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산행)보다 잿밥(산나물)에 더 맘이 갔던 산행
☞ 산행일자: 2015년 5월 17일
☞ 산행날씨: 맑고 쾌청함...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
☞ 산행거리: 도상거리 17km + 어프로치 2.2km / 8시간 20분소요
☞ 참석인원: 동호인 산악회 21명과 함께
☞ 산행코스: 싸리재-794봉-응봉산갈림길-능선분기봉-978봉-925봉-922봉
선바위봉-962봉-964.7봉-대치-879봉-1056봉-1111봉-1106봉-1113봉
남대봉-데코목 계단-암봉-1060봉-치악평전-돌탑봉-향로봉-1020봉-헬기장
곧은치-주막거리 쉼터-곧은치 탐방지원센터-관음사 입구
☞ 소 재 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 원주시 신림면,행구동 / 횡성군 강림면
어제 초파일 1주일전 열리는 연등회 제등행렬과 간화선 무차대회에 참석하고 집에오니
자정이 되어 가는 시간... 낼 아침 영월지맥을 가기위해 베낭을 꾸려놓고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지난 겨울 경방기간에 막혔던 영월지맥 치악산구간이 어제(5월 15일)에 해제되어서 지난 겨울
두어번 따라 나섰던 동호인 산악회를 따라서 가는데 날씨는 참으로 좋다
아침 07시에 양재역에서 버스에 올라 동료 산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오랫만이라 그런지 다들 반갑기만 하고 영동고속도로 문막 휴게소에서 비빔밥 한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중앙고속도로 신림I.C를 빠져나와 황둔리 가는길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기사가 그걸 놓쳐버려 신림터널을 지나 황둔리에서 버스로 싸리치로
오르는데 좁은 길에서 엄청 고생을 한 다음에 버스는 싸리치에 도착한다... 기사에게 괜스레 미안하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싸리재(595m:09:25)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에서 황둔리를 넘어가는 고개로 정상은 예전에 차량이 다니던
고개였으나 지금은 이 고개 아래로 88번 국도가 지나가는 신림터널이 뚫리면서
차량통행이 거의없는 잊혀진 고개가 되어 버렸다
싸리나무가 많다 하여 싸리재, 싸리치재, 싸리고개라고 하며 조선조 숙부인 세조에게 단종
임금이 영월로 유배를 갈 때 울면서 넘었던 고개이고 방랑시인 김 삿갓이 넘었던 恨많은 고개이다
예전에는 신림리에서 황둔리를 갈 때 지금의 이 고개를 넘었는데 지금은 내가 서 있는 이 싸리치 아래로
길이가 620m나 되는 신림터널이 뚫리는 바람에 우리같은 맥 산꾼이나 찿는 잊어버린 고개가 되어 버렀다
고개 정상에는 정자와 함께 싸리치 詩碑가 있고 맞은편 언덕에는 이동통신 중계탑이 서 있다
신림터널을 지나 싸리재까지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가 비포장 도로인 싸리재까지 태워주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줄여주는 효과를 봤다...버스에서 내려 장비를 점검한 다음 산행을 시작한다
산굽이 돌아돌아 골짜기마다
싸리나무가 지천이어
싸리치라네.
마디마디 거칠어진 손길로
서러움 쓸어내던 싸리 빗자루.
그 사연 모여
보라 꽃으로 피어나는가.
단종의 애환 구름처럼 떠돌고
김삿갓의 발길이
전설처럼 녹아있는
영마루...
