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2025년 04월 06일
☞ 산행날씨: 맑은날씨에 산행하기 좋은 날씨
☞ 산행거리: 도상거리 10.2km + 들머리 1.8km / 7시간 30분 소요
☞ 참석인원: 나홀로 산행
☞ 산행코스: 장산저수지-바람재- 무명봉- 암봉- 안부- 안부- 암봉- 안부- 무명봉
385.8m봉- 장산저수지 갈림길- 392.4m봉- 괴바위- 462.7m봉
괴바위산- 괴바위산 삼거리- 무명봉- 조망바위- 안부- 446.7m봉
조망바위- 장구목재- 안부- 안부- 451.3m봉- 513.7m봉- 안부
무명봉- 무명봉- 503.4m봉- 안부- 무명봉- 부용산 갈림길- 안부
476.7m봉- 갈림길- 무명봉- 무명봉- 384.2m봉- 무명봉- 임도
363.8m봉- 조망바위- 나주김씨 가족묘-초당연수원
☞ 소 재 지: 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 관산읍 / 강진군 군동면, 칠량면
마음이 급하다...악명높은 장흥(사자)지맥길의 잡목이 극성을 부리기 전에
마무리하려는데, 자꾸만 이런저런 핑계거리가 생기면서 늦어지니 말이다.
물론 부담스럽기도 하다...워낙 거리가 멀다보니 차에서 지치는 느낌이다.
거기다가 지난주에 산행을 하면서 오르는 암릉길에 무릎을 바위에
부딪혀서 상태가 좋지않아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별 호전이 없지만, 그래도 4월안에 끝내려고 오늘도 새벽에 집을 나서서
광주를 가기위해 호남터미널로 향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서울발 → 광주행 버스표
터미널에 도착하여 미리 결제한 버스표를 무인판매기에서 수령한
후에 광주가는 버스에 오른뒤 깊은잠에 빠졌다가 일어나
광주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04:35)
늘상 그래 왔듯이 광주에 도착한 다음에 터미널을 빠져나와 길 건너에 있는
뼈해장국집에 들려서 이른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터미널로 되돌아와서
장흥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고는 대합실 의자에 앉아 30분정도 멍때리기를 한다
광주발 → 장흥행 버스표
06시 05분에 장흥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니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히터를 켜지 않은 버스안은 생각보다 춥다... 손님도 몇명없는
버스안이라 그런가 생각하고 그냥 가는데 버스가 화순을 지나면서
부터는 안개가 얼마나 짙은지 도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화순을 지나 능주라는 곳에서 손님은 다 내리고, 나홀로 장흥까지
커다란 버스를 전세(?)내서 가는 기분이다
장흥터미널(07:45)
장흥터미널에 도착한 뒤 해후소에 들려서 버리는 즐거움을
만끽한 다음에 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뽑아서 마시고는
택시를 타고 오늘 산행 들머리인 장산저수지로 향한다
장산저수지(08:15)
산행을 시작하다(08:25)
장흥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2주전에 왔던 장산저수지에
도착한 후에 장비를 점검하고, 이곳저곳을 잠시 둘러본 다음에
산행을 시작한다
똑같은 길을 걸었는데도 2주전과는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그래서 산인가 보다
초반이긴 하지만 바람재로 오르는 뚜렸한 임도는 뚜렸하고
며칠전에 내린 봄비 탓인지 촉촉히 젖은 등로에서 베어나오는
상큼한 공기가 범여의 머리를 아주 개운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歌皇 나훈아가 부른 노래 테스형의 노랫가사에서 나오는 글
아버님 산소가는 길에 피었다는 보라색제비꽃...이곳에서도 만난다.
아...그러고 보니 어제가 寒食이었는데, 올해는 윤달이라 부모님 산소에
꼭 가보리라 맘 먹었는데 내가 깜빡한 모양이다...부모님께
면목이 없구나...
* 한식(寒食)은 전통 4대 명절의 하나로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이며,
4월 5일이나 6일로 청명절(淸明)과 다음날이거나 같은 날이다.
산에 올라가 불에 타 죽었던 중국 개자추의 전설에서 비롯된 명절로,
한식에는 불을 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이 있으며, 설이나 추석과
같이 절기 제사를 지내며, 조상 무덤을 보수하고 성묘하는 시기이다.
원래 중국에서 들어온 절기였으나 한국에 토착화되었으며, 지역적으로는 한반도
북쪽지역이 남쪽지역에 비해 한식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사람들은 한식을 냉절 또는 숙식이라고도 불렀다... 무형유산 정책이 전문
기·예능을 보유한 전승자 중심에서 온 국민이 함께 전승해온 공동체의 생활관습으로
확대됨에 따라, 2023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보라색 제비꽃 바로옆에는 청순한 남산제비꽃도 얼굴을 내민다
제비꽃은 우리나라에만도 60여 종이나 있는데, 남산제비꽃은
서울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라는데, 특히 산지에 잘 자라고 양지나 반음지의 물 빠짐이
좋은 흙에서 자라며, 보통 제비꽃은 꽃 색깔이 자주색과 흰색으로 많이 피는데,
남산제비꽃은 흰꽃이고 아주 드물게 자주색이 보이기도 한다.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한 송이씩 달리는데, 꽃잎 안쪽에 자주색 줄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열매는 7~8월경에 타원형으로 달린다.
제비꽃과에 속하며, 세엽근채 또는 남산오랑캐꽃이라고도 부르며, 꽃이 예쁘서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다른 제비꽃처럼 봄에 어린순을 삶아 나물로 먹기도 한다.
또한 예전에는 약재로도 많이 사용되었으며,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도 서식하며,
꽃말은 ‘소박함’, ‘순진무구한 사랑’이다.
