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9년 3월 20일
산행구간: 영운리재-402봉-378봉-나밭고개-289봉-망천고개-성원ENT-낙원공원묘지-쇠금산
덕양공원묘지
거리:시간: 약14km. 3시간45분 소요
서울의 아침은 쌀쌀하기만 하다. 다시 겨울로 오는 느낌이다. 거기다가 황사가 불어 닥쳐
하늘이 뿌였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듯하다. 차를 타고 잠을 청했다.
근데 쉽게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남쪽으로 가는 차라 그런지 산꾼을 태우기 위해 중간중간 차를
세운다. 수지. 신갈, 거기다가 망향 휴게소까지... 피곤하여 오던 잠은 어디로가 날아 가버리고
선산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으로 여유를 찾고 상동 I.C를 거쳐 영운리를 도착 워밍업을 하고 가야
골프장을 걸쳐 402봉을 친다. 길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내가 사는 대모산 뒷산같다) 인상이다.
등산로라기보다는 울트라 마라톤 코스 같은 느낌이다. 이런 곳은 필받으면 시간당 5~6km는 걸을것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완연한 봄같은 느낌이다.산엔 푸른색이 많이 띠고 개나리, 진달래를 비롯한
꽃들이 봄맞이에 한창이다. 378봉 내리막길을 치고 천리교 김해교당을 끼고 나밭고개로 내려온다.
정말 분통이 터진다. 산하나가 완전히 망가졌다. 이젠 파먹을만큼 파먹었건만 아직도 배가 고픈지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면서 맥길을 완전히 잘라 먹었다. 김해 수련원을 끼고 된오름을 한다.
찔레꽃 나무들도 잎이 파릇파릇하다. 고개를 넘으니 김해공원묘지와 삼계동 아파트 단지가
죽은자와 산자의 주택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
저 멀리 어렴풋이 봉하마을이 보인다. 벌써 그 분이 가신지도 벌써 1년이 다 돼가는구나
아직도 부엉이 바위에 그 분이 피다남은 담배꽁초는 있는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망천고개 넘기전 양지바른 음택(묘소)에서 허기를 때우기 위해 대추차와 팬케이크로 휴식을 취한다.
망천고개에 내려서니 여기도 맥길은 완전히 끊어지고 신호등이 있는 500m 위의 가구단지앞
신호등까지 가야하지만 목숨을 걸고 4차선 도로 분리대를 넘어 E1 가스 충전소를 끼고
가파른 절개지를 치고 오르니 산속에 고막이 터질듯한 소리가 들린다.
폐기물 처리장이 맥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턱 버티고 앉아 주인행세를 한다.
더불어 이곳도 산을 하나 통채로 날려 버린 채석장, 폐타이어 처리장도 보이고...
머리가 텅빈 자들이 아무생각 없이 허가를 해줬겠지만 이곳은 유난히 맥길 파괴자들이 많다.
금관가야의 유물발굴도 제대로 하는지 궁금하다.하긴 맥길하나 없애는데 텅빈 영혼들에게
죄책감까지 요구하는 건 무리겠지만 이젠 제발 더 이상 하지말았어면 한다.
내 고향 맥길... 창원, 마산, 함안 가는 길에 아직도 많은 이 꼴을 봐야하는 이 하찮은 산꾼의 가슴도
아려온다. 폐기장 지나 마주치는 입이 딱 벌어지는 낙원 공동묘지를 만난다.
여기도 신음소리가 가득하다. 망자의 신음소리가 아닌 맥혼의 신음소리가... 묘지에 길을 뺏기고
금음산에 오르니 디카의 밧데리가 다되어 더 이상 기록을 할 수가 없구나
동료 산꾼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저 아래 빙그레 휴게소를 찾을 수가 없구나. 아련한 추억만 가지고...
금음산을 내려 다시 덕양공동묘지를 내려 황새봉으로 치는데 선두대장이 길을 막는다.
원래는 다음 코스를 생각하여 불치재까지로 가기로 했는데 후미와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여기서 마쳐달라고 사정을 한다. 마침 비도 내리기 시작하고... 베낭에 남은 막걸리 맛은 왜그리도
좋은지... 2주 후엔 이 구간을 복습을 함해야겠다.
오늘 산행구간인 영운리고개에서 불치재까지의 지도
오늘 산행깃점인 영운리 고개
이 고개에 인제대가 있고 가야C.C 그리고 은하사가 있다 또 그 아래(?)...
길이없어 가야C.C 퍼브릭 4번홀을 지나서 402봉을 오른다.
이곳 골프장은 벌써 페어웨이에 푸르름이 보이기시작한다.
지난 금욜(19일) 서울근교 이포C.C는 아침이긴 해도 영하6도에 그린이 얼어서
엄청고생했는데..