무심한 바람결에
솔 내음, 산새소리 묻어오고
수천 년 묵묵히 싸리치는
그렇게 세월을 품고 있다네
싸리치 정상에는 전용찬 시인의 '싸리치'라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전용찬 씨는 이 지방 출신의 고위 경찰공무원이었다고 한다 싸리치를 넘었다고 하는 비운의 왕인
단종에 대한 기록은 어느 자료에도 찾을길이 없다.그리고 조선팔도를 유랑한 김삿갓의 시에도
싸리치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단종이 복권되는 숙종 때까지 단종 얘기는 금기사항이었을 테고,
세상을 등진 김삿갓 얘기는 당시 주류사회에서는 언급도 되지 않았을 테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냥 산에 들고 고개를 넘으면서 詩碑에 적힌 얘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싸리치에서 만난 바람둥이꽃 민들레 홀씨
640봉(09:35)
640봉에 오른 다음에 녹음이 우거진 등로를 따라서 걷는다
능선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5구짜리 잎사귀(?)... 혹 산삼이 아닐까... 자세히보니 오갈피다 ㅋㅋㅋ
둥글레가 뒤덮고 있는 무명 묘지를 지나서...
능선 아랫쪽은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만난다
밋밋한 안부를 넘어서 다시 오르막으로 계속 올라간다
오늘은 23명이 산행을 하는데 다들 이런저런 핑계로 상원사에서 남대봉, 향로봉을 지나 곧은치로
가는 코스로 가버리고 정통 맥산행을 하는 산꾼들은 10여명 남짓밖에 되질 않아서 호젓하게 걷는다
794봉(10:00)
무명묘지가 있는 794봉에서 등로는 약간 우측으로 꺽어진다
계속해서 오르막길로 가지만 능선 아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덕분에 힘은 덜든다
가끔씩 취나물을 비롯한 나물 종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같이 산행을 하는 순배씨, 동동님, 붕어잡이님 등은 다들 나물에 관해선 대단한
식견을 가진 분들이라 초보수준인 나는 참으로 많은것을 배운다
암릉뒤에 숨어서 시어버린 엄나물... 에공 아까운거
취나물이 보이기 시작한다...베낭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나물 사냥에 나선다
싸리재에서 이곳까지 계속해서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힘은 들지만 산이 높고 바람이 불어
그리 힘은 들지 않고 간간히 보이는 나물을 뜯느라 脈산행인지 나물산행인지 분간이 안된다
오름길에는 단풍마와 취나물이 많이 보이는데 취는 딱 먹기좋게 컸다
날씨가 추운 지역이라 그런지 이곳에는 이제사 철축이 피기 시작한다
수확한 단풍마
고혈압에 신효하며 관염, 뼈마디가 쑤시는데, 동맥경화증 등에도 매우 좋은 효험이 있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부는데 더덕 냄새가 온 산을 진동을 한다
동료산꾼 순배씨가 더덕사냥에 여념이 없다
바람에 밀려오는 더덕냄새에 덕덕을 찾아 헤맸지만 생각보다 수확은 별로인 모양이다
다시 등로에 복귀하여 맥산행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동료산꾼 순배씨
은방울꽃(꽃말:순결, 기쁜소식, 기교없는 아름다움)
등로 오름길에서 만난 노거수
응봉산 분기봉(1,063m:10:43)
싸리치에서 이곳 응봉산 분기점까지 고도를 470m정도 높이고 3km이상을 걸어서
응봉산 분기점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꺽어져 능선 아래로 내려선다
갈림길(10:45)
응봉산 분기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자마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뚜렸한 직진길을
버리고 심하게 우측으로 꺽어져 지맥길을 이어가는데 직진길은 치악산 국립공원
성남공원 지킴쉼터로 가는 방향이라 넋놓고 가면 알바하기 좋은 코스이나 조금만
신경쓰면 우측 희미한 등로쪽에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큰 걱정은 없다
이쁜 곰치
염불(맥 산행)보다 잿밥(나물)에 더 치중하는 동료산꾼들
우측으로 꺽어지자마자 등로 좌우에는 부드러운 취나물들이 많이 보인다
동료산꾼들은 산행을 하러 왔는지 나물을 뜯으러 왔는지 구분이 안된다
꽤나 챙기셨내요... 범여도 생각보다 취나물을 좀 많이 챙겼습니다...ㅋㅋㅋ
등로에서 만난 암릉
곤드레 나물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하긴 이곳과 가까운 영월, 제천지역에 곤드레나물밥이 유명하지
978봉(11:05)
병꽃
925봉(11:10)
암릉으로 이루어진 구간은 정상을 오르지 못하고 우측으로 우회하여 통과한다
우측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쪽은 간벌을 하여 시원스레 응봉산이 아닌 또한의 응봉(鷹峰:852m)이
보이는데 수주면이면 우리나라 4대 적멸보궁중의 하나인 사자산 법흥사가 있는 곳이 아닌가
도완 주지스님은 잘 계시는지 궁금하다... 해마다 정초에 스님에게 세배를 갔는데
맥 산행에 미치고(?)나서 찾아뵙지 못해으니 어언 5~6년 되었나보다.