갑자기 나타나는 장산천의 발원지인 계곡.
2주전에는 바람재에서 계곡을 따라서 내려 왔는데
계곡 우측의 잡목사이로 희미한 임도가 보인다
희미한 임도를 뒤덮고 있는 잡목
하도 개고생을 하여 오늘은 쪽가위를 가져왔다.
가시 잡목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서
가져오긴 했지만 산행 속도가 늦어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
임도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개별꽃이 한마디 거든다.
오늘도 고생깨나 하게 생겼네요...걱정마라...각오는 되어있다
잡목이 점령한 임도에 월출(環)종주라는 시그널이
보이나 이것은 지맥 산꾼들의 흔적은 아닌듯 싶다
와우~~~초반부터 강력한 태클을 걸어대는 잡목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덤비는 넘은 무조건 싹뚝 잘라버리면서 임도를 통과한다
세상을 살아면서 어찌 좋은일만 있을손가...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만 좋은 일도 있지 않겠냐고
내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힘든 길을 헤쳐 나간다
극성스런 잡목의 태클을 이겨내고 빠져 나오는 바람재로
이어지는 임도는 사면길로 향하고 주변에는 편백나무
조림지가 나오는구나
편백나무 조림지를 휘돌아서...
잡목들의 마지박 저항을 뚫고 올라서니 바람재다.
생각보다 임도는 좋았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좀 일찍
바람재에 도착하여 물 한모금 마시면서 숨을 돌린다
바람재(275m:09:10)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와 강진군 군동면 장산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정상은 아무런 표식도 없고, 등로도 흐릿하다.
바람재란 지명은 좌측의 운주리에 있는 바람골마을에서
유래된 듯 하며, “바람이 몹시 센 곳”이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라고 한다
마루금에 복귀하여 본격적인 맥길을 이어 가려는데
현호색이 얼굴을 내밀면서 조심해서 가라고 인사를 건넨다
바람재에서 올라서니 선답자들의 흔적들이 보이고
서쪽으로 이어지는 맥길을 이어가는데 바람재를
지나면서 부터 우측은 장흥(사자)지맥의 시작부터
같이해 온 장흥읍과 작별을 하고, 강진군 군동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뀌지만 좌측은 장흥군 용산면과 계속 같이간다
장산저수지 계곡에서 올라올 때는 몰랐는데 능선에 올라서니
조금씩 바람이 거세지는 느낌이나,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다행이로구나...잠시후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개감수를 만난다.
개감수(꽃말:애교)
꽃이 별처럼 달리며, 유혹의 명수라 불릴만한 개감수를 오랫만에 산에서 보는
행운을 누리는데 개감수는 대극과에 속하며, 감수 또는 낭독이라고도 한다.
전국의 산과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양지 혹은 반음지의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라며 크는 30~60㎝이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앞부분은 녹색이지만 뒤쪽은 홍자색을 띠고 있는데 언뜻 보면
잎이 꽃 색깔과 비슷해 꽃이 피었는지는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다.
잎을 자세히 보면 꼭 개의 다리처럼 생겼는데, 그래서 개감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열매는 여름이 끝난 9월경에 달리며 가을이나 봄에 뿌리에서 새순이 나오는데,
짙은 빨강색이라서 꽤나 신기하며, 큰 군락을 이루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뭉쳐서
자라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잎을 자르면 흰색의 유액이 나오는데, 독성이
아주 강하므로 식용으로는 불가능하며 이렇게 독성 물질을 지닌 것은 식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이다.
바람재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서 암릉구간을 만나는데
지난주에 토평지맥길을 걸으면서 바위 구간에서 무릎을
부딪힌 탓에 그 여파로 주중 내내 통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장산저수지에서 임도로 오를때 조금씩 통증이 와서 힘이
들었는데, 바위를 보니 괜히 겁부터 나는구나.
그래 세상을 살면서 아픔없는 삶이 있었던가...
그저 삶에 대한 숙명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걸어보련다.
좌측은 벌거벗은 裸木, 우측은 겨우내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는 편백나무 사이로 맥길을 이어간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면 오늘 내가 걸어야 할 구간에
산죽의 저항이 엄청나게 심하다고 했는데, 아직 워밍업도
안 끝났는데, 산죽의 저항이 시작될 모양이다
무명봉(09:22)
산죽에 묻혀버린 무명봉...오르지도 못하고 우회를 한다
몸뚱아리 예열도 끝나기 전에 등로에 있는
잡목들이 시비를 걸어오지만 이 정도 길이라면
고맙게 걸어야지 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등로에서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서 발톱을 숨기고
매복한 짐승처럼, 등로에서도 산꾼을 괴롭히기 위해서
호시탐탐 노리는 잡목들을 경계하면서 조심스레 길을 걷는다
시끄러운 세속의 사바세계야 우찌 됐던간에
산에서는 자연의 섭리대로 봄은 오고 있구나
본격적인 시련이 다가올 모양이다
우측으로 살짝 등로가 열리면서 능선 아래로는
아침에 산행을 시작한 장산저수지가 얼굴을 내민다.
그너머의 장산리 뒷쪽으로 펼쳐지는 탐진강과
2번 국도는 가까운 거리임에도 흐릿하기만 하는구나.
영산강, 섬진강과 더불어 전남의 3대강으로 불리는 탐진강(耽津江)
총연장 56㎞의 강줄기인 탐진강은 원래 예양강 또는 수녕천으로 불렀으며,
하천명의 유래는 탐라(耽羅)의 사자(使者)가 신라에 조공할 때 배가 이 강 하구의
구십포에 머물렀다고 해서 탐라국(耽羅國)의 탐(耽)자와 강진의 진(津)자를 따서
탐진이라 한 데서 유래되었으며, 강유역에는 용반평야를 비롯해 부산평야·장흥평야·
강진평야가 분포하며, 유역 내에는 보림사를 비롯한 고성사·금곡사·무위사 등의 사찰과
궁성·수인산성·수암서원·연곡서원·사인정·부춘정 등의 유물·유적이 있으며, 이 강의
지류인 금강(또는 금강천)의 상류지역은 월출산국립공원에 속한다.
