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삼 비유품(4)
妙法蓮華經 第三 譬喩品(4)
[21]지네와 노래기와 독사의 무리들이
불에 타서 뜨거워서 다투어 구멍에서 나오면은
구반다 귀신들이 따라와서 잡아 먹고
또 모든 아귀들은 머리 위에 불이 붙어
배고프고 목마르며 뜨거워 황급하게 달아나니,
그 집이 이와 같이 심히 겁나고 두려우니라.
독하고 해로운 불의 재앙 여러가지 난리가 하나만이 아니네.
이 때 집 주인이 대문 밖에 서 있는데,
어떤 사람 말 들으니, 당신의 모든 자식들이
장난하기 좋아하여 이 집 안에 들어가서
어리고 아는 소견없어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소.
장자가 이 말을 듣고는 놀라서 불난 집에 뛰어들어
마땅히 구제하여 불타는 해가 없게 하리라 하고,
모든 자식에게 타일러 많은 환난 설명하되,
악한 귀신 독한 벌레와 화재까지 번져가니
여러가지 고통이 차례로 끊임없이 이어지네.
독사와 도롱뇽과 살무사와 여러가지 야차들과
구반다 귀신들과 야간과 여우와 개와
부엉이와 독수리와 솔개와 올빼미와 노래기와 쥐며느리들이
기갈의 괴로움이 다급하여 심히 무섭고 두렵거늘,
이런 고통과 난리 속에 하물며 다시 큰 불까지 났음이랴.
모든 자식들은 무지하여 비록 아버지의 가르침을 들었으나
오히려 노는 데만 정신 팔려 장난질에 끝이 없네.
[22]이 때 장자는 이런 생각을 하되,
모든 자식들이 이와 같으니 나의 근심을 돋우는구나.
지금 이 집에는 즐거울 것 하나도 없건마는,
그러나 모든 자식들은 노는 데만 깊이 빠져
나의 가르침을 받지 아니하니, 장차 불에 타고 말 것이라,
곧 이렇게 깊이 생각하되, 모든 방편을 베푸리라.
모든 자식들에게 이르되, 나에게 가지가지
진기한 노리개와 묘한 보배로 된 수레인,
양의 수레 사슴의 수레 큰 소의 수레들이
지금 대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은 나오너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이 수레를 만들었으니
뜻에 따라 즐겁게 가히 타고 끌고 노닐어라.
모든 자식들은 이와 같은 모든 수레가 있다는 말을 듣고,
곧 그 때 다투어 재빨리 밀치면서 뛰쳐나와
빈 땅에 이르러니, 모든 고난을 여의었네.
장자는 자식들이 불난 집에서 빠져나와
네 거리에 있는 것을 보고 사자자리에 앉아서
스스로 다행하여 말을 하되, 나는 지금 즐겁도다.
이 모든 자식들을 낳아 기르기가 심히 어렵거늘,
어리석고 아는 것이 없어 이 험한 집에 들었으니,
온갖 독한 벌레들이 많고 도깨비는 가히 두려우며,
큰 불꽃이 맹렬히 사면에서 일어났는데,
이 모든 자식들이 즐겁게 노는 데 빠진 것을
내가 이미 구해내어 난리에서 벗어나게 하였으니,
이런고로 모든 사람들아, 나는 지금 즐겁도다.
이 때 모든 자식들은 아버지가 편안히 앉았음을 알고
모두 아버지의 처소로 나아가 그리고 아버지께 말하기를,
원하옵건대, 저희들에게 앞서 주신다 허락하신
세 가지 보배수레를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나오면은
마땅히 세 가지 수레를 하고자 함에 따라 준다고 하셨으니,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오니 오직 나누어 주시옵소서.
