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龍을 꿈꾸다가 潛龍... 이무기도 못되어 버린 범여
☞ 산행일시: 2015년 6월 28일
☞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12km(어프로치 약 4km별도) / 7시간 40분 소요
☞ 참석인원: 나홀로 산행
715봉-가지울고개-750봉-뾰족봉-안부-대룡산 헬기장-갈림길-대룡산 정상
임도-조은리 갈림길-군사도로-수리봉 갈림길--사암리 갈림길-공군부대 정문-부대우회
889봉-협곡안부
☞ 소 재 지: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북방면 / 춘천시 동면, 동내면
드디어 33년간 했던 인테리어 사업장을 재건축으로 인해 당분간 영업을 접고나니
그 동안 내 인생에 올인했던 모든걸 내려놓고 나니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온 몸이 아프기 시작하는데 지난주 목요일 저녁에 위로차 찾아왔던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던 탓인지 그 다음날 하루동안 몸져 누웠다
20평쯤 되는 조그만 매장 하나를 얻어서 철수한 매장에 남았던 물건과 공구를 옮겨놓고
이제 조금 쉬었다가 7월 중순쯤 매장 인테리어를 마치고 재오픈할까 하는 생각이다
30년을 넘게 긴장을 하면서 살았던 탓에 그걸 잠깐 내려 놓으니 온 몸이 안 아픈데가 없다
이번주에는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 산행을 쉴까 생각도 해봤지만 범여의 몸뚱아리에서 꿈틀거리는
그 넘의 역마살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베낭에 주섬주섬 담아서
집 가까이 있는 버스종점에서 04시 10분 420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에 도착하여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상봉역에 도착하여 05시 30분 경춘선 열차를 타고 춘천지맥 6구간을 나선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얼마전 압구정동 사거리를 지나면서 수입자동차 매장에
걸려있는 글귀인데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문구였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상봉역(05:10)
새벽 4시에 집을 나서서 2번의 버스를 갈아탄 다음에 춘천으로 가는 경춘선
열차의 시발점인 상봉역에 도착하여 춘천으로 가는 전철의 첫 차에 몸을 싣는다
상봉역에 05시 30분에 출발한 열차에는 승객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다리를
쭉뻗고 깊은 잠이 들었는데 열차는 강촌역을 지나 김유정역쯤에 도착에서야 잠이 깬다
남춘천역(06:50)
난생 처음 와 본 남춘천역... 모든게 낯설기만 하다
내가 주로 이용했던 춘천역보다는 시내에 위치해 있고 규모도 커다마는
왠지 나에게는 어색하기만 하는구나.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하려고 주위를 아무리 살펴봐도 주변에 이른 아침에 영업을 하는
식당은 보이지가 않아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려서 컵라면 하나에 삼각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는데 삼각김밥의 제조날짜, 시간이 유통기한이 임박하여 직원에게
괜찮냐고 물으니 이상이 없다고하여 라면에다가 김밥으로 억지로 아침을 해결한 다음에
베낭을 메려는데 아무래도 이상하여 확인해보니 베낭 옆 주머니에 집에서 항상 가지고
다니는 수통을 빼놓고 온 것이 아닌가
난 조금 이상한 버릇이 있는데 가급적 생수를 사먹지 않고 집에서 끓인 영지나 보이차를 갖고
다니는데 그걸 빼먹고 온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게 여기에서 확인했으니 생수라도 구입이
가능했지 산에서 확인됐으먄 산행을 포기할 뻔 했잖아...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편의점에서 다시 남춘역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남춘천역 버스 정류장(07:10)
