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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梵如)의 世上사는 이야기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낙남정맥(終)

낙남정맥 제 8구간(고성) - 큰재에서 돌장고개까지

by 범여(梵如) 2010. 6. 21.

산행일시: 2010년 6월 19~20(무박)

산행구간: 큰재(경남 고성군 대가면)-무량산-대곡산-추계재-천황산-백운산-부련이재

              양전산-봉대산-객숙치-돌장고개

거리/시간: 약 32km/ 9시간 30분 소요

 

지난구간에 중국 상해 엑스포 관람을 하러 가는 바람에 담번 숙제로 남겨 두기로 하고 3주만에

 낙남구간을 나선다. 저녁 10시 반에 탑승지인 양재역으로 나서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걱정이 앞선다. 비가 오면 산행이 배로 힘이 들기에... 각오하고 차에 오르는데 평소 같으면

곧바로 잠에 골아 떨어지는데 오늘따라 영 잠이 오질 않는다. 대전을 지나서야 겨우 잠이 들만

하니 오늘 구간의 마지막 휴게소인 대진고속도로 산청 휴게소에 도착한다.

 

하늘을 쳐다보니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을듯 싶다. 잠시 후 반성 I.C를 지나고 좌측 저 넘어 

성철스님의 생가인 겁외사에 새벽예불이 시작됐는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요즘 좌,우. 진보,보수 그 외 다양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느라 온 나라가 찢어져 있는 이 시기에

당신처럼 큰 어른께서 계셔  중생들을 제도하고 아우럴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건만...

오늘따라 버스는 뭐가 그리 급한지 연화산I.C를 벗어나니 새벽 3시쯤이다.

 

약 15분면 큰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過猶不及이라 했던가 기사분이

네비게이션 믿고 가다가 길을 잘못들어 30분이상 허비하여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날머리인 큰재에 도착. 산행이 시작됐다.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근데 입구부터 어느 농장주가 정맥길을 자기가 주인인양 철조망을 가로 막고 주인행세를

한다. 거기다가 개 쉬끼까지 죽으라 짖어대고 좌측으로 돌아 코가 땅에 닫을 정도의 된비알을

시작하여 25분만에 3전망대에 도착하니 여명은 밝아오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부지런히 걸어 무량산을 거쳐 화리치 지나니 대곡산 허리를 완전 잘라버린 천황산 사슴농장이

맥길을 완전히 끊어 버렸다. 맥길을 짤라 먹었으면 주위길이라도 정리 해줄 수 있는

아량을 베풀 줄 알아야 하건만 아예 다니지 못하게 할 요량인지 정글로 만들었다.

농장주란 자는 아직 정맥 산꾼들의 근성을 모르는가 보다 아무리 그래봐야 정맥 산꾼들의

魂까지 뺏을 수도 없다는 것을... 제발이지 그대의 농장이 잘 되려면 맥길을 돌려 주시길.

온갖 잡목과 고사목들이 태클을 건다. 천신만고 끝에 낙남정맥의 최남단 대곡산을 찍고

기수를 서북으로 돌려 지리산 영신봉을 향한 걸음을 재촉한다. 대곡산 가파른 내림길은

정말 힘이 든다. 무릎에 많은 부담을 안으면서 가리고개에 도착. 아침 만찬을 끝내고

천황산, 백운산을 지나 부련이재에서 녹차 한잔으로 휴식을 대신하고 오름길에 자연 해후소에서

버리는 즐거움을 만끽한 후에 양전산에서 일행과 헤어져 앞을 치고 나간다.