* 탐라국(耽羅國)는 제주도에 존재했던 왕국으로 삼국시대부터 국가적 지위에서 한반도의
나라들과 교류하였고, 그 이전인 삼한시대에도 마한 등과 교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초에 독립적 지위를 상실하고 복속되었으나, 460여년에 걸친 성주(星主: 신라시대부터
고려를 거쳐 조선 초까지 제주 지방의 대표적 토호(土豪)에게 준 작호(爵號)시대 동안 제주고씨가
성주로서 서탐라를 다스리고 남평문씨가 왕자로서 동탐라를 다스리는 등 상당한 자치권을 유지하다가,
1404년(조선 태종 4년)에 조선에 완전 병합되었다
상대성 이론을 확립한 아인슈타인은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내가 지금
걷고있는 이 산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가 땀을 흘린만큼 지맥길도 하나 하나 줄어든다는 걸....
* 상대성 이론(相對性理論)이란 아인슈타인에 의하여 확립된 물리학 이론으로
근본적인 특징은 시간과 공간이 절대성을 가진다는 기존의 개념을 부정하고
시간과 공간이 관측자에 대하여 상대적으로만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답자들의 기록을 보면 이 구간의 산죽길은 공포의
대상이라 했던 그 산죽길이 시작되고, 맞은편에는
장흥군 용산면의 진산이라는 부용산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등로가 보이지 않는 산죽구간...기럭지가 짧은 범여는
산죽숲에 묻혀서 이리저리 헤매서 치고 나오니
앙증맞은 돌덩이들이 반겨주는 암봉에 도착한다
암봉(09:48)
안부(09:50)
산죽들의 꼬라지가 엄청 심하구나...산에서 살면
心性이 고운줄만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이런 곳을 통과하려면 正攻法 이외는 방법이 없다.
당당히 맞서려니 산죽...이 넘들도 꼬라지가 났는지
베낭을 물어뜯고, 안경을 후려치고, 땅바닥에는
등산화에다 태클을 걸어대니 초반부터 죽을 맛이다
지맥산꾼들에게 레전드로 추앙받는 저 분의 닉이 왜
비실이부부인지 참으로 궁금하구나...오랜 옛날에
홀대모란 모임에서 딱 한번 뵈옵는데,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안부(09:54)
우측으로 등로가 열릴때마다 나타나는 장산저수지
산죽길을 벗어나면서 안부를 만나고 다시
오르막길로 오르면서 만나는 암봉...그나마
암봉이 힘들어하는 범여에게 많은 위안을 주는구나
암봉(09:56)
2주 사이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한다.
그러면 금새 산은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을 것이고,
그에 비례하여 산죽과 잡목의 태클이 심할것은 자명한 일...
그 안에 장흥(사자)지맥을 끝내야 할 터인데, 자꾸만 맘이 급해진다
내리막으로 내려가면서 잠시후에 가야할 지맥길의
능선은 좌측인 남측으로 향하는데 내려가는 길은
갈수록 거칠어 지는구나...
여우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나는 꼴일까?
지독한 산죽길을 피하니 이번엔 가시나무들이 산꾼을 괴롭힌다
안부(10:02)
무명봉(10:04)
안부를 지나면서 나타나는 참으로 무미건조한 길...
이곳을 지나는 산행 기록은 힘들었다는 얘기외는 쓸 것이 없을것 같다
아무리 힘들고 괴롭다한들 늘 괴로움만 있을손가...
고생끝에 樂이 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 시간이 오겠지...
내 말을 금방 알아차렸는지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산꾼에게 위로를 하면서 건네는 말...
참으로 눈치가 빠르시네요...곧바로 385.8m봉에 도착한다
385.8m봉(10:09)
385.8m봉을 지나면서 또다시 산죽의 이지매(일본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따돌림)는 시작되고,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가야겠다.
산죽길을 걸으면서도 계속해서 장산저수지와 눈맞춤은 계속된다
내리막길에 가야할 잠시후에 오를 392.4m봉이 살짝 얼굴을
내밀면서 산행 초반부터 힘들게 걷고있는 범여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는 듯 하지만,...그럴 필요까지는 없소이다.
내가 선택한 苦行길...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하며
걷고 있소이다
제도권 산행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이런곳을
홀로걷는 묘미... 또한 걸어본 사람들이 아니면 모르죠...
암봉을 지나면서...
꽃길을 걷다보니 장산저수지 갈림길에 도착한다
장산저수지 갈림길(10:20)
지도상에는 이곳도 바람재라 표기가 되어있고 우측으로는
아침에 내가 산행을 시작한 장산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다.
2주전에 2구간을 할때 이곳까지 오려고 했는데, 트랙을
확인하니 이곳에서 장산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아서 지나온 바람재에서 끊었는데, 대부분의 선답자들은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장산저수지로 내려간 모양이다
바람재라 부르는 장산저수지 갈림길에는 어느분이
장전저수지 가는 길이라고 코팅지를 붙혀놨고, 선답자들의
시그널도 많이 보이는데 장산저수지를 장전저수지라
잘못 표기하신 건 아닌지?...조금은 햇갈린다
이곳에서 맥길은 반원형을 그리면서 서남쪽으로 향한다
잡목의 저항을 받으면서 안부로 내려서니...
또 다시 산죽의 이지매가 시작된다
등로에 벌떡 드러누워 生을 마감한 枯死木
저 고통은 직접 당해보지 않은 당사자는 모르리라...