가야C.C 퍼브릭 코스 4번홀에서 약 25분정도 치고오니 402봉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산행중 가장 높은 곳이란다.
영운리 고개에서 나말고개는 상당히 관리가 잘돼있다.
꼭 우리동네 뒷산인 대모산을 걷는 기분이다.
이런 곳에선 필 받으면 시간당 6km 정도는 걸을 수 있겠다.
산행코스라기 보다는 울트라 마라톤 코스같다
오늘의 산행중 가장 높은 402봉의 모습
해발고도가 낮다고 절대 무시하면 안된다. 바다가 가까워 해발이 낮기 때문이다. 나밭고개가 해발
100m이다. 강원도의 900고지 산과 비슷하다고 보면된다.
378봉 하산길에서 바라본 288.7봉-나밭고개 직전 없어진 288.7봉..채석장 깊은 웅덩이로 변해버렸다
김해읍/생림면 나전리 경계면을 지나는 마루금이 채석장으로 인해 봉우리(288.7봉) 하나가 통째로
없어지고, 멀리 길건너에 상리고개로 이어지는 237봉만 우뚝하다. 옛 가야의 고도로서 많은 유적지를
복원하고 있지만 늦게 깨달은 정맥 마루금이야 이미 복원할 정도가 아니다. 부디 이제 파먹을 만큼
파먹었으니 옛날 사진과 함께 정맥 표지석이라도 세우고 맥혼(脈魂)들의 소통에 지장이 없도록 꾸며줄
수 있기를.'生鐵'과 '鳳林'의 生林땅에는 그래도 봄이오고 있다..급경사 잡목 숲을 지그재그로
미끄럽게 지쳐 내리니 채석장 절개지 위에 닿는다.
오른쪽 천리교 건물을 끼고 내려오니 김해-밀양간의 넓은 신도로와 옛날 구도로가 맞닿는 지점에서
길을 건너 구도로를 타고 나밭고개 들머리까지 걸어 오른다.김해수련원 입구쪽 도로까지 절개지
가장자리를 타고 푸석한 공사장길을 걸어 봉우리 자체까지 없어진 288.7봉의 恨많은 탄식소릴
들으면서 급한 된비알을 다시 치고 오른다.
백두대간길의 백복령구간의 자병산과 추풍령구간의 금산은 그래도 뒤늦게라도 깨닫고 공사라도 중지
됐건만, 이곳은 아직도 아직도 배가 고픈지 계속 파먹고 있구나. 일제 강점기에 악랄한 왜놈들이
조선의 맥을 끊기 위해 금수강산에 맥길과 혈처에 쇠말뚝을 막았다고 하는데 이건 왜놈들보다
더 악랄한건 아닌지... 이곳이'生林洞天'이라 했거늘 이젠 점점 사라질 산천이 되겠지..
천리교 김해교당의 모습
산자와 죽은자의 주택이 공존하는 삼계동 아파트 단지와 김해공원묘지
삶과 죽음이 무슨 차이가 있다고... 호흡지간 뿐인걸. 숨쉬면 살고 숨 안쉬면 죽는 것인걸
그래 다 부질없는 짓이다. 욕심을 버리자.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어 가져가지도 못할 걸
빽빽히 들어선 한림면(이북면)의 공장지대
그 옛날 어려적에는 김해들에 농작물로 경남사람 다 먹여 살린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 좋은 농토는
보이지 않고 공장, 아파트, 공원묘지 밖에 보이질 않는구나
꽃망울이 보이기 시작하는 진달래 - 가시는 길 고이고이 보내드리다. 영변의 약산이 아닌
한림면의 진달래
서울은 아직도 상당히 추운데 이곳은 거의 초여름 날씨다.
온도계를 보니 17도를 가리킨다. 산에는 꽃도 꽤많이 피었고 나무들도 푸르름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맥길을 끊어버려 목숨을 담보로 4차선을 불법으로 건너는 산꾼들
휴일의 釜馬국도엔 생각보다 꽤 많은 차량들로 붐빈다. 오른쪽 신천리 망천 마을엔 이팝나무(立夏木)로도 유명하다던데.. 이팝나무는 보이지 않고 올겨울 눈비가 많이 온 탓인지.저수지의 물만 푸르게 보인다
가구단지를 지나 진례쪽 산마루에 도착하니 송전탑으로 이어지는 임도 마루턱에 리본들이 나부낀다.
이곳에서 가까운 지난여름 빙그레 휴게소의 여린 추억이 아직 가슴속에 남아있건만 벌써 흘러간
추억이 되어 버렸으니... 아! 세월의 무상(無常)함이여. 다음구간까지인 김해를 벗어나야만 그 추억은
망각되려는가.
망천고개에서...
망천고개에서 오른쪽 신천리쪽으로 감아도는 포장임도가 마주하는 작은 봉우리를 생략하게 만든다.
