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에게 “甲질”하는 융통성 없는 국공파 땜에 망쳐버린 대간길
☞ 산행일시: 2021년 10월 24일
☞ 산행날씨: 맑은 날씨에 산행하기 좋은 날씨
☞ 산행거리: 도상거리 7.5km + 들머리 2.7km +날머리 4.2km =14.4km / 6시간 20분소요
☞ 참석인원: 봄.여름.가을.겨울산악회 멤버들과 함께
☞ 산행코스: 무주 리조트-설천봉-향적봉-향적봉 대피소-중봉-백암봉-1,290m봉-동엽령-1,325m봉
무명봉-1,359m봉-1,380m봉-가림봉-1,425.4m봉-안부-무룡산-공터-1,247m봉-헬기장
기상관측센터-삿갓재-삿갓샘-조망대-삿갓골재 입구-갈림길-황점마을
☞ 소 재 지: 경남 거창군 북상면 / 전북 무주군 설천면. 안성면
지난 수요일부터 치통(齒痛)과 컨디션 난조...현장을 마감하느라 힘든 한 주를 보냈다.
이제는 자꾸만 떨어지는 체력이 하루하루가 다르다는 느낌을 실감하는 나이인가?
예전에 어르신들이 오늘 다르고 내일이 다르다는 얘기를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
토요일날 저녁에는 치통이 하도 심하여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여 후배들과의 가기로 한
백두대간 산행을 접어려고 생각을 해 보았으나...약속을 어길수가 없어서 이른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베낭을 정리하여 아침 식사도 거르고 탑승 장소인 양재역에 가서
산악회 버스에 올라 고속도로에 들어섰는데도 이빨의 통증을 멈출줄을 모른다.
오늘은 지난번과는 달리 대간길을 걷는 산꾼들의 숫자가 확연히 많은 모습이고
예전에 같이 걸었던 후배 산꾼들의 얼굴도 많이 보여 참으로 반갑기만 하다.
그런데 마스크를 쓴 탓인지 인사를 하는데도 얼굴을 못 알아본 후배도 있어서 약간의
오해를 받기도 했다...차 안에서 후배 산꾼이 준 빵과 과일로 아침을 대신하고 진통제를
먹은 다음에 잠깐 잠이 든 사이에 버스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무주 I,C를 빠져나와
무주 리조트로 향한다
오늘 산행구간의 지도
덕유산 국립공원 탐방로
무주리조트(09:50)
난생 처음 이곳에 와본다...왜냐고 난 스키를 타본적이 없으니까.
이곳에서 리프트를 타고 설천봉으로 향한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서니 매표소가 있는 설천봉 정상이 나오고 북동쪽의 무주(덕유)지맥 능선쪽으로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 하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적상산(赤裳山:1030.6 m)이 시원스레 보이건만 아직 시절이 안 된 탓인지 빨간색은 보이지 않는구나.
설천봉(雪川峰:1,520m:10:10)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와 덕산리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는 성처럼 생긴 3층의
팔각정 건물인 상제루가 있고 넓은 공터에 무주리조트 리프트가 연결되어 있는 최상류 지점으로
주위의 조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일망무제인 곳이다
설천(雪川)이라는 지명에 대한 유래는 구천동과 관련이 있는데, 옛날 불교 전성기 시절 구천동에
많은 사찰이 있어 구천 명이나 되는 승려들이 수도하던 곳이라 하여 구천동, 구천둔이라고
전하여 오는데, 구천동의 구천승려가 밥을 짓기 위하여 아침저녁으로 쌀을 씻던 하얀 쌀뜨물이
구천계곡을 따라 이곳까지 온통 눈과 같이 하얗게 흘러내렸다 하여 눈 설(雪)자와 내 천(川)자를
붙여 설천이라는 지명이 생기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으며 또 다른 설은 또한 영조 때
형조참판 겸 훈련금위대장을 지낸 이봉상(李鳳祥)이 이곳에 살면서 자신의 호를 ‘雪川이라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설천봉 상제루(上帝樓)
상제루(上帝樓)라는 지명은 옥황상제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며,
마치 성처럼 생긴 3층 팔각정인데 지금은 무주리조트의 매점및 판매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의 덕유산 무주리조트를 공사할 당시에 자꾸만 사고가 일어났었는데 이곳 상제루에서
제사를 지내고 난 다음부터는 신기하게도 무탈하게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설천봉에서 무주군 안성면 들녘의 풍요로운 모습...덕산 저수지가 시원스레 보인다
산행을 시작하다(10:13)
향적봉 가는 길
향적봉((香積峰:1,614.2m:10:30)
전북 무주군 설천면과 안성면의 경계에 있는 덕유산의 주봉으로 ‘향기가 쌓여 있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이곳에서 가까운 곳의 적상산 '향로봉'에서 향을 피우고 제사를 지내면 그 향기가 이곳에 와서 쌓이고,
그 향기를 찾아 온 산신들이 기도를 들어줬다고 하여 유래된 지명으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남한에서 4번째로 높으며 옛적에 광려산(匡慮山) 또는 여산(廬山)으로 불렸으며 정상은 암릉으로
되어있고 돌로 된 정상석과 이정표, 1등 삼각점(△무주11 / 1988재설)이 있다
이후 이성계가 고려 명장시절 이 산에서 수도 전념할 때 수많은 맹수들이 우굴거렸으나
한 번도 해(害)를 입지 않아 덕이 풍부한 산이라 하여 덕유산이라 하였으며, 덕유산의 최정상인
향적봉(香積峰)은 향나무가 많았다고한다...지금은 향나무대신 중봉 부근에 주목 몇 그루만 남아 있다.
