설

‘축제’를 영화화하면서 잘 알려진 곳으로 소등섬은 남포마을 앞에 떠 있는 작은

무인도로 먼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나 가족들을 위해 호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었다 하여 소등섬이라 불린다고 한다.

 

소등섬은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일출 명소이며 득량만의 일출,

일몰과 같이 어우러졌을 때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으며, 소등섬을 중심으로 장수와

부를 상징하는 구돈산(거북, 돼지) 도투곶이와 우리나라 육지의 남쪽 끝이라 하여

1996년 정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섬 맞은편에 등불, 희망, 소원을 상징하는 천지인 조형물과 당 할머니

상과 제단을 건립하였다.

 

소등섬은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는 신비로운 섬으로 하루 두세 차례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빠지고 섬으로 이어진 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가로질러

나타난 길로 소등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천천히 5분 정도 걸으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물때 시간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자울재를 가로질러 오르면서 지맥길에서 벗어난 함질봉을

바라보는데, 저 산의 이름도 알 길이 없다... 저 아래에는

유명한 하늘빛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휴식(09:40~50)

산행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심야고속버스를

타고와서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 탓이라 그런지

몸이 노곤하면서 졸음이 쏟아진다...양지바른 등로

가운데다 베낭을 벗어놓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꿀맛같은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길을 떠난다.

사면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임도를 따르다가...

살짝 우측으로 꺽어져서 능선을 치고 오르는데...

코가 땅에 닿을만큼 땀께나 흘리면서 올라서니

완만한 능선에 올라 절개지에서 헤어진 마루금에 복귀한다

좌측으로 기수를 돌려 맥길을 이어간다.

무명봉(10:06)

진도나 화원지맥 못지않은 힘든 지맥길이라 바짝 긴장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걸을만하다...남들도 다 지나간 산길인데 난들 못가란

법이야 있겠는가...

우측으로는 편백나무 군락지가 보이고...

등로에는 마삭줄이 범여의 발길을 붙잡으며 슬슬 태클을 걸어댄다 

태풍에 쓸어진 채 生을 마감한 고사목을 바라보면서

능선에 올라서니 준.희 쌤의 산패가 있는 235.2m봉에

도착한다...너무 서러워 말거라...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왔다가 가는것, 즉 다시 말하면 地.水.火.風의

이치가 아니던가...

235.2m봉(10:17)

서서히 조금씩 고도를 높히기 시작하는구나.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모양이다

이제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하는 생강꽃이 

나의 산행길을 응원한다...힘은 들더라도

걷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이다

안부(10:22)

무명봉(10:25)

마음이 가는 길 / 최경숙

 

가면 안돼

가서는 안되는 길

 

낯선 그 길을

붙잡아 두려 해도

날개없는 마음이라

가둬 둘 길이 없네

 

네가 나이가 몇인데

분별없이 그러냐고 눈 흘겼더니

 

심장이 나에게 말하네

나 아직 빨갛게 뛰고 있다고

 

잡을 길도

막을 길도 없는

마음이 가는길에

가시 울타리 치면 막아질까

 

누군가 저 멀리

손짓하는 이내 마음

자꾸만 훔쳐가고 있네

 

마음에 빗장치고

부여 잡고 지켜도

 

아무런 소용없이 빛살처럼

달려가는 그대 향한 그리움

무명봉(10:45)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니, 거기에 비례하여 나의 숨소리도 거칠어진다

산길이 조금씩 가팔라지기 시작하고 범여도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툭 틔어나온 288.4m봉 정상

깜짝 놀랬짢아... 

288.4m봉(10:51)

판독이 불가능한 288.4m봉 정상 삼각점

나뭇가지 사이로 까칠하게 보이는 404.5m봉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고도를 높히면 힘이야 들겠지만

그렇다고 아니갈 수도 없으니 가다보면 정상에 도달하겠지...

암봉(11:08)

안부(11:10)

서서히 고도를 높히기 시작하는데...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나타나는 암봉들...

암봉(11:22)

서서히 장흥(사자)지맥의 약명높은 명성에 걸맞게 

꼬라지가 시작되고, 선답자의 흔적을 보면서 조심스레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무명봉(11:30)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자주 등장하는 산죽길.

특히 장흥(사자)길 능선에서 악명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산죽길이 시작될 모양이다...마음의 준비를 한다.