[23]장자는 큰 부자라, 창고도 많고 많아
금과 은과 유리와 자거와 마노와
여러가지 보물로써 모든 큰 수레를 만들어
장식도 아름답게 꾸몄으되, 난간을 빙 둘렀으며
사면에다 방울을 달고 금줄로 얽었으며,
진주로 된 그물을 그 위에 펴서 덮고는
금빛 꽃과 여러가지 영락을 곳곳마다 드리웠고,
여러가지 비단 장식으로 둘레를 빙 둘렀으며
부드러운 비단보료 자리삼아 깔아 놓고
더없는 묘하고 가는 천은 가치가 천억인데,
곱고 희고 맑고 깨끗한 것으로 그 위를 덮었으며,
크고도 흰 소가 있으니 살이 쪄서 기운세고
몸집이 잘 생긴 소 보배수레 멍에를 메게 하니
많은 시중꾼이 따르고 이를 모셔 호위함이라.
이러한 묘한 수레를 모든 자식들에게 똑같이 주니,
모든 자식들은 이 때에야 환희하며 뛰고 솟고 하면서
이 보배수레를 타고 사방으로 노닐면서
희희낙락 즐거워하며 자재하여 걸림이 없었노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나도 또한 이와 같아
모든 성인 중에 높은 이라, 세간의 아버지니라.
일체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나,
세상낙에 깊이 빠져 지혜로운 마음이 전혀 없고,
삼계가 편안함이 없는 것이 마치 불난 집과 같아
많은 고통 가득차서 심히 겁나고 두려우니라.
항상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과 걱정이 있으며,
이와 같은 것들의 불이 치성하여 쉬지를 않으나,
여래는 이미 삼계의 불난 집을 떠나서
고요하고 한가하게 살며 숲과 들에 편안하게 계심이라.
지금 이 삼계는 모두 나의 것이며,
그 가운데 중생은 모두 나의 아들이라,
그러나 지금 이 삼계에는 모든 환난이 많으니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능히 구호할 수 있느니라.
비록 다시 타일러 가르치나, 그러나 믿어 받지 아니함은
온갖 욕망에 물이 들어 탐착이 심한 까닭이니,
그러므로 방편으로 삼승을 설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의 고통을 알게 하고,
세간에서 나오는 길을 열어 보여 연설하노니,
이 모든 자식들이 만약 마음이 결정되면,
삼명(三明)과 육신통(六神通)을 구족하여
연각(緣覺)과 불퇴전(不退轉)의 보살을 얻을 수 있느니라.
너 사리불아, 나는 중생을 위하여
이러한 비유로써 일불승을 설하노니,
너희들이 만약 능히 이 말을 믿어 받아지니면,
일체가 모두 마땅히 부처님의 도를 이루리라.
[24]이 일불승은 미묘하여 청정함이 제일이라,
모든 세간에서 위가 없이 높으니,
부처님께서 가히 기뻐하시는 바이며, 일체 중생도
응당 칭찬하고 공양 예배할 것이니라.
한량없는 억천의 모든 힘과 해탈과
선정과 지혜와 또 부처님의 나머지 법이니라.
이와 같은 일불승을 얻어 모든 자식들로 하여금
낮과 밤의 겁수에 항상 유희(遊戲)함을 얻게 하며,
모든 보살과 더불어 성문의 무리들이
이 보배수레를 타고 바로 도량에 이르느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시방세계를 살펴 구할지라도,
다시 다른 승은 없나니, 부처님의 방편은 제외하느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너희 모든 사람들은
모두 나의 아들이요, 나는 곧 너의 아버지니라.
너희들이 오랜 겁에 많은 고통에 불타는 바이거늘,
내가 모두 건지고 빼내어 삼계에서 나오게 하였노라.
내가 비록 너희들에게 멸도했다고 먼저 설하였으나,
다만 생사를 다했을 뿐, 그러나 진실한 멸도가 아니니,
지금 응당 지을 것은 오직 부처님의 지혜이니라.
만약 보살이 이 대중 가운데 있으면,
능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의 실상의 법을 들을지니라.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비록 방편을 쓰시나,
교화하시는 바 중생은 모두 다 보살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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