향적봉은 유마경 향적불품(香積佛品)에서 유마거사가 법을 구하러 온 중생에게 향반을 향적불의
나라에서 가져오게 하여 수만 군중에 베풀었다는 유마경(維摩經)에서 유래하며, 금강산의 중향성(衆香城)은
불교에서 향적불(香積佛)이 계시는 불국토의 이름으로 덕유산의 향적봉은 향적불이 머무는 봉이다.
향적전은 부처님 공양음식을 만드는 건물의 의미다.
<등덕유산향적봉기>향적봉 부근에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선 명종 7년(1552) 갈천(葛川) 임훈의 <등덕유산향적봉기>에서 ‘향림(香林주목)이 즐비하게 있으므로
산봉우리 명칭을 향적봉이라 했다’고 기록하고, 또한 ‘이 나무를 향나무라 하면서 어찌 잎에서 향기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안내하는 스님이 대답하기를 이 향목은 미륵불이 이 세상에 와서 살게 되면 그때야
비로소 향기가 나게 된다고 대답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향적봉 이름에 대한 유래다.
*유마경(維摩經)은 대승불교의 재가주의를 천명한 불교경전이다
"예부터 '덕(德)이 많아 넉넉한 산, 너그러운 산'으로 불리고 있는 덕유산은
향적봉(香積峰)을 주봉으로 삼고 달리는 덕유연봉(德裕蓮峰)들이 장장 100리길의
대간(大幹)을 이루며 영·호남을 가르는 우리나라 12대 명산중 하나다.
삼남을 굽어보는 덕유연봉의 최고봉인 향적봉에 오르면 북으로 가깝게는
적상산(赤裳山, 1,038m)을 아래에 두고 멀리 황악산(黃岳山), 계룡산(鷄龍山)이
보이며, 서쪽은 운장산(雲長山), 대둔산(大屯山), 남쪽은 남덕유산을 앞에 두고
지리산(智異山), 반야봉(般若峰)이 보이며 동쪽으로는 가야산(伽倻山), 금오산
(金烏山)이 보인다.
크고 넉넉한 덕스럽고 기상 넘친 덕유산은 찾는 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남덕유와 북덕유로 구분된 덕유산은 남덕유는 암봉 의지형에 날카롭다면
북덕유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매우 유순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이중환의“택리지” 기록에 의하면 흙산인데 九泉洞이 있고 천석이 깊숙하다.
난리를 격을 때 이산에 숨어들면 적군이 찾지 못한데서 “덕이 큰산” “넓고 크다” 라고 하였다.
향적봉 대피소(1,605.8m:10:37)
향적봉 대피소 이정표
이곳에서 백련사쪽으로 내려가면 무주구천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무주(茂朱)는 북한의 삼수갑산(三水甲山)과 남한 오지(奧地)의 대명사로
무주라는 지명은 속세와 동떨어진 곳으로 인식돼 왔기에 세상 돌아가는 일에
어두운 사람을 두고 “무주 구천동에서 왔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조선 중기의 문신(文臣)이 이었던 갈천(葛川)임훈(林薰)의 기행문중에 「덕유산향적봉기(德裕山香積峰記)」에
무주구천동을 불공을 이룬자 9천명이 머문 둔소라 했고 박문수어사가 천(千)씨 부자와 관련해 구천동민을
신도로 다스렸다.
구(具)氏와 천(千)氏가 많이 산다고 해서 具千洞이라 한다고 하는 말도 있다.
어찌 되었던 크고 웅장한 산세의 덕유산은 무주구천동의 33비경을 만들고 수많은
탐방객에게 자연의 넉넉함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곳부터 중봉가는 길에는 고사목(枯死木)이 되어버린 주목(朱木)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 특산종인 구상나무는 높이가 18m에 이르는 상록교목으로 老木의 껍질이 거칠다.
종자는 길이 6mm정도이고, 날개는 45mm 정도이며, 지리산, 가야산, 한라산 등지에서
자생하는 희귀식물로서 덕유산에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다.