벌깨덩굴
꽤나 큰 철쭉나무 사이의 등로를 지나간다
무명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니 922봉이 나온다
922봉(11:30)
922봉 정상에 올라서니 생뚱맞은 ‘창섭봉’이란 표지기를 만난다
개념도상에는 922봉인데 창섭봉이라???...
길재(11:38)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전불(典佛)마을에서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를 넘어가는 고개로
좌측 성남리 높은다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뚜렸하나 우측은 인적이 드문 탓인지 희미하다
길재에서 다시 오르막을 오르니 낙엽이 푹신하게 깔려있는
등로가 나오는데 미끄러워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는 느낌이다
우산나물 군락지
다시 고도를 높이며 올라서는데 이곳 역시 취나물이 꽤나 많이 보인다
갑자기 바람이 부는데 더덕냄새가 진동을 하는게 아닌가
주위를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조금만 더덕 2개를 수확하는 손맛을 본다
1,000.6봉 오르는 능선 좌우에는 취와 곰취나물들이 꽤나 보이길래
그걸 좀 수확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동료 산꾼들은 한명도 보이질 않는다
수줍게 피어있는 철쭉
다시 급겹하게 고도를 높이니 1,062봉을 만난다
1,000.6봉(12:05)
정상에는 선바위봉이라는 표지기와 약간의 넓은 공터에 삼각점(△안흥 463 / 1989재설)이
있고 이곳에서 9시방향의 좌측으로 꺽어져 영월지맥길을 이어간다
주위에 선바위를 아무리 찾아봐도 바위는 보이지 않고 우거진 숲으로 인해 보이는게 없다
자료를 찾아보니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전불 북서쪽 골짜기에 있는 바위를 말하며
곡식낟가리인 섬을 쌓아놓은 것 같다 하여 섬바우라 한다.
섬바위가 있는 골짜기를 섬바우골 이라하며 섬바우골을 넘어가면 횡성군 강림면이 나온다.
이곳은 원주시 신림면과 영월군 수주면, 횡성군 강림면의 경계가 되는 3시, 군 경계봉으로
우측으로는 여태껏 같이해 온 영월군과 작별을 하고 새로운 횡성군을 맞이한다
선바위봉 정상 삼각점(△안흥 463 / 1989재설)
선바위봉 정상의 모습
등로는 뚜렸하다
계속되는 철쭉 군락지
962봉(12:20)
능선 좌측으로는 신림면 성남리 높은다리와 섬바우마을 내려가는 뚜렸한 등로가 보인다
지맥길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꺽어져 철쭉 능선으로 계속 걸어간다
계속되는 철쭉 능선길
암릉길을 우회하여 내려서니 안부가 나오고...
안부가 나오고 다시 능선으로 오른다
우거진 숲으로 인해 전망은 꽝이다... 우측 사면길로 내려서니...
고비나물 군락지
홀대모 출신 대동강님
우리 일행이 아닌 영월지맥 동진을 하는 홀대모 출신 대동강님을 만난다.
기.지맥길에서 시그널로 자주 만나긴 했어도 실제로 만나긴 처음이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눈 다음에 헤어지는데 대전출신인 이 분 참으로 대단하시다
안부(13:05)
누구세요?