 

지난 금욜 월례회 라운딩을 끝낸 후 과하게 마신 이스리의 여독을 풀기 위해 봉대산, 객숙치를 지나

돌장고개까지 10여km를 논스톱으로 걷는다. 이곳 소나무 군락지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향은

상당히 머리를 맑게 해준다. 마지막 구간에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거기다가 맥길을 끊어놓은 감나무, 밤나무 농장을 지나니 산하나를 완전히 까뭏게 버린

채석장에서 분노를 느끼면서 통영 진주간 고속도로 입구의 날머리에 도착 32km의

긴 여정의 베낭을 내려 놓는다. 옷은 땀으로 범벅. 버스를 타고 진주 금곡면의 목욕탕에서

사워를 하고 션한 맥주 한잔으로 여독을 풀고 서울 가는 버스에서 완전히 잠에 떨어졌다

큰재에서(04:15)

큰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는데 시그널이 있는 길을 따라 가는데 길이 막혀있다.

연유를 보니 이곳에 자리잡은 농장주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돌아 가는데 이번에

마치 낙남길의 주인인양 길을 막아놓고 철사로 막아 빙빙돌게 만든다. 거기다가 주인 닮은 개새끼는

 왜그리 짖어대는지...

시작부터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된비알이다.. 바람이라곤 전혀 없고 초반부터 땀에 온 몸이 흠뻑 젖는다. 

산행시작 25분만에 578m봉에 올라선다.

삼계마을 뒤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짙은 안개로 인해  어디가 어딘지 구분할 수가 없다.

대가와 양화저수지.. 고성읍과 남해바다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일 장소인데 가끔씩 나타나는 조망바위가 걸음을 잡는다.

날씨만 좋으면 저 앞 고성 앞바다의 견내량의 당항포 해전의 멋진 승리를 생각하며 정맥길에서

250m 정도 비켜난 무량산 정상을 향한다.

무량산(無量山:581.4m) (05:00)

무량산 표지석 뒷면에고성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 96,12 고성군수로 되어 있다. 낙남정맥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무량산은 고성의 진산으로서 무량산의 유래는 어느 큰스님이 무량수는 영생에

귀일하고, 무량대수는 무한대에 귀결한다는 불교 용어를 따 지은 것이란다. 정상 동남쪽으로

고성읍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마치 지네가 서에서 동으로 기어가는 형세이며 봉우리는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 형세이다. 지네의 등을 남북으로 갈라 동쪽 물은 율천을 이뤄 고성평야를

적시며 당항포만으로 흘러가고 남쪽 물은 대독천을 거쳐 고성만으로 들어 간다.

화리치에서 (05:20) 

무량산 정상에서 아무 소득도 없이 다시 돌아 아무것도 정리되지 풀섶길의 내림을 시작한다.

편백나무 숲에서 내뿜는 향기는 산꾼들의 머리를 정말 맑게 해준다. 정리되지 않은 숲을 헤치며

20분만에 화리치에 도착한다. 다시 길을 건너 대곡산을 완전히 막아 아예 정맥길을 없애버린

천황산 사슴농장을 지난다. 아예 길이 없다. 거기다가 억새풀, 산딸기줄, 개옻나무들이 잇따라

태클을 거는 바람에 범여의 팔뚝은 온통 상처 투성이다

화리치에서 바라본 짠뜩낀 운무로 인해 형체로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고성의 진산 무량산의 모습

정맥길을 바꿔버린 천황산 사슴농장

목장 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이어진 비포장도를 따라 끝까지 가니 그 끝에서 왼쪽 산으로 길이

나 있다. 약 25분 가면 485봉에 오르고 다시 농장 울타리를 따라 우회하며 길이 나 있다. 이곳 역시

잡목과 억새가 섞여 자라는 걷기 고약한 길이다. 중간에 만나는 임도 따라 오른쪽으로 150여 미터

가서 왼쪽으로 꺾이는 농장 울타리 따라 정맥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꺾인 부분은 잡목과 산딸기나무가

 너무 무성해 오른쪽으로 우회해야 한다. 이 땅의 정맥길은 당국과 공무원들의 무관심, 사리사욕에

눈이 먼 지주들에 의해 자꾸만 훼손돼 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슴농장주에게 묻고 싶다.