마치 요즘에 극심한 고통을 감내하는 나같은 자영업자의
고통을 대변하는 듯 하여, 예사롭지않게 느껴진다
힘은 들지만 아무도 걷지않는 이 길을 걷는
재미는 솔솔한데,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누군가가 나에게 왜 이런 곳에서 개고생을 하냐고
물으면 난 이렇게 말하리다...니들이 게맛을 알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서 완만하게 오르다가 보니...
능선에 도착하고 우측의 나무가지 사이로 탐진강이
휘감으며 돌고있는 강진읍내가 어렴풋이 보이고
곧바로 392.4m봉에 도착한다
392.4m봉(10:42)
392.4m봉은 등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족보있는
봉우리건만 꼭 있어야 할(?) 준.희 쌤의 산패는 보이지
않고, 선답자들의 시그널만 잔뜩 걸려있다
어느 분의 시그널에 392.4m봉이라 메직으로 쓰여 있구나
392.4m봉 정상에서 맥길은 서쪽으로 이어진다
진달래 / 박영근
그리움이 무너지면
무슨 빛깔이 될까
기다림이 무너지면
무슨 꽃이 될까.
먼 산에
진달래빛 가물거리는데
아, 너는
가버리고 말구나.
꽃진 자리에
돋아오를 새잎마저
새잎마저....
내가 언제 호사를 누릴려고 지맥길을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힘들면 힘든대로 쉬우면 쉬운대로
걸어면서 묵묵히 걷다보면 끝이 보이겠지...
갑자기 편편한 암릉이 나오고...
우측 능선 아래로는 강진군 군동면 장산리 들녘이 보인다
산죽의 강력한 태클로 산행 시간이 지체되지만
그리 큰 걱정은 안한다...어차피 나야 발걸음이
느리니 남들이 3번만에 끝낼 산길...6번 걸으면 되지 뭐
뭔 걱정이람...그 대신에 남들이 죽기 살기로 걸을 때,
山川景槪를 즐기면서 걸으면 되고, 남들이 어두운 밤중에
아무것도 보지않고 걸을 때, 난 밝은 대낮에 볼거 다 보면서
걸으니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잖은가...
편안한 마음으로 걷다보니 지도상의 괴바위에 도착한다
괴바위(10:59)
괴바위산 가기 직전에 우뚝솟은 멋진 바위가 있는데 트랙을 보니
괴바위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이곳 산의 지형이 마치 고양이 같이
생겼다고 해서 묘암산(描巖山)이라고도 하며 이곳에 있는 바위를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괴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괴바위 능선을 지나가는데 흐릿하게 강진읍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흔히 강진하면 다산의 유배지였던 다산초당, 그리고 무위사,백련사,
또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은 주옥같은
詩를 남긴 시인 김영랑(金永郞)의 고향이었던 곳이 아닌가
괴바위를 직접 오를수가 없어서...한참을 내려갔다가...
우회를 하면서 괴바위로 올라간다
괴바위의 뒤테...아무리 봐도 아둔한 내머리로는 고양이처럼
보이지가 않는데, 예전에는 고양이처럼 보였으나
벼락을 맞아서 바위가 깨지는 바람에 모습이 바뀌었다고 한다
뒤돌아 올라가보니 왜 괴바위를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지를 알 것만 같구나
또 시작되는 산죽들의 이지매...
산죽들의 괴롭힘을 벗어나니 암릉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린치를 가한다
결국 이곳을 오르다가 살짝 미끄러지면서 무릎을 바위에 부딪혔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깐 주저앉아 아픈 부위를 한참을 주무러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모든건 체념한 체 길도 없는 마루금을 걷고 똑 걷는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매주 찾아가는 산길...
근데 산에다 들어서면 이렇게 맘이 편한건 뭔지 모르겠다
하기사 나 자신도 나를 모르는데, 남이 나를 어찌 알겠는가...
낑낑대면서 능선에 올라...
산죽길을 헤치고 보니 선답자들의 흔적들이
잔뜩 걸려있는 족보있는 462.7m봉에 도착한다
462.7m봉(11:20)
잠시후에 내가 걸어야 할 마루금의 동남쪽에는
장흥군 용산면의 진산인 부용산이 멋진 모습으로
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산죽의 저항은 계속되고 무상무념으로 걸으면서
앞을 쳐다보니 괴바위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잦아들고 산죽길을
내려서니 산죽이 없는 낙엽이 수북한 등로가 보인다.
바람재에서 시작한 산행길은 오직 산죽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휴식(11:25~35)
새벽 5시에 해장국 한그릇을 먹긴 했지만
아직까지 뭘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않고
버스에서 밤을 보낸터라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라 베낭을 베개삼아 하늘을 쳐다보며
10분정도의 꿀맛같은 휴식을 취한다
다시 산죽의 저항을 시작되고...
모든걸 체념한 채로 걷다보니 산죽길이 끝나고 괴바위산 정상에 도착한다
괴바위산(描巖山:462.8m:11:52)
장흥군 용산면과 강진군 군동면, 칠량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군동면 장산리
대곡마을 산꼭대기에 고양이 바위가 있는데, 여기서 지명이 유래하였다.
한자로 표기하여 묘암산(描巖山)이라고도 하며, 산의 모양은 고양이의
형국이라고도 한다.
군동면 장산리 대곡마을에서 보면 고양이 바위가 있고 북쪽의 탐진강 맞은편,
군동면 금강리에 안풍 마을이 있는데 월출산에서 뻗어온 비파산 동쪽 줄기가
뒷산을 이루고 있는 이곳의 산의 모양이 쥐의 형국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대곡 마을 묘암산의 고양이가 안풍 마을 뒷산의 쥐를 노려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안풍 마을과 대곡 마을 사이의 탐진강에는 다리를 놓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관련 지명으로 괴바우재가 있으며 대곡 마을에서 장흥군 운주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한국지명총람의 기록에는 귀바위봉이 고양이를 닮아서 묘이암 또는 묘암(猫巖)으로 나와 있다.