이곳에서 가락재를 가기 위해서는 가락재 아래에 있는 상걸리로 가는 76번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버스는 남춘천역으로 오질않고 의암댐-중앙로-후평동-느랏재-상걸리로
운행하기에 일단 후평동으로 가서 버스를 갈아 타기로 하고 후평동가는 버스를 탄다
남춘천역을 통과하는 버스노선
남춘천역에서 8번 버스를 타고 후평동에 도착하여 상걸리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이곳에서 가락재 아래에 있는
상걸리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3차례 밖에 다니질 않고 첫 차가 08시 20분에다가 버스종점에서 내려서
또다시 약 2km 가까이를 56번 국도를 따라서 걸어가야 가락재에 도착하기에 택시를 타기로 한다
가락재 터널(07:55)
택시를 타고 가락재 터널 입구에 도착하여 택시에서 내리니 주위가 짙은 안개에 휩싸여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나를 태워준 택시기사와 가락재를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나와 비슷한 연배이다보니 자연스레 많은 얘기를 나눴다
경제적인 문제라든지, 자녀문 등등... 기사분은 예전에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탄광에
5~6년 근무하다가 이곳 춘천으로 와서 노모를 모시면서 생활한다고 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산행 준비를 한다 (택시비 23,000원)
가락재 터널옆 도로가에 있는 수준점
지난번 이곳 반대편에 있는 가락재 표시판에는 ‘해발 660m’라고 되어있어 엉터리라고
지적을 했는데 이곳에 설치된 수준점에는 ‘448m’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이게 맞다
도로포장공사 준공 표지판
산행을 시작하다(08:00)
터널 좌측에 있는 도로공사 준공 표지판 옆 절개지로 올라서는데 초반부터 개고생이 시작된다
능선에서 만난 나리꽃
급경사의 오르막을 올라서니 짙은 안개사이로 햋빛이 비치면서 빛내림이 시작되고
특수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문과 함께 철조망에 차양막까지
둘러쳐진 작물 재배지를 지나 임도를 만나고 곧이어 들머리인 가락재가 보인다
가락재(加樂峙:582m:08:25)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와 춘천시 동면 상걸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고개의 풍취가 좋아서 고개를 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흥을 준다하여 붙혀진
지명이다마는 지금은 이 고개 아래로 터널이 뚫려 옛 영화를 잊어버린 고개이다
넓은 임도를 따라서 올라오니 이동통신 중계탑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
터널에서 가락재까지 오르는 힘들었던 길을 보상이라도 하듯 편한길을 걸어간다
임도를 버리고 우회길로 올라서니...
산불감시초소(08:33)
무인산불감시초소를 지나니 낙엽이 수북한 희미한 등로가 보인다
임도삼거리(08:37)
산불감시초소 아래의 임도에서 능선을 올라와 걷다가 5분만에 헤어졌던 임도를 다시
만나는데 후답자들은 능선으로 오르지 말고 임도를 따르시길... 괜히 씰데없는 짓거리다
임도 삼거리로 내려서니 북부지방 산림청장 명의의 입산통제 표지판과 상걸 97 국유임도
시설임도 표시석이 있는 곳에서 좌측의 임도를 따라서 지맥길을 이어간다
임도 삼거리에 있는 입산통제 표지판
상걸 97국유임도 시설공사 표시석
좌측 임도를 따라가다가 바리게이트가 있는 곳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680봉(08:40)
임도에서 능선으로 올라 5여분을 걸으니 좌측으로 희미한 능선이 보이고 지맥길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등로 가운데 넘어진 나무들이 보이고 능선 좌측으로 잣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비실이부부님 시그널이 걸려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안부로 내려섰다가 오르막을 오르니 다래순이 길을 막는다
709.4봉 갈림길(09:10)