안부에서 다시 급경사의 오르막으로 치고 오르는데 반대편으로 향하는 온누리님을 산에서 만난다.
허벌나게 반가운데 서로 갈길이 멀어 탁배기 한잔도 못하고 헤어진다
964.7봉(13:15)
964.7봉(△303복구 / 777건설부)
능선 좌측으로 우회하여 급경사로 내려선다
안부(12:28)
안부에서 조금 올라선 다음에 능선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동료산꾼들과 같이 호젓하게 점심을 먹고 막걸리 한잔까지 하는데
며칠전 임플란트 하려고 이빨을 빼서 괜찮을지 모르겠다
요즘 이빨이 너무 아파서 酒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니 사는 재미가 없다
대치(大峙:825m:13:30)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상원골에서 횡성군 강림면 부곡리 넘어가는 고개로
고개처럼 보이질 않고 그냥 50 넘은 여인의 궁뎅이처럼 펑퍼짐한 안부로
좌.우 어디에도 사람들의 다닌 흔적이 전혀없는 그저 밋밋한 고개이다
고개를 지나자마자 헬기장을 만난다
폐헬기장(13:32)
늦둥이 제비꽃
둥글레
1,056봉(14:05)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 우거진 숲사이로 오르내림이 무척이나 심하다
주위에 멋진 갈참나무 노거수가 힘들어하는 산꾼 범여를 응원한다
1,100봉(14:20)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구간... 오늘 산행중에 가장 힘이든다
1,111봉(14:40)
좌측으로 성남리로 내려가는 뚜렸한 임도가 나있고 지맥길은 우측으로 꺽어진다
봉우리 정상에는 다래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는데 다래순이 나물을 해 먹을정도로 부드럽다
1,111봉 우측으로 걸려있는 선답자들의 시그널
지금부터는 산죽밭이 전개되고 직진으로 무명봉이 있는데 지맥길은 좌측 사면으로 이어진다
1,113봉(14:50)
등로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치악산의 지명유래가 된 상원사가 보이긴 하지만 똑닥이 카메라로
그림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포기하고 선 채로 저두삼배로 합장하고 남대봉으로 향한다
초파일이 얼마남지 않아서 그런지 형형색색의 연등이 꽤나 많이 보인다
절집 살림 수입은 초파일의 수입에 좌우되니 연등이 많이 달려야 할터인데...
다시 빡세게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남대봉의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남대봉 헬기장(15:05)
남대봉 헬기장에 오르니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시야를 확보되고 시원스레 조망된다
지맥길은 우측으로 가야하고 좌측 직진길은 백운지맥이 시작점이 되는 곳이데
국공파들이 출입하지 말라고 경고판이 잔뜩 붙어있다... 가라케도 안간다... 걱정 마시게
좌측 아래로 700여m 정도 내려서면 상원사가 있긴 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포기한다
상원사 일주문(온누리님 사진 인용)
보은의 종으로 유명한 상원사는 치악산 남대봉(南臺峰. 해발 1,181m) 바로 밑 해발 1,084m
지점인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성남2리 1060번지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월정사 말사로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義相大師)가 창건한 이 절은 치악산 전설의 주인공인
무착대사(無着大師)에 의해 신라말에 중창되었다
일설에는 경순왕의 왕사(王師)였던 무착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에서
수도하던 중, 문수보살(文殊菩薩)께 기도하여 관법(觀法)으로 이 절을 지었다고 한다.
그 뒤 고려말에는 나옹(懶翁)스님이 중창하였고, 이후 월봉(月峯)ㆍ위학(偉學)ㆍ정암(靜巖)
ㆍ해봉(海峯)ㆍ삼공(三空)ㆍ축념(竺念) 등 많은 선사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합니다.