동북쪽으로 눈을 돌리니 백두대간 능선의 대덕산, 초점산, 삼봉산을 지나 황강(수도)지맥으로
이어지는 수도산과 법보종찰 해인사를 품고있는 가야산이 아련하게 보인다.
가야산 퇴옹당에 주석하셨던 성철스님이 참으로 그립다...요즘처럼 비정상이 판을치는
難世에 큰스님이 살아 계셨다면 어떤 죽비(竹篦)를 내리칠까?
중봉 가는길에 덕유평전이 펼쳐진다
중봉 오르는 길에서 뒤돌아본 덕유평전
이곳은 소백산, 지리산 세석평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평전의 하나로 아고산대(亞高山帶)이다.
아고산대는 공간적으로 고산대와 산지림 사이에 위치한 해발고도가 비교적 높은 지형으로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확 트인 뛰어난 조망과 다양한 야생화, 서늘한 기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덕유산 아고산대는 구상나무, 주목 등 상록침엽수림 및 철쭉, 신갈나무 등이 서식하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고산대로는 지리산의 반야봉과 천왕봉, 소백산 비로봉, 설악산 대청봉이 있다
* 아고산대(亞高山帶)란 식물의 수직 분포에 따라 나눈 지대 구분의 하나로 해발 1,500~2,500m
사이의 지대로 고산대와 저산대의 사이에 있으며 저온 건조하여 침엽수가 많다.
가야할 중봉의 모습...오늘은 역산행을 하다보니 느림보 범여는 상당히 편하게 산행을 한다.
중봉 너머의 앞쪽 능선으로는 남강(진양)기맥 능선인 기백산~월봉산이 병풍을 친 듯하게
보이고 그 너머로는 지리산의 천왕봉, 제석봉,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련하게 보인다.
여름철의 이곳 일대는 원추리가 군락을 이루면서 멋진 천상의 화원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중봉(中峰:1,593.7m:10:54)
무주군 설천면과 안성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로 치면 남한에서 열손가락에 들어가는
산이지만, 근처에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 때문인지 그 흔한 정상석 하나도 없고, 삼각점인지
지적도근점인지 구분이 안 되는 삼각점(?)이 있고, 돌로된 봉우리로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 이 처럼 완전히 서자 취급을 받는 봉우리이지만 주변의 조망은 정말로 좋다.
트랭글앱에서는 이곳을 제2덕유산이라 표기를 해놨다
중봉의 이정표
좌측으로는 백련사~무주구천동으로 이어지는 오수자굴로 내려가는 길이다
중봉 정상에서 바라본 오늘 내가 걸어야 할 길의 모습
완만한 능선 뒷쪽으로 여인의 乳頭처럼 뾰족하게 보이는 산이 무룡산이고 그 너머로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삿갓봉...그 뒷쪽으로는 2주전에 걸었던 남덕유와 서봉이 보인다
백암봉 가는 길에서 포즈를 취한 비바리
백암봉 가는 길
중봉에서 덕유의 파노라마를 보면서 어디가 덕유의 앞모습이며 뒤 모습인지 궁금해진다.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는 남덕유가 뒤 모습일까?
아니면 마루금에서 비켜난 덕유의 최고봉 향적봉이 뒤 모습일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라고 하면서 “시냇물이나
각종 나무들도 뒷모습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뒤 모습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앞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앞모습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영화배우 혹은 탤런트들도 뒤태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앞모습은 성형 등으로 인해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라는 뜻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뒤 모습을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것.
이를테면 자연은 앞 뒤 모습의 구별이 필요치 않으며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내가 가고 있는 대간 마루금도 앞 모습 뒤 모습이 구별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그리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이곳 덕유산은 그렇지 않다. 뒤 모습은 없다 하더라도 분명 앞 모습은 있다.
향적봉이 바로 앞 모습이다.
그리고 향적봉이 앞 모습이 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들이라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백암봉 가는 길에서 뒤돌아 본 중봉의 모습
오늘 동료 산꾼들은 2주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느림보 범여를 배려하는 것 같아 고맙기만 하다.
2주전에는 출발점인 육십령에서 얼굴보고 산행 종료지점인 황점마을에서 얼굴을 봤는데
오늘은 왜 이리 여유들이 있으신가?...느림의 美學을 터득하셨나?
나 역시 여유로운 마음으로 걷다보니 오늘 대간길의 시작점인 백암봉에 도착한다
백암봉(白巖峰:1,503m:11:15)
경남 거창군 북상면과 전북 무주군 안성면, 설천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산꾼들 사이에는
송계사 삼거리라고도 부르는 곳으로 안성 방면으로 하얀 암봉을 내리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안성 방면으로 피라밋처럼 삼각형으로 솟아오른 가새봉이 그 아래 망봉까지 지능선 꼬리를 늘어뜨리고 서있다.