아무래도 아침에 먹었던 김밥이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
자꾸만 배가 아파오고 설사증세가 나더니 벌써 2번이나 볼 일을
봤건만 배는 계속 아파오고... 그러면서 자꾸만 걸음이 느려진다
709봉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약간 떨어진곳에 있으며 삼각점(내평 434)이 있다고 하는데
모든게 귀찮아 지도를 확인하지 않고 걷는 바람에 709.4봉을 들리지 않는 憂를 범한다
좌측으로 내려서니 안부가 나오고 다시 조금 지나니 다 피어버린 두릅들이 군락을 이룬다
에공 아까운 두릅... 쑥영감님이 봤으면 통탄할 일이다
안부에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을 오르는데 넘어진 나무들이 갈길 바쁜 산꾼에게 태클을 건다
늦둥이 애기똥풀
715봉(09:30)
이곳에서 홍천(춘천)지맥은 우측으로 이어지며 좌측으로 이어지는 자지분맥의 분기봉이기도 하다
자지분맥(紫芝分脈)은 자지봉(紫芝峰)~봉화산~두개비산을 지나 홍천터미널 옆의 야산을
지나 홍천강에서 맥을 다하는 20.6km의 조금 긴 분맥이다
자지봉이라 부르니 어감상 조금은 외설적이나 자지분맥의 주봉인 자지봉은 예전에
이 산에 지초(芝草)이 많이 자생하고 있어서 붙혀진 지명이라고 한다
가지울고개(09:50)
홍천군 화촌면 북방리에서 춘천시 동면 상걸리 걸은골 마을 윗쪽에 있는
고개로 고개의 형태는 좌우에 길이 잘 보이지도 않은 평평한 안부를 지나간다
편안한 능선을 걷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750봉(10:00)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무명봉으로 올라선다무명봉(10:07)
미역줄기가 등로를 가로막아서 길은 보이질 않는다
좌측 홍천군의 능선에는 잣나무, 우측 능선인 춘천시쪽은 갈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안부(10:15)
안부에서 776.9봉을 향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홍천쪽 능선 옆사면에는 잣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멋진 근육질을 자랑하는 암릉
급경사의 암릉구간을 오르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암릉 오르막 구간
조망처(10:25)
내가 조금전에 걸어온 능선의 모습
동쪽으로 눈을 돌리니 지난구간 걸었던 가리산이 아련히 보이고...
남쪽으로는 가야할 연엽산이 아련히 보이고...
스틱을 접고 두발이 아닌 네발(?)로 기어서 정상으로 오르는데 자꾸만 식은땀이 흐른다
암릉구간에서 바라본 가리산의 모습
776.9봉(10:35)
힘들게 암봉인 776.9봉 정상에 오르니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걸려 있는데
서울의 이종훈님께서는 뾰족봉이라고 적어 놨는데 정확한 지명인지 모르겠다
정상에 올라서니 지난 구간의 가리산과 오늘 아침 들머리였던 가락재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가야할 연엽산... 그리고 서쪽엔 천혜의 요새인 녹두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776.9봉에서 대룡산쪽으로 향하는 길도 암릉구간이다
암릉구간에서 내리막으로 내려오는 등로에서 칠점사 한마리가 도망도
가질않고 대가리를 꼿꼿이 세우고 산꾼 범여에게 대립의 각을 세운다
뱀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놈이니 내가 피해야지... 별수 있나
NO31 송전탑(10:40)
까치수염(꽃말: 동심, 친근한 정, 잠든별)
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중국, 일본, 만주에 분포하며 높이 50-100㎝이다.
원줄기는 원기둥 모양으로 끝부분에 붉은빛이 돌고 가지가 약간 갈라지거나 없다.
잎은 어긋나며 선상(線上) 긴 타원형이며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양끝이 점차 좁아져서
밑부분이 잎자루처럼 되지만 잎자루는 없고, 가장자리와 뒷면에 털과 내선점이 있으며
표면에도 흔히 털이 있고 꽃은 백색으로 6-8월에 피고 원줄기 끝에 옆으로 굽은 꽃차례가 달린다.
꽃받침잎은 좁은 달걀꼴 타원형이며 끝이 뭉툭하고 꽃잎은 좁고 긴 타원형으로 꽃받침보다 4배 정도 길다.