또 조선조 역대 왕들은 이 절을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한 기도처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6.25 때 전소되어 폐허화되었던 것을, 1968년 주지 송문영(宋文永)스님과 의성보
살이 중건하였으며, 1988년 경덕(敬悳) 스님이 대웅전을 다시 짓고 범종각과 일주문을 신
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상원사 범종각(온누리님 사진 인용)
치악산(雉岳山)의 유래가 된 은혜 갚은 꿩의 이야기는 이 절에서 생겨난 전설이다.
치악산 기슭에 수행이 깊은 승려가 있었는데, 어느 날 산길에서 큰 구렁이가 새끼를 품고 있는 꿩을
감아 죽이려는 것을 보고 지팡이로 구렁이를 쳐서 꿩을 구하였다.
그 날 저녁 여인 혼자 사는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그 여인은 죽은 구렁이의 아내로서 원수를 갚기 위해 사람으로 변신하여 그를 유인한 것이었다
한밤중에 승려는 가슴이 답답하여 눈을 떴는데, 구렁이 한 마리가 자신의 몸을 친친 감고 노려보며
새벽이 되어 날이 밝기 전에 폐사가 된 상원사의 종을 세 번 울리게 하면
죽은 구렁이가 승천할 수 있으므로 그 승려에게 종을 세번 울리면 살려주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시간상 도저히 산정까지 올라갈 수 없었으므로 포기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서 종이 세 번 울려왔고 구렁이는 기뻐하면서 이것이 부처님의 뜻이므로 다시는
원한을 품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지 사라졌다.
승려가 상원사로 올라가보니 종루 밑에는 어미꿩이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었다.
이와 같이 꿩이 죽음으로 보은하였다고 해서 옛날 적악산(赤岳山)으로 불리던 산을
꿩 치(雉) 자를 사용하여 치악산(雉岳山)이라 불렀다고 한다
백운지맥이란?
영월지맥과 춘천지맥이 합쳐진 영춘지맥 상의 치악산 남대봉에서 갈라져 시작하는 백운지맥은
시명봉 벼락바위봉 백운산을 거쳐 서진하며 미륵산 상봉산 긴경산등을 지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동매마을의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내려앉는 약 47km의 산줄기를 이른다
남대봉에 서있는 안내판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꺽어져 올라서니 남대봉 통제센터가 나온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지나온 영월지맥 능선들
남대봉(南台峰:1,181m:13:07)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과 판부면, 횡성군 강림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는
남대봉 통제센터와 정상 표시목이 있고 바로 아래에는 헬기장이... 약간 떨어진 곳에
삼각점이 있어서 삼각점은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남대봉은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1,288m)에 이어 2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남대봉 아래에는 유서깊은 고찰 상원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부터는 치악산국립공원 지역이라 이정표와 등로가 잘 되어 있다
남대봉 또는 남태봉이라고도 부르는데 표시목에는 한글로는 남대봉으로 표기 해놓고
한문으로는 남태봉(南台峰)이라고 해놨다... 이곳에서 가까운 1,187봉을 남대봉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1,187봉은 시명봉이고 이곳을 남대봉이라 부르는데 또다른 이름은
만경대, 망경대도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시원하게 주위를 조망한다
원주시 신림면과 판부면 그리고 횡성군 강림면이 만나는 삼면 경계봉으로 이곳부터
좌측으로는 신림면과 작별을 하고 새로운 판부면으로 접어든다
남대봉에서 바라본 백운지맥 능선
잠시후에 걸어야 할 능선의 모습
남대봉 통제소와 표시목
남대봉 정상 구조 안내목
남대봉 정상에서의 인증샷
남대봉 정상에서 살짝 비켜 나있는 삼각점(△안흥27 / 1987.7 재설)
남대봉에서 조금 더 진행을 하니 전망바위가 나오고 이곳에서 동료산꾼들과 휴식을
취하는데 그야말로 일망무제이다... 온 사방의 산그리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동료산꾼이 가져온 션한 막걸리 한잔씩을 나눠 먹는데 난 치과 치료를
하는라 그 좋아하는 술 한잔을 못하는 그림에 떡이다... 입맛만 다시면서 과일만 축낸다
저 멀리 여인의 젖꼭지처럼 솟아오른 시명봉이 보이고 바로 아래에는 아들바위가 보인다
영원골 영원사 위에 있는 아들바위는 영원산성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으며
이 바위에서 득남하기를 빌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아들바위라 한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향로봉으로 향하는데 이곳은 치악산 국립공원 지역이라 그런지
모든게 다 잘되어 있는데 아쉽다면 조금만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등로를 우회로를
만들어 버려 정상 능선을 고집하는 맥산꾼들에게는 재미없는 등로이다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데크목계단이 나오는데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차갑게 느껴진다
계단을 내려온 만큼 다시 계단을 따라 올라선다
이곳에서 우측 암능구간으로 올라서야 하는데 국공파들은 좌측 아래로 편한 길로 유도한다
이 암릉구간을 오르면 이곳에서 生을 마감한 산꾼의 추모비가 있다는데 암릉구간으로
통과하고 싶지만 동료산꾼들은 편한 등로를 따라 저만치 가버리는 바람에 나도 그 길을 따른다
아쉽게 오르지 못한 구간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고...