향적봉과 중봉, 덕유평전의 남쪽에 있는 봉우리로서 덕유산의 한가운데
대간은 이곳에서 동쪽으로 꺾어졌다가 북향하고, 남쪽으로는 지리산으로 뻗어내린다.
구천동으로 내려가려면 중봉 못 미쳐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오수자굴을 경유한다.
'흰바위봉'이란 뜻인데, 바위의 색이 엄격하게는 회색에 가깝다고 하며 이곳이 신산경표상의
덕유지맥의 시발점이며 수계를 기준으로 하는 대한산경표에서는 무주지맥이라 부르는 곳으로
내년 여름 원추리가 만발할 싯점에 내가 지맥을 시작할 곳이다.
무주(덕유)지맥 개념도
무주(덕유)지맥은 백두대간의 덕유산 백암봉(1490m) 에서 북쪽으로 분기해서 덕유산 향적봉(1614m),
두문산(1052.8m), 안성재, 어둔산(680m), 봉화산(885.6m), 버드산(512m), 구리골산(658m),
시루봉(500m), 마향산(731m)을 거처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서면나루터앞
남대천/금강합수점 에서 그 맥을 다하는 31.9km의 산줄기로 수계를 기준으로 하는
대한산경표에서는 무주 남대천의 우측산줄기라 하여 무주지맥이라고 부른다
백암봉 정상에서의 동료산꾼들
동남쪽으로 눈을 돌리니 남강(진양)기맥 능선으로 이어지는 거창의 산그리메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남령을 지나 월봉산~수망령~금원산~기백산~황석산 등의 멋진 모습이...10년전 엄청나게 추웠던 날씨에
개고생하면서 걸었던 추억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구나
오늘 산행중 설천봉에서 이곳 백암봉까지 접속구간 2.7km를 걸어서 본격적인 대간길에 나선다
향적봉은 덕유산의 주봉이긴하나 대간길에서 2.1km나 떨어져 있어 대간 산꾼들에게는 향적봉보다
남덕유산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편이다
백암봉에서 빼재로 이어지는 대간길의 북측 능선
높게 보이는 가야산 우측으로는 거창의 명산들인 우두산과 비계산, 삼봉산들이 도열해 있다.
거창에는 참으로 명산들이 많은 곳이다...郡內에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13개나 된다고 한다
덕유능선에서 바라본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 계곡
이곳은 경남에서 가장 오지라는 뜻으로 함경도의 산수갑산에 빗대어
경상도의 산수갑산으로 불릴만큼 오지이라고 한다.
오늘의 산행은 딱 내 스타일인 듯 하다...산행 대장이 나를 배려해 준 것일까?
물론 곤도라를 타면서 巨金을 투자했으나...투자 대비 가성비는 굿이다.
황점마을에서 올라왔다면 나는 오늘 후배들에게 진짜 밉상이 됐을 것이고
따라오지도 안했을 것일다...수술후에 변해버린 내 몸뚱아리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내가 극복해야할 숙제이기도 하니...허나 아직도 걸을 수 있다는 게 고맙기만 하다
좌측 능선에 족보가 있는 1,378.2m봉이 있으나 우회길을 만들어 논 산죽길을 따라서 동엽령으로 향한다
백암봉에서 줄기를 쳐서 안성계곡으로 내려가는 멋진 능선
뾰족하게 생긴 가새봉(1,396m)이 뎃빵 노릇을 하고 있다
길
길은 끝이 없다
사람 마음도 끝이 없다
모든것이 내가 살아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부모님과의 길
가족과의 길
친구들과의 길
다른거 같으면서도
다 같다는 내 안에 인생이다
길은 영원한 거 같으면서도
영원하지 않다
그것 또한 내가 살아 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과의 이별도
가족과의 이별도
친구들과의 이별도
다 다른거 같으면서도
다 같은 내 안의 고통이다
그것이 시간이고
그것이 운명이다
영원할 것 같은 길
시간과 인생은 살아 있을때
가능한 것이다
건강할 때 자주 만나고
걸을 수 있을 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가라
산다는거 별거 아니더라
나 살아 있어야
나 건강해야
세상도 존재하는 거
떠나고 나면 아무 소용도 없다
지나온 백암봉의 모습
누워있는 연리지?
안부를 지나서 데크목 계단으로 올라간다
1,290m봉(11:56)
1,290m봉 정상을 오르지 않고 사면길을 따라서 걸어가니 동엽령이 나오고
선두로 간 산꾼들이 점심밥상을 펼치고 있다
동엽령에서 안성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이 길은 무박산행을 할 시에는 이곳 동엽령이 항상 들.날머리가 되기에 몇번이나 오르내린 곳이다.