씨방은 1개, 삭과는 둥글며 적갈색으로 익고, 어린순은 먹는다
대룡산 가는 길엔 뫳돼지가 등로를 마구 파헤쳐놨다
대룡산을 향해서 계속해서 고도를 높히기 시작한다
힘들게 암릉구간을 통과하는데 좌측에 암릉에 눌려 힘들게 살아가는 나무가 보이고 계속해서
오르막으로 오르는데 6.25 전사자를 찿는 작업이 진행됐는지 곳곳에 구덩이가 보인다
홍천(춘천)지맥 구간에서 자주 만나는 띠지
헬기장(11:05)
헬기장에서 바라본 소양댐
올해 중부지방에 극심한 가뭄으로 인하여 소양댐의 수위는 굉장히 낮아 있다
헬기장을 지나 대룡산으로 향한다
헬기장 아래에는 KBS 대룡산 중계소가 보이고...
나리꽃이 滿開를 기다린다
거두리 갈림길(11:07)
갈림길을 지나니 대룡산 정상이 나오고 우측으로 전망대가 보인다
대룡산(大龍山:899m:11:10)
강원도 춘천시 동면과 동내면, 동산면, 홍천군 북방면에 걸쳐 있는 큰 산으로 예전엔
여매압산(女每狎山)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그 유래는 산세가 부드럽고 여성스럽다해서
붙혀진 이름이며 호반의 도시 춘천의 동남부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춘촌의 진산이기도 하다
대룡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춘천은 아름답다. 북한강과 소양강 두 물줄기가 널찍이
합류하면서 생긴 수변도시 춘천 분지는 물동이 형상의 전두리라고 할 수 있는 산등성이에서
내려다볼 때 그 아름다움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다.
대룡산은 6.25 당시 격전지로 유명했으며 했으며 미확인 지뢰지역 등 그 때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으며 녹두봉의 경우 군부대도 위치해 있어 뭔가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대룡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행에 나서도 관절에 큰 무리가 가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 없이
산행에 나서기에 좋으며 트레킹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대룡산 정상 삼각점(△내평25 / 1988 재설)
대룡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춘천시내
춘천은 원래 고대에 규모가 큰 원시부족국가였던 맥국(貊國)의 터로, 삼국시대에 들어와
백제ㆍ고구려ㆍ신라의 지배를 차례로 받은 뒤에 조선시대 태종 13년(1413)부터 현재의
이름인 춘천으로 불렸으며 강원도라는 이름이 지어지게 된 강릉과 원주에 밀려 한적한
고을이었던 춘천이 하나의 전환기를 맞은 것은 1888년이다.
그때 춘천은 유도부(留都府)로 승격되어 경기도에 속해 있었다.
서울에 난리가 일어나 조정이 위험해질 경우를 대비하여 임금과 신하가 피난할 궁궐을
지금의 강원도 도청 자리에 짓게 하였는데 궁궐이 들어선 뒤로 춘천은 강원도의 행정
중심지가 되어갔고 결국 1895년에는 영서지방을 통괄하는 관청인 관찰부가 들어섰다.
이듬해에 전국을 13도로 나누는 과정에서 영동지방, 즉 강원도 전체를 다스리는 관찰사를
이곳에 두게 되었고 그때부터 강원도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1910년에는 관찰부를 도청으로 바꾸었다.
북한강 상류인 의암호ㆍ춘천호ㆍ소양호 등의 인공호수와 구절산ㆍ연엽산ㆍ대룡산ㆍ가리산ㆍ
촛대봉ㆍ북배산ㆍ청평산 등의 크고 작은 산들이 있고, 북한강변에 그림같이 떠 있는 남이섬이
있는 호반의 도시 춘천은 천혜의 관광지로 손꼽힌다.
특히 북한강과 소양강이 합류하는 신동면 의암리의 신연강(新延江) 협곡을 가로질러
축조된 의암댐, 즉 의암호가 봄내라고도 불리는 춘천을 물의 도시, 호반의 도시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곳의 좋은 경치 그림으로는 못 그리겠네. 사면(四面)의 산들은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쌍 내[쌍천(雙川)]에 다다랐다”라고 이변이 노래했던 그 옛날의 정취는 남아 있지 않아 안타깝다.
강의 세력으로 본다면 소양강이고, 산줄기의 세력으로 본다면 홍천강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현재의 춘천지맥은 소양강도 홍천강도 아닌, 춘성대교로 간다는 것이다.