그대는 맥길을 끊어 脈鬼들의 원혼소릴 들리지 않으시는지. 그대의 탐욕땜에 그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걸 알기나 하는지...

 

대승적 견지에서 맥길을 되돌려 주길 바란다. 산의 맥을 끊어 잘 되는 사람 못봤으니 다시한번

제고하시길... 억새 산딸기에 찰이 끓켜 상처투성이에다 1시간이상 맥길이 아닌 빙빙돌아 대곡산을

향하는 은근히 부아가 쳐오르는 지....

예전에 군사용 말을 길렀다는 낙남정맥의 마장고개는 흔적도 없고 자꾸만 살아져가는 우리의 脈길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

대곡산(542.9m) (06:00)

삼각점<충무 401 1986 재설>과 삼각점 안내판이 있는 대곡산 정상(542.9m:고성군 대가면. 상리면의

경계)에 오른다. 대곡산은 낙남정맥의 최남단이다. 고성읍까지 온 낙남정맥은 더 이상 남녁 진행을

 멈추고 방향을 북쪽으로 바꾼다. 여기가 지리산 영신봉을 향하는 북상의 시작한 기점이요. 전환점이다.

20도 방향으로 가야할 능선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더운 날씨에 습도가 너무 많아 헤어밴드와

상의는 땀이 뚝뚝 떨어진다.

거기다가 덥다고 반팔 상의를 입었더니만 온 팔뚝이 억새와 딸기 줄기에 팔이 너무 끓켜 너무 따갑다.

오늘은 상처뿐인 영광을 안고 추계재의 긴 내림을 시작한다.

대한민국 정맥길에 어김없이 힘든 산행을 편하게 해주시는 준.희님 꼭 함 뵙고 싶습니다.

 내 사랑하는 여인만큼이나 다소곳이 수줍게 피어있는 나리꽃

온갖 장애물로 제대로 길을 걸을 수 없는 대곡산 구간

천황산 사슴목장에서 대곡산, 추계재, 백운산, 부련이재까지는 완전히 장애물 경주를 하는 느낌이다.

아예 등산로가 없다는 편이 더 나을 듯 싶다. 숲으로 가득차 스틱으로 겨우 헤쳐서 길을 찾으면

고사목들이 드러누워  허들경기를 하라는지 정맥길을 타라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아님 산꾼들의 인내심을 테스트 하는건지...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숲에 미래가 있다“는 문구를

보게 된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근데 이곳 고성군수는 그런곳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바위에 나있는 화석자국 몇개로 공룡의 도시 고성이라는 타이틀로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하지 말고

정말 정맥길 관리만 잘 하면 투자를 많이 하지도 않고 수입이 꽤 짭짭할 텐데.

산꾼들의 구매력을 아직 잘 모르시는가 보다. 잘 모르시면 경북 상주시장에게 함 물어 보시던지...

백두대간 길 상주구간 큰재의 폐교에다 백두대간 생태 학습관을 만들어 얼마나 짭짭한 수입을

올리시는지... 

489봉을 넘고 5분 후 철탑을 지나고 고만고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15시20분 병조참의를 지낸 인동장씨 묘지를 지나고.. 다시 올라간다.  

별 특징없는 404봉을 넘어 앞쪽으로 뾰쪽하니 보이는 산이 기를

죽이는데. 잠시 후 왼쪽으로 틀더니 사정없이 내려간다. 갈천리에서 넘어

오는 도로에 내려서고 왼쪽 묘지사이 밭길을 따라 추계리에서 넘어오는 도로로 내려선다

가리고개/추계재 (07:30)

1016번 2차선 포장 지방도가 지나는 가리고개는 경남 고성군 상리면과 영현면 경계다.