괴바위산 삼거리(11:54)
괴바위산 정상을 찍고 나오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의
뚜렸한 등로로는 미인치로 향하는 길이고, 맥길은 좌측으로
꺽어져 내리막길로 향한다
장구목재로 향하는 내리막길은 참으로 좋다.
조금전 바람재에서 괴바위산 오르는 길에서
산죽의 횡포가 심해서 범여에게 미안했나보다...
산행 속도를 내면서 부지런히 내리막길로 향한다
무명봉(12:00)
살아보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오
내 뜻이 틀릴 수도 있고
남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고
人生은 塞翁之馬라
정답도 없습니다
조망바위(12:05)
조망바위에서 북동쪽을 바라보니 조금전에 지나온
괴바위산에서 미인치로 이어지는 임도가 보이고
그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땅끝기맥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게 장관이지만, 아쉽다면 흐릿한 미세먼지가 주범이다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용두봉(龍頭峰:326m:강진군 군동면 금사리 소재)의 모습
조망바위를 지나면서 고도차가 없는 편안한 길을 걷는다.
오전에 산죽길을 통과하면서 한 개고생을 보상받는 기분이랄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안부(12:15)
안부를 지나면서 지맥길은 우측으로 휘어져서
장구목재로 향하고 잠시후에 야트막한 능선에 도착하는데...
트랙상에 446.7m봉인데 준.희쌤의 산패가
땅바닥에 나뒹군다...오랫만에 착하게 살아보자.
땅바닥에 있는 산패를 나무에 매단다
446.7m봉(12:22)
446.7m봉을 지나면서 장구목재로 향하는 길은
아주 급경사의 내리막길에다 등로에 쌓인 낙엽으로
인해서 상당히 미끄럽다...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내리막길에 스틱에 너무 힘을 준 탓인가?
조금전에 바위에 부딪힌 무릎의통증이 심하다.
나홀로 걷는 산에서는 아프거나 사고가 나면
대처할 방법이 마땅찮아, 조심하는 편인데도
그게 내 맘대로 되지 않으니...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는데 걱정이다
산 사면으로는 임도가 거미줄처럼 보이고 맞은편에 우뚝솟은
멋진 봉우리가 도암산(448.3m)인듯 하나 확신이 안서는구나
임도 너머로 보이는 흐릿한 산줄기 해남땅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과
지난 1. 2. 3월에 참으로 힘들게 걸었던 화원지맥 산줄기가 보인다
흐릿한 등로로 내려서는데 길은 안 보이나
잡목들의 저항이 전혀없어서 맥길을 이어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조망바위(12:30)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와 관산읍 성산리 강진군 칠량면 삼흥리에걸쳐
있는 부용산(芙蓉山:611.0m)은 산사면에서 발원한 부평천이 생산리를
지나 남송리에서 부평천(夫平川, 대내, 죽천)이 되어 옥당리에서 고읍천과
합하여 남해바다로 흘러들어가며, 승려 능감(能鑑)이 구름을 보고 도를 깨쳤다고
전해지는 산으로 용시암(용정, 용천)은 아무리 가물어도 줄지 않고 늘 물이 나서
날이 가물면 용제(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부용화(芙蓉花)처럼 연꽃 형상을 하고있는 부용산...
부용화는 佛家에서는 불교를 상징하는 귀한 꽃으로 여기는데 이 때문에
풍수지리가들도 장흥 부용산을 연화부수형의 명산으로 여겼으며, 많은 예명을 갖고 있다.
약초가 많다 하여 약다산(藥多山), 부처가 솟을 산이라 하여 불용산(佛聳山), 돌이 많아
석다산(石多山) 등 다양하며, 용산면의 지명도 원래 장흥의 남쪽이라서 남면 또는
남상, 남하면 등으로 불렸으나, 1936년에 부용산에서 따온 용산면으로 고쳤을 정도다.
*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란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형상이라는 뜻으로, 풍수지리에서 땅의 형국을 이르는 말로
이런 물길에 둘러싸인 고장은 그 곶 모양이 터 안에 산이 없으면 연화부수형을 이루어
지극히 좋은 양기(陽基)를 이루는 법이다.
이러한 지명과 명산의 지기를 받아 장흥 지역에서는 수많은 인재가 배출되었다고 하며
동학혁명 때는 이방언 장군을 따르는 주민들이 최후 격전지인 장흥 석대들 전투에서
패한 뒤 이 산으로 들어와 끝까지 항거하다 일본군과 관군에게 전멸당한 한이 서린
역사를 안고 있다
예부터 골짜기마다 쉼 없이 솟아나는 석간수가 만병에 효험이 있다 하여 찾는 사람이 많았으며,
가을철이면 약초에서 풍긴 향기가 주민들의 수명을 더한다고 전해오는 신령스런 산이다.
산 아래 운주리는 구름이 산마루에 걸려서 머무는 날이 많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조망바위에서 희미한 등로를 따라서 급경사로 내려서니...