암봉(15:35)
병꽃
암봉에서 내려섰다가 다시 편한 제도권 길을 따라서 올라서니 넓은 공터봉이 나오고...
산죽길 가운데를 따라서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구조목 치악 01-26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어지는 편한길
1,060봉(16:00)
동료산꾼 순배씨와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선다
다음주에 가야할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이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산꾼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좌우지간 산과 여자는 멀리서봐야 아름다운 법인 모양이다
지나온 남대봉의 모습
암릉구간을 좌측으로 우회하며 걷는다
넓은 등로를 따라서 부지런히 걸어 잠시후 치악평전에 도착한다
단풍마
단풍마는 마과에 속하는 여러살이 덩쿨풀로서 천산룡(穿山龍) 또는 개산약이라
부르며 우리나라 산기슭이나 개울가 또는 떨기나무 숲사이에서 자란다
줄기에서 가지에서 여러개 갈라지며 주위에 있는 나무줄기가 바위를 감으며 산다
앞자루가 길며 잎이 단풍잎을 닮았다고 해서 단풍마라고 부른다.
단풍마의 뿌리는 고혈압과 동맥경화에 치료효과에 좋은 민간약으로서
가을철이나 이른 봄철에 뿌리를 캐서 잘 씻은 다음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잘게 썰어서 물에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단풍마의 뿌리에는 여러종류의 사포닌과 녹말, 기름성분이 들어있다.
고콜레스테롤증, 고혈압과 뇌혈관경화증,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증세에
놀랄만큼 빠른 치료효과가 있어서 방사선 치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풍마는 부작용이 거의없는 고혈압 치료약이라고 한다
혈압을 정상으로 낮추면서 심장이나 신장의 기능에 전혀 나쁜 지장을 주지 않는다
치악평전(雉岳平田:988m:16:20)
향로봉 조금 못미쳐 약간의 넓은 공터에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을 치악평전이라 부른다
또다른 이름으로 금두고원이라 부르지만 지리평전이나 덕유평전에 비해선 너무 초라해 보인다
조금 넓은 평탄한 분지형 골짜기로서, 억새가 그득히 자라고 있으며 햇빛을 받으면 금빛 찬란하게
빛나는 장관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하나 지금은 헬기장 관리하느라 억새를 베어버려 야생화만 보인다
솜방이꽃(꽃말: 안전하다)
솜방망이는 국화과인 여러해살이풀로 들이나 산기슭의 풀밭에서 50cm정도의 높이로 자라며
줄기와 잎이 거미줄 같은 흰털로 덮혀있어'솜방망이'라고 부른다.