용추 계곡을 지나면 멋진 장관을 이루는 칠연폭포와 옥황상제에게 혼이 났다는 도인(道人)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문덕소(問德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동엽령(冬葉嶺:1,358.2m:12:04~12:25)
경남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와 전북 무주군 안성면 용추리를 잇는 고개이다
덕유산에는 빼재(신풍령), 동엽령, 육십령 등 3개의 큰 고개가 있는데
다른 두 고개와는 달리 동엽령(冬葉嶺)은 깊은 산중에 있는 德에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겨울 잎'으로 해석되는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 일대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기가 어려우며 무주와 동엽령을 마주하고 있는 거창군에서 동엽령을 '
동업이재'로도 부르는 것을 보면 이런저런 짐작을 해볼 수는 있다.
거창군이 발간한 <거창군사(居昌郡史)>는 동엽령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동엽령은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의 토산품을 교역하기 위해 넘나들던 재넘이로
재로 오르는 병곡 대하골(현재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에는 옛날 동업이재를 넘나들던
나그네를 위해 술을 빚어 팔았다고 하는 주막터가 있었다고 한다.
이곳의 겨울은 살벌한 정도로 추운 곳이었는데 가을철에 지나는 것도 괜찮구나
독립군이 오랫만에 많은 산꾼들과 점심식사를 하는게 어색하기만 하다.
11년전인가 낙동정맥을 같이한 마카루 대장 일행과 같이 밥상을 펼치는데
난 점심이라봐야 샌드위치 하나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끓여온 따뜻한
물 밖에 없다...그런데 물만 가져왔지, 커피는 집에다 두고 왔구나.
하는 수 없이 동료산꾼들 틈에 빌붙어서 점심을 해결한 셈이다.
옆에 계시는 분이 문어회를 가져와서 오랫만에 입이 호강을 했다.
무거운 것을 가져오신 분에게 참으로 미안하다...첨 뵌 분인데...복받을깁니다
다시 길을 떠난다.
무룡산 가는 길에서 뒤돌아 본 동엽령의 모습
무룡산으로 향하는 완만한 등로를 따라서 가는데 간간히 북진을 하는 산꾼들과 조우를 한다
내년을 기약하며...
簫蓼月夜思何事
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시나요
寢宵轉轉夢似樣
뒤척이는 잠자리는 꿈인 듯 생시인 듯
問君有時錄妾言
님이시여 때로는 제가 드린 말도 적어 보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지요
悠悠憶君疑未盡
멀리 계신 님 생각은 끝없어도 모자란 듯
日日念我幾許量
하루하루 이 몸을 그리워는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
바쁜 중 돌이켜 생각함이라 괴로움일까요 즐거움일까요
喧喧如雀情如常
참새처럼 지저귀어도 제게 향한 사랑은 여전하시나요
산죽길 사이로 대간길은 이어지고...
지나온 백암봉을 뒤돌아 본다...오늘 따라서 자주 뒤를 돌아본다
1,325m봉(12:35)
1,325m봉을 넘어서 산죽길을 걷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무룡산이 보인다
대간길은 윗쪽 능선이 아닌 사면길로 편하게 이어진다
무명봉(12:44)
대부분의 산꾼들이 정상에 오르지 않고 사면길로 가버리는 곳이다
지나온 무명봉을 뒤돌아 본다
1,359m봉(12:48)
1,359m봉 이정표
아주 부드러운 능선을 걷는다...오랫만에 꽃길을 걷는데 지맥길의 習때문인지 왠지 어색하다
1,380m봉(13:02)
완만한 능선을 따라서 가다가...
안부를 지나면서 약간의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가림봉(1.432.2m:13:18)
정상에는 암릉위에 돌탑을 만들어 놨다...예전에 누군가가 메직으로
‘가림봉’이라고 써 논 돌덩어리는 보이지가 않는구나
1.432.2m봉에는 예전에 없었던 이정표가 서 있고, ‘칠이남쪽 대기봉(가림봉:1,420m)’이라는
정체불명의 안내판... 대간꾼들은 알지 못하고 국공파 자기들만의 陰語인가?
거기다가 국립지리원이 고시한 1,432.2m와는 다른 1,420m라고 기록되어 있다.
1.432.2m봉에서 우측으로 꺽어져서 산죽길의 사면을 지나 안부로 내려선다
산죽길을 지나서 우측에 있는 무명봉은 그냥 패스하고 사면길을 따라서 무룡산으로 향한다
다시 힘들게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조금전에 지나온 가림봉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의 봉우리로 인해서
가야산은 숨어 버렸고 옆쪽으로는 황강(수도)지맥 능선인 우두산~비계산~미인봉의 능선이 보인다
1.425.4m봉(13:38)
이 산방의 대간 OB멤버들이 술상을 펼치고 여유로운 산상파티를 벌인다.