산죽길을 헤치고 올라서니...암봉으로 맥길은 이어진다

암봉(11:38)

암봉을 지나자마자 또다시 무지막지하게 다가오는 산죽길

맥길은 어드메인가...아무리봐도 길은 보이지가 않는구나

그래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머리좋은 자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즐기면서

걷다보면 반드시 끝이 나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맥길을 이어간다...천신만고 끝에 산죽길을 치고

올라서니 멋진 조망바위가 나온다

조망바위(12:02)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장흥군 용산면 어산리의 모습

산 아래에 보이는 건물이 장흥교도소이고, 그 앞에

보이는 저수지가 어북제이다

 

어산리(語山里)는 구릉성 평지로 이루어진 해안지역으로, 작은 하천이 흘러

논농사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옛날 이곳에 어산향(語山鄕)이 있었으므로

어산리라 하였으며, 자연마을로는 어산, 어동, 어서, 그늘, 서당골, 점등마을

등이 있는데, 어산마을은 본 리가 시작된 마을로, 지명유래 또한 어산리의 그것과 같다.

 

어동마을과 어서마을은 각각 어산의 동쪽과 서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라 하며, 그늘마을은 이곳의 그늘이 좋아 여름에 마을의 놀이터가 되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서당골마을은 과거 이곳에 서당이 있었다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며, 점등마을은 옹기점이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어산리의 푸조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68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늘 아침부터 내가 왔던 길을 뒤돌아 본다

미세먼지 탓인지 모든 산그리메 흐릿하여 실망스럽지만

우짜겠노...현실을 받아들여야제...지나온 광춘산과 

함질봉 너머로 억불산이 흐릿하게 보이고, 그너머로 이어지는

사자산은 아예 시야에서 사라진 느낌이다

헉헉대며 조망바위를 오른 후 바라본 주위의 멋진 조망은 푹 고와서

우려낸 오장동 설렁탕집 육수를 뿌린 것처럼 흐릿한 조망을 보고서

실망을 할까봐 미안했던지 좀 편하게 걸어라고 잠깐이지만 등로는 좋다

조금전만 해도 입에 게거품을 물고 헉헉대면서 가풀막을

치고 올랐는데, 그 힘듬을 금세 잊어버리고 산길을 즐긴다.

산길만 들어서면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이것이 산에 대한

범여의 짝사랑일까...熱病일까?...나도 모르겠다 

다시 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전개되고...

잠시 잡목의 저항을 뿌리치고 올라서니...

 2번째 멋진 조망처가 나오고 맞은편에는 미세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부용산이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 안도현

 

그대 나를 떠난 뒤에도

떠나지 않은 사랑이여

404.5m봉(12:15)

장흥군 장흥읍과 용산면, 그리고 강진군 군동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국립지리정보원의 지도에는 404.5m봉으로만 표기가

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나무 명패에다가 세연봉이라 적어놨다.

 

주위를 다 볼수있는 멋진 조망처이지만 오늘의 전망은 꽝이다

실망감만 안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정오가 지나면서부터

바닷가 근처의 산이라 그런지 바람이 심하게 불어대기

시작한다

세연봉이란 봉우리를 지나면서 등로가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하나, 장흥(사자)지맥의 악명높은 맥길을 소문으로 익히

알고 있기에 그리 놀랄일도 아니다

마루금 능선은 계속해서 암릉구간으로 이어지고...

이런 곳에서는 서두른다고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걸

익히 알기에 가급적 천천히 걸어면서 안전을 최우선시 한다

무명봉(12:22)

무명봉을 지나면서 또다시 시작되는 암릉구간...

스틱을 접고 두발이 아닌 네발(?)로

기다시피 올라서니 멋진 암봉이 나온다

암봉(12:25)

암봉을 내려면서 만난 산자고

청순한 네 모습을 바라보니 여기까지 걸으면서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느낌이다.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면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라던데...

그러면 어떠하리...예쁜건 예쁘다고 하는건, 흠이 아니잖혀...

암봉(12:30)

암봉에서 바라본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의 모습

운주리(雲柱里)는 괴바위산 앞 평지에 자리한 마을로, 작은 하천이 두 갈래가

되어 흐르며, 마을 옆에 운주저수지는 남상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지명의 유래는 마을의 지세가 연꽃 뿌리 모양으로 생겼고, 항상 구름이 끼어

있다고 해서 운주리라 하였으며, 자연마을로는 운동, 도둑골, 모감골, 바람골,

방죽골, 비럭골마을 등이 있다.