뿌리잎은 긴 타원형으로 방석모양을 이루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둔한 톱니가 있으며
줄기잎은 뾰족한 피침형으로 어긋나고 줄기를 감싸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4~5월에 노란색 꽃이 줄기끝에 취산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효능으로는 꽃과 줄기 전체가 약용으로 사용되며 거담작용, 해열, 소종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치악평전 이정표
치악평전에서 바라본 조금전에 지나온 1,060봉의 모습
향로봉으로 오르는 오르막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돌탑봉(1,041m:16:30)
향로봉 가기 직진에 돌탑을 쌓아놓은 봉우리를 만나는데 이곳 정상에는 삼각점(△안흥456 / 1989재설)이
돌탑밑에 깔려있고 돌탑 우측으로는 강림면 부곡리 부석골로 내려가는 뚜렸한 등로가 보인다
돌탑봉 삼각점(△안흥456 / 1989재설)
돌탑봉 정상의 모습
다시 바로앞에 보이는 향로봉으로 향한다
등로에서 바라본 부석골의 모습
치악산 향로봉(香爐峰:1,043m:16:32)
원주시 판부면과 행구동 그리고 우측에는 횡성군 강림면에 걸쳐있는 봉우리로 정상의
넓은 공터에는 이정표와 정상 표시목, 탐방로 안내판과 향로봉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치악산의 한 봉우리를 이루며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1,288m)에서 남쪽으로 5㎞ 지점에 솟아 있다.
남쪽 능선에 있는 치악평전은 평탄한 분지형 골짜기로서 억새가 많으며 통일신라 경순왕 때
무착(無着)선사가 창건한 보문사가 있는데, 이 절은 『1872년지방지도』에도 표기되어 있다
봉우리 서쪽 아래로는 원주시 행구동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예전에 살구나무가 많았다고 하여
‘살구나무 행(杏),땅이름 구(邱)’자를 써서 행구동(杏邱洞)이라 불렀으며 조선조 태종 이방원의
스승이었던 운곡 원천석 선생이 은거하였던 곳이며 봉우리 아래로는 무착선사가 창건했다는
보문사와 국형사, 관음사, 연암사 등 많은 고찰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청정계곡으로도 유명하다
향로봉 이정표
향로봉 정상에서의 인증샷
이곳에서 5분정도의 휴식을 취하면서 동료산꾼들과 마지막 베낭털이(?)를 한다
동료산꾼들은 션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데 난 이빨 치료 때문에 술한잔 마시지
못하니 그저 바라만 보는 처지... 이빨이 이렇게 소중한 지 예전엔 몰랐다
향로봉 정상에서 바라본 원주시 행구동
보문사 갈림길(1,020m:16:45)
태고종단에 소속된 보문사는 통일신 경순왕 (재위:927∼935) 때
무착(無着)선사께서 창건하였으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3호이다
편안한 등로를 따라서 곧은치로 향한다
이 노거수는 자리를 잘못잡아 인간에게 참으로 많이도 시달리는구나
등로가 좋으니 졸음이 쏟아진다
날머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개별꽃
쥐오줌풀
헬기장
등로옆에 앙증맞게 서 있는 돌탑
드디어 오늘의 날머리인 곧은치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행구동 까페촌까지 2.2km라는 거리가 남아 있다
곧은치(860m:17:00)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과 횡성군 강림면 부곡리를 잇는 고개로 부곡리쪽은 완만한
등로이지만 행구쪽은 상당히 급경사이다... 이곳에서 곧은재 공원지킴터 쪽으로 향한다
지명의 유래는 옛날 강림면 부곡리 사람들이 치악산을 넘어 원주로 장보러 다닐때
무거운 짐을 지고 험한길을 돌아가지 않고 편한길을 다녔는데 그 중 가장 편한길이
이곳이라 사람이 다니기 쉬운길이라 하여 그렇게 지명을 붙인 모양이다 (범여의 생각中에서)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강림면 부곡리에 태종대가 있다
흔히 태종대하면 부산 태종대를 떠올리지만 이곳 부곡리에서 역사의 얼이 깃든 태종대가 있다
태종대(太宗臺)는 조선 태종과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과 관계되는 유적으로, 문화재자료 제16호로 지정되었다.