 고개 왼쪽 100여 미터 지점에 추계마을이 있어 식수를 구할 수 있다고 백두산님이 설명을 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추계재라고 하면 잘 모른단다. 옛부터 가리고개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지형도에는 가리고개를 ‘추계재’라 표기하고 있다. 가리고개 한켠에서 아침만찬을 준비한다.

습도가 많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하도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밥맛이 영 없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24km 가까이 남았기에 억지로라도 밥을 입에 넣는다.

곁들여 막사이주(注: 막걸이+사이다를 믹서한 것으로 톡쏘는 맛이 먹기가 참 편하다)를

한대접 들이키고 나니 좀 살것만 같다.

 천황산 정상의 모습(08:10)

천황산(해발343m)에 선다. 정상아래 너럭바위 옆에 이름모를  예쁜꽃을 피웠고 저 아래 부포리

마을이 운무 사이로 아련히 보인다.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별 특징없는 봉우리에 진주477번

삼각점이 있다.  배곡고개(절골고개)에 내려선다. 배곡고개는 절골고개, 망림고개,

송정고개 참 이름도 많다.

관계당국에서 정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도로 반사경에 내모습을 비춰보니 불쌍하다.

이렇게 더운날에 잘 알지도 못하는 고장에서 뭘 찾아 헤메시는지??

우측으로 절골저수지가 보일듯 말듯 어렴풋이 보인다.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임도를 건너고 수원백씨 묘지가 있는

320m봉을 넘고 임도에 내려선다. 야베스농장 출입금지 표시가 있다.

차단기 우측 잡목이 무성한 숲으로 다시 정맥길로 올라선다.

백운산 정상에서(09:20)

여기가 백운산(대곡산 391m)이다. 가시덤불속에 번호없는 삼각점이 있다.

  1999년 인쇄된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25000분의 1 지형도엔 ‘백운산’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2004년

 4월 인쇄된 지형도엔 ‘대곡산’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산악회에서 백운산이란 표지판을 달아놨다. 

백운산이 맞을 듯 싶다.  다시 길아닌 길을 따라 내림이 시작되고 시멘트도로가 지나는 문고개에 서고..

다시 이름없는 작은 봉우리를 올라간다.

부련이재 (09:50)

부련이재는 부련현(芙蓮峴)이라 불리기도 하며 불리기도 하며 고성군 영현면 영부리(永芙里)는 원래

진양군 영선면인데 행정구역 개편으로 영동리 일부와 부촌(芙村)을 병합, 영현면에 편입하였다.

부촌을 부런이라고 불렀는데 부런이가 부련이로 변했고  부련이재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나 싶다.

양전산 정상에서(10:20)

사천시 정동면과 고성군 영현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이곳부터는 길이 제법 정리가 되어있다.

이제 내 페이스를 찾고 싶어 가속도를 붙인다. 얼마나 더운지 막걸리 2통, 생수 3리터, 맥주1켠,

쥬스 2개, 녹차 2잔을 마셨는데도 소변 한번이 나오질 않는다.

장갑으로 이마를 훔치니 하얗게 염분이 묻어 나온다. 그런데도 바람한 점이 없다.

높은 습도로 인해 자꾸만 지쳐간다. 자꾸만 내 몰골이 추하게만 보인다.

전산, 봉대산을 지나 객숙치를 가는 길 주변에는 소나무 군락지다. 그런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 저기 피어있는 야생화가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꽃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인가. 언제부턴가 꽃이 아름다와 보이니

말이다. ㅋㅋㅋ.....

진주 죽곡 삼베 관광지 가는 길

왼쪽 죽곡리 마을의 한가로움을 내려다보며 최근에 삼베 관광단지 이정표가 보인다.

원래 삼베는 안동포가 유명한데 이곳도 삼베를 많이 했나보다. 이곳에서 가까운 내고향

의령땅에서 울 어머니도 베틀에서 삼베를 짜서 자식들 공부 시키랴 무던히도 애쓰셨던

그 추억이 아련하다.  삼베로 수의를 짖는데 저승길에 입고가는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건만.