U형태의 임도가 나오는데 산행 지도에 나오는 장구목재이다
장구목재(305m:12:37)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와 강진군 칠량면 삼흥리 모재골로 이어지는 임도로
알파벳 대문자의 U자 형태가 장구의 모가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인 듯 하나, 지명에 대한 자료는 확인할 길이없다
임진왜란때 이맹(李孟)이란 장수가 장구목재 어귀에서 서 있다가
왜적을 모조리 쏘아 죽여 피난민을 안전하게 지켜주었던 곳이기도 한 곳이다
장구목재를 가로질러 급경사의 능선으로 올라간다
이곳은 음지라 그런지 아직까지
나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았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간간히 불어대던 바람이 강풍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능선에 있던 황칠나무도 강풍에 균형 감각을 잊어버린 듯 하다
안부(12:52)
오전이 지나온 산죽길에 비해서는 양반(?)이지만
또다시 오르막길에 만나는 산죽길...급경사는
시작되고 서서히 체력이 고갈되 느낌이다.
그에 비례하여 범여의 발걸음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한다
빡세게 올라서니 평평한 능선이 나오고...
잠시지만 조금 편하게 걷다가 바람을 피해서
베낭을 내려놓고 초코파이에 두유로 원기를
보충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안부(13:20)
맥길은 우측으로 살짝 꺽어지고...
좌측의 나뭇가지 사이로 부용산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본격적인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될 모양이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기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암릉길의 오르막길
암봉을 찍고 맥길은 동쪽으로 이어진다
안부에서 또다른 암봉으로 올라간다
451.3m봉(13:32)
잠시후인 오늘 내가 지나가야할 임도가 보이고 그 아래에 있는
초당연수원은 골짜기 사이로 숨어 버렀고, 그 윗쪽으로는
깃대봉, 옴팍파인 골치재, 그 뒷쪽으로 이어지는 장흥(사자)지맥
능선 너머에 있는 득량만과 고흥반도는 잘 보이지도 않는구나
좌측 아랫쪽으로는 남상천(南上川)의 발원지인 운주저수지와
용산면 운주리 골안마을 너머로 용산면사무소가 아련히 보인다
남상천( 南上川)은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 운주저수지에서 시작하여 풍길리에서
남해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으로 섬진강권역 섬진강 남해권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하천의 수계는 본류인 남상천과 지류인 월송천·인암천·모산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천연장은 8.94㎞, 유로연장 13.59㎞, 유역면적 60㎢이며, 하천 유역의 모양은
나뭇가지 형태의 수지상(手指狀)을 나타낸다.
유역 내 10여개의 소규모 저수지가 있으며, 농경지가 발달해 있으며, 23번 국도와
77번 국도가 유역 상류부를 가로지르고 있고 하상경사는 1/42~1/2,469로 나타났다.
513.7m봉을 바라보면서 안부로 내려서는데...
바위옆에 꽃을 피우는 산자고가 한마디 툭 건네다.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골치재까지 갈 수 있겠어요?
오늘 못가면 다음에 가면 되지, 뭐 걱정이람...
513.7m봉(13:40)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부용산을 바라보면서
내리막으로 내려서니 또다시 산죽길은 시작되고...
안부(13:45)
무명봉(13:47)
키가 큰 진달래의 군락지가 나오고 부지런한 넘들은
꽃을 피우고 있고, 게으른 넘들은 아직도 겨울잠에
빠져 있는데, 올해 들어서 유난히도 변덕스런 날씨에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모양이다
오전에 만났던 산죽과는 달리 키작은 산죽길을
걸으니 큰 불편은 없으나 예전과는 달리 산행을 하면서
음식물 섭취가 별로 없다보니 오후가 되면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력으로 인해 발걸음이 느려지는게 문제로구나...
무명봉(13:57)
무명봉을 지나고 느릿느릿 걷다보니
족보있는 503.4m봉이 얼굴을 내민다
503.4m봉(14:02)
등로 아래로의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운주저수지
보성땅의 득량만 너머로 보이는 고흥반도는 멀게만
느껴지는구나
안부(14:08)
다시 암릉으로 오르는데, 무릎의 통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지는 느낌이다.
내가 몸뚱아리를 너무 혹사를 시키니까...꼬라지를
부리는데,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딱 2년만 참아다오.
무명봉(14:11)
맥길에서 떨어진 부용산이 보이는데 힘이
들어서 그런지 나무나 멀게만 느껴지는구나.
부용산 갈림길(14:20)
기럭지가 짧은 범여를 삼켜버린 부용산 갈림길의 산죽...
트랙을 확인하니 체력이 방전된 현재로서 부용산을
왕복하려면 내 발걸음론 족히 1시간은 걸릴듯 하다.
그러면 서울가는 귀경버스가 문제일 듯 싶어서 과감히
포기하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지맥길의 마루금을 따른다.
지맥길에 충실하자는 허울좋은 美名으로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범여의 치졸함...내 자신도 스스로 놀란다
우리는 참된 벗 얻기를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욕은 빛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또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애욕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거나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마라.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생각이 깊고 현명한 이를 벗으로 사귀라.
그것이 이익됨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놀이와 환락을 즐기지 말고 사치하지 마라.
허식을 버리고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따니빠따」-
부용산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면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장흥의 진산이라는 천관산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우측으로는
장흥(사자)지맥 능선인 깃대봉, 양암봉에서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지맥길이 뚜렸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부(14:25)
안부에서 살짝 우측으로 꺽어지니 요염한 자태로 산꾼을
유혹하는 노거수의 꼬임을 이겨내고 능선에 오르니
476.7m봉이 얼굴을 내민다
476.7m봉(14:30)
갈림길(14:32)
476.7m봉을 지나자마자 뚜렸한 직진의 등로를 버리고
마루금은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조금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 진달래가 범여에게 길을 안내한다
마루금에서 만난 legend의 흔적들
가던길을 멈추고 뒤돌아 보니 부용산이 하는 말...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왜 나한테 안 들리고 가냐고
힐난을 하는듯 하는데 참으로 미안하구나...
무명봉(14:40)
말타면 종부리고 싶다고 했던가.