예전 같으면 이런델 절대 안 빠지는 범여였는데 이젠 자신이 없다.
막걸리 한잔을 얻어먹고 싶었으나 치통 때문에 입맛만 다시고 그냥 지나간다
잠시후에 오를 무룡산과 삿갓봉이 보이고 그 뒷쪽으로는 2주전에 걸었던 남덕유산과 서봉이 얼굴을 내민다
1.425.4m봉을 내려오니 산죽길이 펼쳐진다
올해는 8월말부터 9월중순까지 비가 계속 내려 단풍이 고울줄 알았는데
10월에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로 인해 단풍이 들기전에 말라버려 안쓰럽다.
안부(13:52)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무주군 안성면 명천리 원통골로 이어진다
안부를 지나서 무룡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데크목 계단이 시작된다
점심때 마칼대장 일행에게 얻어먹은 빵 한조각에 커피한잔...
금방 배가 고파오고 오르막길에 허기가 진다
버벅거리며 올라오니 무룡산 정상 이정표가 범여를 반긴다
무룡산(舞龍山:1,492.1m:14:13)
경남 거창군 북상면 산수리와 무주군 안성면 명천리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산수마을 사람들은 ‘흰덤뿌대기’라고 부르는 깨끗하고 신령스런 산이다.
옛 이름은 불영봉(佛影峰)으로 백두대간상의 남덕유산과 북덕유산(향적봉)을
이어주는 산으로 용이 춤추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삿갓재 대피소에서 내려가는 길인 황점마을은 용의 꼬리에 해당한다
무룡산 정상 2등 삼각점(△무주 27 / 1987재설)
무룡산에 올랐을 때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왜 무룡산일까?
다수의 봉우리를 거느린 전국의 명산들 가운데 ‘산’이란 봉우리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설악산(대청봉), 중청봉,.. 지리산(천왕봉)에는 명신봉, 반야봉 등이 상징이다.
소백산(비로봉)도 국망봉, 상월봉 등도 마찬가지이다.
‘산’과 ‘봉’의 기준을 정의하자면 ‘산’은 독립된 봉우리를 산이라고 하고
‘봉’은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봉’이라고 정의한다
덕유능선의 가운데 위치한 무룡산... 이 산의 중심으로 산의 형세는 판이하게 다르다.
무룡산에 북쪽으로 이어지는 향적봉, 중봉 등은 ‛德裕’라는 이름에 걸맞게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여성스러운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무룡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 할미봉에서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덕유 능선은 근육질에 거칠고 투박하며 위압적이고 고압적이다
전혀 덕유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무룡산을 경계로 하여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게 덕유산 능선이다
그래서 무룡산을 중심으로 남덕유와 북덕유가 분리되길 원했던 것일까?
무룡산을 내려와서 삿갓재 대피소로 향한다
공터(14:23)
이곳은 추운 겨울에 눈덮인 남덕유산을 배경으로 진사들의 일출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공터에서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사면길의 내리막으로 향한다
지나온 무룡산을 뒤돌아 본다
다시 내리막길...데크목 계단에 전망대까지 갖추진 아주 멋진 곳이다
늦봄에서 초여름철에 이곳을 지날 즈음이면 산오이풀과 원추리가 향연을 펼치는 정말 멋진 곳인데...
삿갓재 대피소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월성계곡(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소재)
거창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성계곡은 백제 서동왕자와 신라 선화공주의 로맨스가
서려있는 곳으로 전설에 따르면 백제왕자 서동(薯童)이 신라공주 선화를 꾀어서 백제의 도읍
부여로 돌아가던 길에 쉬어 간 곳이라고 한다. 또 신라의 사신이 후백제의 구원을 얻기 위하여
가는 도중 신라가 고려에 항복하였기에 신표 인장을 버리고 달아났던 곳이라고도 한다.
월성계곡의 첫머리는 강선대(降仙臺)와 모암정(帽岩亭)이다.
강선대는 조선 인조 때 척화신 동계 정온(鄭蘊) 선생이 남한산성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살았던
덕유산 모리재 초입에 있는 명소로 경치가 좋아서 신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노닐었다는 전설이 있다.
대를 들러리하고 있는 맞은편 고숲(古林)에는 모암 임지예(林芝藝)를 기려 세운 모암정이 물과 어울린다.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계곡을 돌 때마다 마을이 있고 넓은 반석이 개울을 따라 펼쳐진다.
창선리에 이르면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 흐름이 마치 눈이 흩날리는 모습같다 하여
분설담(濆雪潭)이라 부르는 명소가 나온다.
바위 벼랑을 끼고 돌아 흐르는 물길 아래 누운 반석이 물결에 패이고 패여 물고기 비늘 형상을 이룬다.