원천석은 고려 때 좌명공신(佐命功臣) 금자광록대부(金紫光祿大夫) 문하시중평장사(門下侍中平章事)를
역임한 원경(元鏡)의 19대 손이며 충숙왕 17년에 종부사령(宗簿司令)을 지낸 윤적(允迪)의 둘째 아들로
원주 원씨의 중시조이다.
고려의 멸망과 조선조 태조의 왕가 형제간의 살육을 통탄하며 분노를 느낀 나머지 관직을 거부하고
개성(開城)을 떠나 이곳 강림리에 은거하였고 려왕정(高麗王政) 복고를 위하여 반기를 든 두문동(杜門洞)
72인의 한 사람이며 이양소(李陽昭)․남을진(南乙珍)․서견(徐甄)과 더불어 고려 사처사(四處士) 중 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원주시 행구동 석경촌(石逕村)에 그의 묘소가 있고 칠봉서원(七峰書院)에 배향되었다.
이방원이 조선조 3대 태종으로 등극하여 왕위에 오르기 전에 스승으로 섬겼던 운곡 원천석을 찾아
다시 관직에 앉히고 정사(政事)를 의논하고자 이곳을 찾았으나, 원천석은 태종이 이곳에 오는 것을
미리 알고 태종과의 만남을 꺼려 피신하여 치악산으로 들어가면서 개울에서 빨래하는 노파에게
자신의 행선지를 거짓으로 알리고 골짜기로 들어갔고 태종이 이곳에 도착하여 빨래하는 노파에게
운곡이 간 곳을 물었으나 노파는 원천석이 일러 준대로 거짓으로 가르쳐 주었다.
태종은 그곳으로 가서 스승을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 이 바위에서 기다리다
스승이 자신을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태종이 운곡을 기다리며 머물렀다 하여 뒤에 이곳을 ‘태종대’라 하였으며
‘주필대(駐蹕臺)’라는 비석을 세워 누각안에 보호하고 있다.
태종대 아래의 기암절벽에는 다음과 같이 각자(刻字)되어 있다.
先生事蹟略記弁岩太宗臺太宗王訪耘谷元先生自覺林避入弁岩上駐
輦于此官其子賞其婢而返篤後人因以名之崇禎後八十年癸卯夏刻
미나리냉이(꽃말: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
곧은치에서 2.2km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이다... 가끔가다가 돌탑도 만나고...
주막거리 쉼터(17:15)
알탕하기 좋은 장소
곧은재탐방지원센터(17:35)
탐방로를 지나니 민가와 음식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애기똥풀
포장도로 우측에 관음사가 보인다... 초파일이 며칠 안남아서 그런지 연등이 많이 달렸다
관음사를 향해서 선 채로 저두삼배의 예를 올리고 愛馬가 있는 ‘솔가’라는 식당으로 향한다
산행종료(17:45)
산행종점인 솔가라는 음식점에 도착하니 맥산행이 아닌 상원사 방향으로 올라온 동료산꾼들이
먼저 도착하여 고기를 굽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놓고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늘 고마운 동료산꾼들이다... 오늘은 이빨이 아파서 술을 마시지 못하니 재미도 없고
한 구석에서 조신하게 밥만 먹고 커피한잔 마시고는 먼저 버스에 오른다
'영월지맥(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월지맥 제 6구간 - 곧은치 탐방센터에서 전재까지 (0) | 2015.05.24 |
---|---|
영월지맥 제9구간 - 방개골 고개에서 삼계봉까지 (0) | 2015.03.16 |
영월지맥 제8구간 - 황재에서 방개곡 고개까지 (0) | 2015.01.26 |
영월지맥 제7구간 - 전재에서 황재까지 (0) | 2015.01.19 |
영월지맥 제4구간 - 동막고개에서 싸리재까지 (0) | 2014.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