 

운동마을은 본 리가 시작된 마을로, 지명유래 또한 운주리의 그것과 같으며

도둑골마을은 깊숙한 곳에 있어 도둑이 숨어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모감골마을은 모감주나무가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바람골마을은

바람이 몹시 센 곳이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며, 방죽골마을은 방죽이 있었다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며, 비럭골마을은 비럭(반석)이 많은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암릉구간

무명봉(12:37)

무명봉 너머로 이어지는 지맥 능선길...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괴바위산인 듯 한데, 내 체력으로

내가 오늘 저기까지 간다는 건 아무래도 焉敢生心일 듯 싶다

등로는 산죽길에 묻혀버려 형체조차도 알 수가 없는데

다행히 빛바랜 이대장의 시그널이 선배를 안내하는구나.

암튼 복받을 겨...

산죽길에 묻힌 안부로 내려서니 코 앞에 나타난 암릉...

정면 돌파는 불가능 하고...

늘 산에서 느끼는 감정은 땀을 흘린만큼 노력의 댓가는

오기 마련인가...힘들게 좌측으로 돌아서서 암봉 정상으로 향한다

암봉(12:45)

계속되는 암봉과 산죽들의 태클...자꾸만 시간은

지체되고, 안 그래도 느린 발걸음에다 볼 것은 다 봐야하니

남들보다 산행 속도가 느린건 人之常情이지...

갈길은 먼데 계속되는 암봉의 태클...전생에 나와 무슨

원한이 있다고 계속해서 꼬라지를 부린단 말인가...

맞은편의 부용산이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안쓰러움을 나타낸다

암봉을 우회하면서  무명봉으로 올라선다

무명봉(12:55)

예로부터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던가...참된 스승이란

산을 닮은 사람이라고 했다

무명봉(13:03)

갑자기 나타난 급경사의 내리막길...

고수님들의 빛바랜 흔적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잠시후에 걸어야 할 마루금 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희미한 등로를 따라서 조심스럽게 내려서면서

트랙을 확인하니 지도상의 바람재에 도착한다

바람재(275m:13:10)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와 강진군 군동면 장산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정상은 아무런 표식도 없고, 등로도 흐릿하다.

우측으로 이어지는 강진쪽으로는 희미한 임도가 보이나

좌측의 장흥쪽으로는 등로가 전혀 보이지가 않는구나.

 

바람재란 지명은 좌측의 운주리에 있는 바람골마을에서

유래된 듯 하며, “바람이 몹시 센 곳”이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 시간이 13시 15분...갑자기 산행이 하기 싫어진다.

조금을 더 가서 385.8m봉을 지나서 우측의 장산저수지로

내려설 계획이었으나., 그래봐야 다음구간의 접속구간은

힘들것 같고, 트랙상으로 확인을 하니 이곳에서 우측의

장산저수지로 내려가는 임도는 뚜렸하나  385.8m봉에서

장산저수지로 내려가는 임도는 보이지 않아서 이곳에서

맥길을 종료하고 장산저수지 방향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우측으로 내려서니 편백나무 조림지가 나오고 트랙상으로는

좌측으로 임도가 있다고 하나 잡목이 우거져 임도는 보이지 않고

직진의 뚜렸한 길로 내려서니 낙엽속에 숨어있는 야생화들이

산꾼 범여의 발걸음을 드디게 만든다.

내리막길에서 올해 처음만난 꿩의 바람꽃이 범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꿩의 바람꽃

꿩의바람꽃은 바람의 신과 아네모네에 관한 전설이 숨어 있다.

본래 아네모네는 꽃의 여신인 플로라의 시녀였는데, 플로라의 연인인

바람의 신이 아네모네를 사랑하자 플로라는 질투를 느끼고 아네모네를

먼 곳으로 쫓아버렸다.

 

바람의 신은 아네모네가 너무 보고 싶어 아네모네를 찾아나섰는데,

긴 방황 끝에 어느 황량한 언덕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아네모네를 찾았다.

그 모습을 본 플로라는 질투를 참지 못하고 아네모네를 한 송이 꽃으로

만들었고 바람의 신은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아네모네를 어루만지며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바로 이 꽃이 꿩의바람꽃으로 영어로는 윈드플라워(wind flower)라고 한다.

또한 이러한 슬픈 전설 때문인지 꽃말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 등 여러 가지다.

꿩의바람꽃은 우리나라 여러 곳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숲속의 나무 아래에서 주로 자라며, 곧 양지와 반그늘에서 볼 수 있다.