짧게 돌아드니 정맥 내림길과 만나 4차선 도로를 목숨을 담보로 하고 길을 건넌다. 망천고개의
맥혼의 서러운 통곡소리가 하찮은 산꾼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구나....
오른쪽 마루금 숲속으로 급한 들머리를 올라선다. 만만치 않은 잡목 급경사길을 힘겹게 오르내리며
계속 이어지는 서너개의 송전탑을 길머리 삼아 두어개의 봉우리를 힘겹게 넘어선 후 급한 내리막을
미끄러져 상리고개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좁은 차도에 꽤 많은 차량들이 바삐 지나 다니니 매우 위험하다.
김해읍내 삼계동에서 翰林面(二北面) 공장지대로 통하는 지름길이 된 모양이다.
도로 건너 급한 경사길을 코가 땅에 박힐만큼 가파르게 지쳐 오르고, 계속되는 송전탑과 임도를
지나 급경사가 계속 이어진다.
저 멀리 보이는 退來里와 봉하마을이 오른쪽으로 펼쳐진다.
옛부터 신의와 지조를 지키며 공직을 버리고 돌아와 머물렀다는 퇴래마을과 인접한 봉하마을이
오늘날 아이러니다. 벌써 봉하마을에 1주기가 다 되어 가는구나.
봉화산 정토원에 선배이신 선 법사님도 잘 계시는지....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잡목 숲 너덜 된비알을 지그재그로 힘겹게 올라 10여분만에
송전탑을 지나니 천지가 요동하는 숲속길이 폐기물처리 공장이 있는 도로에 내려선다. 먼지속을 뚫고
마루금을 찾아 이어갈 엄두가 나질 않아 선답자들의 충고대로 왼쪽 도로를 계속 올라간다.
오가는 차량들의 이상스런 눈초리와 함께 걷는다. 서슬 시퍼런 군사독대 시절에 김 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이란 詩가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구나.
이번 낙남정맥 2구간인 김해지역에 맥길 四賊이 있구나. 골프장, 채석장,폐기물 처리장,천년주택
(공동묘지)을 범여는 이곳에 맥길 4적으로 지목하고 싶구나. 특히 이곳은 채석장, 폐기물 처리장,
타이어 처리공장들이 있다. 그것도 맥길을 통째로 자른채로....
낙남정맥길에 단골로 올라오는 성원ENT 폐기물 처리장
가엾게 죽어있는 노루 - 그래 잘가거라 이 험한 세상 미련없이...
성원ENT 지나 낙원공원묘지 가는 길에 노루 한마리가 죽어 있다. 그래 잘가거라 열악한 환경에 니가 살곳은 여기가 아니구나. 그래도 이 구간에 짐승들이 깨 많이 보인다. 2시간전에 나발고개 378봉에서
내려오는 길에서도 멧돼지 4마리와 마주쳤는데... 중간중간에 짐승들의 분뇨 분비물도 많이 보인다.
낙원공원묘지의 전경
이 구간에 유난히 천년주택이 많다.김해공원묘지, 낙원공원묘지, 덕양공원묘지,김해추모공원. 특히 낙원공원묘지(2만기)는 산꾼들을 질리게 한다. 비교적 관리는 잘돼 있어 보인다. 망자들은 죽어서도 복을 받는 느낌이다. 단 한가지 눈에 거슬리는 것은 질서의식이 너무 없어 보인다. 묘지 주위의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싸가지 없는 행동... 이 지역의 문화적인 의식수준 척도로 봐야할 것인지. 아님 공원묘지측 관리부족인지 그건 산꾼의 알바는 아니지만 눈에 아주 거슬린다 썩 그렇게 명당인데는 아닌듯 보이는데 말이다. 하긴 요즘 명당을 찾는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 아닌가싶다. 요즘 명당은 자손이 자주 찾아올 수 있는 교통이 좋은 곳이 명당이라는 풍수지리가들의 우스개 소리도 있다.
금음산 가는 길 - 정말 호젓하기만 하다.
금음산 정상(350.8m)
정상표지석엔 '쇠금산'이라..철의 왕국 가야의 도읍지로서 철기문화의 고장답게 김해 곳곳에
'쇠실' '쇠골' '생철(生鐵)''쇠내'라는 지명이 많듯이 이 산정의 이름도 쇠금산이 참 정겹게 느껴진다.
디카 밧데리가 떨어져서 이곳부터는 아무것도 기록을 할수가 없다.
아무래도 이곳은 담번에 복습을 해야할 것 같구나
맥길을 끊어버린 낙원고원묘지
맥길은 죽은자에게 빼앗겨 버리고 없는길을 빙빙돌아 황새봉으로 가는 산꾼들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 > 낙남정맥(終)'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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