편안한 내리막길을 만나니 서서히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이 병도 나홀로 산행을 하면서 편안한
등로를 만나면 습관처럼 밀려오는 몽유병인 듯 하다
등로 좌측 아랫쪽으로는 지도에도 안 나오는 임도가 보인다
안부같은 밋밋한 등로를 따라가면서 계속해서 고도를 낮춘다
384.2m봉(14:45)
족보있는 봉우리이건만 산패는 보이지 않고 선답자들의
시그널들만 바람에 심하게 흔들린다...트랙에는 맞은편에
수리바위가 있다고 해서 찾아봤지만 확인할 길이 없구나
무명봉(14:50)
무명봉을 넘어면서 맥길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능선 아래로 이어지는 임도를 바라보면서...
맥길은 동남쪽으로 이어진다
임도(14:58)
최근에 개설한 임도인 듯 보이는데 좌측으로는 장흥군 관산읍 성산리로
향하고 우측으로는 강진군 칠량면 삼흥리로 향하는 임도이다
부용산 산 중간으로 이어지는 임도 우측의 윗쪽에는 휘봉산(310.9m)이
얼굴을 내민다...장흥의 산들은 겉으로는 남도의 인심만큼이나 후하게
보이나, 산 속에만 들어서면 왜 그리도 산꾼들에게 까칠하게 구는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을 모른다고 했는데, 장흥의 산도
한 길 사람속과 같은 것일까?
임도에서 바라본 부용산의 위용
부용산 북쪽 산기슭의 대나무숲에 숨어 있는 부용사라는 절집이 저 너머
산 아래에 있는데 부용산을 가지 못한게 지나고보니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에 있는 부용사 윗쪽에는 베틀바위가 있는데 이곳은 동학농민운동 때
아녀자들이 바위 아래에서 베를 짰던 곳이라고 하며, 사찰 위에 있는 용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으며, 예로부터 이 샘에서 용산면 사람들은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기우제를 지내는 방법도 특이했다고 하는데 가뭄이 들면 주민들은
살아있는 개를 용샘까지 끌고 올라와 목을 친 다음 피를 용샘의 바위벽에 발랐는데,
용이 지저분한 개의 피를 씻어버리기 위해 비를 내리게 했다고 전해온다.
휴식(15:00~10)
임도에서 능선에 오르는 곳에는 바람이 전혀없다.
피곤도 몰려오고 졸음이 쏟아지기에 이곳에서 베낭을 내려놓고
졸음을 쫒기 위해 캔콜라 하나를 마시고 10분정도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베낭을 메고 길을 나선다
산 그림자 / 이성선
산을 버리고 다시 산 따라 간다
물 속을 거꾸로
황홀히
떠나가는 산
저 산에 이끌리어
남은 생 전부
저 산에 이끌리어
임도에서 능선으로 올라서니 능선 아래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363.8m봉(15:20)
선답자들의 흔적만 바람에 휘날리는 족보있는 363.8m봉을
지나면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몸을 가누기가 힘이든다.
자연에 맞서면서 역행하지 않고, 순응하면서 맥길을
이어 나가려 하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질 않는구나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의 환영을 받으면서 걷는데...
초당연수원 윗쪽에 있는 깃대봉은 수줍은 듯 소나무 가지뒤에
숨어버렸고, 그 뒷쪽 끄트머리 능선에는 다음 구간에 걸어야 할
천태산이 멀게만 느껴지는구나
피로가 몰려오기 때문인가...자꾸만 졸음이 쏟아진다
조망바위(15:28)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장흥군 관산읍 성산리와 성산저수지의 모습
성산리(聖山里)는 성산저수지가 있으며 마을 북서쪽에 부용산이 자리한다.
자연마을로는 감투바웃골, 돈백낭골, 밤나뭇골, 북당골, 이얌남정이마을 등이 있는데,
감투바웃골마을은 감투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돈백낭골마을은 동백나무가 많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밤나뭇골마을은 밤나무가
많았다 하여 불리게 된 이름이며 북당골마을은 불당이 있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이얌남정이마을은 이얌나무(오리나무) 정자가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천관산을 바라보면서 맥길은 살짝 우측으로 꺽어져 내려간다
초당연수원으로 이어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엄청나게 까칠하다
초당연수원 뒷쪽에 우뚝솟은 깃대봉...저 깃대봉을 넘어야
오늘 날머리로 잡았던 골치재인데, 거기까지 갈 수 있을라나?...
오늘 오전 산행에는 부용산이 길라잡이를 해줬는데 산행 말미에는
천관산이 바통을 이어받아 범여의 맥길 산행에 길라잡이를 할 모양이다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천관산의 진면목은 관산쪽에서
봐야만 제 격인듯 하다...풍요로운 들녘으로 펼쳐지는 관산읍(冠山邑)은 북쪽으로
용산면(蓉山面), 남쪽으로 대덕읍· 회진면(會鎭面), 서쪽으로 강진군 칠량면(七良面)과
접하고, 동쪽으로 득량만(得粮灣)에 면하며 1981년 읍으로 승격되었다.
농안리 남쪽 천관산(724m)에서 발원한 고읍천이 넓게 펼쳐진 평야지대를 지나
득량만으로 유입되며 해안에는 넓은 간척지가 조성되어 있고, 읍 소재지인
옥당리를 비롯하여 17개 법정리를 관할한다.
본래 장흥부 지역으로서 부청이 있었는데, 1392년(태조 원년)에 부청을 건산리로 옮겼으므로
고읍방(古邑坊) · 고읍면(古邑面)이라 하였으며, 1886년(고종 28)에 고상(古上) · 고하(古下)의
2면으로 나누었다가, 1914년 다시 두 면을 합하여 고읍면이라 하였다.