키는 10~15㎝로 아주 작은 편이지만 꽃은 그래도 지름이 3~4㎝ 정도 되어

눈에 잘 띄는 편이며, 잎은 한 줄기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고 꽃은 4~5월에

하얀색으로 하나의 줄기 위에 한 송이만 자라며,  꽃에는 꽃잎이 없고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이 꽃은 주변에 수분이 어느 정도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꽃이기도 하는데,

잎이 활짝 펴져 있으면 주변에 수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며, 잎이 말려 있으면

수분이 부족하거나 주변이 매우 춥다는 증거다...뿌리는 하나의 괴근처럼

형성되는데, 약 10㎝가량 묻혀 아래로 길게 뻗어 있다. 열매는 6~7월경에 달리며,

꿩의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뿌리를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여름에

채취한 뿌리를 건조시킨 것을 ‘죽절향부(竹節香附)’라고 한다.

 

* 죽절향부(竹節香附)란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한 꿩의바람꽃의 생약명으로

  전초를 약용하며 거풍, 소염에 효능이 있어 사지 마비, 종통, 요통 따위를

  치료하는데 쓴다.

하얀 노루귀도 만나고...

산자고와 꿩의 바람꽃 사이에 숨은 분홍 노루귀와도

눈맞춤을 하고 내려오는데...근데 또 뭐여...

요염한 자태로 산꾼을 꼬드기는 얼레지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처럼  요염한 妖婦처럼

범여를 유혹하는구나... 못이기는 척 한번 넘어가볼까?

등로가 없는 계곡길을 내려서긴 했지만 올해 야생화

출사를 한번도 나가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멋진

야생화를 봤으니, 오늘 산행길에 그리 밑지는 장사는

아닌듯 싶다.

야생화에 좋은 추억을 가슴속에 담고 내려서니

약간 濕이 있는 곳에 관중들이 군락을 이루는 곳을

지나 내려서니 계곡이 나온다

계곡을 지나고, 지도상의 트랙에 임도로 표기된 곳으로

내려서는데 이 계곡이 장산천의 발원지이다.

 

장산천은 강진군 군동면 장산리에서 시작하여 장산저수지를 지나 북쪽으로 흘러

탐진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으로 영산강권역 탐진강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탐진강의 제1 지류인데 하천연장은 1.16㎞, 유로연장 1.16㎞, 유역면적 6.4㎢이다

트랙상에 임도로 표기된 곳...미치겠다.

무대포로 치고 내려온 곳을 뒤돌아 본다.

이런곳도 지맥길을 걷기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장산저수지 방향으로 내려선다

갑자기 뚜렸한 임도가 나오고 나뭇가지 사이로

장산저수지가 보이는걸로 봐서 거의 다 내려온 모양이다

장산저수지(14:10)

장산저수지 옆길을 걸으면서 내려온 바람재를

뒤돌아 본다...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자애로워

보이는데 왜 그리도 나에게 모질게 굴었을까.

산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장산저수지 길을 걸으면서 아침에 이용했던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하고는 계속해서 저수지 옆길을 걸어간다

강진군 군동면에 있는 장산저수지가 있는 장산리(獐山里)의

남쪽에는 탐진강이라는 큰 강이 흐르고 있으며 탐진강 유원지도 가까이에 있다.

또한 남쪽에는 부용산 자락의 괴바위산이 있는데 산이 상당히 크며 용두봉, 장산제,

금사봉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번국도가 동서로 통과하고 있으며 군동교차로가 있다.

 

자연마을에는 장항, 중산, 대곡이 있는데, 장항은 마을의 산이 노루처럼 생겼는데

이 마을이 노루의 목부분에 해당된다 하여 노루 장(獐)자와 목 항(項)자를 사용하여

지어진 이름이고, 중산은 마을이 산에 둘러싸여 소쿠리 안과 같이 고요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대곡은 큰 마을이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장흥터미널(14:35)

장산저수지를 지나서 축사로 내려오는데 택시가 도착하고

15분정도 걸려서 장흥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장흥발 → 서울행 버스표

터미널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씻고 옷을 갈아 입은 다음에

터미널 뒷쪽에 있는 중국집에서 얼큰한 짬뽕에다 소주 한병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하고 터미널로 되돌아와서 15시 20분에서 장흥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표를 예매하고는 터미널 근처 이곳저곳을 돌아 다닌다.

15시 20분에 장흥을 출발한 버스는 강진과 영암, 나주혁신도시를

거친 다음에 서울로 향하는데 5시간이 조금 덜 걸린 시간에

서울에 도착하여 집에오니 밤 9시가 안 되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피곤한 탓인지 잠자리에 들었다가 일어나니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