 어느 누구도 죽음은 피한 사람이 없거늘 저승갈 때 노자돈으로 동전 한푼 가져갔다는

 뉴스도 없었건만, 불쌍한 世俗 衆生들은 아등바등 거리면서 왜그리도 팍팍한 삶은 사는지...

하긴 사바세계 사는 자체가 苦 이긴 하지만...

봉대산(鳳臺山:409m) (10:50)

봉대산은 사천시 정동면 소곡리와 진주시 금곡면 성산리의 경계로 이 산 기슭에 있는

소곡리와 성산리는 봉대산 지명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

봉대산 남동쪽인 고성군 영현면의 鳳林里 와 상리면의 古鳳里는鳳자와 연관된 지명이다.

봉림리는 원래 진양군 영선면 지역으로 봉대산 밑에 있으므로 봉림이라 하였고

행정구역 통페합에 따라 봉림리가 영현면으로 편입 되었다.

봉대산 이름은 이 마을 이름에서 나온게 아닌가 짐작된다.

여기서는 고성을 벗어나 사천과 진주(옛 진양군)의 경계 능선을 타고 걷는다.

호젓한 길이 정말 트레킹 코스로는 제격이다. 양전산부터 일행과 떨어져 돌장고개까지

 약10km를 논스톱으로 걸었다. 지난 금욜 월례회 라운딩을 끝내고 과하게 마신 이스리의

여독을 빼내기 위해서 걷고 또 걸었다. 이 구간은 산꾼들에겐 非山非野 구간이다.

근데 복병이 많다. 마루금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개옻나무가가 심술을 부린다.

난 알르레기 체질이라 옻나무 옆에도 못가는데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객숙치(客宿峙:350m)

산딸기 넝쿨, 억새와 잡목이 가득한 고개가 나타난다.

좌우에 옛길 흔적이 있긴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것조차도 보이지 않는 숲이 객숙치란다.

고갯마루에 손님들이 묵은 주막이 있다하여 객숙치란 이름을 얻을 것을 보면 이 고개도 한때는

사람들이 넘나들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인간의 흔적이 파리 눈꼽만큼도 느낄 수 없을 만큼 완전히

사라져 버린 온갖 식물들이 점령해 버린 고개이다

돌장고개가는 마지막 구간에도 마루금이 없어졌다. 대신 밤나무, 감나무 농장이 자리를 잡고있다.

상당히 큰 규모이다. 정통을 지키기 위해 임도를 가지않고 악착같이 밤나무, 감나무 농장을 지나

오름길 좌측에 김해 나밭고개, 백두대간길의 추풍령 금산, 강릉의 자병산 못지않은 괴물이 턱

버티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돌장승은 보지 못하고 흉물만 보고 간다. 저 아래 진주-통영간의

고속도로가 보인다. 이제 오늘의 하산점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자꾸만 다리가 무거워진다.

돌장고개

예전에 이곳에 돌장승이 있었다 하여 돌장고개라 부른다고 하는데 그 돌장승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채석장 입구를 지나고 절개지 상단까지 포장길을 길게 올라 오른쪽 가시덤불의

 들머리를 헤치고 마루금을 이어나간다. 石界(돌곶이)마을, 돌장고개의 이름에서 보듯이 골재

채취의 장소로는 이미 운명지워진 고갯길이지만,  꼭 저렇게 파헤쳐야만 하나 이 산하를

다니면서 무참히 파괴되어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다.

 제발 국가의 녹을 먹는 이들의 머리속에 환경을 생각하는 마인드는 언제쯤 바뀔까.

자연은 인간의 공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간과 자연이 상생해야 하는 그 날은

 언제쯤일까. 오늘도 씁쓸하게 산행을 마무리 한다 30km가 넘는

긴 여정의 베낭을 내려 놓는다.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