1932년에 천관산(天冠山)의 이름을 따서 관산면으로 고침과 동시에 남하면(南下面)의 하발 ·
죽청 · 고마의 3개 리를 편입하여 17개 리를 관할하였다. 1980년에 읍으로 승격되었다.
『해동지도』(장흥), 『지승』, 『호남지도』 등에 고읍면(古邑面), 장관도(長串島, 질구지),
죽천서원(竹川書院) 등이 기록되어 있다.
암릉 구간을 내려서니...
갑자기 등로는 사라지고 급경사에다 잔돌이 깔려있어 상당히 미끄럽다
한참을 버벅거리면서 내려서니 반가운 선답자의 흔적이 보인다
험한 길을 통과하니 동백나무 조림지가 나오고
잠시후에 초당약품 창업자의 가족묘인 듯 한
나주김씨 가족묘가 나온다
나주김씨 가족묘(15:40)
묘지를 지나 동백꽃의 落花가 길바닥을
장식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내려간다
맞은편 앞쪽에는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곳인가보다.
나무를 잘라서 표고버섯 배양을 하는 중인 모양이다
초당연수원의 모습
초당연수원과 운동장을 바라보면서 도로를 따라서 간다
강진군 칠량면과 장흥군 관산읍 경계에 있는 초당림은 백제약품의 창업자인
초당 김기운 회장이 1968년부터 조성한 사유림으로, 면적은 여의도의 3배에에
해당하는 960ha로 편백. 삼나무, 백합나무 등 440만 그루가 우거진 국내 최대의
인공조림지다.
초당림(15:45)
백제약품의 설립자 초당 김기운옹이 1968년 임업보국의 뜻으로 사재를 털어
조성한 경제림으로 초당림은 국내 최대의 백합나무 군락지로, 이 일대의 '미세기골'은
워낙 산간오지라 1960년대까지만 해도 관청에서 세금 메기러가기를 꺼렸을 정도라고 한다.
김기운옹은 '척박한 민둥산에 산업용 경제수를 심어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당시 정부의
시책에 따라 1000㏊에 이르는 임야에 편백, 백합나무(목백합), 테다송 등 500만 그루를
심었으며, 특히 1971년부터 '숲속의 여왕'이라 불리는 목백합을 식재해 임업의 '그린오션'을
창출했는데, 목백합은 합판, 가구재, 조각재 등으로 사용하는 고부가가치 나무지만, 과거엔
국내 토착화가 어려운 나무 중 하나였다.
초당림에는 현재 높이 40m 이상의 목백합 30만 그루 가량이 자라고 있다.
초당림의 성공으로 산림청은 2006년 권장조림 주수종으로 '목백합'을 선정해
매년 전국적으로 1000㏊ 이상씩 심고 있다고 한다.
지금 시간이 15시 45분...장흥에서 서울가는 막차가 17시이다.
아무래도 깃대봉을 넘어 골치재까지 가기는 내 발걸음으로는
무리일 듯 싶어서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기로 한다.
일단 관산버스터미널로 가서 장흥가는 버스를 타고 장흥터미널에
도착한 후에 그 다음을 생각하기로 하고, 관산 택시를 호출하는데
첫번째로 전화한 관산 개인택시는 통화 자체가 되질 않고, 2번째
전화를 한 택시는 지금 차가 없다고 하는데, 참으로 난감하다.
3번째 전화를 한 곳은 30분을 기다리고 하는데, 최대한 빨리
와달라고 하고는 평상같은 곳에서 멍하니 앉아 물만 벌컥벌컥 마신다
30분이 아닌 40분 정도 지난 16시 40분이 지나서야 택시는 도착하고
이곳에서 장흥터미널로 가서 서울가는 버스를 타기는 아무래도
힘들것 같아서 택시기사에게 고민을 하니, 기사 曰...
어차피 장흥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는 강진을 거쳐서 가는데
강진에서 17시 20분에 출발한다고 하면서, 이곳에서 강진까지
30여분정도 걸리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한다.
강진버스 터미널(17:05)
강진에 도착하니 17:05분... 아직 장흥에서 출발하여 서울로
가는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는데 버스표를 예매하려니 매진이란다.
참으로 난감하다...하는 수가 없다...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17시 20분에 광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한다
강진발 → 광주행 버스표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듯이 남도지방의 모든 대중교통은
광주로 통하는 듯 하다...너무 긴장한 탓인지 버스를 탔는데도
잠이 오질 않는다...1시간 20분이 걸린 다음에 광주에 도착한다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18:40)
광주에 도착하여 버스표를 예매하는데 또 이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광주에서 서울가는 버스는 거의 10분 단위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가는 버스표를 예매하려니 거의 다 매진 상태이고, 가장 빠른
버스가 21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이다...참으로 난감하네...
2시간 반 이상을 이곳에서 있어야 하다니...이 버스도 티켓이
2장밖에 없어서 일단 예매를 하고, 터미널 내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김치찌게로 점심겸 저녁을 해결하고,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을 한다
광주발 → 서울행 버스표
저녁을 해결한 후에 다시 버스 티켓을 파는 무인 발매기를 두드리며
혹시나 취소된 버스표가 있나하고 확인을 해보지만, 취소된 표는 없다.
결국 21시 10분에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니 긴장이 풀리고
정신없이 자다가 눈을 뜨니 버스는 천안삼거리 휴게소를 지나고 있다.
늦은 시간인데도 고속도로에는 차가 생각보다 많다...왜 그런가
확인하니 오늘이 청명. 한식이라 성묘객 때문이라네... 예상했던 시간보다
30분이상 늦게 서울에 도착하니 자정이 훌쩍 넘어 버렸다.
결국 아들에게 차를 가지고 오라고 연락을 하고, 아들 차로 집에오니
새벽 1시경이다...아!...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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