이는 박성태님이 그은 '영춘지맥'이기 때문에 그러한데 영춘지맥은 대룡산에서는 일단 남쪽
홍천강쪽으로 가다가, 홍천강 하구 직전에서 북으로 틀어 춘성대교로 내려간다.
춘성대교는 '영춘지맥'의 지론대로 북한강 건너 화악지맥의 끝점과 마주보며
북에서 흘러온 북한강이 경기도를 만나는 곳이다 (조은산님 블로그 인용)
대룡산 정상석에서 바라본 홍천군 북방면의 모습
대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오봉산, 용화산, 부용산, 경운산의 모습
2년전 도솔지맥을 걸어며 눈길에 푹푹 빠지면서 무지 고생했던 기억이 새롭다
마지막 졸업식때 춘천 닭갈비집에서 낡은모자, 수헌, 한울탈님과 소줏잔을 기울이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참으로 세월은 流水 같기만 하고...
춘천의 대표 음식인 춘천 닭갈비와 춘천 막국수는 전국에서 유명한 음식 중의 하나가 되었는데,
닭갈비에 대한 유래가 고사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촉나라의 제갈공명은 위나라 조조의 대군을 한중(漢中)에서 맞아 싸웠다.
조조의 부대는 너무 지루한 원정에 보급도 시원치 않아서 천하의 조조인들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대군 앞에서 호령하기를 “계륵(鷄肋)!”이라고 하였다.
어느 누구도 그 호령의 뜻을 몰라서 서성대고 있는데, 주부 벼슬인 양수가 알아듣고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무슨 뜻이냐고 다른 사람이 묻자 “닭의 갈비는 뜯어먹자니 하찮고 버리자니 아깝다.
한중 땅도 닭갈비 같은 것이니 철수의 의향을 그렇게 구령으로 나타낸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예로부터 별로 대수로운 것은 아니지만 버릴 수 없는 사물이나 사리를 빗대는 말로 계륵(닭의 갈비)이란 단어를 사용하였다.
선조들은 자신의 글재주를 겸손하게 여겨서 문집 이름도 『계륵집(鷄肋集)』이라고 많이 붙였다.
이 고사에서 ‘계륵인심(鷄肋人心)’이란 말도 나왔다.
그렇게 하찮게 여겼던 닭갈비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들어낸 곳이 춘천으로 오늘날엔 중국이나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대룡산 정상에서 컨디션 저하로 인하여 많은 휴식을 취했지만 효험은 없다
그러나 이곳까지 왔으니 가는데까지 가봐야지... 다시 베낭을 메고 길을 나선다
대룡산 정상에 피어있는 철없는 진달래
대룡산 정상에서 내려오니 임도와 나란히 지나는 등로가 나오고...
임도옆 등로를 계속 걸어가니 군부대 경고판을 만난다
경고판을 지나 오르막을 올랐다가 다시 내리막길이 나오고 이곳에서 큰 임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꺽어진다
또다시 경고판을 지나 뚜렸한 등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다시 임도가 보이고 이곳에서 조금 지나 임도로 내려선다
고은리 갈림길(11:40)
비포장 도로를 따라서 계속 걸어간다
공군부대로 통하는 도로는 포장도로로 바뀌고 길에는 뱀들이 많이 보인다
도로에서 바라본 춘천시내의 모습
수리봉 갈림길 이정표(12:00)
부대 삼거리(12:02)
선답자들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서서 사격장으로 갔다가 녹두봉 전위봉으로
우회하여 춘천지맥을 이어갔는데 그러면 지맥길에서 너무 멀리 돌아가기에
난 가급적 지맥길 가까이로 걷고 싶어서 좌측길인 공군부대 정문 앞으로 향한다
부대 삼거리에 서있는 이정표들
공군부대 정문쪽으로 가니 오를수 없는 춘천지맥 등로의 능선이 보이고...