분설담 위쪽에는 마치 양 날개로 병사들의 사열을 받고 있는 듯한 당당한 위풍의 장군바위가 서 있다.
17세기 화가 진재 김윤겸(金允謙)의 진경산수 화첩에 그려진 경치를 그대로 빼닮았다
월성에서 황점으로 오르는 길 중간 지점에는 사선대(四仙臺)가 있다.
동춘당 송준길(宋浚吉)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머물러 송기(宋基) 또는 송대(宋臺)라고 불렀다.
1909년 고종의5남 의친왕 강(堈)이 나라가 어지러울 때 전(前) 승지 정태균을 찾아와 머물면서
북상·위천 지방의 우국청년들과 이곳 일대를 뒷날 의병의 근거지로 삼으려고 준비하던 중 일제에
발각되어 뜻을 이루지 못한 구국의 한이 서린 곳이다.
왕실의 선원(璿源)을 뜻한 이름으로 사선대(思璿臺)라 부른 것을, 바위 포갬이4층이고
돌 위에서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에 의해 사선대라고 부른다.
기단 위의3층 석탑을 방불케 하는 사선대 맨 위 바위 모양은 마치 거북 같기도 하고,
봉황새 모양 같기도 한데, 그 머리 부분이 남덕유산을 바라보고 있다.
神仙으로 살아갈 수 없어 세속적인 가치를 떨쳐버릴 수가 없기에 그 가치를 틔워내기
위해서 고통스러울 수 있는 세속의 삶을 살아가면서 못다핀 꽃을 피워야 한다.
아직은 그리움과 집착으로 그것을 터트려 겉으로 끄집어내지 못한다면
내 삶이 마음 속에서 곪아 썩는 못난 아픔으로 그칠 것 같아 세속적인
삶일지언정 꽃을 피우는 일이 꼭 고통스럽고 아프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프지 않으니 흔들리지도 않아야 한다.
그러나 아프도록 그리워는 해야 하는데,감정이 마모되거나 무미건조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런 고통과 절실함이 메말라가면 그리움의 향기도 탈색된,
그저 그리워하던 것이니까? 라는 정도의 집착으로 남아갈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향기를 잃은그리움은 본질적인 것을 상실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아픈 만큼의 진실성이야말로 그리움을 향기롭게 하는 것일 텐데...
아픔이 사라지면서 그 진실성도 가벼워지는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아픔은 그리움을 존재의 안으로 새긴 흔적이 되어야 한다.
아픈만큼 처절한 그리움도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직은 아프도록 그리워하라.
人(사람)이 山(산)에 오르면 仙(신선)이 된다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
거꾸로 人(사람)이 谷(계곡)을 벗어나면 그것이 바로 俗(속)이니,
우리는 대부분 신선이 아닌 속세의 삶에 찌들려 살아가고 있다.
신선으로 사는 것과 속세에서 사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
신선으로 산다는 것은 꿈,사랑,돈,권력,명예... 등의 세속적인 가치를 초월하여 사는 것일 것이고,
속세에서 산다는 것은 그런 가치를 그리워하고 추구하면서 꽃을 피우며 살아가야 하는
큰 차이... 그게 사바세계에 살아가는 衆生의 한계일까?
오늘 내려가야 할 월성계곡 좌측으로는 사선대 계곡이 보이고 황점마을에서 함양군 서상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계곡사이로 뚜렸하게 보이는 맨 윗쪽이 남강(진양)기맥이 지나가는 남령이고
월봉산~수망령~금원산~기백산으로 이어지는 거창의 명산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간절함
1,247m봉(14:40)
1,247m봉 이정표
정상은 오르지 않고 봉우리 아래의 사면길로 대간길을 이어간다
다시 오르막길...능선 윗쪽에는 국립지리원에 고시된 족보가 있는 1,275.4m봉이 있건만
거의 모든 대간꾼들이 들리지 않는 홀대받는 봉우리이다...지맥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1,275.4m봉(14:50)
1,275.4m봉 정상을 찍고 다시 사면길로 내려온다
헬기장(14:55)
등로 좌측 아래에는 오늘의 날머리인 황점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소재한 황점마을은 옛 이름이 삼천동(三川洞)으로, 조선조 때
쇠(鐵)가 많이 나던 곳이었으며, 유황(硫黃)을 많이 구웠다는 데서 황점(黃點)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지금도 월성광산이 있다고 한다.
잠시후에 오를 삿갓봉의 모습
삿갓재 기상관측센터(15:00)
삿갓재 기상관측센터에서 내려서니 동료산꾼들의 웅성거림이 들리고
입구에는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있다.
삿갓재(15:05)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삿갓재 계곡과 전북 무주군 안성면 명천리 원통골 계곡의
정상에 있는 고개로 정상에는 삿갓재대피소와 넓은 공터에 쉼터를 비롯한 편의시설이 있다.