공군부대 정문의 모습
공군부대 정문앞에서 바라본 오를 수 없는 녹두봉의 모습
공군부대 정문앞에서 이곳까지 되돌아와서 좌측 사면길로 내려선다
길이없는 사면길로 내려서자마자 지뢰를 조심하라고 겁박한다
철조망을 따라서 계속 내려간다
사격장 갈림길(12:20)
철조망을 따라서 내려오니 우측으로 사격장이 보이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꺽어진다
군부대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려는지 한창 공사중이다
등로가 없는 곳을 알아서 치고 올라선다
능선 위쪽으로 공군부대 건물이 보이고...
지금 공군부대는 한창 공사중인데 희미한 등로에 반가운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보인다
군부대 철조망 아래에는 군인들이 마구버린 쓰레기들이 널려있고...
갑자기 주위에서 더덕냄새가 진동하기에 주위를 살펴보니 더덕 3뿌리가 있다
난장판인 공군부대 공사현장의 모습
겨우 홍천(춘천)지맥길로 복귀하니 또 산꾼을 겁박하는 표지판이 보이고...
889봉(12:50)
889봉 정상에서 바라본 녹두봉 정상에 배치된 지대공 미사일
오늘 아침에 내가 걸어온 능선
889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산꾼들이 889봉으로 오르지 않고 우측 사면길로 가지만
그렇게 되면 이렇게 멋진 조망을 구경할 수가 없다
이걸 보려고 힘들게 올랐다가 내려서건만 아무래도 내 몸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라 계속해서 설사를 해대고 힘은 들고 하는 수 없이 너럭바위에
드러누워 버린다... 자꾸만 힘이들고 먹은 것이 없이 체력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다시 너럭바위에서 일어나 조금을 더 내려와 협곡으로 내려가는 안부에서
베낭을 벗어놓고 웃통을 벗어서 말리고 집에서 싸온 밥상을 펼친다
점심밥상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았기에 집에서 싸온 도시락에다가 막걸리
조금전에 캔 더덕을 까서 막걸리에 타서 먹지만 계속 배는 아파온다
협곡 안부 옆에는 석축이 쌓여있고...
급경사의 절개지로 내려서야 한다
급경사의 절개지로 내려서니 군부대에서 버린듯한 깡통과 오토바이도 보인다
절개지를 내려다보니 다리가 후덜거리고 갑자기 어지럼증 증세가 나타난다
지금이 거의 오후 2시가 다되어 아무래도 오늘의 날머리인 모래재까지 가기에는
불가능 할것 같고 박달재로 가서 북방리로 내려가는 것 자체도 힘들것 같아
이곳에서 눈물을 머금고 이곳에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6년 6개월동안 거의 매주 맥산행을 하면서 중간에 산행을 포기해 본 적이
거의 없는 범여로서는 거의 굴종에 가까운 치욕이다
그러나 몸뚱아리가 말을 듣지 않으니 어쩌랴!
사격장 갈림길(14:30)
조금전에 지나온 사격장 갈림길에서 계속 걸어내려오니 이통통신 중계탑이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는 조그만 농가와 밭이 보이고 수리봉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서 우측 도로를 따라서 내려가니 군부대가 나온다
계속해서 식은땀이 흐르고 다리는 힘이 없는데 1시간이상을 걷는다... 그야말로 죽을지경이다
오늘 대룡산에 올라 大龍을 꿈꿨는데 대룡이 아닌 潛龍도 못되어 버린 범여
나의 맥산행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지만 후회는 없다... 산은 늘 거기에 있으니까
군부대를 지나 마을 가까이에 갈 즈음에 트럭 한대가 내려오기에 손을 들고
몸상태가 너무 안좋으니 조금 태워달라고 하니 젊은 친구는 큰일 날 뻔했다고
하면서 동내면의 학곡리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준다
나를 학곡리 버스정류장에 내려주고 가는 트럭... 고맙습니다
학곡리 버스 정류장(16:15)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춘천 중앙시장앞에서 내려
다른 버스를 갈아타고 춘천역으로 향한다
춘천역(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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