융통성이라고는 피래미×만큼도 국공파의 횡포
먼저 삿갓재에 도착한 동료 산꾼들이 맨 꼴찌에 오는 나를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였다...삿갓재에서 삿갓봉으로 오르는 등로를 막아놓고 가지 말란다.
이곳 삿갓재에서 삿갓봉을 지나 월성재까지는 2km가 채 안되는 거리라서 1시간이면
충분히 월성재에 도착하여 황점마을로 하산하면 일몰전까지는 산행을 충분히 끝낼 수
있으니 한번 봐달라고 사정을 했는데도 법이 그러니 무조건 안된다고 한다.
갑자기 성질이 나는게 아닌가...물론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법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니 약간의 예외 규정을 두어 1시간이면 충분하고 만약을 위해서 각서라도
쓸테니 보내 달라고 하니 무조건 안 된단다
2km를 남겨두고 담에 땜방을 와야하나 생각하니 화가 치미는데 돌아 버리겠다.
융통성 없고 늘 산꾼에게 갑질하는 국공파들...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나
환경부...아니 청와대 신문고에 국민청원이라도 올려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내 포기하기로 맘을 먹는다...왜냐고요...가재는 게편이니까.
민초들이 피땀흘러 번 돈으로 낸 세금으로 녹봉을 받는자들이 맨날 갑질하는 저 자들...정말 짜증난다.
자연보호법 제28조에 의거하여... 어쩌고 저쩌고...법 좋아 하시네.
지금은 경방기간도 아니고, 그렀다고 이곳은 지리산과는 달리 대간 능선에 대피소가
하나밖에 없어 몇시까지 어느 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는 조항도 없잖은가.
이건 완전히 산꾼에게 수퍼갑질이 아닌가...안 그래도 코로난가 지랄인가하는 역병
때문에 지친 산꾼들의 심신 건강을 위해 장려하지는 못할망정 뭔 지랄인지?
법을 만드는 인간들이 법은 더 안 지킵디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소...늘공들의 횡포에 진절머리가 난다
다시는 오지도 못할것 예감이지만 윤흥길의 소설 “완장”의 주인공 임종술처럼
산꾼들에게 갑질하는 국공파들의 등쌀에 삿갓봉 오르는 걸 포기하고 삿갓골재로 내려간다
삿갓샘(15:15)
이곳이 황강의 발원지인 삿갓샘이다
황강(黃江)은 경상남도 거창군·합천군을 흘러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강으로 낙동강의 지류이며,
길이는 119㎞로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남덕유산 동쪽 계곡에서 발원해 동남쪽으로 흐르며, 합천호를
이루었다가 심하게 곡류하여 합천군 청덕면 적포리 일대에서 낙동강에 흘러든다.
주요지류로는 위천·대천·가천·가야천 등이 있으며, 유역에는 산간분지가 발달하고 있다.
하도의 경사가 급하고 토사의 퇴적이 많아서 하천 하류에서는 천정천이 나타나며, 유역 내에서는
쌀·맥류·잡곡·사과·누에고치·완초 등이 생산된다. 해인사·가야산국립공원·덕유산국립공원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88올림픽 고속도로가 강의 중상류유역을 가로질러 지난다.
삿갓봉을 오르지 못한 분을 삭이기 위해서 물 한모금을 마시는데 물맛은 참으로 좋다
이곳 삿갓봉이 있는 남덕유산의 사면에는 2대강의 발원지가 있는데 황강 발원지인
이곳 삿갓샘과, 남덕유산 남사면에 있는 참샘은 진주 남강(南江)의 첫 물길이 되는 발원지이다.
물 한모금을 마시고 삿갓골재를 내려간다
다리를 지나고...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도 구경을 하면서 내려간다
멋진 폭포도 간간히 보인다
조망대(15:55)
계속되는 내리막길
재들은 ‘출입금지’와 ‘벌금을 매긴다’는 거 이외에 할 줄 아는게 뭐있나?
아무 생각없이 계속 걷기만 한다
앙증맞은 폭포를 지나...
내리막길은 거의 다 내려온 셈이다
삿갓골재 입구(16:20)
민가를 지나서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황점마을로 향한다
갈림길(16:25)
갈림길에 있는 황점지구 세부 안내도
월동준비?
황점마을 바라본 삿갓봉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
삿갓봉(1,418.6m)
경남 거창군 북상면과 전북 무주군 안성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멀리서 보면 삿갓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황점마을(16:33)
산행을 종료하다...근처 계곡에서 간단하게 씻고 바로옆 식당으로 향한다
2주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산악회에서 저녁까지 주는 바람에 김치찌게로
맛있게 저녁을 먹고 귀경하는 버스에 오른다.
'♣ 백두 대간및 9정맥 후기♣ > 白頭大幹 4차 북진(終)'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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